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독서생태계 활성화 정책 제안
안찬수(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2025년 5월 27일 오후2시,
카톨릭청년문화공간 JU
1-1.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는 12.3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은 야만의 시대로 퇴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공동체 회복과 사회통합 과정과 함께 파시즘적인 폭력과 혐오를 넘어서는 지적·문화적 성찰과 치유의 과정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여러 가지 ‘백가쟁명’(百家爭鳴) 식 주장과 의견이 분출하고 있습니다. ‘독서생태계’의 활성화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공개된 정책 제안의 자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1-2. 새 정부의 새로운 문화 정책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자리에서 논의가 거듭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화정책의 위상 강화를 위한 문화예산의 증액(국가예산의 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부총리급 격상, 문화수석실 신설, 문체부의 조직혁신과 문화 관료주의의 타파, 협치(거버넌스) 강화, 자율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문화정책 등등. ‘독서생태계’ 활성화와 공공성 회복을 위한 정책 제안은 이런 문화 정책 제안과 궤를 함께합니다.
1-3. ‘독서생태계’(讀書生態系)라는 표현은 ‘책’으로 대표되는 문화의 생태계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 말은 작가와 출판, 도서관과 서점, 독자와 독서공동체(독서동아리) 등 독서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부문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거나 쇠퇴한다는 생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각 부문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작가와 출판, 도서관과 서점, 독서와 독서공동체 문화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1-4. 지금 세계는 인간 중심, 문화 중심의 창조사회로 바뀌고 있습니다. 창조사회가 되려면 우리 사회에 창의력과 상상력이 넘쳐야 합니다. 문학, 출판, 도서관, 서점, 독서 등 지식문화계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는, 우리가 만들고, 전하고 있는 책이 우리의 꿈과 노력들이 집약된 결실이자 미래를 만드는 바탕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책이야말로 창의력과 상상력의 근본 원천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는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낼 수 없으며, 책을 외면하는 사회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책을 멀리하는 사회는 위험한 사회이며, 위기의 사회입니다. 우리는 책이 죽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성숙과 발전을 위해 문학 창작의 활성화, 출판문화 진흥, 도서관 인프라의 확충과 서비스 질의 개선, 서점의 생존과 활성화, 독서 생활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1-5. 새 정부의 독서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문화정책을 제안하기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것이 ‘문화민주주의’(文化民主主義)입니다. 지난 12월 3일 계엄사령부의 포고령 제1호는 이전 포고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처단’이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한다든가, ‘반국가세력 척결’을 내세운 비상계엄이 처음으로 발동된 것이라든가,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 금지’를 못 박은 계엄 포고문이 나온 것, 의료와 같은 특정 직업군에 대한 포고문이 나온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는 포고령 1호의 3항,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문구에 주목합니다. ‘검열’이라는 단어 대신에 ‘통제’라는 단어가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87체제’에서 검열은 위헌입니다. 아마도 ‘통제’라는 단어는 이를 의식하고 사용한 단어일 것입니다. ‘통제’라는 단어는 모호하지만, 포괄적입니다. 그리고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새 정부의 문화정책은 이 ‘통제’의 반대편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1-6, ‘문화민주주의’는 단순히 정치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문화적 영역에서도 평등과 참여, 다양성의 보장을 실현하고자 하는 이념입니다. 