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6일 금요일

풀뿌리 독서모임3-문사철600

울산의 평범한 시민들이 꾸려나가고 있는 독서모임 이야기다. '문사철 600'.

 

'문사철 600'이란 어떤 고유명사라 하기보다는 10년 동안(물론 기간은 변동이 가능할 것이다)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읽자는 운동이라고 한다.

 

<중앙일보>의 이기원 기자의 보도 '주말 새벽, 독서로 세상과 만나다'를 보니 토요일 새벽 6시에 모이는 '문사철 600' 구성원의 열정이 느껴지는 듯하다.

*사진출처: 중앙일보, 송봉근 기자

참석자들의 직업은 의사·간호사·공무원·주부·교수·회사원 등 다양하다. 나이는 25세부터 49세까지. 한 번 모일 때마다 적게는 12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모인다.

모임의 이름은 10년간 문학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 등 600권의 책을 읽자는 뜻을 갖고 있다. 손대호(42·중앙학문병원장)씨는 “지식인이라면 그 정도는 읽어야 균형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서로 끌어주며 그걸 이뤄보자고 인터넷 친구끼리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 2월 18일 목요일

금서 아닌 금서에 대하여

김상봉(전남대 철학과) 교수의 글 '<경향신문>을 비난하지 않겠습니다!'를 읽는 일은 괴롭다.  '금서 아닌 금서'가 되어버린,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에 대한 서평 형식의 칼럼이 경향신문에 실리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은 정말 비극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글에서 김상봉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7~80년대에는 금지도서가 많았다. 체제에 비판적인 책들은 어지간하면 금서로 분류되어 책방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그렇게 밟고 눌러도 땅거죽을 뚫고 솟아오르는 겨울 보리싹처럼 많은 금서들이 수십만 권씩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와 지금의 차이 또한 분명하다. 그 시절에는 국가가 비판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금서 같은 것을 지정하는 억압의 주체였다면, 지금은 삼성이 우리의 입과 귀를 막는 그런 권력이 된 것이다. 그렇게 말과 생각을 억압하는 것이야말로 권력의 말기적 징후이다.

 

2010년 2월 17일 수요일

영국의 학교도서관 운동

영국도서관정보전문가협회, 즉 CILIP(Chartered Institute of Library and Information Professionals, 2002년 영국도서관협회(LA)와 정보전문가협회(IIS)가 통합된 조직)은 2009년 9월 이사회에서 정책포럼의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권고란 학교도서관을 법적 자격을 지닌 직원에 의해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CILIP이 청원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CILIP은 학교도서관을 법적인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해 청원운동을 전개하였고, 지금까지 5,707명의 사람이 e-청원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반응 은 이 청원에 대하여 학교도서관을 법적인 것으로 바꿀 계획은 없다는 것이었다. 

 

CILIP 의장인 비디 피셔(Biddy Fisher)는 2010년 2월 10일 고든 브라운 총리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비디 피셔는 고든 브라운 총리가 2008년 "독서는 빈곤을 벗어나게 하는 사다리.(Reading is a ladder out of poverty.)"라고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정부의 반응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반응은 학교도서관 직원의 직무를 단순하게 도서와 장비의 공급과 관련된 것이라는 통상적인 오해를 표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좋은 학교도서관과 도서관인은 학교의 교수-학습 과정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공립 교육과정을 완수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이 부문의 연구 결과는 자격을 갖춘 도서관인이 있는 학교와 좋은 도서관이 있는 학교는 그렇지 않은 학교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성취하는 것을 보여준다. 학교도서관은 정부의 자원 가운데서 분명 점증하는 사회적 유동성과 통합에 필요한 하나의 강력한 자원임에 틀림이 없다.

The government response highlights a common misconception that school librarianship is simply about the provision of books and equipment whereas good school libraries and their librarians are an integral part of the teaching and learning process in schools and make a vital contribution to delivering the national curriculum. Research in this area has clearly shown that schools with a qualified librarian and a good school library achieve better results than those without. School libraries should rightly be a powerful weapon in the government's armoury for increased social mobility and inclusion.

 

참고1:

Campaign work

A small group of people from the Youth and School Libraries Joint Committee have met to take this campaign forward. They are putting together a Libraries for schools manifesto. The text below is the latest draft February 2010:

 

학교도서관 선언(초안)

School Libraries Manifesto (Draft)

We believe that throughout their education every child is entitled to:

  • Support from designated library staff with extensive knowledge, enthusiasm and experience to advise, encourage and inspire wider reading and reading for pleasure
  • A skilled library practitioner with responsibility and time to help children and young people to develop the skills needed to manage today’s information overload, to become lifelong learners and to meet the future job market’s need for problem solvers and independent thinkers
  • A safe and secure library environment for learning during and outside school hours, where help, resources and advice are freely available to all
  • High quality and wide-ranging library and classroom resources to support their curriculum which have been carefully selected to meet the needs of their age, learning style and ability and organised to provide easy access and availability
  • Be valued as an individual, having access to reading materials which are exploited by a knowledgeable person to support the emotional, cultural, leisure and wider needs of the whole person

We believe that every school’s teaching team is entitled to:

A designated library professional who:

  • understands the curriculum and pastoral needs of teaching staff and who will support these with managed resources
  • will collaborate with staff on curriculum planning and be involved in teaching
  • will develop partnership working with other key organisations within and beyond the school

Commission on school libraries
A commission to examine the future of school library provision in England has been launched by the Museums, Libraries and Archives Council (MLA) and the National Literacy Trust (NLT). The commission will be chaired by former Secretary of State for Education and Skills Baroness Estelle Morris and will deliver its findings in June 2010.

 

지표로 보는 오늘의 한국 2010

국회입법조사처는 2008년 이후 2년 만에 구성 및 내용을 전면 개정한『지표로 보는 오늘의 한국 2010』을 발간.

 

<내일신문>의 안찬수 기자는 이 자료와 관련한 기사에서 '서울, 소득 대비 집값 세계 최고' 라는 점을 손꼽았다.

 

                                                         *도표출처: <내일신문>

국가의 품격

2010년 2월 16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강당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2년 평가를 위한  ‘이명박 정부와 기로에 선 한국 사회’  토론회,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의 기조연설에서.

"사람들이 기본권을 박탈당한 채 죽어가는 사회에서 어찌 국가의 품격을 말할 수 있는가.”

 

 

2010년 2월 16일 화요일

We are the world for Haiti

25년 전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과 킨시 존스(Quincy Jones)는 한 목소리로 '위 아 더 월드'를 노래했다.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자선의 노래였다. 그 해 1년이 안 되어 5천만 달러가 모였다고 한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오늘, 유투브는 '아이티를 위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25 for Haiti)의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75명 이상의 가수와 배우들이 참여하여 지진 참사로 고통받고 있는 아이티인들을 위한 모금을 위해 한 목소리로 '위 아 더 월드'를 부른다.

 

이 영상을 보면서 드는 생각.

 

1. 25년 전에는 MTV였지만, 이제 YouTube가 그 매체가 되고 있다는 것.

2. IT 기술이 세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

3. 신나고 짜리하다는 것. 위 아 더 월드, 위 아 더 칠드런....

 

 

There comes a time
When we head a certain call
When the world must come together as one
There are people dying
And it's time to lend a hand to life
The greatest gift of all

We can't go on
Pretending day by day
That someone, somewhere will soon make a change
We are all a part of
God's great big family
And the truth, you know love is all we need

[Chorus]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Send them your heart
So they'll know that someone cares
And their lives will be stronger and free
As God has shown us by turning stone to bread
So we all must lend a helping hand

[Chorus]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When you're down and out
There seems no hope at all
But if you just believe
There's no way we can fall
Well, well, well, well, let us realize
That a change will only come
When we stand together as one

[Chorus]
We are the world
We are the children
We are the ones who make a brighter day
So let's start giving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It's true we'll make a better day
Just you and me

 

TED2010 컨퍼런스

TED2010 컨퍼런스 의 이모저모를 훑어보다. 이 컨퍼런스의 소식을 전하고 있는 누리집의 첫 대목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등장한다. 제목은 "호기심-당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것"이라는 제목이다.

 

James Cameron: Curiosity -- it's the most powerful thing you own.

학교도서관에 책이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이것은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질문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답변도 매우 주의깊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뉴욕타임스>가 2010년 2월 16일자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학교도서관에 책이 필요합니까?(Do School Libraries Need Books?)"

