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5일 금요일

폭파공법

김두관 경상남도 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보고서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고 <뷰스앤뉴스>는 보도하고 있다. 언급하고 있는 내용은 일종의 폭파공법이다. 4대강의 보를 폭파공법으로 해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 설치를 위해 이미 설치한 교각은 폭파를 통해 철거해야 하며, 교각 철거시 폭약을 넣어 발파하면 비용도 얼마 들지 않을 뿐 아니라 공정도 10일이면 충분할 것.

지역아동센터

2010년 6월 24일 오후 1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요구는 두 가지. 지역아동센터 운영비를 현실화할 것과 차별적 평가를 그만두라는 것이다.

 

관련 자료는 '2010년 지역아동센터 평가거부 게시판'  참조. <한겨레> 신문 2010년 6월 25일자 김소연 기자는 '월급 88만원' 아동센터 교사들의 눈물이라는 기사를 통해 지역아동센터의 현실을 다루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1960-70년대 빈민지역이나 농산어촌 지역에서 소외된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교육하기 위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공부방'에 기원을 두고 있다. 2004년 법제화되었다.

 

법제화를 통해 '공부방'이 '지역아동센터'라는 법적 명칭을 획득하게 되면서 법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조건이 뒤따르게 되었다. 법적 요건에 부합하는 지역아동센터에는 보조금이 지원된다.

 

김소연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실태조사 보고서(2009년 12월)를 보면, 정부에 신고된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모두 3474곳인데, 이 가운데 2859곳(82.3%)이 월평균 280만원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시설장 3474명 가운데 1003명(29%)은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을 받는 2471명의 평균 월급은 88만4819만원으로 최저임금보다 적다. 센터에서 일하는 생활복지사 4310명 가운데 임금을 받는 4090명의 평균 월급은 89만9351만원이다."  

 

그런데 2009년부터 아동센터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하위 5%에 대해선 올해 보조금 지원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했다. 이 날 집회의 주요한 요구와 주장인 차별적 평가 거부의 움직임이 생겨난 이유다. 김소연 기자는 "정부 평가로 보조금 지원이 끊겨 아동센터 400여곳이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며 "평가와 보조금을 연계하는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전국 2000여곳의 아동센터는 올해 평가를 거부하겠다"는 지역아동센터계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이 날 집회에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만 18세 미만 아동은 20%인 1,213만명, 이 중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은 180만명"이다. 그러나 "사회복지 예산 가운데 아동복지예산은 0.6%"에 불과하여 OECD국가의 1/5 수준"이다. "2004년 기준 우리나라 아동 1인당 복지비 지출은 40달러로 스웨덴의 3,961달러, 독일의 1707달러, 미국의 297달러의 1/7-1/100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종사의 평균임금은 734,715원"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평균 1-2시간 현장방문과 서류로 이루어진 2009년 평가 결과, 전체 지역아동센터 중 5% 운영비 중단, 15% 운영비 삭감"으로 나타났다.

 

공부방이 지역아동센터로 법제화되는 과정이나, 현실적으로 운영되는 방식, 그리고 그 운영주체들의 여러 가지 사회적 배경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대응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위한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구축해나갈 것인가, 아동복지의 획기적인 개선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유인물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아동기 때 1달러를 투여하여 제대로 보호한다면 그 아동이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에 7.6달러의 사회적 환원 효과가 있다."

2010년 6월 24일 목요일

용산참사와 '파견미술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서 옮겨놓는다. 기사 제목은 '여기 사람이 있다. 그리고 여기 예술이 있다' 2010년 6월 21일자  고동주 기자의 보도다. 2010년 6월 16일에서 18일까지 대한민국 국회 의원회관 전시실에서는 열린 '파견미술|끝나지않는전시 "미영씨가시킨展투2' 전시회 소식.

 

 

파견미술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파견노동자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파견미술가는 처음 들어본다. 서울 민족미술인협회(민미협) 대표인 전미영 씨는 "파견미술가는 이윤엽 씨가 주워온 말"이라며 "파견노동자나 비정규직노동자처럼 가장 열악한 상태에 놓여 있고 그 상황으로 자신을 파견하는 미술가"라고 알려준다.

   
▲ 곽영화 <풀이하다>전에 올려졌던 그림. 장례 행렬에 등장했을 때는 바람에 따라 살아 움직이는 듯 했다.

2010년 6월 16일에서 18일까지 대한민국 국회 의원회관 전시실에서는 '파견미술|끝나지않는전시 "미영씨가시킨展"투2'가 전시됐다. 이 전시는 2009년 4월 3일 용산 참사 현장에서 미술관, 미디어 센터 등으로 사용된 '레아' 호프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때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미술가들은 용산을 찾아왔고, 전시를 하고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레아' 공간을 철거하려는 조합으로부터 현장을 지키는 사수대가 됐다. 이들은 용산참사 1주년인 2010년 1월 20일까지 22회에 걸쳐서 현장에서 <끝나지 않는 전시>를 열었고, 전시에 참여한 작가만도 42명이었다.

   
▲ 회관 측의 반대로 만장이 펼쳐지지 못했다. 여전히 진실이 밝혀지고 있지 않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 <누명을 쓴 사람>(나규환) 작품 뒤로 '용산참사 부상자와 함께하는 미술치료'가 보인다.

2010년 1월 9일, 기나긴 기다림 끝에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1월 20일 장례에 쓰이고 버려지는 만장을 챙기며 작가들은 다짐한다. "어디가 되든 이 만장들과 함께 용산의 시간을 기억하리라." 전미영 씨는 "현장에서의 활동은 종료됐지만 좀 더 깊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옮겨서 3월 성신여자대학교(성신여대)에서 '미영씨가시킨전투'를 전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전 씨는 <끝나지 않는 전시>가 '미술'임을 강조한다. "그동안에는 미술인들의 활동이 사건에 같이 묻어가면서 곁들여졌지만, 이제는 전시공간에서 기록으로서의 미술을 보여준다. 누군가가 이 기록을 보고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다음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나는 이 고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전시공간이 아닌 현장에서의 전시가 미술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2010년 2월 3일 출간한 <끝나지 않는 전시>(용산참사와 함께하는 미술인들, 삶이 보이는 창)에는 "1월 9일 새벽 6시, 서울역으로 모두 모였다. 전경들만 잔뜩 깔려 있는 외로운 거리였다. 목재를 가득 실은 트럭이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건설 일용노동자들도 꼭 이맘때 새벽일을 시작한다. 우린 그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다. 삶과 예술은 같다."라고 쓰여 있다.

   
▲ 철근과 수저 등으로 만들어진 성낙중의 작품.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란 없다.
   
   
▲ 왼쪽부터 전미영 씨와 이윤엽 씨

모든 작품은 예술가들의 자식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러나 현장 예술 작품의 운명은 험난했다. 경찰과 구청 관리직원들은 예술 작품을 인정하지 않고 철거하기 일쑤였다. 가슴이 얼만 아팠냐는 질문에 전미영 씨는 "또 만들면 되지요. 만들고 뺏기고 또 만들고. 그 과정이 전부 예술입니다."라고 답한다. 전 씨는 "오히려 유가족과 철거민들이 자신의 가족을 빼앗아간 것처럼 분해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와 유가족이 연결되어 갔다"고 말한다.

 

대추리, 기륭전자에서 용산 현장, 지금은 남한강까지 가슴 아픈 모순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찾아갔다는 전미영 씨는 "치열한 싸움이 있는 곳에서 마지막까지 유연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라며 "최대한의 상상력과 아름다움으로 아픔과 기쁨 등 다양성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가 파견된 이유"라고 답한다.

 

<끝나지 않는 전시>는 인천 황해미술제, 부산 비엔날레로 계속 끝나지 않고 이어질 예정이다. 송경동 시인의 시구처럼 '가난한 자들의 눈물겨운 3자 동맹이 아니라 저 가공할 자본의 카르텔'이 철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책 <끝나지 않는 전시>에서 성효숙 씨는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우리 마음속에 있었던 연대의 묘목을 보았다. 유가족들과 부상자들이 현실을 이겨내며 희망의 나무를 만들었듯이 우리는 '용산참사역'과 그 다음 정류장에도 희망의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썼다.
   
