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김범수, 최은영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1)



김범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최은영 (고려대학교 경제연구소 연구교수)


고령자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주는 효과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은퇴는 고령자의 건강 및 전반적인 삶의 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은퇴 이후 건강상태 만족도는 약 10.9% 감소하고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약 5.1%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또한은퇴가 직접적으로 주관적 건강상태를 약 19.3% 나빠질 가능성을 확인하였다이와 같은 결과는 고령자 은퇴와 건강과의 상호관련성 및 노동환경적 요인들을 고려한 인구고령화 정책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은퇴는 노동력 상실,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자원의 감소로 인해 은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퇴직, 은퇴 후 준비 부족, 사회복지제도 미비 등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은퇴는 고령자의 건강 및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Dave et al.(2006)은 은퇴가 질병상태와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효과가 있으며, 은퇴 후 질병상태는 5∼6% 증가하고 정신건강상태는 6∼9% 감소한다고 주장하였으며, Behncke, S.(2012)도 은퇴가 만성질환으로 진단받을 위험을 10% 증가시킨다고 하였다. 그리고 비자발적 은퇴는 경제적․심리적인 요인 등에서 은퇴만족도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반면, Jokela et al.,(2010)은 은퇴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법적은퇴와 조기 자발적 은퇴는 건강상태 및 신체적 기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은퇴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한 연구들에 따르면, 은퇴로 인해 사람들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을 위하여 시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가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은퇴 후 삶의 만족도를 분석한 Charles(2002)는 전통적 견해에서는 은퇴가 삶의 만족도를 감소시키나, 은퇴와 삶의 만족도는 동시적 관계에 있으므로 오히려 은퇴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결과를 밝혔다. 그리고 von Solinge and Henkens(2007)는 자발적 은퇴의 경우 경제적 준비 및 심리적 적응과 밀접한 관련해 은퇴만족도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으나 정년퇴직, 조기퇴직을 비롯한 정리해고 등의 비자발적 은퇴는 경제적․심리적 요인 등에서 은퇴만족도에 부정적인 효과를 발견하였다.

한국의 고령자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주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1차(2006년)와 5차(2014년)를 이용한다. 실험군(treatment group)은 2006년 고용상태였다가 2014년 은퇴한 자로 경제활동상태의 변화를 경험한 고령자 집단이며, 대조군(control group)은 2006년과 2014년 모두 고용상태로 경제활동상태의 변화를 경험하지 않은 집단을 선택하였다.

<그림 1>은 4개의 그래프로 구성되는데 2006년에 고용상태였다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은퇴시기가 다른 개인들의 건강상태 만족도 값을 평균과 표준오차로 나타낸 것이다. 고용상태인 근로자의 건강상태 만족도는 평균 59.1~62.3이며, 은퇴자의 건강상태 만족도는 평균 52.4~57.5이다. 이와 같이 건강상태 만족도는 근로자가 은퇴자보다 항상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은퇴직후의 건강상태 만족도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에서 고용상태인 근로자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평균 60.8~67.4이며, 은퇴자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평균 58.3~61.9이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은퇴직후에 가파르게 감소하며, 은퇴한 이후에도 감소추세가 이어지다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고령자 은퇴여부에 따른 건강 및 삶의 만족도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이중차이(Difference-in –Differences; DID)분석을 적용한 다중회귀분석을 시행한다. 이중차이(DID)분석에 투입할 변수들의 기초통계량은 <표 1>에 나타나 있으며, 추정결과는 <표 2>와 <표 3>에서 보여준다.

은퇴가 고령자 건강상태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는 모형(1)에서 -6.299로 나타나 약 10.9% 감소할 확률을 보였다2). 이는 고령자 건강상태 만족도에 대한 노동공급의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노동시장에서 고령자 은퇴가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 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고령자 은퇴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는 모형(3)에서 -3.192로 약 5.1% 감소할 확률을 보였다3). 이 확률은 은퇴가 건강상태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약 10.9% 감소)보다 감소율이 낮으며, 은퇴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효과가 존재함을 밝힌다.

<표 2>에서 은퇴가 주관적 건강상태에 미치는 효과는 모형(1)에서 –0.065로 약 19.3% 감소할 확률을 나타낸다4). 이와 같은 결과는 은퇴자의 건강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노동시장에서 은퇴 후 건강상태 만족도는 약 10.9% 감소하며,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약 5.1%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은퇴 후 사회활동참여의 감소, 건강상태 악화 등으로 건강에 대한 삶의 만족도가 감소하고, 경제활동 및 사회적 네트워크가 줄어들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도 감소함을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은퇴는 직접적으로 고령자의 주관적 건강상태를 약 19.3% 악화시킨다. 이는 Dave at al.(2006)에서 은퇴 후 질병상태는 5∼6%, 정신건강상태는 6~9% 나빠지는 확률보다 더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은퇴가 건강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을 밝힌다.

