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8일 일요일

펭귄북스/ 김동훈

펭귄북스
[서양고전학자의 브랜드 인문학](31)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화려함 걷어낸 타이포그래피, 본질을 읽다
브랜드는 타이포다. 긁힌 자국을 의미했던 타이포는 ‘펭귄북스의 구성 법칙’ 이후 평면 공간 구성에 집중한다. 타이포는 ‘긁기’의 압박이 가해져 획이 살아난 것. 거기서 필체는 필력이 된다. 그것 때문에 타이포에 에너지의 흐름이 생기고 책은 에너지를 머금는다.
■ 글자는 ‘긁자’에서 시작됐다 
영어 타이포그래피의 ‘타이포(typo-)’는 글자를 인쇄하기 위해 만든 활자였다. 활판 인쇄가 사라진 지금 ‘타이포’라 할 때는 그저 서체나 그 서체의 배치 정도로 이해된다.
하지만 ‘타이포’의 핵심은 ‘긁기’에 있었다. 종이가 없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람들은 밀랍판에 철필을 긁어 기록했다. 밀랍으로 돼 있기에 긁힌 자국을 쉽게 문질러 없앤 뒤 다시 긁어 글과 그림을 남겼다. 로마인들이 사용한 밀랍판이 오늘날 ‘태블릿’의 어원인 ‘타블라(tabula)’이고, 철필은 ‘스타일’의 어원인 ‘스틸루스(stilus)’였다. 긁힌 자국을 라틴어로는 영어 ‘form’의 어원인 ‘포르마(forma)’라 했다. 이 단어의 그리스어가 ‘튀포스’다. 
그러니까 ‘튀포스’는 뭔가에 긁힌 자국으로 일종의 압박에 눌려 들어간 흔적. 우리말 ‘글’과 ‘그림’의 어원도 ‘긁다’라고 한다면, 긁기의 매력은 고대 동서양을 막론하는 것이다. ‘긁기’에 대한 다음 시를 보자. 
“창작, 긁어대기 시작한다 
창작, 긁어대기 시작한다” 
(황병승, ‘첨에 관한 아홉소 ihopeso 씨(氏)의 에세이’, <트랙과 들판의 별>에서)
‘I hope so’에서 따온 화자 ‘아홉소’는 ‘창작’을 ‘긁어대기’라고 한다. 힘주어 꼭꼭 눌러 ‘긁은 글씨’로 더 이상 쓸 수 없는 시인은 “창작, 긁어대기 시작한다”를 굵은 글씨체로 처리했다. 맘이든 몸이든 긁어댔다면 그 어딘가에 자국이 남을 것이요, 그것은 곧 창작이 된다.
타이포그래피로 가장 큰 자극을 준 출판사가 있다. 바로 펭귄북스, 이 출판사의 북디자인은 타의 추종을 ‘부추긴다’. 펭귄북스의 디자인 정체성은 그곳의 아트디렉터였던 얀 치홀트가 마련한 것. 그가 펭귄북스에서 일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 펭귄북스와 새로운 타이포그래피 
[서양고전학자의 브랜드 인문학](31)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화려함 걷어낸 타이포그래피, 본질을 읽다
1935년 설립된 펭귄북스는 얀 치홀트가 오기 전 문고서적으로 일대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1940년부터 있었던 종이의 할당과 전투복 주머니, 일명 ‘펭귄 포켓’에 휴대가 간편한 판형, 그리고 전 세계에 파병된 영국군과 연합군 병사들에게 도서를 공급할 권리 획득으로 ‘군 도서 클럽’이라는 총서를 발간한다. 게다가 제대 군인을 위한 ‘직업교육부서’가 생기고, 1943년에는 ‘전쟁포로’를 위한 도서 계획이 세워졌으며, 전쟁이 끝난 1945년에는 ‘병역 에디션’ 총서가 발간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인쇄 기술과 활판 세팅 방식이 도입되면서 출판사들은 표지디자인을 내지로부터 분리하고, 전문적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를 고용했다. 대중화된 문고판 시장을 둘러싼 출판 시장의 경쟁이 점차 가열되면서 펭귄북스의 창업자 앨런 레인은 큰 고민에 빠진다. 당시 표지디자인을 여러 번 새롭게 시작했지만 앨런 레인은 ‘혼란스럽기만 한 이미지’라 여겼고 명성을 잃어 가던 차에 ‘새로운 타이포그래피’를 주창하는 얀 치홀트를 1947년 펭귄북스로 초빙했다. 
얀 치홀트는 인쇄와 정보의 양이 증가함에 따라 독자들이 단순명료한 디자인을 원한다고 확신했다. 화려한 서체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불필요한 장식이어서 독자들에겐 더 이상 그 현란함에 대한 끌림이 없었다. “새로운 타이포그래피의 핵심은 단순성이다.”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그는 1947~1949년까지 2년여 동안 펭귄북스에서 총 네 쪽으로 된 ‘펭귄북스 구성 법칙’을 만들었다. 여기서 그는 새로운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자세한 설명뿐만 아니라 표준화된 포맷도 개발했다. 문단의 길이나 자간과 같은 본문 구성, 그래픽디자인, 타이포포토, 포토몽타주 등의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밝혔다. 