▲ 국회에 세워진 망루. 정치인이 국민의 눈물을 어루만져줄 수 있을까.

2010년 6월 23일 수요일

관악구청장 당선인 유종필의 도서관 공약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유종필 씨. 이번 선거에서 관악구청장으로 당선된 사람이다. 국회도서관장 때 각국의 주요 도서관을 탐방했던 것을 올 2월에 <세계도서관기행>이라는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한겨레> 2010년 6월 23일자 이경미 기자가 유종필 씨를 “21개 동에 도서관 1개씩 건설 독서·만남의 장소로 만들겠다” 라는 박스기사로 소개하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도서관 공약'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여기에 옮겨놓는다.

“작은 지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론인 출신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고, 이번 지방선거 직전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유종필(53·사진) 서울 관악구청장 당선자는 지난 95년 관악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한 뒤 15년 만에 구청장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지난 18일 관악구 봉천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유 당선자는 머릿속에서 구상하는 구정 운영 모델을 의욕적으로 설명했다. 먼저 선거운동 과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도서관 공약’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풀었다.

 

‘도서관은 걸어서 갈 수 있어야 한다’ ‘도서관은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이 두가지는 유 당선자의 도서관 철학이다. 그는 관악구 21개 동에 1개씩 도서관을 만들겠다고 한다. 각 도서관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개별 도서관의 자료 부족을 보완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도서관에서 책만 읽지 않고 ‘만남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각종 사업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유 당선자는 “내가 학생 때는 약속장소가 항상 종로서적 2층이었다”며 “도서관을 사람이 만나고 문화가 어우러지는 곳으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만나고 싶은 명사를 초청하는 '리빙 라이브러리’ 프로그램이나 책과 인생을 함께하자는 취지의 ‘북스타트’ ‘북피니시’ 운동은 그런 생각을 구현하는 정책이다.

 

유 당선자는 서울대 출신이며, 인수위에도 서울대 교수가 3명이나 포함돼 있다. 이런 경력을 잘 살려 서울대가 지역사회와 더욱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대 학생이 지역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서울대를 관악벤처밸리로 육성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는 등 서울대와 지역민이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민의 큰 관심거리인 난곡유도고속차량(GRT) 건설에 대해서는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10년간 총 3000억원의 예산 중 2800억원이 이미 투자됐지만, 서울시는 지난 3월 이를 철회하고 지하 경전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 당선자는 “지하 경전철은 민간자본으로 한다는 계획인데 민자 유치가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태”라며 “대신 200억원만 들이면 당장 주민들이 유도고속차량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장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구청장은 주민들의 소득을 높여줄 수는 없지만, 삶의 질을 개선할 수는 있습니다. 예산을 잘 활용하고 외부 재원을 유치해 관악구를 문화·교육의 중심지로 만들겠습니다.”

 

2010년 6월 22일 화요일

Bookstart Korea Newletter No. 15, 10 June, 2010

Bookstart Korea Newletter

No. 15, 10 June, 2010

 

The Latest News

 

1.     Bookstart Korea News Brief

-       Naju Public Library launched an 8-cahpter education course for Bookstart volunteers on the 26th of May, introducing Bookstart into its local communities. Gangseo Library in Seoul is managing a 4-chapter education course for parents soon after “Bookstart Opening” declaration on the 28th of May. This month, there are training programs for Bookstart volunteers as part of introducing Bookstart into all over the country, such as Geoje, Hapcheon, Tongyeong and Milyang, along with Ulju Art Center in Ulsan.

2.     Bookstart Korea Local News

1)      Ansan Lifelong Learning Center in Daejeon, Daedeok

Ansan Lifelong Learning Center has been carrying out some curriculum of parental education, play education programs for both parents and children like puppet shows, shadow picture making, storytelling, etc. These programs are scheduled in March, May, July, September and November. There will be the Traveling Bookstart movement aimed at orphanages and childcare centers under poor conditions.  

2)     Happy Birthday, Bookstart Jecheon!

Bookstart Jecheon had its fifth birthday this year. Mothers and children as members of clubs related to Bookstart had the birthday party, holding a photo exhibition and playing with books, attended by the company from Bookstart Korea, Bookstart Yeongwol, Bookstart Wonju and Bookstart Gangneung.

3)     How Bookstart Gangwon-do Was Getting On

-       There was the informal gathering for discussion of the members from Bookstart Taebaek, Samcheok, Yeongwol and Jeongseon, on May third.

-       We have been visiting the outskirts of Samcheok and multi-cultural families as the Traveling Bookstart movement every Friday since April. Our hearts have been always swelled by the delight felt in communion with the beautiful souls of the local people. (from Choi, Nan-hee belonging to Samcheok Lifelong Education Center)

-       We went to Nakdong region, particularly the out-of-the-way place, in order to implement the third Traveling Bookstart movement of this year on the last month. We had a very good time, playing with children and guiding children into the pleasure through reading. (from Kang, Mi-gyeong belonging to Sabuk Public Library)

-       Bookstart Dogye publicized various Bookstart programs among the events for Children’s Day in Dogye. Bookstart packs and colorful balloons were provided to babies, learn-by-experience programs through cooking Korean rice cakes and making paper airplanes were shown in the events. (from Kim Hyeon-mi, a Bookstart activist)

3.     Special News

“The Association of Writers for Wings with Books”, within which 11 writers participated, was set up on May 25th,  

 

Notice

 

-       The Story Festival of Bookstart Gangwon-do

(25-26 June, 2010. Lectures, Discussions and Talks)

-       “Bookstart National Conference 2010”

(10-11 September, 2010 at Jecheon Miracle Library)

 

 

Main Schedule of Bookstart Korea

 

-       The Standing Committee of “Wings with Books” is meeting on June 8th.

-       Bookstart Declaration ceremony of Deokjeong Library in Yangju (9 June)

-       The Standing Committee of “Bookstart Korea” is meeting on June 14th.

-       The Research Meeting for “Wings with Books” (18 June)

-       “The Association of Writers for Wings with Books” is meeting on June 22nd.

-       Volunteers training at Milyang Municipal Library( 23 June)

-       The Story Festival of Bookstart Gangwon-do (25-26 June)

-       Volunteers training at Hwacheon Library (30 June)

 

Tips for Childcare

 

< The Picture Book Selected by So-Hee Park>

Recite a poem from Word-Plays Poems by Seung-ho Choi with your children once a day, you can share the feelings and communicate with your children through the poetic words in the book. I would like to recommend the book because it can give good opportunities for your children to experience the attractive power of language. 

 

< Hae-Mi Park’s Short Lecture on Infant Development>

“Don’t Use English Picture Books as Study Materials!”

Both English picture books and Korean picture books are just books to babies and infants. The important thing is that children should find themselves interested in books filled with many stories and capture the context. If you use English picture books as study materials for English studying, you will be in danger of locking up your children in fractured sentences without whole understanding of the text.     

 

2010년 6월 21일 월요일

시민운동의 사명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의 <오마이뉴스> 2010년 6월 21일 인터뷰 기사에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의문을 던지는 것, 이견을 제시하는 것은 시민운동의 사명이다. 물론 우리가 최종적으로 틀릴지도 모르지만 지금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이 많은 시민들의 질문을 대변하는 것을 멈추거나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이미 죽은 운동이다. 살아 있는 운동이라면 시민들로부터 의문이 제기될 때 용기 있게 대변해야 된다."

 

 

인천 석남초등학교의 책날개 사업

인천 석남초등학교는 현재 '독서교육'을 중심으로 '공교육'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학교이다.

 

이 학교에서 펼쳤던 이색적인 입학식 모습은 박소희 관장의 블로그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날 입학식에는 한상완 전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께서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로서 참석하기도 하였다. 나는 교사 연수에 참석하여 '책날개'라는 독서교육 프로그램의 철학과 정신을 여러 선생님들께 말씀 드린 적이 있다.

