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48
2014년 11월 29일, 시사인 376호, 고재열 기자 보도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글’
부정기 간행물 <해양문화>
요즘 해양 연구자들이 가장 자주 찾아가는 곳이 제주도에 있다. 산귤재.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의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APOCC) 건물이다. 제주 전통가옥을 개조한 건물로 뒷마당에 산귤나무가 있다. 약재로 쓰이는 산귤처럼 해양 연구가 인문학의 재료로 쓰이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이 산귤재의 주인장인 주강현 APOCC 원장은 사람 모으는 재주가 탁월하다. 재야의 학자지만 그가 행사를 하면 전·현직 장관이나 대학 총장 등이 줄지어 찾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두루 몰려든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하는 일이 재미가 있고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산귤재를 만들고 나서 그는 “시간 날 때 내려와서 귤이나 먹고 가라”며 사람들을 부지런히 제주로 불러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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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윤무영
주강현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장은 지난 10월 바다를 다루는 독립 잡지 <해양문화>를 창간했다. |
귤과 술을 대접한 뒤에는 지칠 줄 모르는 토론이 뒤따른다.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은 해양문화에 대한 끝장 토론이 산귤재에서 열린다. 산귤재에서는 담론이 꽃핀다. 주 원장은 그 결과물을 잡지로 묶어냈다. 지난 10월 창간한 <해양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당분간 부정기 간행물(무크지)로 발행되는 <해양문화>는 해양문화재단이 내던 <해양과 문화>를 잇는 잡지다. 이명박 정부 때 해양수산부가 폐지되면서 <해양과 문화>도 폐간되었다. 주 원장은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바다에 대한 독립 잡지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밀어붙였다. 회원들이 회비를 모아 발간했다. 제주도 말로 ‘조냥정신(곡식을 담을 때 조금씩 덜어내어 모아 좋은 일에 쓴다)’을 발휘해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천박한 해양력’ 드러낸 세월호 참사<해양문화>의 내용은 바다처럼 폭이 넓다. 쿠로시오 해류와 날치의 분포에 대한 일본 학자의 연구 결과부터 팔미도 등대가 진짜 한국 최초의 등대인지를 따진다. 영화 <해적>과 마크 쿨란스키의 명저 <대구: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에 대한 리뷰를 다룬다. 또 네덜란드와의 교역 창구였던 나가사키 항을 수십 년 동안 복원한 일본 이야기를 소개하고 심해 유인 잠수정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도 살핀다. 해양문화가 표방하는 것은 우리 바다를 인문의 바다로 만들자는 것이다. 주 원장은 “해양계는 인문학적 전통이 부족한 편이다. 그래서 담론을 던지는 사람이 드물다.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내 담론이 일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창간호에서 역점을 두고 조명한 것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해양계였다. 세월호 참사 초기 누구도 구조 실패를 지적하지 않고 있을 때 주 원장은 ‘해경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이후 해경의 구조 실패가 집중 조명되었고 결국 해경 해체로 이어졌다. 주 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우리의 천박한 해양력이 수면에 드러났다. 해경 문제도 왜 비대해진 해경이 해양 방재 기능과 구조 기능을 소홀히 했는지, 해양수산부와 해군과 왜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지지 않는지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으니 대책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 국민안전처에서 제대로 관리가 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제주대 석좌교수, 이어도연구회 해양연구센터장, 사단법인 한국민속문화연구소장,<Ieodo & Marine>편집주간,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장. 해양학.역사학.민속학.인류학.민족학.생태학 등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기반으로 분과학문의 틀을 뛰어넘어 융합연구에 진력하는 전방위 지식노마드다. 아시아 태평양은 물론이고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해양문명사와 문화원형을 탐구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위촉으로 파리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주제개발에 참여한 바 있으며,여수엑스포 전략위원으로 마스터플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런던,파리,사라고사,바르셀로나,리스본,제노바,베르겐,안트베르펜,브뤼셀 등 역대 박람회장을 방문 조사하였다. 여수엑스포의 해양수산자문위원으로 해양문명도시관을 자문하였으며,주제 아젠다 만들기를 주도하였다. 2010년 <상하이세계박람회>, 2012년 <세계박람회 1851-2012>를 펴냈다.
<유토피아의 탄생> <제주기행> <적도의 침묵> <독도견문록> <제국의 바다 식민의 바다>, <돌살:신이 내린 황금그물> <관해기>(3부작) <등대> <등대여행> <우리문화의 수수께끼>(2부작) <100가지 민족문화상징사전> <두레:농민의 역사> <왼손과 오른손> <조기에 관한 명상>(일어판 <黃金の海 イシモチの海>,法政大) <마을로 간 미륵>(2부작)<북한민속학사> 등을 펴냈다.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제주도이야기><주강현의 우리문화><독도야 강치야 동해바다야> 가 있으며, 번역서로 <인디언의 바다>(Hilary Stewart)가 있다. 지금까지 펴낸 저서는 총45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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