이전까지 편집자에게 타이포그래피란 인쇄 교육 기간에 잠시 익히는 수업 과정에 불과했다. 문단의 배치나 레이아웃 따위는 전적으로 활판 인쇄공의 영역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펭귄북스 구성 법칙’은 20세기 후반 유럽인들의 출판과 독서 행위에 근본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현대에 만들어진 인쇄물은 어떤 것도 현대의 표식을 붙여야만 하며 과거 인쇄물의 모방이어서는 안된다.” 이런 주장을 펼쳤다고 해서 얀 치홀트의 ‘새로운 타이포그래피’를 과거와 전혀 이질적인 디자인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이전부터 있었던 구두점, 서체의 크기와 기울기, 책 높이와 너비, 활자가 차지하는 공간, 표지의 규격, 책등의 스타일과 제목 서체 등을 새롭게 구성했을 뿐이다.
얀 치홀트는 미묘한 수정을 가해 전체적으로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그의 업적은 그리드 체계였다. 특히 책 표지에 수평 그리드를 만들고 책 내용이나 저자와 관련된 목판화 그림을 넣은 뒤 그 그림 아래위에 글자를 넣었다. 또한 표지 양쪽에 수직 그리드를 넣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출판사의 로고인 펭귄의 모습을 세밀하게 수정했다. 그로 인해 20세기 후반 펭귄북스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현대적인 감수성을 지니게 된 것이다. 
■ 사라져 버린 ‘긁기’의 물질성을 평면 구성으로 되살리다 
오늘날은 디지털 타이포그래피 시대다. 과거 타이포그래피와는 달리 창조적인 서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전자책보다는 종이책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자책이 종이책과 동일한 내용과 이미지를 표현한다 해도 종이책의 물질성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종이책은 우리의 다양한 감각에 감정을 더 많이 불어넣는 자극을 지닌다. 거기엔 세월을 품은 특유의 향이 있고 손가락에 만져지는 질감과 활자의 감촉이 있다. 책에는 책장을 넘길 때 대기의 습도에 따른 다양한 소리가 있다. 이 모두가 3차원 이상의 오브제가 줄 수 있는 자극인 것. 그 자극을 통해 인간은 몰입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종이책은 우리의 오감을 만족시킨다.
[서양고전학자의 브랜드 인문학](31)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화려함 걷어낸 타이포그래피, 본질을 읽다
타이포그래피적 물질성이 지녀야 할 리얼리티의 본질은 획의 공간감을 살리는 것이다. 얀 치홀트는 이런 공간성이 이제 평면 구성에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모든 타이포그래피는 평면에서의 디자인이다. (……) 우리는 낱말이나 글줄을 만드는 활자의 역할을 넘어 평면을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서 활자의 역할도 주목해야 한다. (……) 바로 여기서 디자인 작업, 다시 말해 타이포의 가치(Formwert)에 질서를 불어넣는 작업이 시작된다.”(얀 치홀트, <새로운 타이포그래피>에서) 
‘타이포의 가치’란 무엇일까? ‘타이포’가 본래 ‘긁기’라는 행위에서 생겼다면 필체란 표면이 필기구에 의해 긁힌 흔적에 다름 아니고, 그것을 통해 우리에게 공간감각을 불러일으킨다. 공간감각 맥락에서 서체를 이해한다면 그 깊이는 필기구에 가한 압력이고 획의 굵기는 깊이와 비례한다. 특히 필기구의 단면에 있어서 쐐기형이나 납작펜의 직사각형은 획의 유연한 회전성과 획의 끊어짐에서 더욱 특이한 공간감을 준다. 우리는 글자의 획에서 에너지의 흐름과 그 공간감을 어림하는 것이다.
과거 원래의 글자는 긁히고 읽히는 순간 시각,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이 하나로 합쳐진 공감각적인 체험을 선사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타이포’는 평면 구성을 통한 공간성으로 수렴된다. 같은 길이의 한 획이라도 서로 다른 넓이의 두 평면에 놓였을 때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글자는 2차원 평면에 구성되어 긁힘의 3차원 공간성을 대체한다. 
타이포그래피를 평면 구성, 즉 공간 배치의 문제로 검토한다는 것은 글자 획의 움직임과 융합되어 어떤 힘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런 타이포그래피와 함께 책의 내용과 책의 재질은 한층 아름다워지고 단순한 지식을 뛰어넘는 지평이 열린다. 전자책은 아직까지 종이책만 한 평면 구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디지털은 필체와 획의 깊은 긁힘의 공간성을 평면 구성으로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 펭귄북스의 일관성과 창작 
