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엽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삼성 백혈병 고 박지연 씨의 마지막 가는 길' 사진 가운데 한 장을 옮겨놓습니다. 우리 시대의 한 장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띤 모습의 영정 사진과,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소박한 글씨, 그 사진을 한가운데 놓고 정복 차림의 경찰들이 에워싸고 이는 모습.
고 박지연 씨는 스물세 살이었다고 합니다. 스물세 살. 천안함의 장병들도 이 나이쯤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어느새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저의 나이를 돌아보게 됩니다.
스물세 살.
정말
꽃다운
꽃처럼 여린 나이
스물세 살
여린 몸에
맺혔던 피고름이
목까지
차오르던 것을
생각하노라면
스물세 살
이후
스물네 살
스물다섯 살
스물여섯 살
서른 살
마흔 살
쉰 살
예순 살
부끄럽다
암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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