 

이러한 질문이 제기된 것은, 커싱 아카데미 기존의 2만 권에 달하던 장서와 데스크를 치우고 그 대신 도서관을 카페처럼 꾸민 뒤에 학생들에게 킨들과 같은 디지털 장비를 통해 텍스트를 읽을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사회적 반응이다.

 

일차적으로는 학교도서관의 디지털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또한 이차적으로는 도서관에 쉼없이 도입되는 하이테크 장비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거의(아니 전혀)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지금처럼 각종 하이테크 장비들이 도서관 공간에 밀려들어 오다가, 어느새 역무원들이 없는 전철역이나 기차역처럼 사서가 없는 도서관이 도래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새로 건립되는 도서관에 가보면 여지없이 도입되는 무인 대출반납기에 대한 요구는 과연 누구의 요구에 기반한 것일까? 사서의 요구일까? 아니면 이용자의 요구일까? 아니면 업계의 요구일까? 아니면 새로운 '디지털 도서관'을 위해서는 그런 기자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행정부서의 요구 때문일까?

-도서관의 디지털화와 새로 도입되는 장비들은 과연 누구의 요구에 기반한 것일까?) 

 

다시 <뉴욕타임스>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이 질문에 대해서 다섯 사람이 조금씩 다른 응답을 내놓았으나 전체적으로는 제임스 트레이시 교장의 의견과는 다르다.

 

(1)제임스 트레이시(커싱 아카데미 교장)

Books in All Formats

커싱 아카데미가 도서관 장서를 디지털 포맷으로 만들기로 결정한 것은 결코 커싱 아카데미에 책의 종말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오늘날 전통적인 도서관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새롭게 구상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믿음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학습하고 조사 연구를 수행하는 방식을 반영한 것이다. (중략)

 

인쇄된 책을 모은 소규모 장서로는 21세기 커리큘럼이 요구하는 형태의 조사 연구를 더 이상 지원하지 못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어떻게 조사 연구를 수행하는가 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그리고 학생들이 수행하는 것을 북돋는, 도서관을 창조하고자 하였다. 서고, 잘 활용되지 않는 책들의 서고를 뛰어넘는 도서관을 창조하고자 했던 것이다.(후략)

 

Cushing Academy’s decision to create a digital format for our library collection in no way signaled the end of books at Cushing. Rather, it reflected the way students learn and conduct research today, as well as our belief that traditional libraries must be reimagined to remain vital.

 

A small collection of printed books no longer supports the type of research required by a 21st century curriculum. We wanted to create a library that reflected the reality of how students do research and fostered what they do, one that went beyond stacks and stacks of underutilized books.

(2)매튜 G. 커셴바움(매릴랜드대학 영문과 교수)

Proximate Knowledge, Online and in Print

학교에 도서관이 필요하냐고? 학생들에게 책이 필요하냐고? 물론 그렇다.

너무 뻔한 장벽이 있다. 모든 것이 아직 디지털화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조만간 그렇게 되지도 않을 것이다. 종이책의 정적이 영상보다 집중력을 강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비트는 부서지기 쉽다. (후략)

Do schools need libraries and do students need books? Of course they do. There are the predictable brickbats: Not everything is digitized yet, nor soon will be. A screen is less conducive to deep concentration than the stillness of the page. Bits are brittle.

(3)리즈 그레이(다나홀학교의 영어교사이자 도서관 관장)

21st Century Librarians

Just because there’s a lot of information online does not mean that students know how to find it, nor is the freely available information always the best information or the right information. One of my primary responsibilities as a librarian is to teach information literacy skills — defining research questions, selecting and evaluating sources, avoiding plagiarism, documenting sources — and in my experience this works best face to face with students.

That personal interaction is supported by the electronic availability of materials but is not replaced by it. Besides, no online collection can replace the unique collection of resources that I have built over a period of years to serve the specific needs of my students, faculty and curriculum.

My other responsibility as a school librarian is to encourage reading, which all the research shows is crucial to student success. Focused, engaged reading occurs with printed books, and far less with online material.

Unlike a Kindle or a laptop, which may provide access to many books but is limited to a single user, a printed book is a relatively inexpensive information delivery system that is not dependent on equipment, power or bandwidth for its use.

Research also shows that the brain functions differently when reading online or reading a book. The digital natives in our schools need to have the experience of getting lost in a physical book, not only for the pure pleasure but also as a way to develop their attention spans, ability to concentrate, and the skill of engaging with a complex issue or idea for an uninterrupted period of time.

Finally, we have many different kinds of learners in our schools, and we should be using many different kinds of tools. The two Kindles that I purchased for my library are popular, but they have not taken the place of books, just as audio books are not everyone’s cup of tea.

That’s one of the beauties of libraries — we keep up with new technologies but we also hold on to the things that work well. Cushing Academy’s decision to dispose of most of its library books unnecessarily deprives that community of an irreplaceable resource. We don’t have to choose between technology and printed books, and we shouldn’t.

 

(4)니콜라스 카(<빅 스위치>의 작가)

'책이 없는 도서관'이라는 모순어법이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지적, 문화적 삶의 깊이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본다면 책이 없는 도서관이란 진보의 증거가 아니라 퇴보의 증거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Once an oxymoron, the “bookless library” is becoming a reality. But if we care about the depth of our intellectual and cultural lives, we’ll see that emptying our libraries of books is not an example of progress. It’s an example of regress.

 

(5)윌리엄 파워즈(<햄릿의 블랙베리>의 작가)

A Place to Learn

The idea that books are outdated is based on a common misconception: the belief that new technologies automatically render existing ones obsolete, as the automobile did with the buggy whip. However, this isn’t always the case. Old technologies often handily survive the introduction of new ones, and sometimes become useful in entirely new ways.

 

 

*미진한 번역은 다시 시간이 날 때 하기로 함.

 

연결성(connetivity) 국가 순위, 한국 13위

연결성 국가 순위, 1위는 스웨덴, 한국은 13위.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레너드 이버만(Leonard Waverman) 교수팀이 조사한, 50개 국가의 국가정보 통신 기반의 연결성(Connectivity)에 대한 조사 결과 공개되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보급과 정부와 기업과 소비자가 어느 정도 활용하고 있는가를 평가한 것. 50개국을 자원 주도 국가와 혁신 주도 국가로 나누었고, 한국은 여기서 혁신 주도 국가 부문에서 13위에 랭크. 그런데 한국의 6.33이라는 점수는 자원 주도 국가 가운데 최고 점수를 얻은 말레이시아보다는 낮은 것.

 

Country

Connectivity score

Sweden

7.95

United States of America

7.77

Norway

7.74

Denmark

7.54

Netherlands

7.52

Finland

7.26

Australia

7.04

United Kingdom

7.03

Canada

7.02

Japan

6.73

Singapore

6.68

Ireland

6.37

Korea

6.33

Hong Kong

6.10

Belgium

6.08

New Zealand

6.07

Germany

5.77

France

5.65

Czech Republic

5.03

Spain

4.79

Portugal

4.45

Italy

4.35

Hungary

4.31

Poland

4.06

Greece

3.44

 

Korea’s Connectivity Ranking

Korea’s strong consumer infrastructure continues in Connectivity Scorecard 2010 as was the case in 2009. It has strong 3G and the highest broadband penetration globally, aided by targeted policy to support the development of ICT among its citizens. It ranks first on broadband speeds and penetration of advanced next-generation broadband infrastructure, while usage and skills among its consumers is above average. The country’s E-Government ranking is high, with excellent broadband access in schools.

Similar to last year, business investment levels in ICT are lower than average, with moderate secure server penetration and only a small proportion of businesses engaged in e-commerce. Spending on IT services by business is modest as is the demand for corporate data services, while businesses with their own Website is lower than many other OECD nations typically indicating a lower level of ICT specialization.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그는 좋은 지도력은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와 선배를 능가하는 후배들을 길러내는 지도력이라고 한다. 지도자를 능가하는 지도력을 가진 제자와 후배들을 기르지 못한다면 스승이나 선배로서 결격사유가 있다"면서, "과연 우리시대의 스승들은 어떠한가?" 묻는다. 길담서원도 이 물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그는 과연 우리 사회에서 청출어람(靑出於藍), 곧 스승을 능가하는 제자를 길러내는 것이 가능한가? 물으면서, 어떤 패러다임에서 불가능하지만, 다른 패러다임에서는 가능하리라 본다. 즉, 참여자의 잠재력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각 사람의 창조적 잠재력이 꽃피어날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하고 북돋우는 새로운 소통과 의사결정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한다. 뛰어난 지도자의 능력이 여러 사람의 가능성을 억압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그룹이나 사회는 오히려 "리더의 능력이 클수록 더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한상봉 기자의 글. 길담서원 박성준 선생을 인터뷰한 내용이다. 지도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닿아 있는 생각들.

