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4일 금요일

불균등발전-자연, 자본, 공간의 생산/ 닐 스미스 지음, 최병두 등 옮김 / 한겨레 김지훈 기자

불균등발전-자연, 자본, 공간의 생산
닐 스미스 지음, 최병두 등 옮김/한울·3만9500원


지리학과 마르크스주의를 결합한 영역을 개척한 세계적 학자 데이비드 하비의 제자인 닐 스미스(1954~2012) 뉴욕시립대 석학교수는 그동안 스승의 그늘에 가려 한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학자다. 이번에 나온 <불균등발전>도 국내에 처음 출간된 저서다. 하지만 1984년 초판이 나온 그의 첫 저서이자 박사학위 논문인 <불균등발전>은 인문지리학계의 고전으로 받아들여지는 책이다. 이번에 나온 책은 2008년 3판을 번역했다.

닐 스미스는 이 책에서 모순적이고 갈등하는 자본주의의 사회공간이 어떻게 균등화와 차별화를 통해 끊임없이 불균등한 사회공간을 만들어내는지 주목한다. 이어 현실 세계에서 불균등발전 과정이 도시적 규모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지구적 규모로 일어나는 제국주의의 세계화를 분석한다.

먼저 그의 불균등발전론을 설명하면, 자본은 이윤율이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이로 인해 자본이 유입된 지역은 발전하지만, 이윤율이 낮은 지역은 뒤처진다. 하지만 발전이 진행되면서 점점 이윤율은 축소되는 반면에, 발전이 되지 않은 지역은 낮은 지가와 임금으로 인해 높은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자본은 발전된 지역에서 발전이 되지 않은 지역으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발전이 되지 않은 처음의 지역으로 돌아가려는 시소 운동”을 계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도시 차원의 젠트리피케이션도 비슷한 원리로 이뤄진다. 도시 차원에서 보면, 개발이 덜 된 교외 지역에 자본이 몰리면 토지지대가 급속히 증가하고 발전이 이뤄지게 된다. 반면 도시 내부는 이미 높은 토지지대와 이로 인한 낮은 이윤율로 인해 저발전이 이뤄지고 이로 인해 토지와 기반시설의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 하락이 지대를 충분히 억제하게 되면 다시 도심 지역에선 재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용어는 가난한 농민들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부르주아 신사(gentry)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유래됐다. 스미스는 중산층이 ‘도시를 훔쳐간 이민자, 노숙자, 빈민을 몰아내야 한다’는 명분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펴는 사례들을 들며 도시 젠트리피케이션이 계급 관계를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20483.html#csidx75b067ef61bfeabb8261d9aed83af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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