 

인천 석남초의 '책날개 사업'이 지닌 의의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 들이 '책읽기'를 통해 공교육을 바꾸어보고자 하는 열의를 결집시켜 나가고 있다는 데 있다. 마침 교육청의 지원으로 현재 있는 도서관을 확장하면서 저학년을 특화하고자 하는 구상을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여덟 번에 걸쳐 교사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학기 중에 만들어 이 연수 프로그램의 결과로 교사들의 독서 동아리를 꾸려나가고 있다. 학교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열정과 마인드가 관건이기 때문에 교사들의 독서 동아리가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지, 동아리에 참여하는 교사나 옆에서 응원하고 있는 '책읽는사회'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이다. 여름방학 때나 가을에는 다른 지역의 교사 독서동아리와 교류의 시간을 가지면서 학교의 변화와 교사들의 발전을 꾀할 것이다.

 

그리고 학부모들을 위한 강좌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였고 이 분들을 '도서관친구들'로 구성하였다. '도서관친구들'은 학교에 무언가를 먼저 요구하기 전에 학교와 학교도서관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기사에서도 소개되고 있듯이, 5학년 교사들이 21회에 걸친 연수를 거치면서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교육과정 자체를 조금 더 들여다보고, 그 교육과정을 교육 현장에서 바꾸어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다른 학교에서도 좋은 참조가 되리라 생각한다.

 

최근 '작은학교운동'이 경향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인천 석남초의 사례는 일반적인 '도심형 공립학교'(석남초의 경우, 작년에만 301명이 졸업했다)에서 어떻게 학교사회와 교육과정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지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가 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다들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새로운 학교 변화의 핵심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 내용이 '책읽기' 즉 독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실험이 현재 인천 석남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학교도서관의 변화와 발전이 있다.

 

아래에 <인천일보>의 기사 '책읽기 통해 상상의 나래 펴라'를 옮겨놓는다. 박진영 인턴기자의 기사에 고유명사와 단락구분을 조금 고쳤다.

 

   *석남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산, 텃밭 가꾸기, 연극수업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석남초등학교

 

 

책읽기 통해 상상의 나래 펴라

 

창의적 인재육성 차원 장기적 독서교육프로그램 진행
전국 첫 학생 수준별 저·고학년 도서관 9월 각각 개관
교사연수·멘토 서비스 강화 … 전문가초청 학부모 교육
5학년 교사 상호 수업참관·교내 텃밭이용 자연학습도

 

인천 석남초등학교(교장 정기성·인천 서구 석남3동 석초길 16)가 1946년 개교 이래 '책날개 사업'과 '학년별 자율 교육과정'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석남초는 저학년용과 고학년용 도서관을 따로 만들어 학생의 독서 폭을 넓히고 5학년을 시범적으로 자율 교육과정으로 꾸려 다양한 체험 학습 기회를 마련한다. 석남초는 '참되고, 바르고, 씩씩하게'를 목표로 학생을 길러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 독서 중심 교육


석남초는 전체 교사 토론을 통해 2010년 학교 특색 사업으로 장기적인 독서교육 '책날개 사업'을 진행한다. 석남초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려면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표를 두고 이 사업을 운영한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이 사업은 모든 교육의 중심을 독서에 두고 학생·교사·학부모가 모두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려졌다.

먼저 독서 교육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오는 9월 전국 최초로 저학년(1~3학년)과 고학년(4~6학년) 도서관이 따로 개관된다. 학년에 따라 학생의 성장이 다르기 때문에 도서관도 따로 둬야 한다는 석남초의 계획이다.

새 도서관은 '2010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 지원 계획'에 따라 시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짓는다. 석남초는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그림책 등 독서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도서관을, 고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 및 토론 수업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석남초는 효과적인 학생 독서 교육을 위해 올해 8번의 교사 연수를 계획했다.

지난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책 읽는 사회' 교육실에서 실시된 집중연수는 선진국의 교육, 독서 독려법, 학급문고 운영, 자유토론 등 학교 현실과 학급에 맞는 독서 교육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진행됐다. '책읽는사회문화재단'도 교사연수를 적극적으로 도와 실질적인 연수 내용 및 독서교육 노하우를 석남초에 전달하고 있다.

연수가 끝난 뒤에도 교사들은 '책 읽는 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멘토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석남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서교육 기획사업을 마련했다. 먼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6번에 걸친 교육은 핀란드·영국 독서 교육, 뇌 발달과 책읽기, 토론, 학년별 책읽기 등 다양한 주제로 독서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넓혔다. 이 교육은 방송국 피디, 교수, 도서관장 등 전문가가 직접 진행했다. 교육이 끝난 뒤 참여 학부모들은 '도서관 친구들' 회원으로 학생 독서 교육 활동에 직접 뛰어들게 된다.

석남초는 또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하는 독서 캠프, 작가와의 만남, 독서교육 학부모 지침서 등 다양한 사업을 마련하고 있다. 석남초는 독서 교육을 중시하는 학교 특색에 맞게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선물했다.

'BookStart'로 불리는 이 입학식은 아이들이 학교에 처음 들어올 때 부터 책에 친숙하게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석남초는 1학년 교사들이 선정한 그림책과 학부모 교육 가이드북을 함께 준비해 입학식에서 신입생 모두에게 하나씩 책 꾸러미를 선물한다. 형식적인 입학식을 벗어나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입학식이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 5학년 특성화 교육과정


석남초는 교과지식 암기에서 벗어나 창조력, 논리적·비판적 사고력 등 21세기 지식 기반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5학년을 특성화 교육과정 학년으로 지정했다.

석남초는 기존의 정답 맞추기에서 문제를 만들고 스스로 풀어내는 교육으로 바꾸기 위해 교사와 학생이 중심되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중이다.

특히 이 교육과정은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제도적 여건을 만들기 위해 교사의 자율성을 키웠다. 석남초 5학년 교사들은 21회에 달하는 연수를 거쳐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교사들은 '교육과정 공부모임'을 통해 서로 충분한 연구와 협의를 통해 교육과정을 결정한다.

교육과정이 결정되면 각 교과별로 지정된 담당교사는 2주 정도 먼저 진도를 나가고 매주 교과협의회에서 수업활동에 대한 정보를 다른 교사와 공유한다. 교사들은 그 정보로 수업 부담을 줄이고 서로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참관 활동도 5학년 교육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다. 교사 상호 수업 참관활동은 서로 수업에서 요령를 교환하고 자신의 수업 방식을 개선할 수 있게 만든다.

이를 위해 석남초는 5학년 2개반씩 협력학급을 정하고 이들이 1달에 2번 이상 서로 수업을 참관하게 했다. 수업을 참관하면 참관록을 작성해 수업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다.

독서 중심 교육은 5학년 교육과정에도 들어있다. 5학년 교사들은 전교에서 진행되는 독서 교육 뿐만 아니라 학급 단위에서 활동을 기획해서 운영한다.

블록제 수업은 지금까지 일렬로 배치됐던 학생 책상을 ㄷ자형이나 ㅁ형으로 바꿔 서로 읽은 책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이 수업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따로 공간을 마련해 학급이나 학년 단위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전시한다. 5학년 학생들은 체험 중심의 교육을 받는다. 특히 교내 텃밭을 이용한 자연학습은 학생들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생태적 감수성을 길러주는데 일조한다. 또 석남초는 매달마다 체험학습 주제를 두고 그에 따라 교육을 실시한다.