이제 문화적 권리(문화권)는 기본 인권의 일부입니다. 문화민주주의는 단순한 ‘문화의 향유’가 아닌, 문화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실현하고 발전할 권리를 강조합니다. 모든 사람은 문화 활동에 참여할 권리가 있으며, 특정 계층이나 지역, 소수 집단이 문화적 자원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문화접근의 평등) 또한 하나의 주류 문화가 아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서로 존중받는 상태를 지향합니다.(문화다양성). 시민이 문화 생산의 수동적인 소비자에 머무르지 않고, 능동적인 창작자로서 문화 형성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참여와 표현의 자유)
2-1-1. 창작, 출판, 독서, 도서관의 자유 보장
21대 대통령 후보들은 언론 출판의 자유(헌법 21조 1항)와 검열 금지(헌법 21조 2항), 학문과 예술의 자유(헌법 22조 1항)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야 하며, 이를 실천해야 합니다. 언론‧출판, 학문과 예술이야말로 사상·표현의 자유의 핵심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대통령 후보들은 검열 및 블랙리스트를 근본적으로 막을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제22조 ①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2-1-2. 문화예술인이 문화정책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현재, 각종 문화 진흥, 지원 정책을 펼칠 때 “지원을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 심하게 훼손되어 있습니다.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간섭만 하고 훼방을 놓는다.”는 것이 전임 정부의 원칙이었는지 모릅니다. 한편, 19대 대통령 후보 시절 이재명 후보는, “예술인이 문화정책의 주체가 되도록 분야별 위원회와 공동 사무국 체계를 도입할 것”이라고 하면서 문체부 중심의 예산 운용방식에서 벗어나 분야별 위원회가 예산권과 운영권을 갖도록 하겠다는 복안을 밝힌 바 있습니다. 문화예술 부문의 각종 공공기관의 예산권과 운영권에 대한 새로운 설계가 필요한 단계입니다.(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예 문예위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폐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대신 “예술인이 문화정책의 주체가 되도록 분야별 위원회와 공동 사무국 체계를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체부 중심의 예산 운용방식에서 벗어나 분야별 위원회가 예산권과 운영권을 갖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한국일보 2017년 3월 17일자 기사(전혼잎 기자 보도) 문화정책 공약 "지원은 하되 간섭 없앤다”)
2-2-1. 출판콘텐츠 지식재산권 보호
현행 저작권법에서 출판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가 매우 미흡합니다. 출판계에서는 출판권과 배타적발행권의 통합, 배타적이용권, 저작인접권, 교육목적보상금 청구권 인정, 공공대출보상제도 도입 등을 지속적으로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나, 실현된 것이 없습니다. 『출판계 권리 확대 방안 도출 연구』(책임연구원 박익순, 2024.5.)에서는 (1단계)출판권과 배타적발행권의 통합, 교육목적보상금 청구권 인정+공공대출보상제도 도입, (2단계)배타적 이용권, (3단계)판면제작자의 저작인접권(판면권)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출판권과 배타적발행권의 통합, 교육목적보상금 청구권 인정, 공공대출보상제도 도입, 배타적 이용권, 판면권의 단계적 도입이 필요합니다.(이하 내용은 ①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하여, 문학·출판·도서관·독서 관련 20개 단체가 제안한 <책 읽는 대통령, 책이 문화정책의 기본인 나라>(2017.3.17.), ②민주연구원, <성장과 통합을 위한 국가문화정책 대전환>(2025.4)의 제4장 ‘독서, 도서관, 출판’의 내용, ③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의 <21대 대통령 선거 작은도서관 정책 제안>(2025.4.22.) ④한국도서관협회의 <한국도서관협회 제21대 대통령 선거 도서관 정책제안서>(2025.5.12.) 등을 참조, 보완, 정리한 것입니다.)
2-2-2. 인문학 출판 지원
현실 비판에 근거한 인문학을 통해 삶의 의미에 대한 성찰성을 강화하고, 대학 인문학 위기와 인문학술 출판의 침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합니다. AI를 비롯한 테크놀로지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아노미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데 반해, 인문학을 위한 장기적, 체계적 국가지원 토대가 부재합니다.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론인문학, 실천인문학, 생활인문학, 인문출판 확산 사업을 통해 사업을 세계화해야 합니다.
