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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1만7104명이 15일 박근혜 정권에 세월호 침몰 사고의 책임을 묻고 투쟁하겠다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변성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등은 세월호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교사 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선언에 참여한 교사 명단은 16일치 신문에 실릴 예정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시도교육청에 징계할 것을 요구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교사들은 "책임자인 박근혜 정권이 유지되는 한 진실은 절대 규명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우리 교사들을 '가만히 있지 말고 행동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진실을 묻고 가진 자들만을 위한 나라로 만들려는 박근혜 정권에 저항하고 투쟁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 교사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선체를 온전하게 인양하게 만들 것이며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이라면서 "박근혜 정권에게 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국선언 전문이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1주기 교사 시국 선언-
우리는 봄을 맞이할 수가 없습니다. 샛노란 개나리며, 뽀오얀 목련이 피어올라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봄을 알립니다. 어김없이 봄은 다시 왔습니다. 참으로 잔인한 봄입니다. 활짝 핀 봄에 우리는 기뻐할 수가 없습니다. 가슴에 묻은 아이들에게, 무엇 하나 달라진 것이 없는 세상을 내려다 볼 아이들에게 분노와 부끄러움으로 하늘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직 대한민국은 4월 16일에 멈춰 있습니다. 500만 국민들이 염원했던 진실규명은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진실을 철저히 규명하라며, 국가를 개조하겠다던 대통령은 며칠 밤을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지샌 유가족을 만나주지도 않습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지 않았던 정권은 특별조사위원회마저 예산을 축소하고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으며, 이제는 특별법을 전면 부정하는 시행령을 만들어 참사를 일으킨 책임자에게 거짓 진실규명을 시키겠다고 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진실은 세월호와 함께 여전히 바닷속에 묻혀 있고 국가 개조는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돈이 아닌 생명이 우선인 사회로 한 발짝도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돈이 아닌, 생명이 우선인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죽음으로써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자본을 위한 규제완화와 비정규직 양산이 불러온 비극, 스스로 행동할 수 없는 허수아비 관료조직이 윗선의 지시만 기다리며 우왕좌왕하며 불러온 참사, 구해줄 거라 믿고 기다리던 이들을 코앞에 두고 구조를 막았던 해경, 7시간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고 엉뚱한 지시를 했던 후안무치한 대통령, 가만히 있으라 가르친 오랜 교육이 일으킨 폭력... 4.16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끝없이 외쳤습니다. 우리 눈으로 확인한 끔찍한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민낯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99% 국민이 아닌 1% 자본만을 위한 박근혜 정권은 분명히 책임져야 합니다. 진실규명도 국가 개조도 모두 임기응변식 거짓으로 떠들어 대던 박근혜 정권은 노동자를 고공과 굴뚝으로 내몰고, 청년은 일자리 찾아 해외로 나가라고 합니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최고임에도 국가 책임은 포기한 채 공적연금마저 자본의 먹잇감으로 던져주려 하고 있습니다. 해고는 더 쉽게, 고용은 더 불안하게, 임금은 더 낮게 바꾸고, 공공부문에 대한 민영화를 통해 자본을 위한 정책을 더욱 노골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을 고통으로 몰아가는 입시경쟁과 양극화, 학생들의 협력과 발달을 가로막는 '죽음의 교육'은 박근혜 정권에 의해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4.16 이전의 국민이 아닙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오열하고 자신의 삶을 근본부터 반성했습니다. 어린 영혼들을 먼저 보낸 죄인으로, 잊지 않기 위해 촛불을 들었고, 먼 길을 함께 걸었으며, 거리에서 피켓을 들었습니다. 돈이 아닌 생명이 우선인 사회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고 또 곱씹으며 실천해 왔습니다. 그저 묵묵히 국가를 믿고 정부를 믿고 자신의 할 일을 최선을 다하며 순박하고 선하게 살아오던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4.16 이전의 국민이 아니며 우리 교사들도 4.16 이전의 교사가 아닙니다.
비극적이지만, 국가를 믿고 정부를 믿으며 가만히 순응하는 국민으로 살아간다면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가 되풀이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터에서 내쫓기고 빈곤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모든 이들이 세월호입니다. 책임자인 박근혜정권이 유지되는 한 진실은 절대 규명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우리 교사들을 '가만히 있지 말고 행동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합니다. 진실을 인양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끝까지 행동하겠습니다. 진실을 묻고 가진자들만을 위한 나라로 만들려는 박근혜 정권에 저항하고 투쟁하고 실천하는 것만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우리 교사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세월호 선체를 온전하게 인양하게 만들 것이며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입니다. 박근혜 정권에게 참사의 책임을 분명히 묻고 책임자가 처벌될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가진 자들만을 위한 국가가 아닌 가난하고 선량한 대다수 국민들을 위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말라 가르칠 것입니다. 돈이 아닌 사람이,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것입니다. 단 한 명의 국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책임지는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끝까지 잊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1. 우리는 생태, 노동, 평화, 인권이 살아 숨쉬는, '가만히 있지 않는' 참교육 실천 활동에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1. 우리는 4.16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이 박근혜 정권에 있음을 분명히 하고, 세월호 선체 인양,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 투쟁에 앞장서겠습니다.
1. 우리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법' 시행령을 폐지하고,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이 보장되도록 투쟁하겠습니다.
1. 우리는 박근혜정권의 자본 배불리기 정책에 맞서, 노동자・민중의 노동권, 생존권, 시민권 확보를 위한 투쟁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1. 우리는 단 한 명의 국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책임지는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잊지 않고 행동하겠습니다.
2015. 4. 15
4.16 세월호 참사 1주기 교사 시국선언 참가자
위원장 변성호 외 17,103명 교사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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