 

월에서 5월은 등산과 텃밭가꾸기, 6월은 통일교육, 7월부터 9월은 야영, 10월은 문화 공연 관람 등 다채로운 체험 주제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자기 평가를 포함한 수행평가와 서술형 중심의 기말평가도 특징이라 할 수 있다. 5학년 학생들은 수행평가 과제에 자기 평가를 집어 넣어 스스로 학습태도와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공유한다. 학기말 시험은 기존 객관식 평가에서 벗어나 서술과 논술형 평가를 중심으로 꾸려져 종합적인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요구한다.
/박진영 인턴기자 blog.itimes.co.kr/erhist

 

● 석남 초등학교 약력

- 1946년 9월 24일 인천석남초등학교 개교(3학급 175명), 제1대 박제상 교장 취임
- 1948년 11월 1일 율도 분실 개교(1~4학년 1학급 35명)
- 1948년 11월 17일 세어도 분실 개교(1~4학년 1학급 34명)
- 1984년 3월 1일 인천 석남서초등학교 18학급 분리 개교, 병설유치원 개원(1학급)
- 1998년 6월 20일 교사 1개 개축 전교사 내·외장 보수 공사 완료
- 2000년 9월 22일 컴퓨터실 설치
- 2003년 5월 20일 전자도서관 설치
- 2007년 2월 15일 과학실 이전 및 현대화 사업
- 2007년 9월 20일 행복한 교실(교육복지투자사업) 개관
- 2009년 2월 18일 제59회 졸업식, 301명 졸업 (연 1만8천781명)

강원도민일보의 북스타트 캠페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하이원리조트와 <강원도민일보>와 함께 '강원도 북스타트'를 함께 전개하기로 협약을 맺었던 것이 지난 2010년 5월 18일의 일. 6월부터 <강원도민일보>에 지면 켐페인을 시작하기로 하였는데, 그 첫번째 기사가 2010년 6월 19일자에 실렸다. 그 기사를 옮겨놓는다.

 

아가의 세상 첫 발 북스타트와 함께해요 

영국서 시작… 도내 72개 단체 200여명 자원활동가 참여

 

강원도민일보 김중석 사장(오른쪽), 하이원리조트 최영 대표(중앙),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안찬수 사무처장(왼쪽)은 지난 5월18일 하이원리조트 소연회장에서 ‘강원도 북스타트 공동협력 협약식’을 갖고 도내 북스타트 운동의 확대 및 지속 추진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김정호 *사진출처: 강원도민일보.

 

 

아가는 책을 좋아해요

1. 북스타트운동 의미와 사업계획

   
“책과 함께 미래를 선물하는 ‘북스타트’ 운동에 동참하세요.”

1992년 영국의 전직 교사이자 사서인 ‘웬디 쿨링’ 씨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의미있는 아이디어를 하나 내놓았다. 그것은 태어난 뒤 첫 건강진단을 받으러 오는 아가와 양육자에게 그림책이 든 가방을 무상으로 선물하자는 것. 이것이 2010년 현재 전 세계 15개 국가로 퍼져나가 시행하고 있는 사회적 육아지원 운동인 북스타트(Bookstart)의 시작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책읽는사회문화재단(북스타트코리아)이 서울 중랑구의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북스타트를 도입했다. 2010년 현재 북스타트를 시행하는 지자체는 96개, 시행기관은 300여 곳이다. 연간 10만 명의 아가가 북스타트의 수혜를 받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는 어떨까.

강원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 전역에서 북스타트 운동이 시행되고 있을 만큼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2008년 폐광지역 4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작된 도내 북스타트 운동은 현재 18개 시·군에서 연계기관을 포함한 72개 단체, 약 200여명의 자원활동가들의 참여로 전개 중이다.

지난달 18일에는 강원도민일보와 하이원리조트, 책읽는사회문화재단(북스타트코리아)이 ‘강원도 북스타트 공동협력 협약’을 갖고 도내 북스타트 운동의 확대 및 지속 추진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고 있다.

강원도의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8.2명(전국 평균 9.4명)으로, 우리나라 16개 시도 중 14위에 머물고 있다(2008년 기준). 경제적 기반과 교육, 문화, 복지 등 삶의 질적 측면 향상을 위한 여건을 조성해야 하는 이유다.

북스타트는 아가 양육을 개인에게만 맡겨두지 않고 사회가 나서서 우리 아가들을 건강하게 잘 키우자는 민관 협력 운동이다. 북스타트는 아가와 부모의 친교를 돕는 수단으로 그림책을 권장한다. 지역주민들은 스스로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공동체적인 지역문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에따라 지자체와 지역 기업과 민간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이 뜻을 모아 전개하고 있는 북스타트가 아기가 잘 자랄 수 있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안영옥
okisoul@kado.net


‘북스타트’ 이렇게 시작하세요

▶아가가 있는 가정에서 북스타트에 참여하고 싶다면

북스타트 시행기관 목록(표 참조)을 보고 자신의 지역에 해당되는 기관에 문의하면 된다. 지역마다, 또는 시행기관마다 북스타트 꾸러미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니 반드시 사전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지역공공기관에 북스타트를 도입하고 싶다면

지역의 공공기관이면 누구나 북스타트 시행기관이 될 수 있다. 먼저 자원활동가를 모집해 책읽는사회문화재단에서 파견된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으면 된다. 이후 북스타트 부모교육 및 책놀이 프로그램을 6차시에서 12차시까지 지역마다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 북스타트 도입절차, 시행방법, 지원규모 등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02-3675-8783~4)에 문의하면 된다.

 지역   

          기관명

전화번호

춘천

꾸러기어린이도서관    

070-8658-0096

담작은도서관

033-256-6363

스무숲도서관

033-257-4863

앞짱어린이도서관

033-253-1592

책날개어린이도서관

033-254-1401

뒤뚜르어린이도서관

033-256-7343

춘천시립도서관

033-250-3575

춘천평생교육정보관

033-258-2529

 

원주

원주시립도서관

033-737-4474

원주평생교육정보관

033-737-1002

강릉

강릉시립도서관

033-640-4851

강릉평생교육정보관

033-640-9942

명주도서관

033-662-1932

속초

속초평생교육정보관

033-630-0220

동해

동해시립발한도서관

033-535-6452

동해시립북삼도서관

033-521-4587

삼척

도계북스타트위원회

033-541-6663

삼척평생교육정보관

033-570-5534

원덕북스타트위원회

033-573-7974

태백

태백도서관

033-553-1237

홍천

홍천도서관

033-434-3236

홍천북스타트위원회

033-433-1915

횡성

횡성도서관

033-344-6591

영월

영월도서관

033-373-9315

주천도서관

033-370-2742

평창

평창군립대화도서관

033-330-2549

평창군립진부도서관

033-335-2547

정선

사북공공도서관

033-592-5757

정선도서관

033-563-5330

정선보건소

033-560-2550

철원

철원도서관

033-455-6928

화천

화천도서관

033-441-6343

인제

인제북스타트위원회

033-462-3080

양구

양구도서관

033-482-0284

고성

고성군립간성도서관

033-680-3666

토성공공도서관

033-632-6002

양양

양양도서관

033-672-2679

2010년 6월 18일 금요일

교과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도입 논란 4

교과부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 대해서는 지난 3월부터 몇 번에 걸쳐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한 모임이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의 틀 안에서 이루어졌다. 2010년 6월 4일 오후 6시 30분 책사회 회의실에서는 워크숍이 있기도 했다. 이 때 찬반토론의 형식을 일부러 갖추어 이 시스템의 본질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를 펼쳤다. 이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 날 발표했던 발제문을 여기에 옮겨 놓는다. 제목은 '학생들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방안은 무엇인가'이다. 파일형태의 원고를 맨 아래에 붙여놓았다.

 

 

 

학생들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교과부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자세히 들여다보기

바람직한독서문화시민연대 워크숍 발제문

 

2010년 6월 4일(금요일) 오후 6시30분, 책사회 회의실

안찬수(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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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오늘 우리는 현임 정부 교육과학기술부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본질과 문제점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논의하고, 바람직한 독서문화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1-2. 이 자리는 지난 몇 번의 논의 과정을 거쳐 마련되었습니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http://reading.go.kr)’이 시행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한 몇몇 독서문화 단체의 관계자들이 이 시스템의 본질은 무엇인가, 어떻게 시행될 것인가, 시행될 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등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계기적으로 만나서 정보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공유하게 된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강고한 입시제도에 ‘독서’가 결합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②독서교육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우려(독서와 기록과 컴퓨터) ③‘독서교육’을 망쳐놓을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그 간 공유된 정보의 몇 가지 핵심적인 부분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1.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과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년 12월, <창의와 배려의 조화를 통한 인재 육성-창의․인성교육기본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학생이 직접 인터넷으로 각 활동 문항별로 200~500자 내로 기록, 활동과 관련된 문서, 사진 등도 파일로 첨부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기록 내용 속에는 자기소개서(성장과정과 가족환경, 역경 극복 사례, 지원 동기, 학업계획, 진로계획 등), 자율활동(자치·적응·행사·체험 활동과 학교 창의적 특색활동에 참가했던 경험), 진로활동(교내봉사, 지역사회봉사, 자연환경 보호 캠페인 활동), 동아리활동(독서활동 등), 봉사활동(교내봉사, 지역사회봉사, 자연환경 보호 캠페인 활동) 방과후학교 활동 기록 등과 함께 ‘독서활동’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들은 학교생활기록부(NEIS)와 연계해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추후에 기업의 취업 시에도 자료로 제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으로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는 학생부와 함께 계속해서 학생을 따라다니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했던 활동내용까지 대학 입학사정관이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합니다.