2-2-3. 출판콘텐츠 제작 비용 세액공제
영상콘텐츠는 제작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반면, 원천콘텐츠인 출판콘텐츠에 대해서 세제 지원이 없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출판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방안 연구』(책임연구자 임병인, 2024.10.)에서는 제도 도입에 따른 경제적, 문화적 이득이 세수 감소를 상회한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된 바 있습니다. 출판 콘텐츠 세액공제 제도를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정성호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기도 하였으나, 최종적으로 대안반영 폐기됨에 따라 출판계가 조속한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울러 출판콘텐츠 수출과 관련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2-2-4. 양방향 글로벌 출판지원을 위한 국립번역원 설립
우리나라 출판물의 해외 진출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해외 저작권 수출 및 유통 과정에서 중소출판사가 겪는 장벽이 크며, 글로벌 출판사와의 네트워크가 부족합니다. 또한 대형출판사나 글로벌 베스트셀러 중심으로 번역‧출판이 이루어지는 구조이기에 해외 주요 도서의 국내 출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번역 비용, 출판 유통망 문제 등으로 인해 중소출판사들이 해외 저작물을 국내에 소개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한국문학번역원(1996년 5월에 설립된 한국문학번역금고와 문예진흥원의 한국문학해외소개사업 업무를 승계하여 2001년 2월에 출범)이 있으나, 문학 이외의 일반 도서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번역되고 있을 뿐입니다. 번역을 도로, 항만, 철도, 통신과 같은 사회간접자본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1안)한국문학번역원의 사업대상을 문학작품에서 일반도서로 확대하면서 국립번역원으로 승격하거나, (2안) 양방향 글로벌 출판지원을 위한 국립번역원을 별도 설립할 것을 제안합니다.
3-1. 공공도서관을 3천개로 확충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이 1천개 시대를 맞았습니다. 그러나 OECD 주요 선진국에 비해 봉사 대상 인구는 최소 2배 이상으로 여전히 도서관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간 2천개의 공공도서관을 증설하여 모두 3천개 수준의 공공도서관 선진국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도서관 접근성이 높아져야 국민이 어디서나 쉽게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고 지식‧정보 격차 해소가 가능합니다. 또한 지역 내 여러 도서관의 역할과 협력을 증진시켜 도서관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전국의 작은도서관이 내실화‧활성화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특히 지방소멸 시대, 면 단위에도 각종 지식정보와 문화 향유가 가능한 적정 규모의 공공도서관 확충이 절실한 현실입니다.
3-2. 도서관 자료구입비 증액 및 전문인력 확충
AI 시대,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독서활동이 중요합니다. 국민독서 활동 강화를 위해서는 편안하고 쾌적하며 접근이 용이한 공공도서관 및 학교도서관이 독서 에 필요한 도서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2023년 현재 1,271개 공공도서관의 자료구입비는 약 1,153억 원(전체 결산의 약 8%), 공립 작은도서관 1,587개관은 약 117억 원으로, 합계 자료구입비는 1,330억 원에 불과합니다. 학교도서관의 경우 2024년 말 초·중·고등학교에 모두 12,036개관 자료구입비는 약 1,436억 원(1관 당 약 1,200만 원 수준)입니다. 공공도서관 연간 자료구입비를 3,000억 원 수준으로 확충하여야 합니다. 또한 학교도서관의 경우 학교 기본운영비의 3% 이상을 자료구입비로 편성하는 지침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도서관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으나, 도서관의 전문 인력인 사서 배치는 제자리 수준입니다. 사서 배치만이 지역사회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서교사 배치율은 전국 평균 13.9%로, 학교도서관 이용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3-3. 공공도서관 행정체계 일원화
2023년 말 기준으로 공공도서관 1,271개관 중 공립은 1,243개관인데, 지방자치단체 소속은 1,008개관(81%), 교육청 소속은 235개관(19%)으로 지자체와 교육청으로 행정체계가 이원화되어 있습니다. 이원화된 도서관 정책과 행정체계로 인해 광역자치단체 단위에서의 도서관 행정체계의 시스템화나 통합대출제도 도입, 서비스 권역 재조정 등이 어렵고, 기능 중첩에 따른 세금 낭비, 정책적 공조나 교류협력의 어려움과 비효율 등의 문제가 발생하여 국민 지식 정보기본권 확장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일원화된 공공도서관 서비스 제공으로 풍요로운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도서관 서비스 수준을 제고해야 합니다.