얀 치홀트 이후 펭귄북스의 디자이너들은 제르마노 파셰티, 로멕 마버, 데릭 버솔, 데이비드 펠헴, 그리고 데이비드 피어슨 등이었다. 이들이 출판사를 이끌면서 ‘펭귄 시인선’, ‘설계, 디자인 그리고 미술책 총서’, ‘참고 문헌 총서’, ‘핸드북 총서’, ‘펭귄 클래식 총서’, ‘펭귄 현대작가선’, ‘현대화가들 총서’, ‘퍼핀 시리즈’ 등이 출간되었다. 
모든 펭귄북스의 총서에서 출판사의 일관성이 드러나는데, 그 이유는 디자이너들이 얀 치홀트의 정신을 물려받았고 그가 시도한 개혁을 계속하였기 때문이다. 얀 치홀트는 기준이 되는 색팔레트를 만들고 레이아웃을 정교하게 표준화했다. 내용면에서도 표지의 오렌지색은 픽션, 녹색은 추리소설, 어두운 청색은 전기문학, 선홍색은 여행과 모험소설, 그리고 빨간색은 희곡을 각각 상징했다. 그뿐만 아니라 얀 치홀트의 수정을 거쳐 좀 더 명확해진 펭귄의 로고는 2003년까지 큰 수정 없이 사용되었다. 
서두에서 ‘창작’을 ‘긁어대기’라고 했던 시인은 그 앞 구절에서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무엇을 창작이라 하는지 밝히고 있다. 다음을 보자. 
“이를테면, 포엣poet, 온리only, 누벨바그nouvellevague, 
그것은 어딘가로부터 몰려와 낡은 것을 휩쓸고 어딘가로 다시 몰려가는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그것은 정지이고 정지의 침묵 속에서 비극을 바라보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서서히 바뀌는 것이다”(황병승, ‘첨에 관한 아홉소 ihopeso 씨(氏)의 에세이’, <트랙과 들판의 별>에서)
그 창작자에 대해 화자는 “이를테면, 포엣poet, 온리only, 누벨바그nouvellevague”, 그러니까 “시인은 오직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자”라 말한다. 포엣의 뿌리어인 그리스어 ‘포이에테스’가 ‘만드는 자’라는 사실로 볼 때, (창)작가는 새로운 물결을 만드는 자이다. 우리는 ‘긁어대기 시작’하는 창작자에 시인, 소설가, 극작가, 드라마 작가, 블로거, 타이포그래퍼 등을 총망라한다.
창작과 긁기의 뗄 수 없는 관계를 화자는 “그것은 어딘가로부터 몰려와 낡은 것을 휩쓸고 어딘가로 다시 몰려가는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그것은 정지이고 정지의 침묵 속에서 비극을 바라보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서서히 바뀌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멋진 ‘타이포’에 대한 설명이 있을까. 창작은 낡은 것을 휩쓸고 몰아붙여 일단 ‘정지’시키지만 그 침묵 속에서 서서히 바꾸는 것이다. 몸에 난 상처를 볼라치면 그 자국은 말라붙은 낡은 딱지로 서서히 아물게 된다. 언제 아물지 정지된 듯 침묵하고 있는 그 상흔의 침묵을 슬프게 바라보다가 불현듯 새살이 돋은 자리를 본다.
이쯤에서 얀 치홀트가 위에서 타이포그래피를 설명하면서 밝혔던 두 마디를 보자. “현대에 만들어진 인쇄물은 어떤 것도 현대의 표식을 붙여야만 하며 과거 인쇄물의 모방이어서는 안된다.” “모든 타이포그래피는 평면에서의 디자인이다.” 
그의 앞 문장은 “그것은 어딘가로부터 몰려와 낡은 것을 휩쓸고 어딘가로 다시 몰려가는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의 시구와 들어맞고 그의 뒤 문장은 “그것은 정지이고 정지의 침묵 속에서 비극을 바라보는 것에” 해당한다. 
타이포그래퍼들은 오늘도 책의 내용과 걸맞은 서체를 만들고 글자를 골라 평면을 구성한다. 무수한 출력을 통해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가 3차원 오브제로 나온다. 책을 만드는 공정에서 공간감이 살아난다. 과거 긁기로 표시했던 ‘타이포’의 공간감이 부활한 것이다. ‘타이포’가 살아났다!
글자는 ‘긁기’의 압박이 가해져 획이 살아난 것. 거기서 필체는 필력이 된다. 타이포에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 “세상은 도서관”이라고 한 보르헤스의 말대로라면, 사람은 책이다. 당신은 자신의 인생책에 어떤 자국을 남길 것인가? 인생의 책을 제작하려면 말이다. 우리의 생채기에 창작이 있다. 책 속에 에너지가 흐르듯 당신의 글자는 ‘긁자’에서 시작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1262052005&code=960100#csidx2d991a52c808e88adbc8922790e88be 

