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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일, 경향신문, 임아영 기자 보도
ㆍ폴란드 ‘국민시인’ 헤르베르트 시전집 완역한 김정환 시인
“식민지를 경험했지만 제국주의적인 것을 극복한다는 것, 시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슬픔에 이른다는 게 폴란드에서는 가능했는데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는 게 씁쓸했습니다.”
2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정환 시인(60·사진)은 지난해부터 문학동네에서 기획한 ‘세계시인전집’ 시리즈로 셰이머스 히니와 필립 라킨 두 권을 내놨고, 세 번째로 폴란드의 ‘국민 시인’으로 불리는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를 선보였다. 1950년 등단한 헤르베르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면서 사회주의 정부가 공인하는 ‘폴란드 문인협회’에서 탈퇴했다. 이후 그는 폴란드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지만 은행 사무원, 위생설비 설계사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필명으로 신분을 감춘 채 간헐적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많은 예술가들이 억압을 견디지 못하고 망명길에 올랐지만 그는 끝까지 고국을 떠나지 않았다.
이번에 출간한 전집은 1956년 출간된 헤르베르트의 첫 번째 시집 <빛의 심금> 등 총 10권의 시집과 여기에 빠진 작품들까지 한데 묶은 것이다. 직접 번역을 한 김 시인은 1982년에 <폴란드 민족 시집>을 번역했는데 당시 거기에 실려 있던 시 중 헤르베르트의 ‘비’가 가장 인상 깊었지만 영어 중역이라 늘 께름칙했다고 밝혔다. 그는 “극서정과 지극한 명석성을 합치시키는 놀라운 재주가 있는 시인이다. 체제로 인해 인간성이 파괴되는 양상이 독특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2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난 김정환 시인(60·사진)은 지난해부터 문학동네에서 기획한 ‘세계시인전집’ 시리즈로 셰이머스 히니와 필립 라킨 두 권을 내놨고, 세 번째로 폴란드의 ‘국민 시인’으로 불리는 즈비그니에프 헤르베르트를 선보였다. 1950년 등단한 헤르베르트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면서 사회주의 정부가 공인하는 ‘폴란드 문인협회’에서 탈퇴했다. 이후 그는 폴란드에서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지만 은행 사무원, 위생설비 설계사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필명으로 신분을 감춘 채 간헐적으로 작품을 발표했다. 많은 예술가들이 억압을 견디지 못하고 망명길에 올랐지만 그는 끝까지 고국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이번 번역을 하면서 우리 시단에 대한 씁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리와 식민지 경험의 핍박이 비슷한데, 왜 우리에게는 이런 시인이 없었을까요. 우리는 시인 성향도 진영으로 가르면서 나눠 먹었다고 할까요. 헤르베르트를 보면 폴란드 현실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비운의 결정이 견고한 서정을 이루죠. 그 서정이 너그러움을 이루는 포용이 되고 문학적 복수도 되는 과정을 우리나라도 겪었더라면 지금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시 쓰기가 좋지 않았을까요.”
김 시인은 폴란드어 번역본이 아니라 영어판을 저본으로 삼고 원본을 샅샅이 비교했다. 그는 “단어적 뉘앙스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문법적 뉘앙스까지는 살려 놓으려고 했다”면서 “원칙은 그 나라 언어를 쓰는 사람이 느꼈을 법한 것을 우리나라 사람에게 느끼게 해주자는 것이었고 시인 입장에서 쓴다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까 꿈에 헤르베르트가 나왔다”며 웃었다. 앞으로 김 시인은 안나 아흐마토바, 로버트 프로스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조지 세페리스 등 9명 시인의 전집을 더 낼 계획이다.
김 시인은 폴란드어 번역본이 아니라 영어판을 저본으로 삼고 원본을 샅샅이 비교했다. 그는 “단어적 뉘앙스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문법적 뉘앙스까지는 살려 놓으려고 했다”면서 “원칙은 그 나라 언어를 쓰는 사람이 느꼈을 법한 것을 우리나라 사람에게 느끼게 해주자는 것이었고 시인 입장에서 쓴다는 것을 강조하다 보니까 꿈에 헤르베르트가 나왔다”며 웃었다. 앞으로 김 시인은 안나 아흐마토바, 로버트 프로스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조지 세페리스 등 9명 시인의 전집을 더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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