 

2-2.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과 ‘부산광역시교육청 독서교육지원시스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기본적인 모형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http://reading.busanedu.net/)’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DLS)’의 기능을 통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설동근)은 2010년 2월 3일 16:00에 부산대학교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부산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해 온『대입전형 독서교육지원시스템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에 대한 최종 보고회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자리에는 부산 및 경남교육청 관계자, 고교 입학담당교사, MOU체결 19개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참석하여 ①대학이 추천하는 양질의 도서 200권 선정 및 그에 대한 콘텐츠 개발(독서퀴즈 10,000 문항, 논술과제 1,000제)에 대한 결과 보고 ②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매뉴얼 개발,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 및 포트폴리오 작성 매뉴얼 개발 ③학의 특성과 여건에 따라 독서이력과 독서능력을 측정 평가하는 기준과 방법 연구,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서 생성 관리되는 자료의 대학 입학 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방안 연구, 부산경남울산지역의 고교-대학 간의 교육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향에서의 대학입학 전형 제도 운영 방안 공동 모색하였다고 합니다. “부산광역시교육청은 학교생활기록부의 독서활동상황란 신설과 입학사정관제를 비롯한 다양한 대학입학 전형제도의 도입에 따라 2004년부터 개발 보급해 오고 있는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의 산물을 대입전형 자료로서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추천 도서의 독후활동 개발․탑재 등 콘텐츠를 강화하고,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웹화하여 시스템을 고도화하였으며, 학생 개인 문집과 대입전형 포트폴리오 생성 기능을 추가해 왔다.”

 

2009년 2월 23일 부산․울산․경남(동남권) 19개 대학과 부산광역시교육청이 글로벌 인재 양성, 공교육 정상화, 고교-대학 교육 연계성 강화를 위해 대학입학전형에 학생의 다양한 독서활동을 반영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선언을 하였고, '10년 대입전형에서는 14개 대학이 독서활동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하기로 하였다 합니다.

 

“2009년 9월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DLS)의 기능을 통합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2010년 3월 전국에 일반화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2-3. 2010 독서교육 활성화 포럼

 

이런 일환으로 2010년 2월 4일부터 2월 5일까지 1박 2일 동안 제주 라마다프라자제주호텔에서 교육과학기술부 독서교육 관계자 및 16개 시․도교육청 독서교육 감당 과장(장학관, 사무관) 및 장학사, 지역교육청 독서교육 담당 장학사, 시․도교육청 추천 독서교육 담당교원, 교과부 지정 학교도서관 정책연구학교 담당자 등 약 260여 명이 모여 ‘2010 독서교육 활성화 포럼’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 포럼에서는 사업 안내로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 지원 시스템>(이현주,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연구사)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 및 이력 관리>(부산 동래고의 백현옥 교사), <독서교육 장학편람 제작 안내>(대구광역시교육청의 이진희 장학사)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2-4.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개발․운영을 위한 선도요원 양성

 

<독서교육 및 학교도서관 활성화 방안>(2010년 3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결재)에 따라 현장 교사를 중심으로 각 시․도별 3명(16개 시․도 * 3명=48명)과 초․중등 사서교사 각 1명(2명), 시․도 교육청 DLS 업무 담당자 1명으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개발 지원 및 연수를 위한 선도요원을 양성하고, 이들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운영에 대한 현장 의견 수렴 및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중앙 단위에서 연수를 총3회 실시한 뒤 시․도교육청 전달 연수를 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DLS)’의 기능을 통합한 것으로 아직 개발 및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지만, 본격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이 진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5. 교육과학기술부가 2010년 4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한 제작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보면, 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2009년 9월 시스템 구축 기본 계획이 수립되었고, 2009년 12월 4일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2010년 3월말부터 시범학교가 운영되었고, 2010년 6월부터 전국적으로 배포되기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2-6. 위에서 언급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함께 보면, 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서인증제, 독서이력철의 요소를 모두 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예를 들어, 독서퀴즈개발도서(독후활동 후 독서퀴즈를 풀어 봄으로써 독후활동에 흥미를 주고 독서 동기유발의 목적으로 개발된 퀴즈도서목록)이 있고, 독서퀴즈는 “하루에 2번까지 도전 가능하며 초등학생은 10문항에서 6개, 중ㆍ고등학생은 30문항에서 18개를 맞히면 통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고등학생의 경우, ‘대학추천도서’가 있어서 “독서퀴즈 20문항 중 10개를 통과하면 주제어에 따른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해놓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학교추천도서가 있어서 “교사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읽히고 독후활동을 권장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추천도서를 선정할 수 있다”고 해놓았습니다.

 

또한, ‘나의 독후활동 보기’라는 메뉴 설명을 보면, “마이페이지에서는 나의 독후활동 이력을 볼 수 있다. 독후활동에 대한 선생님의 의견도 볼 수 있다.이력 관리된 독후활동은 대입전형 포트폴리오, 나의 문집 등으로 가공해서 활용된다”고 설명해놓고 있습니다. ‘학생별 독서활동현황’이라는 메뉴에서는 “기간별로 학생 독후활동을 별점과 독후활동 추천 등 개인통계를 본다. 또한 학생의 독후이력을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2-7.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가장 큰 결정적인 차이점은 부산광역시교육청의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서는 ’독수활동서지정보‘가 없을 뿐만 아니라 NEIS학생정보와 연계되어 있지 않았으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후활동서지정보‘가 포함되어 있고, NEIS학생정보와 연계된다는 점입니다.

 

3-0. 지금까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이 시스템의 본질과 문제점에 대해서 몇 가지 주요한 논점과 의제를 제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1. 입시 위주의 교육과 독서교육--강제성과 자율성

 

첫 번째 논점이자 의제는 바로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병폐라고 할 수 있는 입시의 문제와 연관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대학입시라는 지상과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였다고 평가될 정도로 입시 위주의 교육은 큰 문제인데, 이러한 입시 위주의 교육과 독서교육이 연계됨으로써 또 다른 병폐가 파생되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그래도 영역 밖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독서활동’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결과 입시 영역으로 포함되는 큰 변화의 과정을 겪을 터인데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책읽기‘를 ’입시‘와 연계함으로써 학생들의 독서량이 늘어날 것이기에 ’책읽기‘와 ’입시‘의 연계를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지만, 동시에 ’책읽기‘와 ’입시‘가 연계됨으로써 학생들의 ’책읽기‘가 왜곡된 방식으로 전개되지 않겠는가라고 우려 섞인 판단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입시와 연계된 독서의 문제는 결국 관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게 만드는 것’(강제성)이 중요한가, 아니면 ‘책을 읽고 싶도록 도와주는 것’(자율성)이 중요한가라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3-2.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실효성 문제

두 번째 문제는 과연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라는 것이 실효성이 있는가라는 문제입니다.