인구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노동시장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노동공급 패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최근에는 은퇴 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노령자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은퇴는 사라지고 있으며, 명예퇴직, 조기은퇴 등 은퇴시기도 선택할 수 없어졌다. 뿐만 아니라 연금 등 노후소득 확보로 자발적 은퇴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은퇴와 비자발적 은퇴를 경험하는 비율이 높으며 은퇴 후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받지 못한 경우 개인 의료비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개인들의 건강상태 증진에 대한 투자비용의 발생은 사회·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국내의 노동시장 환경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대부분 자발적 은퇴가 발생하며, 이러한 자발적 은퇴와 고령자 건강 및 인지력 간에 상호 인관관계를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령자 고용환경 변화에 따른 고용 유연화 정책과 임금피크제에 대한 논의 등 안정적인 고용정책으로 은퇴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과 건강증진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요구된다.


1) 본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KLI) 노동정책연구 제17권 제1호에 게재된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김범수․최은영) 논문을 요약한 내용임.
2) 회귀계수 값 6.299에서 실험군의 건강상태 만족도 평균값(58.054)을 나눠 10.850%를 계산한다.
3) 회귀계수 값 3.192에서 실험군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평균값(62.935)을 나눠 5.072%를 계산한다.
4) 회귀계수 값 0.065에서 실험군의 주관적 건강상태 평균값(0.336)을 나눠 19.345%를 계산한다.


[참고문헌]

Behncke, S.(2012) “Does retirement trigger ill health?.” Health Economics, 21 (3), 282~300.
Charles, K. K.(2002) Is Retirement Depressing?: Labor Force Inactivity and Psychological Well-being in Later Life (No. w9033).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Dave, D., Rashad, I., & Spasojevic, J.(2006) The Effects of Retirement on Physical and Mental Health Outcomes (No. w12123).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Jokela, Markus, et al.(2010) "From midlife to early old age: health trajectories associated with retirement." Epidemiology(Cambridge, Mass.) 21(3), 284.
Von Solinge, Hanna and Kene Henkens.(2007) "Involuntary Retirement: The Role of Restrictive Circumstances, Timing, and Social Embeddedness,"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Psychological Sciences and Social Sciences 62(5), S295~S303.




출처 : 서울시50플러스재단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장 “여성 사회복무제 검토 필요”

[한겨레] 청와대 청원 제기된 ‘여성 군입대’ 문제 의견 밝혀
“여성들 사회적 짐 어떻게 나눠질 것인가 고민 필요”
낙태죄 폐지는 “찬성 입장…심도 깊은 논의 일어야”

권인숙(53) 신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사진)은 15일 “여성의 사회복무제에 대해 여성계가 진지하게 검토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사회복무제는 현역 복무를 하지 않는 병역 의무자에게 장애인 지원 같은 각종 사회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게 하는 것으로,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일한 수준의 의무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권 원장은 이날 여성가족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청와대 청원으로 제기된 ‘여성 군입대’ 문제에 대해 “‘여성 징병제’ 관련 논문을 쓴 적도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물론 다수 여성의 삶이 연관된 주제라 그 가치만을 가지고 ‘꼭 해야한다’ 주장할 순 없다”고 전제한 뒤 “‘여자도 군대 가야한다’ 이런 단순 논쟁이 아닌, 여성들이 사회적이고 공적인 짐을 어떻게 나눠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원장은 “징병제는 우리 사회 남녀차별의 근간이 되는 제도로, 현재 매우 효율적이지 못하게 운영 중이며 변화가 필요함에도 관련 논의가 매우 폐쇄적”이라며 “되도록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고 논쟁하는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사회복무제 논의가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된 낙태죄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찬성하는 입장”이라며 “공론화가 잘 안 돼 있는 문제다. 여성들 목소리가 법안에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은 데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한 번 크게 일어나야 한다 생각한다. (여성정책연구원이) 논의 활성화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낙태죄 유지가 반인권적이며, 현실 여성의 삶에 있어 ‘도저히 말이 안 된다’는 공감대가 많이 확산된 것 같다. 정책적으로 어떻게 수용하고 변화시킬지 좀 더 꼼꼼한 고민과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임명된 권 원장은 성폭력 문제 등을 연구해 온 국내 대표적 여성학자다.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소장 등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여성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 9월 청와대 누리집에서 진행된 ‘여성 징병제 도입’ 청원엔 12만3204명이 참여했고, ‘낙태죄 폐지’ 청원엔 23만5372명이 참여해 정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도록 하고 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출처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001&oid=028&aid=0002386997