2018년 1월 23일 화요일

율기 봉공 애민

율기 봉공 애민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연구가이자 고전 전문가인 박석무(76)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2004년 6월 1일 집필을 시작한 칼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가 다음 달 말이면 연재 1천 회를 맞는다. 박석무 선생은, 저술 200주년이 되는 <목민심서>는 당시 쌓이고 쌓였던 적폐를 청산하자는 제안을 담은 책이라며 율기(律己·자신을 다스림) 봉공(奉公·나라와 사회를 위해 힘씀) 애민(愛民·백성을 사랑함)이 핵심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참고: https://goo.gl/U2LTwn
* 다산연구소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https://goo.gl/wgogUd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1천회 앞둔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박상현 연합뉴스 기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00회라도 쓰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1천 회에 이르렀네요.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다산의 희망처럼 공정하고 청렴한 세상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그런 사회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연구가이자 고전 전문가인 박석무(76)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2004년 6월 1일 집필을 시작한 칼럼 '풀어쓰는 다산이야기'(이하 풀쓰)가 다음 달 말이면 연재 1천 회를 맞는다.
박 이사장은 첫 칼럼에서 "청렴하고 깨끗한 공직자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백성이 큰소리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산의 생각을 이야기로 풀어쓰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칼럼 1천 회를 목전에 둔 지금, 한국 사회는 10여 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다.
박 이사장은 최근 중구 서소문동 사무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아직도 쓸 내용은 있다"며 "완전히 좋은 세상이 올 때까지는 기력이 허용하는 한 (풀쓰를) 계속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약 40만 명이 받는 풀쓰는 다산 정약용의 지혜와 사상을 소개하고 교훈을 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주 5회씩 연재됐으나, 지금은 매주 월요일에만 발신된다. 그 대신 초창기에 원고지 4매 안팎이던 분량은 7매 정도로 늘었다.
지금도 원고지에 펜으로 글을 적는 박 이사장은 "처음에는 길면 사람들이 안 읽는다고 해서 짧게 썼는데, 압축해 쓰느라 힘들었다"며 "칼럼 분량은 7매가 딱 적당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원고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원고(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풀어쓰는 다산이야기' 첫 회 원고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 이사장은 1971년 전남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다산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국회의원과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한국고전번역원장 등을 지내면서도 다산의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다산이요? 천재죠. 그냥 천재가 아니라 엄청나게 부지런한 천재였습니다. 그가 펴낸 책이 500여 권입니다. 당대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통용되는 글을 남겼다는 점에서 위대한 학자라는 데 이견이 없죠."
올해는 정약용이 지방 수령들이 지켜야 할 도리를 정리한 책인 '목민심서'(牧民心書) 저술 200주년이 되는 해다. 박 이사장은 풀쓰 외에도 분량이 방대해 일반인들이 쉽게 읽지 못하는 목민심서를 해설한 글을 잡지에 연재할 예정이다.
그는 "목민심서는 당시 쌓이고 쌓였던 적폐를 청산하자는 제안을 담은 책"이라며 '율기'(律己·자신을 다스림), '봉공'(奉公·나라와 사회를 위해 힘씀), '애민'(愛民·백성을 사랑함)이 핵심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다산이 거듭 말했던 것이 공정과 청렴을 뜻하는 '공렴'(公廉)이라면서 정약용이 환생한다면 공직자에게 '공정하고 청렴해야 한다', '애국자가 돼야 한다',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한다' 등 세 가지 사항을 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와 사회는 혼자 힘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약자를 위해 존재한다"며 "먹을거리가 떨어진 사람을 키워주고 힘없는 사람을 붙들어주는 것이 국가"라고 주장했다.
"다산은 '목민관이 밝은 정치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백성이 자기 자신의 신변 안위에만 꾀가 많아서 관의 잘못을 보고도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잘못되면 주민들이 항의해야 합니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가 잘못된 관행을 바꾸는지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합니다."
인터뷰하는 박석무 이사장
인터뷰하는 박석무 이사장(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22일 996회 칼럼에서 다산이 둘째 아들 학유에게 보낸 글을 인용한 뒤 절망의 늪에 빠지지 말고 달관의 경지에 이를 것을 권했던 박 이사장은 풀쓰 1천 회에서 목민심서를 소재로 글을 쓸 계획이다.
"독자들에게 목민심서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설명하려고 합니다. 왜 목민심서에 관심을 두고 다산의 사상을 알아야 하는지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칼럼과는 별개로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다산이 항상 강조한 것이 독서입니다. 많은 사람이 책 읽는 습관을 들여야 좋은 세상이 옵니다."
psh59@yna.co.kr