 

"즉흥성, 느낌" 이런 말들은 박성준 씨가 퀘이커의 전통으로부터 배운 것이기도 하다. 퀘이커들은 350년 전부터 '센스(sense)'란 말을 중시한다. ‘공동체의 센스(sense of the meeting)'란 말인데, 공동체가 원하는 것을 함께 감지한다는 것이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내게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라고 말했을 때 그 '꿈'에 해당하는 말이 ’sense‘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이다. 그게 어떤 개인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일 때 '참 좋은 일'이 된다.

 

 

 

유럽의 평생학습전략

EU가 각 부분의 미래전략을 밝힌 내용 가운데 평생학습 전략Lifelong learning statistics을 살려본다.

 

1. 2007년의 조사에 따르면 EU에 살고 있는 25세에서 64세의 인구 가운데 9.7%가 지난 4주 내에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것은 2003년보다 1.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2. 여성(2007년 10.6%)이 남성(8.8%)보다 높다.

3. 스웨덴, 덴마크, 영국, 핀란드가 각각 32.0%, 29.2%, 26.6%, 23.4%로 상위 국가인데 반해 불가리아, 루마니아가 2% 미만으로 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Publications

Database

Other information

  • Decision 1720/2006/EC of 15 November 2006 establishing an action programme in the field of lifelong learning (legal text)

External links

 

 

2010년 2월 12일 금요일

장소로서의 도서관(Library as place)1

'장소로서의 도서관'에 대한 생각 1.

 

무엇보다 인터넷이 천지사방에 깔려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으로 손쉽게 정보와 지식을 구할 수 있다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공동체의 문화를 일구어내는 공적 영역(public sphere)인 공공도서관이 정보와 지식, 그리고 자료, 예산, 기능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라는 담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장소로서의 도서관'에 대한 논의는 시바 베이디야나탄(Siva Vaidhyanathan)<고등교육연감Chronicla fo Higher Education)>에 발표한 에세이 '구글의 위험한 도박(A Risky Gamble with Google)' 으로 촉발되었다. 이 글에서 시바 베이디야나탄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웨인 A. 위간드(Wayne A. Wiegand, 플로리다 주립대학 도서관학 교수)는 자신의 학문적 사명을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한다. '이용자의 삶 속에 있는 도서관(the library in the life of the user).' 이러한 표현이 의미하는 바는 사람들이 도서관서비스와 자료수집에 부여하고 있는 기능적 방식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것은 도서관이 지역사회와 그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개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뜻한다. 도서관은 자료 이상의 것이다. 도서관은 장소이자 기능이다. 도서관은 사람이며 제도이고, 예산이며 책이고, 대화이며 자료수집이다. 도서관은 책의 합계보다 더 위대하다.

 

Wayne A. Wiegand, a professor of library studies at Florida State University, uses a phrase to describe his scholarly mission, studying "the library in the life of the user." That means getting beyond the functional ways people employ library services and collections. It means making sense of what a library signifies to a community and the individuals in that community. Libraries are more than resources. They are both places and functions. They are people and institutions, budgets and books, conversations and collections. They are greater than the sum of their books.(강조는 인용자)

 

마침 영국의 BBC에서 흥미로운 영상을 보도했다. 제목이 '장소로서의 도서관'이다.

 

David Adjaye explores the beautiful architecture of Lyon's libraries. Back in the UK he talks to architect Wil Alsop about his design for a library in Peckham, London and the importance of architecture and community. Watch more high quality videos on the new BBC Worldwide YouTube channel here:

 

 

참고1: '책의 미래 연구소'

참고2: 어번시트

참고3: 드림스페이스

 

 

시네마천국

 

사랑, 회억, 그리고 돌아갈 수 없는 마음의 고향, 그런 단어들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음악. 오늘 벗들과 함께 듣고자 여기 올려놓아본다.

 

아, 살아있음이여. 가족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며 떡국 한 그릇 먹는 일이 참으로 큰 일이로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어느 영화인의 분노

               *사진출처: <네오이마주>

 

백건영 영화비평웹진 <네오이마주> 편집장의 분노에 찬 목소리. 

 

시네마테크는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그저 필름으로 고전걸작을 상영하기만 하면 시네마테크라는 명칭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곳은 영화의 역사가 배어있는 공간인 동시에, 켜켜이 쌓인 시네필 저마다의 추억과 고유의 공기와 풍경이 스며들어 마침내 만들어진 공간이다. 누구보다 이러한 무형의 자산 가치를 인정해야 할 영진위가 (서울아트시네마가 이룩한 지난 8년간의 무형적 콘텐츠와 가치를 전혀 무시한 채), 시네마테크를 단지 임대료나 대주는 공간 정도로 여겨왔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제 61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 숀 펜은 기자회견장에서 “영화의 마음을 듣고자 한다. 영화의 마음을 보고자 한다. 우리는 영화의 진정한 가치와 다양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68년 5월, ‘영화가 돈에 물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영화를 통해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외쳤던 고다르와 트뤼포의 선언을 40년 만에 되살려낸 것이다. 그러니까, 1968년 5월 18일 고다르와 트뤼포가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페퍼민트 프레페>가 상영되던 극장을 덮쳐 스크린을 끌어내리고 상영을 중단시킨, 전쟁을 제외하고는 사상초유의 영화제 보이콧이 이뤄진 그날의 사건 말이다. 그렇게 상영이 중단됐던 <페퍼민트 프레페>는 40년의 세월을 거슬러 2008년 칸에서 다시 선보이게 된다. 이처럼 영화의 역사는 반복되고 회귀되며 어떤 것은 유령처럼 우리 주위를 떠돌면서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우리들의 시네마테크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영화를 산업과 첨단기술의 범주 안에서 교환가치로써의 효용성에 집착하는 집단이 영화정책을 좌지우지하는 한, 언제나 위태로운 ‘사냥꾼의 밤’을 맞이하겠지만, 그것들을 극복하는 매순간마다 더해지는 견고함과 무언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강조는 인용자)

 

Cambridge University 800th Finale Lightshow

프로젝션 아티스트인 로스 애쉬톤(Ross Ashton)이 연출한 캠브리지대학 800주년 기념 쇼.

 

오랜 시간의 무게가 내려앉아 있는 건물 벽에 과거와 미래의 이미지들을 프로젝션으로 쏘아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생각이 좋다. 어둠 속에서 빛은 환영처럼 어른거린다. 하지만 다시 날이 밝으면 거기에는 고색창연한 건물이 세월의 빛을 뿜어낼 것이다.

 

 

로스 애쉬톤:
I was born and educated in Sheffield, South Yorkshire, before moving to London and Paris where I began work in large scale Son et Lumière. I am a practitioner of the art of Architectural Projection. I use images and architecture in combination to allow audiences to see a building in a new way. My overall vision goes beyond a static appearance and takes into account the motion of light and objects. My specially commissioned Son et Lumière shows have received much attention worldwide. I like to take the landscape and the texture of the space as my inspiration. Three-dimensional surfaces allow me to add or subtract texture and imagery, to play games with space. I want the viewer to arrive at a new appreciation of a series of surfaces. Many of the buildings and sites that I work with are protected, listed or world heritage sites. It is not possible to physically manipulate these buildings in any way on a permanent basis. Re-manipulating the architecture within the projection allows the possibility of changing and re-imagining these buildings on a transitory basis. (강조는 인용자)

 

 

 

민관협치의 종언

민관협치의 종언 . 이태수(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말한다. 최근 일련의 현임정부의 복지정책에서 "가장 핵심인 민간과의 파트너십, 민과 관의 협치(協治)가 부정"되고 있으며 "1998년 이전의 권위주의 체제로 회귀"하고 있음을. 복지 부문뿐이겠는가. "의사 결정 자체가 공공재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현임정부에 결여되어 있기에, 복지 부문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엄청난 회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권위주의적 체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독재시절과 그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소위 문민정부 시절까지 정부는 대단히 권위적이었고 정책의사결정에 있어서도 독점적 지위를 고집하고 있었다. 국민은 정책 집행의 대상자이자 순응해야 할 존재이며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관료와 위정자들만이 있었을 뿐이다. 국민의 욕구나 정책 수요에 대한 확인작업은 번거로운 일이었고, 국민과 정책집행 방식을 논의하고 의사결정권을 공유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요미우리 신문의 도서관 기획기사

일본의 주요 일간지인 <요미우리 신문>이 2010년 2월 2일부터 '즐거운 도서관'이라는 제목의 연속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여기서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학교도서관.

