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3일 수요일

국제사회적경제포럼, GSEF, 서울선언, 사회적 경제 법제화, 샹티에, 칼 폴라니, 협동의 경제학,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1858

2014년 11월 29일, 시사인 376호, 정태인(칼 폴라니 연구소 창립 준비위원) 칼럼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수의 힘
한 달 새 도쿄, 몬트리올, 서울과 구례를 오갔다. 사회경제적 위기와 생태 위기라는 거대한 수렁 앞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  정태인 (칼 폴라니 연구소 창립 준비위원) 


구례로 가는 기차 밖, 갈색 풍경이 안온하다. 따뜻한 실내에 앉아 있는 도시인의 눈에 그렇다는 얘기지, 농민들 마음에는 삭풍이 불고 있을 것이다. 공군 1호기에서 기자들을 불러 한·중 FTA, 한·뉴질랜드 FTA 협상 타결을 자화자찬하고 국회 비준을 압박하는 대통령 앞에서 어느 누구의 마음이 편할 텐가?

11월1일 도쿄행 비행기를 탔다. ‘서울선언 연구회’의 초청이다. 지난해 11월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에서 채택된 ‘서울선언’의 뜻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의 법제화를 꾀하는 모임이다. 나는 서울선언의 초안을 만든 사람으로서 초청됐다. 한국 협동조합의 모델이 일본의 생협이었는데 그 주역들이 우리에게 한 수 배우겠다는 것 아닌가? 일본 메이지 대학에 250여 명이 모였다. 서울선언의 6가지 의의를 살폈고, 사상사적으로 신용협동조합의 의미를 되짚었다. 80만 인구의 도쿄 세타가야(世田谷) 구가 빈집을 활용해 빈민과 노인들의 공동체를 만들고 햇빛 발전소를 보급한 얘기는 흥미진진했다. 

‘전공투’가 궤멸한 뒤 학생운동가들은 각 지역으로 스며들었고 일본의 생협과 노동자협동조합의 든든한 기초를 다졌다. 하지만 노(老)투사들은 컴퓨터 조작에 미숙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감사 동영상은 띄우기도 힘들었고 몇 번이나 중단됐다. 누가 이들을 이을 것인가? 보름 뒤 서울에 다시 모인 70여 명의 노활동가들에게 나는 내년엔 기필코 후계자들로 하여금 발표를 시키자고 제안했다.

도쿄에서 20시간 걸려 캐나다 퀘벡에 도착했다. 한국의 지역단체장 15명은 하루 먼저 퀘벡에 도착해 사회적 경제의 실체를 익히는 중이었다. 퀘벡 주정부와 샹티에(제작소라는 뜻으로 퀘벡의 사회적 경제 단체연합)가 함께 사회경제정책을 만들고,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조직이 실현하는 사회 혁신이 시작된 지 10년이 됐다. 퀘벡 모델은 캐나다 전역에 이식됐고 이들은 국가복지를 뛰어넘는, 시민의 자치복지라 부를 만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는 폴라니 학회에서 ‘폴라니 사상에 기초한 다원주의 경제모델’을 발표했다. 300쪽이 넘는 <협동의 경제학>과 ‘서울 사회적 경제 5개년 계획’을 파워포인트 문서 26장으로 줄였지만 15분 동안 영어로 발표하는 건 내 능력을 넘어선 일이었다. 더구나 게임 이론과 생물학으로 재해석한 폴라니라니, 92세의 폴라니 레빗(칼 폴라니의 딸)이나 프레드 블록에겐 “쟤 뭐야?” 싶었을 것이다. 몬트리올의 학회 역시 백발이 성성한 68세대들이 주역이었다. 그래도 발표자의 반쯤을 채운 터키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유학생들의 젊음이 반짝였다. 발표 마지막에 나는 주제넘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여러분은 폴라니를 연구하지만 우리는 서울에서, 남한에서, 그리고 통일 한국에서 폴라니를 실천할 것이다.”

중견 기업 하나가 도시를 변화시킬 수 있다면 

11월15일 서울로 돌아오니 제2회 국제사회적경제포럼 및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창립총회’가 이틀 뒤로 다가와 있었다. 작년에는 볼로냐, 퀘벡, 도쿄 등 8개 도시와 9개 사회적 경제 단체가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13개국 19개 도시, 44개 단체, 3개 국제기구가 서울에 모였다. 사회경제적 위기와 생태 위기라는 거대한 수렁 앞에서 전 세계의 사회적 경제 조직과 사람들이 새로운 비전으로 뭉쳤다. 캐나다 칼 폴라니 정치경제연구소의 마거릿 멘델 소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내년 봄에 칼 폴라니 연구소 아시아 지부를 서울에 세우기로 의견을 모았다.

서울의 GSEF는 원주, 광주, 제주, 그리고 구례로 번져나갔다. 나는 핀란드의 산타매키 ICA 이사, 그리고 마틴 로페스 몬드라곤 대학 교수 등과 함께 구례의 아이쿱 자연드림파크로 갔다. 아이쿱의 농식품 클러스터는 지리산과 섬진강, 공방(공장)과 주거, 극장과 카페가 어우러진 말 그대로 공원이었다. 아이쿱의 조합원 수는 6∼7년 만에 이륙 지점을 지나 J커브를 그리며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네트워크와 혁신 이론이 딱 맞아떨어지는 경우다. 기적은 구례에서도 일어났다. 작년부터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전남도지사와 구례군수 모두 젊은이가 모여드는 새로운 모델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쿱은 아마 기업 규모로는 1000대 기업에도 들지 못할 것이다. 그런 중견 기업 하나가 군 전체를 이렇게 변화시킬 수 있다면, 한국 전체를 생산과 복지의 공동체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업이 주도한 구례뿐 아니라 지자체 주도의 완주, 시민단체 주도의 원주도 있고, 이 모두를 아우른 서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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