출처 https://goo.gl/U2LTwn

강수복 한라도서관장/ 한형진 제주의소리 기자

강수복 한라도서관장..."전국 최하위 사서 배치, 공동보전 서고 문제 해결 최선" 

1월 12일 제주도는 상반기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도청 도민안전실장, 특별자치국장, 제주시 부시장 등 굵직한 자리가 으레 주목을 받은 가운데,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요한 인사 하나가 있었다. 바로 제주도 최초로 사서(司書) 공무원이 서기관(4급 공무원)에 오른 동시에, 제주 대표 공공도서관인 한라도서관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사서 공무원이 이끌게 됐다. 그 주인공은 강수복(58) 한라도서관장이다.

1984년 1월 공직에 입문한 강 관장은 2008년 지역 사서 공무원 최초로 사무관(5급)이 됐다. 그가 승진하고 나서야 제주도교육청과 서귀포시도 사서 사무관이 나왔으니, 여러모로 제주 사서 공직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22일 <제주의소리>와 만난 강 관장은 “이제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을 소감으로 내비쳤다. 탐라도서관장, 우당도서관장을 역임하며 나름 역할을 했지만, 동시에 한계도 절감했기 때문.

그는 “지난해 우당도서관에 있으면서 ‘제주독서문화대전’을 만들며 느낀 점이 많다. 무엇보다 서귀포시민과 도서관까지 원활하게 함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역 대표 도서관인 한라도서관이 주관했다면 행정시 도서관뿐만 아니라 작은 도서관, 대학도서관까지 아울러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도내 사서 공무원 수는 도청, 시청, 교육청을 합쳐 83명이다. 도서관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15곳, 교육청 도서관 6곳을 포함해 21곳. 작은 도서관과 새마을문고까지 합하면 200곳을 훌쩍 넘는다. 공간만 따지면 전국에서도 꿀리지 않으나, 내용을 책임질 사서 수는 전국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12월 31일 기준 제주지역 공공도서관 사서 배치율은 12.9%로 광역 지자체 중 꼴찌다. 전국 평균인 18.3%에도 크게 못 미친다. 공공도서관장에 행정직 대신에 사서 공무원을 임명하기가 얼마 되지 않은 씁쓸한 현실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강 관장은 “한 지역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는 바로 도서관이다. 선진국은 도시개발에서 가장 먼저 도서관을 검토한다”며 지금부터라도 도서관 정책에 더욱 힘이 실려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사서 공무원은 전문직이다. 그 분야에 전문이라는 의미다. 독서 이용률 향상, 자료 수집·보존, 프로그램 등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 행정 공무원과 차이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조직개편으로 읍면 공공도서관이 해당 읍면 소속으로 바뀌었다. 행정시 기능 강화라는 이유인데, 실상은 도서관 역할을 축소시키고 있다. 예산은 읍면 예산에 편입되고, 도서관 공간이 전혀 무관한 회의 장소로 사용되는 등 여러모로 입지가 좁아졌다. 사서 부족 문제를 포함해 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주도 전체 정책 차원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적인 개선과 함께 도서관들, 특히 읍면 지역 도서관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으로 오기를 기다리면 안된다. 어떤 프로그램과 행사를 하면 주민들이 찾아올지 지역 여건을 감안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내 최상위 도서관 수장에 오른 만큼, 강 관장은 넓은 시야로서 보다 근본적인 개선에 나선다는 포부다. 1순위가 바로 ‘공동보전 서고’다.