 

2010년이 '일본의 국민 독서의 해(国民読書年)'이지만 학교에서 독서와 학습의 거점이 되는 학교도서관 정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2009년 4월 일본 문부과학성이 공표한 '학교도서관 현황에 관한 조사(学校図書館の現状に関する調査)'에 따르면 국가가 정합 공립 초등학교 도서관 소장 도서 기준을 달성한 학교는 약 45%. 중학교는 약 39%(2007년도 말)에 그쳤다는 것.

 

                     *도표출처: <요미우리 신문> 2008년 5월 현재, 원자료 출처는 일본 문부과학성

 

사서교사는 개정 <학교도서관법>에서 12학급 이상의 학교에 두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모리타(森田盛行) 이사장은 "공립의 경우 대부분 담임과 겸무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한다. 11학급 이하의 배치는 2%에 불과하다 한다. 학교사서에 있어서는 고등학교에서는 배치가 진행이 되고 있지만 도서관이 작은 초등학교는 4%로 적다.

 

모리타 이사장은 "독서를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담 사서교사 및 학교사서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마네 현립대학 단기대학부 도서관정보학 전공의 호리(堀川照代) 교수는 우선은 도서관의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하고 있다.

 

참고:

 

 

'한국의 스티브 잡스'

칼럼니스트 허지웅 씨가 <시사in>(126호) 2010년 02월 11일자에 쓴  가운데 한 대목.

 

그러나 하다못해 문화산업마저 당장의 돈벌이로 생각해 문화와 돈 모두를 놓쳐버리고 있는 현 정부의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는 미덕이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논하며 개발자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대통령의 말에 설득력이 있으려면, 먼저 그 개발자들의 권리를 어느 누구보다 억압하고 있는 대기업부터 규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결코 자기 지지기반과 정체성을 거스를 수 없다. 이건 결국 화려한 말잔치일 뿐이다.

 

공공도서관의 경제적 가치 측정 연구 결과

2009년 8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고영만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정책연구인 ‘공공도서관의 경제적 가치 측정 연구’의 조사 결과

 

-'공공도서관의 경제적 가치 측정 연구’의 가장 큰 목적은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가치를 정량화하고 가시화함으로써 도서관이 지역사회와 주민에게 기여하는 정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

 

-조사대상 표본도서관으로 선정된 22개 주요 공공도서관 이용자 1,200여명을 대상

 

-공공도서관의 대표적 서비스인 정보자료 이용, 시설 이용, 프로그램 이용에 대한 이용가치를 측정하는 조건부가치측정법(CVM: Contingent Valuation Method)을 통해, 도서관 시설 및 서비스를 실제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불의사액(WTP: Willingness to Pay)을 직접 조사하는 방법 적용.

-본 연구의 공공도서관 서비스에 대한 경제적 가치 분석은 크게 이용자가 도서관서비스의 이용에 대해 부여한 총 편익과 도서관이 투입한 자원과의 비교에 의한 투입산출지표(ROI : Return to Investment) 산출을 통해 측정.

 

-총 편익의 경우, 공공도서관 이용자 한명이 공공도서관의 서비스에 대해 부여한 경제적 가치는 월 9,296원(연간 111,561원)으로 측정됨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서비스의 ROI값은 3.66

-이는 조사대상 도서관의 총등록 이용자수 862,591명, 일인당 WTP 111,561원, 총 연간예산 262억 7천2백만원에서 산출된 값임

-수도권 도서관의 평균 ROI 값은 5.42, 비수도권의 평균 ROI 값은 2.48로 조사되어, 인구밀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권의 투입산출지표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남.

-도서관 규모별로 ROI 값을 비교했을 때는, 중규모 도서관(4.06)의 ROI가 대규모 도서관(3.58) 및 소규모 도서관(3.90) 보다 약간 높게 산출됨

-유사한 연구방법론과 측정방식을 사용하여 경제적 가치를 측정했던 영국 국립도서관(British Library)은 4.40, 호주의 New South Wales주 공공도서관은 1.36, 미국 St. Louis주 공공도서관은 3.75의 ROI 값이 각각 산출된 것으로 조사됨

 

 

유사 방법론 적용 해외 사례와의 ROI 비교

구분

국가

연구방법

서비스 측정

혜택 범위

ROI

British Library (2005)

영국

CVM

가치 분리

직접,간접

4.40

St. Louis Public Library (2001)

미국

CVM

가치 분리

직접

3.75

New South Wales Libraries(2008)

호주

CVM

가치 통합

직접

1.36

본 연구 (2009)

한국

CVM

가치 분리

직접

3.66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ROI 값은 해외 주요 선진국의 조사 사례와 비교하여,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국내 공공도서관 경제적 가치가 주요 선진국의 사례에 비추어 뒤떨어지지 않게 나온 점은, 공공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이 많이 향상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과 활용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시사함

-중규모 도서관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음

-우리 국민의 공공도서관에 대한 인식수준과 높은 가치 부여는 공공도서관이 한 걸음 빠르고 한 단계 높은 서비스 개발에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말해주는 것임

 


 

유향(乳香)이란 젖내음이란 뜻일 것이다

 

        *사진출처: '유향'에 대한 구글 이미지 검색 결과

 

꽃들이여 피어나라. 이제 봄이다.

 

꽃에 대한 이야기다. 소한부터 입하까지 한 절후에 세 차례씩 꽃 소식이 전해온다 한다. 그런가. 참으로 옛사람들 꼼꼼하게도 살폈다. 매화와 산다, 수선과 서향, 난과 산반, 앵도와 행화, 이화와 도화, 장미와 해당화, 이화와 목련, 기타 등등.(하지만 李花가 梨花와 어떻게 다른게 생겼는지, 우리는 모른 채, 모른 척, 지난다.)

 

한국고전번역원의 누리집에서 가져온다. 다음 인용문의 출처는 <성호사설> 제5권 만물문(萬物門) 아아화(鵝兒花) 인데, 이 대목은 <오잡조(五雜爼)>의 것이라 한다. <오잡조(五雜爼)>는 명(明) 나라 사조제(謝肇淛)가 천(天)ㆍ지(地)ㆍ인(人)ㆍ물(物)ㆍ사(事) 등 다섯 가지를 유별로 적은 잡기(雜記)라 한다.

<오잡조(五雜爼)>에 상고하니, “소한(小寒) 이후부터 입하(立夏) 이전까지 한 절후(節候)에 세 차례씩 화신풍이 부는데, 매화(梅花)ㆍ산다(山茶)ㆍ수선(水仙)ㆍ서향(瑞香)ㆍ난화(蘭花)ㆍ산반(山礬)ㆍ영춘(迎春)ㆍ앵도(櫻桃)ㆍ망춘(望春)ㆍ채화(菜花)ㆍ행화(杏花)ㆍ이화(李花)ㆍ도화(桃花)ㆍ체당(棣棠)ㆍ장미(薔薇)ㆍ해당(海棠)ㆍ이화(梨花)ㆍ목란(木蘭)ㆍ동화(桐花)ㆍ맥화(麥花)ㆍ유화(柳花)ㆍ목단(牧丹)ㆍ도미(酴釄)ㆍ연화(楝花), 이 스물네 가지 꽃이 핀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 짤막한 인용문을 읽으면서 언뜻 드는 생각. 민영규 선생의 <예루살렘 입성기>의 어떤 대목이다. 어렴풋하지만, 번역된 <성경>의 어떤 식물이름에 대한 길고 긴 논의였다. 김정환 시인이나 김규항의 '예수전'에서는 전혀 읽어낼 수 없는 그 엄혹한 리얼리티에 대한 탐구. 예를 들어 이런 대목이다. 민영규 선생의 <예루살람 입성기>를 읽으면서 정말 끔직하게 전율했던 부분이기도 하지만, 또한 정말 끔찍하게 징그럽다고 생각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유향'이라면 누구나 먼저 기독탄생의 날에 동방의 세 박사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 든 세 개의 보배함을 각기 하나씩 받들고 어린 예수를 경배했다는 마태복음 2장 11절을 연상할 것이다. 신약과 구약을 통해서 또 몇 번쯤 이 유향이란 낱말이 등장해 있는지 나는 아직 그 도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말 성경에서 유향으로 불리운 것 중엔 적어도 두 가지 종류가 다른 것, '시바'의 유향과 '길르앗'의 유향이 있음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바의 유향의 경우 영문 성경에서는 그것을  franskincense로 번역하고 길르앗의 유향 balm of Gilead과 완전히 구별지어 있는 것이다. 당•송 본초학에서 유향(乳香)으로 불리우던 것은 오히려 후자의 그것이다. 동방의 세 박사와 더불어 유명해진 유향은 시바의 유향의 계열에 속한다. 이사야 60장 6절과 예레미아 6장 20절에 나오는 유향은 모두 아랍반도 남쪽 끝인 시바의 특산물로 되어 있다. 식물학에서 Boswellia란 이름의 나무에서 채취된 향료를 가리킨다. 대엿 길 높이의 나무줄기에 상처를 내고 거기서 흘러내린 진(樹脂)을 응결시킨 것이 바로  franskincense가 된다는 것이다. 향료의 빛깔은 담황색, 불에 태워서 향내를 피운다. 히브리말로 lebonah, 희랍말로 Libanos로 나와 있다. 일본의 어느 식물학 사전에서 나는 이 Boswellia(-serrata)가 반혼수(返魂樹)로 풀이되어 있음을 보았다.

