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일 수요일

노마 히데키, 野間秀樹, 한국의 지를 읽다, 사쿠라이 이즈미, 櫻井泉, 한글의 탄생

http://asahikorean.com/article/asia_now/culture/AJ201412030001

2014년 12월 3일, 아사히신문 한국어판, 사쿠라이 이즈미 기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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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권위자, 노마 히데키 교수 편저 ‘한국의 知를 읽다’ 日 파피루스상 수상

December 03, 2014

사쿠라이 이즈미=櫻井泉

일본을 대표하는 언어학자인 노마 히데키(野間秀樹) 메이지가쿠인(明治學院)대학교 객원 교수가 편집자를 맡은 ‘한국의 知(지)를 읽다’(원제: 韓国・朝鮮の知を読む)가 세키(關)기념재단이 주최하는 올해의 파피루스상으로 결정됐다. 파피루스상은 학문과 사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 출판물에 그 업적을 기려 수여되는 상이다. 이 책은 일본과 한국의 작가, 학자, 언론인 등, 약 140명이 한국‧조선의 지에 가까워지기 위한 5권의 서적을 추천하고 책의 개요와 추천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11월 14일에 수상식이 있었다.

노마 교수는 도쿄외국어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으며 ‘한글의 탄생’이라는 저서로 알려진 한국어 연구의 권위자다. 수상에 대해 “이 책을 통해 한국의 지에 대해 논할 수 있는 기초가 만들어졌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 점이 평가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책은 김승복 씨가 사장을 맡고 있는 도쿄의 출판사 쿠온(CUON)에서 올해 2월 출판됐다.

각 필자는 한국의 지에 대해 알 수 있는 책이라면 저자가 한국인이든 일본인이든, 또한 한국어로 된 것이든 일본어로 된 것이든 가리지 않고 추천할 수 있었다. 노마 교수는 “일본에서 유럽과 미국의 지에 관한 서적을 추천해달라고 말하면 5권 정도는 누구라도 금방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조선의 지의 경우에는 그렇게 쉽지 않다. 일본에서 한국의 지에 관한 번역물은 그럭저럭 나오고 있지만 절판된 것도 많다고 한다. 노마 씨는 이런 점에 대해 “일본어권의 사람들은 한국‧조선의 지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현실이 있으며, 이는 “이웃국가의 사람들과 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식민지 지배라는 어두운 과거가 있어 한국에 대해 ‘오만한 자세’를 취했던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필자진은 일본어권 94명, 한국어권 46명이다. 소설가 신경숙, 영문학자이자 평론가인 백낙청, 문예평론가인 김병익, ‘화산도’로 알려진 재일작가 김석범, 역사학자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등 외에도 러시아 문학자 가메야마 이쿠오(龜山郁夫), 프랑스 문학자 모리나카 다카아키(守中高明) 등 한국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지식인들도 포함돼 있어 스펙트럼이 폭넓다. 당연히 추천한 책들도 다채롭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박경리의 ‘토지’ 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일본인에게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반체제시인으로 알려진 김지하의 작품도 있다. 그러나 반짝반짝 빛나는 의외의 소품(小品)들도 만날 수 있다. 그런 작품들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아닐까.

지금의 북한에는 어떠한 지가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이 책을 통해서는 거의 알 수가 없다. 아무리 가혹한 독재체제 아래서 언론과 문화가 억압받고 있다고 해도, 그곳에는 ‘지’가 있으며 권력에 저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이기에 우리가 아직 모르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10월에는 한국어판 ‘한국의 知를 읽다’(위즈덤하우스)도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