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6일 화요일

스물세 살

이상엽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삼성 백혈병 고 박지연 씨의 마지막 가는 길' 사진 가운데 한 장을 옮겨놓습니다. 우리 시대의 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띤 모습의 영정 사진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소박한 글씨, 그 사진을 한가운데 놓고 정복 차림의 경찰들이 에워싸고 이는 모습.

 

고 박지연 씨는 스물세 살이었다고 합니다. 스물세 살. 천안함의 장병들도 이 나이쯤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느새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저의 나이를 돌아보게 됩니다.

 

스물세 살.

정말

꽃다운

꽃처럼 여린 나이

스물세 살

 

여린 몸에

맺혔던 피고름이

목까지

차오르던 것을

생각하노라면

 

스물세 살

이후

스물네 살

스물다섯 살

스물여섯 살

 

서른 살

마흔 살

쉰 살

예순 살

부끄럽다

암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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