언젠가, 태평양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이 우리가 동해 바다에서 보는 갈매기와 전혀 다를 정도로 무진장 큰 놈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참 그놈들, 하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땅이 다르고 하늘이 다르면 씨앗들도 다른 식으로 꽃을 피운다. 그러므로 봄꽃들도 다 같은 봄꽃이 아니다. 어찌 매화라고, 수선화라고 다 같은 꽃일까! 내가 보는 봄꽃은, 내가 보는 봄꽃이다.

 

꽃들이여 피어나라. 이제 봄이다.

 

그러나 저라나 유향(乳香)이란 말풀이를 하면 젖내음이란 뜻이 아니겠는가? 정말 젖내음이 나는 것일까? 아 그런데 황금은 알겠는데, 몰약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2010년 2월 10일 수요일

무슨 뜻이온지?

 

김해시 도서관정책팀에서 일하고 계신 홍미선 사서님께서 책 두 권을 보내주셨다. 고맙게 잘 읽겠다는 말씀을 올린다.

 

한 권은 가야사 연구의 독보적인 길을 열고 있는 이영식(인제대 역사고고학) 교수의 <새 천년의 가락국사>라는 책이고, 다른 한 권은 <나를 유혹하는 김해문화재>라는 책으로, 모두 사단법인 김해향토문화연구소에서 펴낸 것이다.

 

<새 천년의 가락국사>에는 '가락인의 정신세계'라는 장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밑줄이 그어진 부분이 있다. "진정한 가락국사의 복원이란 가락인의 정신세계가 어떠하였던가를 되살려 보려는 노력에 있다" "가락인 고유의 사고 방식과 가치관까지 추구해 가야 할 문제가 되어야 할 것" 등등. 흥미로운 것은 가락인들의 시간의식이다. 삼한의 변한사회가 곧 전기가야이고, 가락국은 전기가야의 중심국이라 할 것인데, <삼국지> 위서 동인 한전에는 삼한사회에 5월과 10월의 두 차례에 걸쳐 제사의례가 행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동이전이라 하더라도, 부여에서는 12월 영고, 고구려에서는 10월 동맹, 예에서는 10월에 무천이라는 제의가 행해지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한반도 북쪽에서는 1년에 단 한 차례의 제의만 전하고 있으나, 남쪽에서는 1년에 2회의 제의가 거행되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제사의례를 기준으로 할 때 1년을 세는 방법이 달랐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이 이영식 교수의 논의다. "전기가야의 가락국에서는 중국은 물론 지금의 우리와 다른 '고유력'을 사용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는 1년을 2배로 계산하는 '1년2배력'. 또는 봄과 가을을 새해의 머리로 정하는 '춘추력'이라고 할 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의식 때문에 <삼국유사> 가락국기가 전하는 수로왕의 나이가 157세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계산법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수로왕 이야기에 대해서는 김대식 씨의 '가락국기와 수로왕' 이라는 글을 참조하시길.)

 

그런데 이 대목 옆에 엷은 연필글씨로 '77'이라고 메모가 되어 있다. 157세를 2로 나누면 78.5인데, 무슨 뜻으로 '77'이 메모되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왜 이런 대목에 밑줄을 그어 보낸 것인지?

 

홍 선생님, 무슨 뜻이온지?

동의한다, 괴롭다

우석훈의 블로그에서 읽은 글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었다. 동의한다. 하지만 집권자들이 수권 능력은 없는데 수탈 능력만 있고, 거기다 행정 능력조차 거의 없으면, 괴로운 것은 오로지 국민이다. 괴롭다.

 

지금의 정권에게 수탈 능력이 있는 것은 알겠는데, 수권 능력이 진짜로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고, 게다가 행정 능력이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티나는 행정은, 원칙적으로 그렇게 좋은 행정은 아니다. 가능하면 순리대로 가고, 임기도 채우고, 부드럽게 흘러가면서, 그 안에서도 집권세력이 원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하는 게 집권자들의 행정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중략) 방송과 문화는, 부드러운 행정이 최고의 덕목인 곳이다. 방송국을 공사판 정도로 이해하는 사람들,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 집단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가 모두 걱정된다.

 

풀뿌리 독서모임2-'작은책 글쓰기 모임'

                      *사진출처: <작은책>

 

안건모 선생은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였다. 하지만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안 선생은 <작은책> 발행인이 되어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작은책'에 담아 전하고 있다. 이 '작은책'의 글쓰기 모임은 아주 중요한 모임이다.

 

이 글쓰기 모임에서 말하는 '글쓰기'는 '글짓기'가 아니며, '논술'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 있고, 살아 가야 하는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생각을 써나가는 것이다. '작은책 글쓰기 모임'의 글쓰기론은 단호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바뀐다"는 것.

 

집에서 일하는 주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입시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 늘 스트레스에 찌든 샐러리맨 노동자, 노동자보다 더 힘든 영세사업자,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은 서민들이 써서 서로서로 위안 받고, 살아가는 힘을 받는 것이야 말로 글쓰기의 진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모든 교육의 결과는 ‘글’로서 나타납니다. 아무리 교육을 많이 받아도 ‘글’로서 표현하지 못하면 그 교육은 죽은 교육입니다. ‘글쓰기’가 아니라 ‘글짓기’나 또는 ‘논술’이라는 괴상한 교육으로 올바른 글쓰기 교육을 외면했던 우리 교육 현장에서 이제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달아 글쓰기 열풍이 일고 있습니다. (강조 인용자)

'작은책 글쓰기 모임'이 어느새 서울과 부산과 경남 창원 등지에서 만들어져 진정 풀뿌리 모임의 자생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 모임에 따뜻한 동지애적 격려의 말씀을 올린다.

 

로드스쿨러

"나의 학교는 길이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운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홈스쿨러(home-schooler), 혹은 탈학교청소년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새로운 꼬리표를 원한다. 더 이상 학교가, 집이 배움터가 아닌 그들은 길(Road)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배운다. 그들은 그들 자신을 로드스쿨러(Road-schooler)라 부르기로 결심한다."

 http://youefo.com/index.php?cont=film_view&idx=929

 

 

기쁨과 슬픔의 상품화

김현경 그린비출판사 편집주간이 '책읽는경향'을 통해 김종철의 <간디의 물레>의 한 대목을 소개한 뒤, 짤막하게 언급한 글에서.

 

우리는 점점 편리해지는 게 아니라 사실은 무능력해지고 있는 건 아닐까? 기쁨도 슬픔도 ‘상품’을 통해서만, ‘서비스’를 받아서만 느끼게 되어 가고 있는 건 아닐까?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만한(ethically reprehensible)

윤리라고 번역되는 'ethics'이라는 말의 뜻을 생각한다.

 

1. 관습/사회정신/기풍을 뜻하는 'ethos'에서 형용사 'ethikos'가 파생, 도덕철학 'ethike philosophia'를 라틴어에서 '에티카(ethica)'라 한 것을 고대프랑스어에서 '에티케(ethique)라 함. 이것이 영어에서 'ethics'가 된 것. 공동체 내의 기풍이 되는 정신이 이 단어의 알짬이다.

