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68244.html
2014년 12월 9일, 한겨레, 한승동 기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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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연의’ 12권 첫 완역해낸
박기봉 대표
“전혀 새롭고 깊이있는 이해와 재미를 제공할 것이다. 원문의 뜻을 정직하고 충실하게 전달하는 데 가장 큰 역점을 두었다. <삼국연의>는 이야기 자체가 한번 손에 들면 놓기 싫을 정도로 재미있으므로 구태여 과장하거나 왜곡할 필요도 없다.”
‘나관중의 <삼국지>’로 통칭돼온 모종강(毛宗崗)본 <삼국연의>(비봉출판사 펴냄)가 국내 처음으로 완역됐다. 모두 12권 세트인데 그 가운데 네 권(9~12권)이 원전 한문과 주석으로 채워졌다. 역대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꼽히는 ‘삼국연의’를 새로 완역해낸 박기봉(68·사진) 비봉출판사 대표는 “올바른 독서와 근거 확실한 인용에 새 길을 열어줄 ‘삼국연의’ 번역의 정본”임을 자신했다.
‘진수의 삼국지’는 삼국시대 정사
명나라때 ‘삼국지 통속연의’는 픽션
300년뒤 모종강 ‘삼국연의’로 수정
국내 ‘삼국지’ 대부분은 ‘삼국연의’
‘박기봉본’은 서평·읽는법·주석까지
“한문·중문학 배우려는 독자들 위해”
단재 신채호의 <조선 상고사>, <충무공 이순신 전서> 등 적지 않은 한문서적들을 번역 출간한 그는 출판사 사장이기 전에 ‘선생님’으로 불리는 관록있는 번역가다. ‘조선 상고사’만 해도 지금까지 15판 정도를 찍었고, 다른 번역본들을 퇴장시킬 만큼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박기봉본 삼국연의’는 무엇이 얼마나 새로운가? “우선 나관중 ‘삼국지’의 정체부터 알아야 한다. ‘삼국지’란 알다시피 진수(서기 233~297)란 인물이 기록한 중국 삼국시대(서기 220~280) 역사책이다.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중국 사서 ‘위지 동이전’도 바로 이 ‘삼국지’에 들어 있다. 말하자면 정사인데, ‘삼국연의’는 ‘삼국지’를 ‘풀어서 쓴 이야기’라는 뜻을 갖고 있지만, 삼국지에는 없는 얘기들이 대부분인 소설(픽션)이다. 더구나 국내 번역된 ‘삼국지’는 그 제목부터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대체로 원본이 모종강의 ‘삼국연의’이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삼국연의’ 판본은 명나라 중기인 1522년에 간행된 <삼국지 통속연의>(이하 ‘통속연의’)”라고 했다. 그런데 “진 평양후 진수가 쓴 역사와 전기를, 성은 나, 이름은 본, 자를 관중이라고 하는 후학이 차례로 엮었다는 얘기가 그 표지에 적혀 있는데, 딱 한 구절뿐 다른 어디에도 나관중이 정말 그 책을 썼는지, 언제 썼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나관중의 생몰 연대를 추정할 유일한 근거로 인용되는 <녹귀부 속편>이란 책을 보면, 그는 대략 원나라 말에서 명나라 초(1330~1400) 사람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통속연의는 그가 죽은 지 백수십년 뒤에 나온 것이다. 그런데 국내 ‘삼국지’ 번역본 대부분이 저본으로 삼고 있는 ‘삼국연의’는 이 ‘통속연의’가 아니다.” 그로부터 또다시 백수십년이 지난 청나라 초 강희제(1661~1722) 때 모종강과 그의 아버지 모륜이 240회분의 ‘‘통속연의’를 120회로 줄이고 문장과 인용 시문들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가했다. 모종강은 회마다 자신의 평(서시평)을 붙이고, 본문 중에도 간간이 필요한 곳에 짧은 평(‘협평’)을 넣었으며, 장문의 ‘삼국연의 읽는 법’(독삼국지법)까지 따로 써서 넣었다. “사실상 완전히 개작한 그 책에 모종강은 ‘삼국지연의’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나중에 ‘삼국연의’로 줄여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책이 나오자 수많은 ‘통속연의’ 유사 판본들은 자취를 감췄고, 이후 300여년간 ‘삼국연의’는 모종강본으로 통일되면서 널리 읽혔다.
“‘삼국지’라는 제목은 1940~45년에 같은 이름의 일본어 번안소설(총 14권)을 쓴 당시 인기 대중작가 요시카와 에이지(1892~1962)의 작품이 <경성일보>(조선총독부 기관지)에 연재되면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해방 뒤에도 ‘삼국지’란 책명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국내 번역본 중에 ‘삼국지연의’라는 제목으로 나온 건 김구용본이 유일한데, 서시평·협평·독삼국지법 등이 빠져 있어 완역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번 ‘박기봉본’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번역문 속에 필요한 한자를 병기하면서 중요하거나 회자될 만한 명구절들 역시 원문을 병기하고 또 원전 한문 전체를 따로 네 권에 담아 일일이 주석까지 달았다는 점이다. “줄거리를 아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그 책에 들어 있는 더 많은 지식·정보·교훈·교양 등을 맘껏 즐기려는 사람, 특히 한문을 배우거나 중문학을 배워서 고전인 ‘삼국연의’를 원문으로 읽어보려는 독자들”이 반기지 않겠느냐고 그는 말했다.
글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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