 

부산북구 금곡고(연구진: 김길영, 박은정)에 2009년 12월 1일 내놓은 <독서교육지원시스템 활용을 통한 대입전형자료 생성 방안 연구>를 검토해보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온라인상에서 독서활동과 교사 지도가 함께 이루어짐으로써 학생과 교사의 독서지도에 따른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었고, 독서의 결과물이 온라인에서 누적 관리됨으로써 보관의 번거로움과 자료 유실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다.” 혹은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활용한 독서 활동의 누적된 자료는 개인별로 대입전형 자료로 생성되어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제출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사서 교사가 배정되지 않아서 도서실을 상시 개방할 수 없었고, 또한 도서관을 이용한 전문적인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하기가 어려웠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활용하여 독서활동을 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정규교육과정에 온라인상의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있어야 한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을 활용하여 대입전형 자료를 생성할 수 있으나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나타난 독서 결과의 객관적 테이터에 대한 대학의 평가 문제가 여전히 마음의 짐으로 남는다”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독서의 결과물이 온라인상에 누적됨으로써 보관의 번거로움, 자료 유실의 우려는 없애고, 대입전형 자료 생성의 편이성은 있는 장점은 있지만, 반면 시스템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대한 객관성 문제, 대학의 평가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이 연구 과정에서 행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에 대한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이 항목의 설문 조사도 위의 항목과 같이 1차의 결과 분석은 무의미하다. 2차에서는 질문 항목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를 순위별로 보면, '대학입시 준비 자료'가 57.9%, '독서 관심 향상'이 18.4%, '독서활동의 편이성'이 10.5%, '독서 능력 신장'이 9.7%, '수업이해도 신장'이 3.5%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본 연구학교의 주제가 대입전형자료 생성에 있으므로 이에 대한 홍보와 안내와 프로그램 제공이 가져온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겠다.”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 제공하는 것은 독서에 대한 관심, 독서 활동과 독서능력 신장, 수업이해도 신장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은 ‘독서교육’을 ‘지원’하자는 것이지 ‘독서교육’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실효성을 따질 때 두 가지 차원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하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독서교육’을 전개하는 데 실효적인가, 그리고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한 ‘독서교육’이 학생들의 독서 관심이나 독서활동, 독서능력 신장에 도움을 준다고 보는가 아닌가 하는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독서교육’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독서교육지원’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몇 번의 논의 과정에서 ‘시스템에 의한 독서교육의 실효성’이라는 문제와 관련하여 지적된 점을 여기에 언급해놓고자 합니다. “독서교육을 어떻게 시스템으로 한다는 말인가. 책을 읽고 컴퓨터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인간 본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이 시스템은 독서교육을 시키는 교사에는 도움이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독서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한 분도 있었습니다. 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질적인 독서교육과는 괴리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방치된 채로 무시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또한 실효성이라는 점을 더욱 세심하게 따져 들어간다면 이 시스템을 접하게 되는 교과부, 시도교육청, 지역교육청, 학교와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 들의 입장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스템이 ‘학생 자율의 자기주도적, 장기적 독서계획 관리’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가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학생 자율’도 ‘자기주도성’도 발휘되기 어려운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3-3. 읽고 싶은 책과 읽어야 할 책--다양성과 획일성

 

앞서 언급한 교과부의 설명자료(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보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는 ‘우리학교추천도서’라는 메뉴를 통해 “교사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읽히고 독후활동을 권장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추천도서를 선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 ‘추천도서’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식으로 적용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전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만, 그 간 ‘추천도서’와 관련된 폐해는 꽤나 논의된 바 있고, 그 논의에 기대어 말씀드린다면, 결국 획일성과 다양성의 문제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책(도서)은 다양성을 핵심으로 하는 매체입니다. 다양한 책이 출판․유통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화역량 증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 서울시교육청의 추천도서 문제에서 보듯, 몇몇 도서들이 교육청이나 학교 단위에서 선정됨으로써 책의 다양성이 크게 잠식되고 훼손되면서 우리사회의 출판물이 장기적으로는 크게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출판계에서는 이 문제를 출판문화에 대한 ‘폭력’이라고 지적해왔습니다.

 

다른 한편, 교사들의 오랜 노력과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그래도’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각종 도서목록이 있으며, 그 목록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독서 지도의 방법을 향상시켜 갈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주장도 병존하고 있습니다.

 

3-4. 독서기록의 집적이라는 문제와 사교육의 대상으로 전락할 우려

 

앞서 언급한 대로,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과 연계되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여기서 생성하게 될 포트폴리오는 학생부와 함께 지속적으로 학생을 따라다니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독서활동을 전개했던 내용은 민감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한 사람의 독서활동 기록이 집적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이 기록의 집적이 “무서운 일이다”라고 표현하신 분도 있습니다. “한 개인의 독서--읽은 책의 기록을 왜 국가에서 관리하느냐”고 지적한 분도 있습니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자신의 비교과활동 내용을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는 어려움과 “창의적 체험활동 기록을 위해 더 많은 사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2010년 2월 22일자, 오선영 기자의 보도, ‘올해부터 비교과활동 학생이 직접 기록’)

 

교과부의 자료에는 “대학관련 입학사정관(부산대학교, 울산과학기술대학교)과의 꾸준한 협의를 통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 대입 전형의 비교과영역에 있어서 근거자료로서의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가를 검토한 결과 앞으로 효율적인 운영 모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백현옥, 부산동래고 교사,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 교육 및 이력 관리>, 학교독서교육활성화포럼 자료 201쪽)고 말하고 있지만, 그 간 논의과정에서 그 타당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4.

오늘 이 자리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본질적 성격과 그 문제점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입니다.

 

그래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중단되어야 한다’(이덕주, <학교도서관저널> 2010년 6월호 정책칼럼 34-35쪽)고 주장하는 이덕주 선생께서 일부러 찬성 쪽의 패널로 토론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덕주 선생께서는 위의 글에서 “독서를 대학입시에 반영할 만큼 공정한 공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대학입시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보건이나 급식 영역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교육환경을 전국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학교도서관은 학교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이다. 이덕주 선생은 “대학입시 반영이라는 경쟁시스템에 독서 영역을 포함하려면 독서환경이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준에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워크숍이 논의의 결말에 가서는 부정적인 것을 부정적인 것으로만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긍정적인 대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어쩌면 이미 개발과정을 거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라는 것을 전국화하겠다는 것은 손쉬운 발상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학생들을 ‘평생독자’가 되도록 하고, ‘생각하는 사람’ ‘책 읽는 사람’ ‘성찰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방향으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하면서 저의 발제를 마치고자 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교과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도입 논란 3

김상욱 교수(춘천교대 국어교육과,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 대표)는 <교수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문제점을 좀 더 자세하게 지적하고 있다.

 

김상욱 교수는 이 글에서 " ‘나는 내가 읽은 책이다’라는 말이 입증하듯, 우리가 읽은 책이야말로, 우리의 생각과 정서의 요체를 이룬다. 따라서 이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기록하고, 관리하고,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CCTV로 우리들의 안방까지 들여다보고, 사적인 영역조차 남김없이 평가하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 표류하는 독서교육

 

김상욱(춘천교대 국어교육과, 바람직한독서문화를위한시민연대 대표)

 

교육과학기술부(이후 ‘교과부’)는 지난 15일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를 통해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입학사정관에게 제공함으로써 대학 입시의 자료로 삼겠다고 발표하였다. 교과부가 새롭게 발표한 정책인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는 기왕에 존재하던 부산시 교육청의 ‘독서인증제’를 도서관의 독서활동 운영시스템인 ‘학교도서관지원시스템’과 연계한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은 2010학년 2학기부터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전 대학교육협의회가 창의적 체험활동의 첫 번째 항목으로 ‘독서 활동’을 들며 대학입학 사정의 자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논의를 교과부가 이 체제를 통해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사실 교과부는 일제고사로 지칭되는 성취도검사를 통해 획일적으로 또 무차별적으로 학생과 학교를 반드시 일렬로 줄을 세우겠다 작심한 바 있다. 그러니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가 교육의 본질과 지향에 부응하며, 어린이․청소년들의 바람직한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지를 진지하게 성찰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단적으로 독서를 대학입시와 직접 연계시킨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독서는 결코 계량화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내밀한 어린이․청소년들의 또 다른 삶의 경험이다. 그런데 그 경험의 결과와 함께 과정까지 대학입시와 연결시키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반문화적인 폭력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어떻게 해서든 책을 읽게 만들겠다는 발상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의제 설정이 틀렸다. ‘어떻게 하면 책을 읽게 만들까’의 해답은 ‘이렇게 하면, 또 저렇게 하면’으로 귀결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극적으로는 당근으로, 적극적으로는 채찍으로 대응하기 마련이다. 정부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대학입시라는 당근으로 포장된 채찍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정말 ‘교과부’가 교육을 염려한다면, 의제는 ‘어떻게’가 아니라, ‘왜 책을 읽지 않을까?’라는 자문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책을 읽으라고 권하는 교사에게 학부모들이 ‘성취도 검사가 코앞인데 왜 책을 읽으라고 하나요?’라고 따지듯 묻는 상황부터 차근차근 해결해야 하는 것이 순리인 것이다.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의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독서이력을 관리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한심하기 그지 없다. ‘나는 내가 읽은 책이다’라는 말이 입증하듯, 우리가 읽은 책이야말로, 우리의 생각과 정서의 요체를 이룬다. 따라서 이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기록하고, 관리하고,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CCTV로 우리들의 안방까지 들여다보고, 사적인 영역조차 남김없이 평가하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 물론 기록의 주체인 학생들이 그리 성실하게 기록할리 없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결국 거짓이나 형식적으로 기록하거나 또 다른 사교육이 창궐하리라는 것은 확연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료는 지금의 봉사활동과 다를 바 없이 형식화된 채 폐기될 것이다. 실효성이 없는데도 학생과 학부모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거짓말로 기록하고 돈을 들여 기록할 것이다. 결국 실효성을 가져도 문제, 실효성이 없어도 문제이기는 다를 바가 없는 정책인 셈이다.