 

2. IOC윤리위원회가 2010년 1월 25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회의에서 채택한 결정문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을 만나게 된다. 이런 표현들은 법적인 형벌보다 더욱 낯뜨거운 비난의 완곡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거기 모인 위원들이 이 나라의 사회정신과 기풍, 공동체 내의 정신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말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올림픽 관계자의 행위가 윤리적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그 행위 자체의 범죄의 본질과는 전적으로 다른 문제임을 IOC윤리위원회는 환기한다. 사실 동일한 행위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국가에서 법에 따라 처벌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가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일일 수 있다.

In this regard, the Ethics Commission recalls that, whether or not the conduct of an Olympic party is ethical, is wholly independent of its criminal nature. Indeed, although the same acts may or may not be a criminally punishable depending on the law in different countries, they may nevertheless be ethically reprehensible.

 

참고: http://www.sportopic.com/498

 

ActiveX 기반 금융서비스

이런 글을 읽게 되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입니다. 그냥 가슴이 아픕니다.

 

그냥 작은 일개 블로거지만 제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더 이상 이야기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7년 동안 수 많은 시그널이 있었습니다만 아무도 바꾸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문제를 모르지도 않습니다. 단지 하기 싫을 뿐 저는 이대로 최악의 상황으로 가서 오지게 깨지고, 당하고 깨닫는 길밖에 없다고 봅니다.

 

2010년 2월 9일 화요일

박지성 뒷모습

이 사진, 참 좋네요. 출처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소식들이 마음을 무겁게 하는데, 이 사진을 보면서 잠시 마음을 추스려봅니다.

이것 참, 갈수록 태산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한국작가회의에 문예진흥기금을 주면서 '시위 불참 확인서'를 요구한다? 이것 참, 갈수록 태산이다. 다음은 이 소식을 전하는 연합뉴스 고미혜 기자의 기사.  작가회의 "굴욕적인 확인서 요구 거부"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최일남)는 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 요구와 관련해 "굴욕적인 확인서 요구를 거부한다"며 예술위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문학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이날 서울 용강동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단체에 대해 불법ㆍ폭력 시위 운운하며 굴욕적인 확인서를 요구하는 것은 그 발상 자체가 예술에 대한 무지이며 창작의 자유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예술위는 지난달 19일 올해 문예진흥기금 지원 대상 가운데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소속된 작가회의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구지회에 공문을 보내 "불법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향후 불법폭력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조금 반환은 물론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작가회의는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 발간에 2천만 원, '세계 작가와의 대화' 개최에 1천만 원, 4ㆍ19 50주년 세미나 개최에 400만 원 등 총 3천400만 원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작가회의는 회견문을 통해 "이는 작가회의 회원들을 잠재적 피의자로 간주하는 반인권적 행정폭력"이라며 예술위에 ▲문건 작성 주체 확인 ▲예술위 위원장의 사과 ▲확인서 제출 요구 취소 ▲설립목적에 맞는 순수한 지원기구로 거듭날 것 등을 촉구했다.  

 

도종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예술위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내일을 여는 작가'의 정간 또는 폐간을 비롯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20일 총회를 통해 회원들의 뜻을 모아 민예총 대구지회를 비롯한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아이들과 엄마가 행복한 나라

이상이(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제주대학교) 교수가 2010년 2월 9일 <프레시안>에 게재한 글. "아이와 엄마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자".

 

아이들과 엄마가 행복한 보편주의 복지국가의 이야기를 스웨덴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상이 교수는 "누군가 길을 제시하고, 이를 공유해야 한다. 누가 이 일을 선도할 것인가? 그런데, 걸림돌이 있다. 정치가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정치가 답이다. 보편주의 복지국가를 주도해갈 정치세력, 지금 우리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살률 세계 1위, 저출산 세계 1위의 나라인 우리나라, 신자유주의 양극화의 나라인 우리나라를 '아이들과 엄마가 행복한 보편적 복지국가'로 바꾸는 일에 대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BL과 e북과 책의 미래

British Library to offer free ebook downloads

 

MORE than 65,000 19th-century works of fiction from the British Library’s collection are to be made available for free downloads by the public from this spring. Owners of the Amazon Kindle, an ebook reader device, will be able to view well known works by writers such as Charles Dickens, Jane Austen and Thomas Hardy, as well as works by thousands of less famous authors.

The library’s ebook publishing project, funded by Microsoft, the computer giant, is the latest move in the mounting online battle over the future of books.

(중략)

“Freeing historic books from the shelves has the potential to revolutionise access to the world’s greatest library resources,” said Lynne Brindley, the library’s chief executive.

 

사이브래리언(cybrarian)

사이브래리언(cybrarian). 새로운 단어다.

 

"cybrarians," a catch-all term for a generation of librarians intent on finding ways to integrate the old mission of the library with the new possibilities of technology.

 

법적 효력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대한 기사 한 꼭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0년 2월 8일 회의를 통해 2008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문예진흥기금 운용 규정 위반 등의 이유로 해임됐다가 최근 법원으로부터 해임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김정헌 위원장에게는 적절한 예우를 하되 권한은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결정은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두 위원장 체제에 대한 기관운영 절차는 예술위 내부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점에서 최고 의결기관인 위원회의 결정은 유효하다는게 예술위의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법원의 판결은 위원장으로 복귀해서 업무를 보라는 것인데 업무권한을 위원회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임범은 이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판결 확정까지 해임처분의 집행을 정지한다’는 건데, 이 말이 그렇게 어려운가. 지금부터 당장 위원장 직무를 하게 하라는 말 아닌가. ……보도를 보니 문화부는 ‘한 지붕 두 위원장’ 사태의 처리를, 문화예술위원회 위원들의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고 한다. 이것도 딴소리다. 문화예술위원회 위원들의 회의체가 법원보다 상급조직인가."

전자출판산업 육성방안 토론회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 2월 5일 국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전자출판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자출판산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

 

① 심상민 '전자출판의 현황 및 전망과 정책방향': 심상민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전자출판의 현황 및 전망과 정책방향'에 대해 기조발표를 했습니다. 심 교수는 "전자출판 산업이 발전하더라도 국민들의 독서 문화 침체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발전에 문제점이 될 수 있다"며 "20~40대의 독서량은 10명 중의 7명이 1년에 1권 정도를 읽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② 김혜창 '전자출판 산업정책':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정책팀장은 '전자출판 산업정책(법ㆍ제도)'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김 팀장은 " 정책 일관성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부처에 흩어진 전자출판 산업 정책과 기능을 통합, 조정하는 정책 추진 체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③ 강희일 "전자출판육성방안 민관합동으로 실행해야": 강희일 다산출판사 대표는 "세계적으로 많은 전자책 단말기 출현으로 전자출판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며 "전자출판육성방안 민관합동으로 실행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④ 최학현 '전자출판 콘텐츠 창작지원': 최학현 서울여자대학 교수는 '전자출판 콘텐츠 창작지원'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최 교수는 "전자책 시장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는 콘텐츠 부족이다"며 "우수 신간 전자책 콘텐츠를 활발하게 제작하고 공급하기 위해 전자책 단말기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의 특성을 반영한 전자책 콘텐츠 제작자(CP)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⑤ 양재용 "eBook 콘텐츠 활성화 위해 단말기 지원도 중요": 네오럭스 이사는 "eBook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해서는 콘텐츠 지원과 함께 단말기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⑥ 이용준 '전자출판 이용ㆍ유통 활성화': 이용준 대진대학교 교수는 '전자출판 이용ㆍ유통 활성화'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습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전자책 이용을 꺼리는 이유를 우수 전자책 콘텐츠 부족, 이용 불편, 단말기 성능 불만족으로 꼽았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전자책 포맷을 표준화 시키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⑦ 박천훈 "전자책 산업 활성화 위해 전자책 인증체계 정립 필요": 박천훈 인터파크 부장은 "전자책 산업 활성화를 위한 표준화의 첫 번째 과제는 메타데이터와 서지정보의 표준화이며, 전자책 인증체계의 정립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자책과 독서인구

2010년이 전자책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한껏 부풀어오르고 있는 듯싶다. 그런데 과연 경제계는 전자책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파이낸셜뉴스의 기사 한 꼭지를 인용해둔다.

