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도서정가제 전환해야 활성화
이젠 출판한류…해외진출 지원을
“추락해온 출판산업의 방향을 돌리는데 힘을 모으면 배가 침몰하지 않고 잘 나아갈 거라 생각합니다.”
출판산업의 최대 위기 속에서 지난해 2월 취임한 고영수(66)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은 개정도서정가제가 3개월을 지나 안정화돼 가는 모습을 보며 다시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의 꿈은 단지 출판시장의 안정화가 아니라 활성화다. 한때 7000여개에 달했던 동네서점들이 다시 돌아오는 꿈이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
그는 동네서점의 부활이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국민독서율 하락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요즘 우리 국민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하는데 사실 책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너무 없어요. 책은 가수요가 많은 상품이에요. 서점에 가면 내가 필요한 책도 사지만 다른 사람에게 줄 책도 사잖아요. 동네서점이 그런 면에서 책을 활성화시키고 문화를 넓히는 접점이 될 수 있어요.”
무차별 할인 때문에 버텨낼 수 없었던 동네서점들이 다시 생겨나려면 현재의 부분도서정가제로는 미흡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서점들이 사라지게 한 요인을 제거하고 서점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현재 3년 유예기간을 둔 부분도서정가제를 완전도서정가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현재 허용된 최대 할인율 15%를 없애 동네서점이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면 창업하려는 이들이 생겨날 거에요. 장사할 맛이 나면 돌아오지 않을까요.”
고 회장이 독서진흥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는 다른 하나는 도서구입비 세제혜택이다. 7000만원 이하의 소득인이 책을 구입할 때 100만원 범위 내에서 소득공제해주는 법으로 지난해 3월 장병완 의원이 발의했다.
이와 함께 협회는 다음달부터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전국 주요서점에서 북콘서트를 열어 독자들이 책과 친숙하게 만나는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 회장은 산업적 측면에서 출판을 벤처기업으로 본다. 출판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란 얘기다. 특히 국내 출판인들의 기획력과 디자인력은 세계적이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키우면 얼마든지 세계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출판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1970년대 수출드라이브정책처럼 출판도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해요. 2000억~3000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출판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죠. 일개 출판사가 한번에 50억짜리 프로젝트를 만들 순 없잖아요. 출판을 흘러간 산업으로 치부하지 말고 문화벤처로 받아들이고 육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출판이야 말로 진짜 한류죠.”
출판계 두터운 신망과 친화력으로 입장이 다른 출판인들을 다독이며 출판계를 조심스럽게 이끌어가고 있는 고 회장은 “책은 모든 산업의 근간으로 국가의 경쟁력과 통한다”며 “정부가 출판정책을 그런 관점에서 짰으면 좋겠다”고 출판인들의 바램을 대변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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