 

지금의 ‘교과부’가 지금이라도 정신이 번쩍 들어 정책을 철회하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새롭게 환골탈태하고자 하는 지역 교육청들이라도 교과부의 정책을 고스란히 실현하는 말단관료의 역할을 하는 대신, 진정 바람직한 독서교육이 어떻게 펼쳐져야 하는지 숙고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한 마디로 독서교육의 목표는 대학입시를 비롯하여 이러저러한 쓸모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생애의 독자’를 길러내기 위함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책을 읽으며 사유하고 공감하는 어른이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독서는 즐겁고 또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 점수를 받기 위해 주인공의 이름을 암기하고, 독후감을 억지로 기록하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마음에도 와 닿지 않는 필독서를 고르는 한, ‘생애의 독자’는 그만큼 멀어지게 된다.

 

교육 주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강제로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싶어하는 모두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학급문고, 학교도서관, 마을문고, 지역도서관 등 모든 단위의 도서관을 활성화하고, 독서교육을 주도할 담당교사와 사서교사를 양성하는 등, 좋은 책이 독자와 만날 다리를 놓는 일에 진력해야 한다. 교육 당국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은 단지 이것뿐이다. 주제넘게 말에게 강제로 물까지 마시게 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기 때문이다.(교수신문 2010.6.18)

 

교과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도입 논란 2

교육과학기술부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입학사정관 제도와 연계하여 '입시 제도'와 '독서 활동 이력'을 연계하겠다는 내용은 앞의 포스트에서 살펴보았다.

 

거의 모든 매체들이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전달하고 있는데 반해 <세계일보> 이경희 기자의 기사인 '강요된 독서, 학생들에게 도움 안된다'는 이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문제점을 살피고 있다.

 

이경희 기자가 짚어내고 있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질보다 양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부풀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학은 자료의 신뢰성 문제 때문에 입시에 반영하기 어렵다. 결국 실효성도 없이 교사와 학생의 부담만 늘리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사의 끝부분에서는 허병두 선생의 인터뷰를 실었다. '획일적인 독서교육이 학교에서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막는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 읽고 싶은 책보다 읽어야 하는 책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 분명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봉사활동에 이어 이제는 독서까지도 강요할 것인가.’

정부가 올 2학기부터 학생들의 독서내역을 일일이 기록,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확한 독서 기록을 남겨 독서를 장려하고 이를 입시에 반영한다는 취지다. 교육현장에서는 학생 개인 성향에 맞춰 사고력 등을 키우는 자율 독서를 가로막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교육과학시술부에 따르면 최근 시·도 교육청별로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www.reading.go.kr)을 구축해 지난 7일 감수를 마친 데 이어 올 2학기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학생이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활동 기록을 남기면 담당교사가 인증해 주는 식으로 이뤄진다. 시스템에 담긴 자료는 학생생활기록부와 연계돼 2011학년도 대입 때부터 전형자료로 활용된다.

교과부는 대입사정관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이 중요하게 보는 요소 중 하나가 독서기록인 만큼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해 전형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교과부는 이를 위해 입학사정관이 시스템에 접속해 독서활동 내역을 조회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입학사정관이 학생이 자기소개서에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면접해 독서 수준을 파악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이 자신의 독서활동 내역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해당 대학에 제출하면 사정관들이 이 시스템을 통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독서기록을 일일이 남기도록 하면 독서의 질보다 양에 초점이 맞춰져 학생 부담이 늘어나고 책 종류도 입시에 유리한 것으로 한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교사가 일일이 확인해 인증하기도 어려워 ‘부풀리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학들은 자료의 신뢰성 문제를 들어 당장 입시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결국 실효성도 없이 교사와 학생의 부담만 늘리는 정책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책으로 따스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 모임’의 허병두(숭문고 교사) 대표는 “정부가 강요하는 획일적인 독서교육은 학교에서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막는다”며 “앞으로 ‘읽고 싶은 책’보다 ‘읽어야 하는 책’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질 게 분명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과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도입 논란 1

교육과학기술부는 2010년 6월 15일, 시·도 교육청별로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를 구축, 올 2학기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에 대한 뉴스는 각 매체에 보도되었다. 이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제목은 조금씩 다르게 뽑았지만,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1. <연합뉴스> 교과부, 대입 연계 '독서지원체제' 구축

2. <동아일보> 초등학교때 쓴 독후감, 대학입학사정관이 본다

3. <한국일보> 교육과학기술부, 대입 연계 독서교육지원체제 구축

4. <경향신문> 입시전형용 '독서인증시스템' 도입

5. <매일경제> 대입 연계 '독서인증체계' 구축

6. <쿠키뉴스> 교과부, 2010년 입시부터 대입 독서인증시스템 도입

7. <문화일보> '독서인증체제' 도입… 내년 대입부터 활용


예를 들어 <동아일보>(황규인 기자)의 기사를 보자.

일기 - 독서퀴즈 등 온라인에 다양한 독후활동 기록 남겨
교사 코멘트로 눈높이 지도… 독서이력 한 눈에 알 수 있어

교과부 독서교육지원시스템 2학기부터 가동

 

《대학입학사정관이 수험생의 독서활동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구축된다. 이 시스템을 입시에 활용하는 대학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시도교육청별로 ‘독서교육 종합지원체제’를 올 2학기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시스템에 기록한 독서이력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연계해 대입 때 학생 평가자료로 쓰인다. 대입 업무를 주관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의 제1항목으로 ‘독서활동’을 적시하고 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이 이 시스템을 통해 학생부에 링크한 독서활동 내용을 조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 독서이력은 학생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크게 의존해 왔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학생은 자기 독서활동 이력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제출할 수 있고 대학도 이 시스템을 근거로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에서 이날 발표한 시스템의 원조는 부산시교육청이다. 부산시교육청은 2004년부터 학생들의 독서이력을 관리해 오고 있다. 또 부산대 등 14개 대학이 지난해 입시에서 이 자료를 활용했다.》

 

○ 분실 염려 없는 독서통장

독서교육 종합 지원체제는 일부 학교에서 도입한 ‘독서통장’의 온라인 버전이다. 독서통장이 단순히 학생이 읽은 책 목록을 저장하는 기능만 하고 있다면 독서교육종합지원체계는 ‘독후활동’까지 남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독서교육 종합 지원체제는 ‘독서교육 지원시스템’ 사이트(www.reading.go.kr)에 학생이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면 담당교사가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독후활동에는 독후감 쓰기만 있는 게 아니다. 편지, 동시(), 일기 같은 형태로 글을 남겨도 되고 개요 짜기, 인터뷰, 독서퀴즈 같은 꼭지도 있다. 또 같은 책을 읽은 학생들이 토론을 벌일 수 있도록 커뮤니티도 있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이 각자 자기 눈높이에 맞는 독후활동을 선택해 기록을 남길 수 있다.