 

대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출판 상위 10개사의 매출 집중도가 20%에 불과해 단말기 사업자와 협상에서 해외 업체들보다 열위"라고 지적했다. 출판사들이 싼 값에 단말기 업체에 공급, 시장 활성화에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이 증권사 유정현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음원 및 영상물 시장에서 나타났던 불법 복제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단말기 시장과 달리 콘텐츠 업체들의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손동환 연구원도 "콘텐츠 공급업체들의 성장 여부는 결국 독서 인구에 달려 있다"며 "독서인구 자체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전자책 시장은 결국 출판사업을 대체하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출판사는 의미가 있는 것인가?

 

2010년대의 출판을 생각한다?

 

흥미로운 모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도 전자책에 대한 이야기는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정말 많은가? 무엇을, 누구를 위한 전자책인 것인가? 저자는, 독자는, 출판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인가? 그런 논의의 출발점이 정말 있는 것인가?

 

일본의 어느 모임의 포스터를 옮겨본다. 하시모토 도모야와 같은 블로거가 참여하는 논의가 어쩌고 저쩌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질문이 중요하리라는 생각이다.

 

출판사는 의미를 지닐 것인가? 인세 90%화는 가능한가? 독자를 끌어당기는 콘텐츠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

 

2010년 2월 8일 월요일

독서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2월 3일과 4일 강원도 책날개 사업의 일환으로 교사 연수가 있었습니다. 일종의 분임토의 형식으로 현재 학교의 독서교육이 학급/학교/교육청-교과부/학교 밖 사회/가정 등 여러 단위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토의한 뒤 전지에 요약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여러 장의 결과가 분임별로 나왔지만 그 가운데서도 잘 요약되어 있는 한 장.

 

학교-실적 위주의 학교 경영(백화점식 교육)

        학교장의 독서교육에 대한 편중된 시각

        전담 사서교사의 부재로 업무의 효율성 떨어짐

학급-과밀학급

        독서지도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 결여

        과중한 업무 부담

        학교 행사로 인한 시간 부족

        학생 개인차에 따른 수준별 지도가 어려움

교육청/교과부-획일적인 독서실적 강요 (예)DLS, KCBRT

        보여주기식 행사 추진(동원되는 책축제)

        독서 관련 연수 프로그램 및 홍보 부족

학교 밖 사회-학부모의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 부족

        가고 싶지 않은, 열악한 지역 도서관

        지자체 운영 지역 도서관 이용 불편(지역주민만 사용 가능)

        독서교육 중요성 인식 부족(독서<영어)

가정-학원 수강으로 독서 시간 부족

        가정에서 독서할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음(TV시청, 컴퓨터, 게임 등)

        학교와 가정 간 독서교육 연계 미비

공동체형 헌책방과 기업형 헌책방

공동체형 헌책방과 기업형 헌책방. 최근 헌책방의 변화에 대한 간략한 요약이다. 공동체형 헌책방은 회원들의 헌책을 모아 일정한 수수료를 제하고 회원들에게 수익금을 돌려주는 형태이고, 기업형 헌책방은 체인화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사, <조선일보>의 곽아람 기자의 기사, '그 옛날 헌책방은 잊어주세요'

'그들만의 학교'

<동아일보>의 장윤정 기자가 전하는 '신흥 대안학교' 이야기. 한마디로 '그들만의 학교'라 할 만하다. 1년에 2천만 원, 3천만 원의 학비를 들여서 영어와 유학 준비, 그리고 여기에 승마와 골프와 같은 특별활동 등이 이루어지는 특수학교들.

 

장윤정 기자는 이를 대안학교의 '고급화 양상'이라고 정리하고 있다. 과연 무엇이 대안인 것인지, 대안(代案, alternative)의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획일화된 입시교육을 탈피하기 위한 대안교육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1997년 이후 전국에 200여 개의 대안학교가 문을 열었다. 초기의 대안학교들이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주로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의 대안학교는 고급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문을 연 ‘2세대 대안학교’들은 국제화를 모토로 영어 수업과 승마, 골프 등 특별활동 등의 교육 과정을 마련해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강준만의 출세론

강준만 교수의 칼럼. 제목이 간결하지만 또한 냉소적이다. '출세만세'. "한국 정치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볼 때엔 좌우의 싸움도 아니고, 진보-보수의 싸움도 아니다. 출세한 사람과 출세하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싸움일 뿐이다"라고 명토박이 규정한다. "선거철에 유권자들에게 물어보라. 어디에서건 '그만하면 많이 해먹었잖아!"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고 말한다.

'출세 가치'라는 용어는 이 칼럼에서 처음 보는 듯싶다. "출세 가치를 바꾸지 못하면 정치는 출세의 수단일 뿐이라는 불신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그럼 어떻게 출세 가치를 바꿀 것인가. 이에 대한 언급은 없다. 입후보를 한다 하면 모두들 "그 사람 욕심이 많은 사람이군"하고 평하는 사회 속에서 '출세 가치'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 것인지, 찬찬히 따져 보아야 할 듯싶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은 정치이지만, 정치는 기존 출세 가치를 바꾸진 못한다. 출세 가치를 바꾸지 못하면 정치는 출세의 수단일 뿐이라는 불신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딜레마다. 세월이 약이겠지만, 우선 고등학교에서 명문대에 학생 많이 보냈다고 뻐기는 현수막을 내거는 것부터 중단하면 좋겠다.

 

2010년 2월 6일 토요일

신해철의 보람

가수 신해철이 2010년 1월 30일 자신의 누리집에  자신에 대한 국가보안법 고발 사건이 수사 단계에서의 무혐의가 된 데 대하여 소감을 밝혔다. 신해철은 "이 사안은 표피적으로 보면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규정하면서 "일개 가수가 자기 홈페이지에 쓴 글을 극우단체가 고발했고, 검경은 수사 후 무혐의로 발표했습니다. 검경이 스스로 잡아들인 것도 아닌 고발 건에다가,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것도 아닌 수사 단계에서의 무혐의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뉴스가 된 이유는 현 정권에서 시작된 대국민 겁주기 및 길들이기라는 민주주의의 명백한 퇴보 현상이 이 해프닝의 진원지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늘의 한 대목은 신해철의 이 소감문에서 뽑았다.

 

나이가 마흔 살이 넘고 두 아이의 아버지인 내가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는 나의 생각’에 대해 끊임 없이 남에게 검토받아야 하는 시간 자체가 폭력이고 굴욕이겠습니다. 허나  내가 겪었던 짜증스러운 시간들은 지금의 불쾌한 시대와 불화를 겪고 있는 다른 분들의 고충에 비하면 좆도 아니기에 엄살은 떨지 않으려 하며, 이 조그만 해프닝이 이 시대의 부당함을 증거하는 데 자그마한 표시라도 된다면 일생의 보람으로 생각하겠습니다. 땡큐. 굿나잇.

2010년 2월 5일 금요일

어린이 식생활환경 조사 결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전국 초등학생 2,7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 식생활환경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과일, 채소반찬, 우유는 안 먹고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컵라면을 즐겨 먹고 있다는 것.

 

-매일 2회 이상 과일을 섭취하는 어린이는 17.8%, 채소반찬은 23.7%, 우유는 20.7%에 불과하여,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에 따른 권장섭취 횟수에 비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이들 식품에 대한 섭취 횟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컵라면을 섭취하는 어린이들은 각각 69.8%, 74.6%, 47.9%였으며, 과자 및 초콜릿의 섭취비율은 80.8%로 상대적으로 과자와 초콜릿을 더 자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손씻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식사할 때마다 손을 씻는 어린이는 49.5%정도였다.

더러운 진흙, 불편한 진실

         *사진출처: 메디컬투데이

 

오늘 뉴스를 보니, 갑자기 '오니토'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불과 며칠 전까지 '오니(汚泥)'라는 말이 쓰이다가 갑자기 '토(土)'가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니토'라는 말은 사전에 '표제어'로 아직 오르지 못한 말이다.

 

'오니'는 슬러지(sludge)라는 말의 번역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던 듯싶다. 하지만 슬러지는 하수오니나 정수오니라는 말처럼 하수 처리나 정수 과정에서 생겨난 침전물을 말한다.

 

그러니 지금 낙동강 보 공사 현장에서 발견되어 문제가 되고 있는 '오염물질을 포함한 퇴적토'는 오니토도 슬러지도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럼 하천 바닥에 퇴적되어 있는 중금속으로 오염된 모래, 오염된 진흙은 뭐라고 불러야 하는 것일까? 퇴적토의 오염기준이 전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퇴적토를 부르는 우리 말도 아직 세밀하게 나누어져 있는 것은 아닌 듯싶다. 여기에 퇴적토, 준설토, 오염퇴적토 등등의 말도 함께 사용되고 있다.