강 관장은 “우당·탐라도서관 모두 개관한지 30년이 지났다. 현재 도내 공공도서관 도서 수가 257만권을 넘는데, 이제 서고가 모자란 시점이 됐다. 장기적으로 보존 가치가 필요한 자료를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공동보전 서고가 필요하다. 이건 대표도서관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한라도서관은 지역 대표 도서관으로서 정말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긴 호흡으로 중요한 변화를 만드는데 임기 동안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처 http://www.jejusori.net/?mod=news&act=articleView&idxno=199525

Somerset says only volunteers can keep libraries open/ 가디언지

Fifteen out of the county’s 34 libraries are under threat of closure if voluntary staff cannot be found to run the service
Bruton library in Somerset, which is again under threat of closure.
Almost half of Somerset’s 34 libraries could be under threat of closure if volunteers are not found to run them.
Struggling to meet its budgets, Somerset county council is looking to save up to £520,000 from its library budget. It is preparing to launch a consultation on 29 January setting out plans to use community involvement to keep 15 of its 34 libraries open. If volunteers are not found for the 15 branches, they will close.
We aim to keep as many library buildings as possible open. However, the consultation proposes that, for a number of libraries, we may require community support to do this, through partnerships with local communities,” says a report about the consultation.
“We recognise that some of our proposals present difficult choices for communities and wish to stress there is no expectation that communities should step forward. This is entirely their choice. Where communities are unable to provide sufficient support to keep a building open, alternative library services will be provided such as library outreach services, online services or mobile library services.”
The council said that the proposals “seek to put the service on a sustainable footing for the long-term, at a time when all council budgets are under enormous pressure”.
Councillor David Hall said: “These are challenging financial times. Library services will continue across Somerset whatever the response from this consultation, but our proposals highlight that keeping some libraries open may require community support. Where we are unable to keep libraries open, we will deliver library services in other ways such as via alternative venues or mobile library services.”
Somerset is not the only region facing drastic cutbacks to its library service. In Northamptonshire, campaigners are fighting the planned closure of up to 28 of the council’s 36 libraries. But Somerset campaigners have fought off threats to their libraries before: in 2011, a high court judge ruled that in planning to withdraw funding from 11 Somerset libraries, the council had failed to take account of its equality duties.
Speaking about the new consultation, Friends of Somerset Libraries’s John Irven, who was part of the legal action in 2011, told ITV News: “The question will come when we look at the final resources available, how much local communities can or can’t contribute into these areas and what the ultimate solution is. But let’s not pre-judge it before we start, let’s actively engage and hopefully come up with solutions.”

출처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8/jan/22/somerset-says-only-volunteers-can-keep-libraries-open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독특한 도서관이 오픈/ En Turquie, des éboueurs créent une bibliothèque à partir de livres jetés aux ordures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 매우 독특한 도서관이 오픈했다. 2017년 9월에 공개되었다. 오래된 벽돌 공장을 재활용한 도서관 장서 모두 원래 버려진 책.  쓰레기 수거 작업원들은 매일 같이 믿을 수없는 양의 책이 버려지는 것을 목격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책은 신품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쓰레기 수집 작업원들이 버려진 책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몇 달에 걸쳐 책에 '제2의 삶'을 불어 넣을 수 있었다. 문학에서 정치에 이르기 폭 넓은 장르의 무려 6000권 이상의 책으로 도서관이 완성되었다.

출처 https://goo.gl/yTQxqY 허핑턴포스트 프랑스판

AFP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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