 

독후활동 기록을 남긴 학생은 독서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으며 이것이 모이면 독서쿠폰을 발급 받을 수 있다. ‘나의 독서 이력’을 통해 그동안 읽은 책을 활용할 수 있으며 독후활동을 묶어 문집으로 펴내는 것도 가능하다.

교사는 학생이 남긴 독후활동 기록에 코멘트를 남길 수 있으며 교과부 권장도서 등을 중심으로 독서지도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추천 기능을 통해 우수 독후활동을 알리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교과부는 담당교사들에게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고 교사 연수도 실시할 계획이다.

○ 추천 독후활동이 길잡이

제도가 자리 잡은 부산에서는 ‘추천 독후활동’을 길잡이로 활용하면 체계적인 이력 관리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홈페이지 화면에 노출되는 ‘추천 독후활동’은 담당교사가 1차적으로 좋은 평가를 내린 결과물이다. 또 많은 사람이 글을 지켜봤기 때문에 검증 과정도 거쳤다.

무조건 긴 글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분량 제한이 없는 만큼 줄거리를 요약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독서 과정에서 자기가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다. 또 독서이력이 입시 과정에서 ‘학생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만큼 저학년 때는 다양한 분야를 두루 읽고 고학년이 될수록 관심 분야에 집중해 독서이력을 쌓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지난해 입시에 독서교육지원 시스템을 활용한 부산대 조형숙 입학사정관은 “독서이력을 보면 학생들의 히스토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 학생은 이런저런 책을 읽었으니까 앞으로 이 분야에 발전 가능성이 있겠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자기 발전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자료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초등학생은 ‘고르게 읽히면 많이 읽어’



 
부산 기장초 학생들은 독서교육 지원시스템 사이트에 3000건이 넘는 독후활동 기록을 남겼다. 매일 아침 등교 후 30분 동안 책을 읽고 정리한 결과다. 주로 얇은 책을 읽는 저학년은 거의 매일, 고학년은 독서를 마칠 때마다 사이트에 접속해 독후활동에 나섰다.

기장초는 새 학년이 되면 교과부 선정 자료를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영역별 권장 도서를 알려주고 독서지도에 나선다. 또 매주 주간 학습계획서를 통해 ‘이 주에 읽으면 좋은 책’을 안내한다. 그 주에 현충일이 끼어 있다면 위인전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학생이 특정 분야만 골라 읽는 건 피한다. 이 학교에서 독서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주경 교사는 “아직 학생들이 어려 특정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다가 금방 흥미를 잃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그 분야에 흥미를 잃으면 독서활동도 소홀히 할 수 있다. 다양한 책을 두루 읽게 하면 아이들이 책을 더 많이 읽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주로 컴퓨터실에서 수업을 하는 재량활동시간을 이용해 독서이력을 남긴다. 독후활동은 학생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다. 학생들이 같은 책을 읽고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담임교사들은 정기적으로 사이트에 들어가 자기 반 학생들의 독후활동을 점검한다. ‘이 책이 좋았다면 다음에는 이런 책을 읽어보라’고 권유하는 방식이다. 눈에 띄는 독후활동이 있다면 추천 기능을 통해 점수를 준다. 이 점수를 가지고 한 달에 한 번 상을 주기도 한다.

○ 중고교는 ‘과목 담당교사가 도움 줘야’

부산대사범대부설고는 학생들이 독후활동을 등록하면 관련 과목 교사가 코멘트를 단다. 독서교육 지원시스템 사이트는 학교 과목이 아니라 인문 자연 예체능처럼 큰 범위로 책을 분류해두고 있다. 학생들은 독후활동을 남긴 뒤 자기가 읽은 책과 가장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를 찾아가 코멘트를 부탁한다. 독서이력이 쌓이면 담임교사가 한 학기에 한 번씩 학생부에 옮겨 적어 입시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이 학교는 한 학기 동안 쌓인 독서이력을 국어 수행평가에 반영한다. 올해부터는 영어로 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 영어 수행평가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이 학교 오경옥  국어논술부장은 “한꺼번에 3년 치 독서이력을 입력할 수는 없는 만큼 1학년 때부터 꾸준히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며 “모든 교사가 지원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향신문>(김보미 기자)의 기사를 보자.

입시 전형에 활용되는 독후 활동 내역을 평가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내년부터 입시에 활용된다. 독후감·서평 등 독후 활동은 대입 입학사정관전형과 고입 자기주도학습전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쓰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5일 시·도 교육청별로 독서교육종합지원체제를 만들어 지난 7일 시스템 감수를 마치고 올 2학기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독서교육지원시스템(www.reading.go.kr)은 초·중·고교생들이 사이트에 가입해 독서 후, 감상문·편지·일기·동시 등을 쓰거나 감상화를 그릴 수 있도록 돼 있다. 독서퀴즈를 풀거나 책과 관련된 사람의 인터뷰 등을 작성할 수도 있다. 담당교사는 학생들이 남겨놓은 기록들을 평가 독서 지도로 활용하거나 추천 권장 도서를 소개해 줄 수 있다. 이는 학생생활기록부와도 연계된다.

이 같은 독서 기록 방식은 그동안 부산시교육청 등 일부 지역에서만 활용돼 왔으나 교과부는 이를 최근 전국 시·도로 확대했다.

교과부는 이 시스템에 담긴 자료를 2011학년도 대입 전형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입학사정관 평가 항목을 보면 ‘창의적 체험활동’ 중 제1항목으로 ‘독서 활동’을 적시해야 한다. 현행 입학사정관전형의 경우 사정관이 수험생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나 학습계획서를 보거나 면접을 통해 독서 정도를 평가해 왔다.

앞으로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독서 활동 내역을 시스템에 저장,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놓고 지원 대학에 제출하면 된다. 이에 따라 입학사정관은 독서 평가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가난이란 무엇인가? 어린이들에게 가난은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그리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김주열이라는 번역가의 블로그에서. 수잔 E. 메이어(Susan E. Meyer)가 지은 <What Money Can't Buy>라는 책의 연구노트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라 한다. 미국의 아동빈곤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한국이 부익부빈익빈, 즉 양극화 때문에 미국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아동 빈곤율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높다. 1980년대 중반 자료는 다음과 같다(가장 최근 자료).

 

1.6% - 스웨덴

2.8% - 독일

4.6% - 프랑스

7.4% - 영국

9.3% - 캐나다

20.4%-미국

(미하원 세입위원회 House Ways and Means Committee 1993, p. 1453)

-<가난을 이해하기 위한 토대>(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Poverty)

 

수잔 메이어의 책은 아직까지 번역본이 나오지는 않은 듯싶다. '알라딘'에 검색하니 하버드대학 출판부에서 펴낸 책으로 확인된다. 이 책을 소개한 내용을 옮겨놓는다. 수잔 메이어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성공하기 위해 요구되는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을 오로지 돈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한다. 

 

Children from poor families generally do a lot worse than children from affluent families. They are more likely to develop behavior problems, to score lower on standardized tests, and to become adults in need of public assistance.

 

Susan Mayer asks whether income directly affects children's life chances, as many experts believe, or if the factors that cause parents to have low incomes also impede their children's life chances. She explores the question of causation with remarkable ingenuity. First, she compares the value of income from different sources to determine, for instance, if a dollar from welfare is as valuable as a dollar from wages. She then investigates whether parents' income after an event, such as teenage childbearing, can predict that event. If it can, this suggests that income is a proxy for unmeasured characteristics that affect both income and the event. Next she compares children living in states that pay high welfare benefits with children living in states with low benefits. Finally, she examines whether national income trends have the expected impact on children. Regardless of the research technique, the author finds that the effect of income on children's outcomes is smaller than many experts have thought.

 

Mayer then shows that the things families purchase as their income increases, such as cars and restaurant meals, seldom help children succeed. On the other hand, many of the things that do benefit children, such as books and educational outings, cost so little that their consumption depends on taste rather than income. Money alone, Mayer concludes, does not buy either the material or the psychological well-being that children require to succ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