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3일 화요일

"기적의도서관 차기 관장은 전문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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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위원회, 수탁기관 충효단에서 추천한 후보 ‘비전문가라 안돼’ 부결
관리감독기관 시립오송도서관 수탁기관 선정후 보도자료도 안내 ‘왜?’

어린이전용도서관인 청주기적의도서관 관장 선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청주시에 기부채납한 기적의도서관은 그동안 민간단체가 운영해왔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청주시는 조례에 의거 도서관을 위탁운영할 신청자를 공모해 선정해왔다. 개관 첫 해 선정된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는 지난해까지 연임을 거듭하며 10년동안 운영해왔다. 

  
▲ 청주기적의도서관은 많은 시민들의 노력끝에 유치했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청주시에 기부채납한 도서관은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최근 관장 선임문제로 시끄럽다. 사진은 기적의도서관 내부.

청주시는 지난해 12월 31일로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의 위탁운영 임기가 끝나자 수탁기관 공고를 거쳐 단독 신청한 대한충효단연맹(이하 충효단)을 선정했다. 위탁단체가 될 수 있는 조건은 도서관과 관련된 사업실적이 있는 비영리 법인·단체이다. 위탁기간은 3년. 그런데 충효단에서 2명의 관장 후보를 올렸으나 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자격미달로 부결되면서 현재 관장자리가 공석이다. 기적의도서관 조례상 관장은 수탁기관에서 추천하면 운영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시장에게 복수추천 한다. 그러면 시장이 최종 1명을 선정한다. 

관장이 될 수 있는 조건은 도서관 근무 경력 5년 이상인 자, 1급 정사서 자격이 있는 자, 그밖에 위원회에서 적합성을 인정받은 자라고 조례에 명시돼 있다. 다수의 운영위원들은 “충효단에서 추천한 2명의 후보는 위 세 가지 조건 중 어떤 것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부결됐다”고 말했다. 곽동철 운영위원장(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위 2명은 도서관 근무경력이 없고, 1급 사서자격증도 없었다. 수탁기관이 도서관 운영 경험이 없는데 관장까지 경험이 없으면 도서관이 어찌 되겠는가. 그래서 모집공고를 내고 폭넓게 알아본 뒤 운영위원회를 다시 열자고 했다”고 말했다. 

기적의도서관은 시립오송도서관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시는 청주시립정보도서관이 청원구·상당구, 시립오송도서관이 흥덕구·서원구 소재 도서관을 관리감독하는 체제를 마련했다. 때문에 곽 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은 오송도서관장과 기적의도서관장 선발과 관련한 업무를 상의하고 있다. 정정훈 오송도서관장은 “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12월 4일 전문가를 관장으로 영입해야 한다며 수탁기관에서 추천한 후보들을 부결시켰다. 그래서 수탁기관에 12월 29일까지 전문가를 포함한 다수를 추천하라고 시간을 줬다. 그러나 이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다”며 “1월 안으로 추천을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는 “오송도서관장에게 후보를 주먹구구식으로 알아보지 말고 관련 홈페이지 등에 공고할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으나 정 관장은 “조례에 공모하라고 명시돼 있는 게 아니어서 수탁기관에 이를 조건으로 걸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을 추천하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곽 위원장은 “공모를 원칙으로 했다. 수탁기관에서 아직도 공고를 내지 않아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일 현재까지 수탁기관은 홈페이지에 관장 공모 내용을 올리지 않았다. 

국회도서관장도 전문가 영입하는 시대 

게다가 오송도서관은 지난해 10월 21일에 기적의도서관 수탁자 모집 공고 보도자료를 냈으나 수탁자를 선정한 뒤에는 보도자료를 전혀 내지 않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때문에 충효단이 수탁자로 선정된 것을 아는 사람들은 일부에 불과하다. 충효단은 엄밀히 말해 도서관을 전문적으로 운영해온 단체가 아니다. 지난 1997년 12월 창립한 충효단은 청주에 본부가 있다. 이들은 괴산군청소년수련관을 위탁 운영하며 지역문화탐방, 전통문화캠프, 효도의 날 등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관장은 “충효단은 도서관 관련단체는 아니지만 교육단체다. 운영위원회에서 심의해 수탁기관으로 선정됐다. 단독후보였기 때문에 다른 대안도 없었다”고 말했다. 기적의도서관은 현재 어린이 전용도서관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월 평균 이용객이 1만1504명으로 나타났다. 이 도서관은 특별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본부와 MBC 프로그램 ‘느낌표’는 지난 2003년 기적의도서관 건립운동을 벌였다. 청주시는 같은 해 3월 기적의도서관유치 및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시민 7000여명에게 서명을 받아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본부측에 전달했다. 

적극적인 유치운동 끝에 기적의도서관은 현 청주시 수곡동 옛 법원장 관사를 리모델링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은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도서관과 관련된 사업을 하는 비영리 법인이나 단체가 충북지역에 별로 없는데다 도서관을 운영해봐야 경제적 이익이 없다는 소문이 나면서 수탁기관 신청자가 거의 없다는 게 관계자들 말이다. 도서관 운영을 잘해서 시민들에게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지 돈버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 모처럼 눈에 띄는 뉴스가 있었다. 이은철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제20대 국회도서관장직에 취임했다. 통상적으로 야당이 관장을 추천하면서 정치인들이 줄곧 맡아왔으나 원혜영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장이 당 혁신의 하나로 국회도서관장을 외부 전문가에게 개방하기로 한 것. 곽동철 위원장은 이를 거론하며 전문가가 관장이 돼야 하고, 좋은 관장을 영입하기 위해 수탁기관은 노력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일부 운영위원들은 수탁기관 모집이 어렵다면 청주도 순천기적의도서관처럼 시에서 직영하고 관장은 외부 전문가를 공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강희 기자 tankho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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