3-4. 도서정가제 강화와 지역서점 활성화
도서정가제는 책값의 거품을 없애 독자가 책값을 신뢰하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입니다. 서점이 가격 경쟁으로 문을 닫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저작권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책문화생태계 보호의 시발점입니다. 도서정가제의 이점은 뚜렷합니다. 도서정가제 강화(2014.11.21) 이후에 2년간 신간도서 평균 정가가 5.2% 하락하고(19,101원→18,108원), 구간도서 1만여 종의 재정가는 평균 41.4% 인하되어(30,099원→17,646원) 독자의 경제적 편익도 증대되었음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가격이 아닌 콘텐츠 중심의 도서 구매 패턴 변화, 큐레이션 전문서점의 창업 증가 등 서점계의 의미 있는 변화가 촉발되었습니다. 그러나 현행 정가제는 법정 할인율(15%)이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도 자체가 ‘일몰제’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제도적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몰제’를 폐지할 것을 제안합니다. 도서정가제를 바탕으로, 매력적인 서점이 많아져야 독자가 새 책과 접할 기회가 커지고 출판시장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또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종합적인 지역서점(동네책방) 육성책을 마련하고 시행함으로써 책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4-1. 국민독서수당 지급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종합독서율은 43.0%, 종합독서량은 3.9권으로 2년 전보다 4.5%포인트, 0.6권이 각각 감소하였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학생의 종이책 독서율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성인의 종이책 독서율은 71.4%에서 32.2%로 떨어져 성인 3명 중 1명만 종이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인의 독서지표는 교육 및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높고, 연령이 많을수록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추락하는 성인 독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서정책의 획기적 혁신이 필요합니다. 모든 국민에게 1년에 최소 2만 원(최대 10만 원)의 독서수당을 지급하여 지역에 뿌리를 둔 서점에서 단행본을 구매하도록 하거나, 몇 사람의 독자가 힘을 합쳐 ‘작가와의 만남’ 등의 비용으로 사용하도록 할 것을 제안합니다.
4-2. 생애주기별 독서활동 프로그램 확대
영유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생애주기별로 책을 자유롭게 접하고 독서가 생활화할 수 있도록 북스타트, 질문 던지기, 읽기-쓰기 중심의 학교교육 강화, 독서동아리 활동, 학교와 직장의 책 읽는 시간, 찾아가는 문예·인문학 강좌,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 큰 활자 도서의 출판 및 보급 지원, 책 읽는 도시 지원 정책 등을 적극 시행해야 합니다. 나아가 독서 증진 활동이 전국의 도서관과 서점 등에서 꾸준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독서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활성화해야 합니다.
4-3. 책의 전당 설립
2014년 책, 출판, 도서관, 기록, 독서 관련 단체가 모여 우리 책의 역사를 보여주는 도서관·․박물관․기록관과 레지던스가 가능한 시설이 융합된 ‘책의 전당’ 건립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책의 전당’이란 △우리 지식사회의 중요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담아내 시민에게 봉사하는 도서관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직지, 실록, 의궤 등 우리 책의 역사를 국내외 시민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박물관 △세계적인 수준의 기록정보를 보관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록관 △책의 세계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책 문화창조 현장을 말합니다. ‘책의 전당’은 K-Culture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4-4. 문화부 ‘독서및도서정책국’ 신설
끝으로,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는 문학과 창작(문화예술정책실-예술정책관-예술정책과), 독서와 출판(미디어정책국-출판인쇄독서진흥과), 도서관(문화예술정책실-지역문화정책관-도서관정책기획단), 저작권(저작권국-저작권정책과/저작권보호과) 등 책과 관련된 부서가 흩어져 있습니다.
책 문화 생태계가 위기인 지금, 책과 관련된 정책 부서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정책 시행의 상승효과를 도모하도록 가칭 ‘독서및도서정책국’을 신설하여 통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5. 작가, 출판, 도서관, 서점, 독자가 없다면!
한쪽에서는 ‘문화강국’(文化强國)을, 한국이 세계 문화를 주도하는 이른바 ‘케이컬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텍스트힙(Text Hip)이 Z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된 것처럼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쪽에서는 작가과 출판사, 도서관과 서점의 생존을 우려하고, 독자의 멸종을 예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묻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는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작가, 출판, 도서관, 서점, 독자가 없다면! 과연 문화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작가, 출판, 도서관, 서점, 독자가 없는 나라가, 민주주의를 하고 지식정보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말은 거짓말이거나 망상일 것입니다. 책문화생태계, 독서생태계는 정치적으로 필요하고, 사회문화적으로 필수적이며, 경제적으로도 불가결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서 말씀 드리면서 이상,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
문화연대, 민변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블랙리스트이후, 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 작가노조준비위원회,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책읽는사회문화재단, 한국작가회의, 한국출판인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