 

더러운 진흙 덩어리에 대한 두려움이 사람들의 가슴에 널리 퍼지고 있다.

 

[사설]낙동강 오니토 중금속 오염 정말 괜찮은가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낙동강 보 공사 현장에서 발견된 오니토(오염물질을 포함한 진흙)의 중금속 오염 수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낙동강 바닥에 '오니 공포'…퇴적토 오염기준 ‘전무’ 

낙동강 구간인 달성보 공사현장과 함안보 공사현장의 가물막이 공사장에서 시커먼 퇴적층이 발견돼 ‘오니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하천이나 호수의 퇴적토는 오염기준치가 전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준구(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신의 누리집에 '4대강 사업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글을 올려놓았는데, 바로 이 '더러운 진흙'에 대한 이야기다.

 

4대강사업의 불편한 진실

내가 한때 교편을 잡고 있었던 뉴욕주립대학은 허드슨(Hudson)강 연변의 올바니(Albany)라는 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늘 한강을 보고 살 듯, 그때는 늘 허드슨강을 보며 살았다. 그곳에서 뉴욕시까지는 자동차로 세 시간 정도 거리인데, 지방도로로 가면 허드슨강을 여러 번 만나게 된다. 고속도로로 가면 더 빨리 갈 수 있지만, 지방도로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일부러 그 길을 택할 때가 많았다.

강 상류도 마찬가지지만, 올바니에서 뉴욕시에 이르는 허드슨강 연변에는 큰 도시가 하나도 없다. 고작 인구 몇 만 명의 작은 도시들이 점점이 박혀 있을 뿐 거의 전 지역이 짙푸른 숲으로 덮여 있다. 그곳의 캐츠킬 지역은 단풍이 특히 아름다워 가을만 되면 뉴욕시민들이 몰고 온 자동차들이 홍수를 이룬다. 뉴욕시의 수돗물 수질이 좋기로 이름나 있는데, 캐츠킬 한 가운데에 있는 큰 호수를 수원지로 사용하고 있어 원수 그 자체가 깨끗한 덕분이라고 한다.

이런 청정지역을 뚫고 흐르는 허드슨강이기에 수질도 엄청나게 좋으리라고 짐작하며 살았다. 새빨갛게 단풍이 든 숲을 배경으로 유유히 흐르는 허드슨강의 푸른 물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뉴저지의 팰리세이드 절벽에서 내려다 본 허드슨강 최하단의 물도 전 세계 어느 강에 비해 더 깨끗하게 보인다. 솔직히 고백하지만, 이런 허드슨강이 수질오염의 문제를 앓고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허드슨강의 수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안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를 통해 수질이라는 것이 겉보기와는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허드슨강의 수질오염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은 제너럴일렉트릭(GE)사로 알려져 있다. 이 기업이 방류한 PCB라는 유독물질을 함유한 퇴적층이 두고두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허드슨강 일대에서 일체의 어로행위를 금지한 미국정부의 조치를 보면 그 심각성의 정도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자랑처럼 내보이고 있는 4대강사업의 청사진에도 더없이 푸른 물이 숲 사이로 흐르는 장면이 나온다. 그 사업을 통해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유난히 푸른 색을 일부러 골라 썼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이런 유치한 대중조작에 넘어가는 사람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밑에 파묻혀 있는 진실까지 조작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진실은 단 한 가지, 4대강사업이 환경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4대강사업 공사가 한창인 낙동강 퇴적토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미국환경보호청(EPA) 기준치보다 더 높게 검출되었다는 신문 보도를 보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천 문제 전문가로 구성된 학술단체인 대한하천학회가 조사, 분석한 결과라고 하니 믿을 만하지 못하다고 무시해 버리기도 어렵다. 또한 고도성장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마구잡이로 내다버렸던 시절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그런 분석결과가 나온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강바닥에 묻혀 있는 오염물질을 헤집어내는 준설작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독물질이 포함된 퇴적층을 파헤치는 일이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비교적 깨끗한 최근의 퇴적층 아래에 조용히 묻혀 있을 때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그것을 헤집어 내는 순간 온갖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한다는 뜻의 비유다. 그런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없는 상황에서 준설작업을 강행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예상대로 정부는 온갖 방법으로 문제를 호도하기에 바쁜 모습이다.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는 비소 검출량이 기준치 이하라는 정반대의 분석결과를 제시해 진화에 나섰다. 또한 이중오탁방지막을 이용한 흡입식 준설방식을 채택할 것이기 때문에 수질이 나빠지지 않게 만들 자신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정부 일각에서는 EPA 기준이 너무 보수적으로 책정된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솔직히 말해 나는 하천 문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평가할 능력이 없다. 또한 내가 직접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한하천학회의 분석결과를 믿으라고 말할 처지도 아니다. 그러나 공신력 있는 학술단체에서 문제가 제기된 이상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데는 하등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명백히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얼버무리기로 적당히 넘어가려는 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퇴적층의 유독물질 농도가 과연 위험수준인지의 여부는 쉽게 가려낼 수 있다. 객관적이고 공신력 있는 제3의 주체가 엄밀한 실험환경하에서 분석해 보면 어느 쪽 말이 맞는지 바로 드러나게 된다. 나는 정부가 즉각 이 작업을 위촉해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믿는다.

진실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한, 그 어떤 논의를 해보았자 시간과 노력의 낭비일 뿐이다. 이런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도 갖가지 구실을 붙여 차일피일한다면 자신이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셈이 된다.

어떤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낙동강뿐 아니라 한강과 영산강의 퇴적물에서도 유독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바 있다고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08년에 실시한 정밀분석의 결과라 하니 그냥 넘겨버릴 일은 분명 아니다. 만약 이것이 정확한 분석결과라면 현 상태의 4대강사업은 일단 중단되어야만 한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을 것이 너무나도 뻔하기 때문이다. 낙동강뿐 아니라 다른 강에서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은 만일의 경우에 발생할 재앙이 전국토의 규모로 확대될 것임을 뜻한다.

유독물질이 포함된 퇴적층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4대강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그 사람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허드슨강 준설문제를 놓고 왜 25년이란 긴 검토기간이 필요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설사 허드슨강의 경우에는 준설이 정답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하더라도, 여건이 다른 낙동강의 경우는 그 반대의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강과 영산강의 경우는 낙동강의 경우와 또 다를 수 있다. 정밀한 사전 검토 없이 준설만이 정답이라고 외치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다.

나아가 준설이 정답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하더라도 ‘어떻게’라는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남는다. 미국사회는 이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25년이라는 긴 시간을 썼다. 아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3년 안에 그 큰 규모의 4대강사업을 모두 마치겠다는 말은 매우 무모하게 들렸다. 이렇게 문제가 명백하게 제기된 상황에서 예정대로 공사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만용이다.

어제 밤 한 방송은 세계 유일의 단양쑥부쟁이 군락지가 4대강사업의 불도저에 처참하게 짓밟혀진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멸종된 줄 알았다가 자생 군락지를 발견해 기뻐했던 것이 오래지 않은데,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멸종의 길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대체군락지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런 사전 대비 없이 그대로 군락지를 밀어 버렸다고 그 방송은 보도하고 있었다. 대체군락지라는 것도 옹색하지 짝이 없는 아이디어지만, 그 약속마저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무신경이 딱하다.

그러나 단양쑥부쟁이의 슬픈 이야기는 서막 중의 서막에 불과할 뿐이다. 앞으로 4대강사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의 이야기는 끝도 없이 두고두고 우리 귀에 들어올 것이다. 앞으로 나올 이야기는 이보다 훨씬 더 슬픈 것일지도 모른다.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몸을 내던져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4대강사업이 환경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임을 예상하는 데는 특별한 전문지식도 예견능력도 필요 없다. 평범한 상식으로 생각해 보면 뻔히 내다보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4대강사업의 잠재적 위험에 대해 정부와 보수 언론은 모른 척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그들의 부자연스러운 표정에서 4강사업의 ‘불편한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를 읽어낼 수 있다.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진정으로 용기가 있다면 이 불편한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야 마땅한 일이 아닐까? 어떻게 하든 곧 드러날 진실이라면 아무리 감추려 노력해도 소용이 없다. 그 진실이 무엇이든 정면으로 도전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길을 찾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오직 그것만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말해주고 싶다. (강조는 인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