국립한국문학관, 경향신문의 집중기획--백승찬, 김향미 기자

집중기획-국립문학관을 위한 제언



1. 문학관, 권역별 거점 두고 중앙·지역간 네트워크 활성화를



한국문학계의 ‘숙원사업’이던 국립한국문학관의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부지(용산)와 예산 규모(450억원)만 잠정적으로 정해졌을 뿐 문학관 안에 무엇을 넣고 뺄지는 미지수다. 문학계 인사 10명이 국립한국문학관의 방향성, 나아가 한국문학의 진흥을 위해 제언했다. 아울러 문학관 설립에 관한 논란, 근 10년 사이 급격히 늘어난 전국 문학관 현황과 해외 문학관 운영 사례 등도 살폈다.
독일 등 역사가 100년이 넘는 해외 문학관에 비하면 한국 문학관의 역사는 길지 않은 편이다. 2000년대 들어 짧은 기간 양적으로 팽창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올해 3월 기준 ‘지역 공·사립 문학관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문학관은 106개(공립 66개, 사립 40개)다. 최근 경기 광명에 개관한 기형도문학관이나 개관을 앞둔 조정래가족문학관(전남 고흥군), 수원에서 건립 예정인 고은문학관 등을 고려하면 수년 안에 110개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근대적 개념의 문학관으로서 가장 오래된 곳은 1981년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 들어선 만해기념관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1879~1944)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문학인으로서 만해 선생의 자료를 수집·연구하는 역할을 했다. 만해기념관은 1998년 남한산성으로 옮겨 재개관했다. 문학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전시한 첫 시설은 1990년 문을 연 삼성출판박물관(서울 종로구)이다. ‘문학관’이라는 이름이 처음 붙은 곳은 1991년 목포 옛 시립도서관에 들어선 박화성문학관이다. 1992년 부산에서 문을 연 추리문학관을 현재적 의미의 국내 첫 문학관으로 보기도 한다. 김유정문학촌, 박경리문학관 등 특정 작가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문학관이 있는가 하면 추리문학관, 한국수필문학관 등 장르별 문학관도 있다. 
■ 설립 경쟁 치열, 논란도 잦아 
국내 문학관은 대부분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으로 작가의 작품과 유품 등을 수집·보존하면서 전시·연구 기능을 한다. 유족이나 기념사업회에서 건립했거나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이 설립한 경우가 많다. 최근 문을 연 기형도문학관은 고 기형도 시인(1960~1989)의 유족들과 광명시, 지역문화활동가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다. 광명은 시인이 자라고 가족과 살았던 곳이다. 유족과 기념사업회는 “작가·시인의 문학사적 가치를 살리고 그 가치를 전승한다는 점에서 문학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잡음도 자주 인다. 2012년 강원 화천군에 개관한 이외수문학관이 작가 인기에 힘입어 지역 명소로 떠오르자 생존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을 세우려는 곳들이 많아졌다. 지난 9월 경북 예천군이 ‘안도현문학관’을 건립한다고 발표하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예천군은 문체부로부터 안도현 시인의 고향인 예천에 문학관 건립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지만, 문체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안도현 시인은 트위터에 “제 이름으로 된 문학관을 만들지 않습니다. 시비를 세우지도 않습니다”라고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생존 작가 문학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생존 작가에 대한 문학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문학관 건립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다. 
■ 문학관 역할에 대한 논의 필요 
기존 문학관들의 역할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건물만 크게 지어놓고 수년째 전시가 그대로이거나 자료 자체도 부실하고, 기본적인 구성조차 형편없는 문학관이 많다”는 것이다. 문체부는 이 같은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국립한국문학관을 세우면서 권역별로 ‘거점 문학관’을 지정해 중앙과 지역 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한국문학관에서 지역 문학관들과 함께 연구·전시 등 공동 사업을 개발하고 특정 프로그램 등은 지역 순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지역 문학관의 열악한 운영 조건 등을 감안해 문학관에 전문 인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별도의 예산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문학관협회 설립 당시 관여한 정우영 시인은 “신동엽문학관이나 이효석문학관 등은 기획 전시나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교류하며 역할을 하려는 시도가 보인다”면서 “지역 문학관도 잘 운영하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해당 작가와 문학 작품에 대한 현재적 의미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 [해외 문학관 운영 사례]일본 근대문학 연구센터로 정착…독일 카프카 성적표 등 자료 전시
해외에는 국립을 내세운 문학관이나 크고 작은 공립·사립 문학관이 있다. 문학자료의 보존과 연구 등 아카이브 성격이 강한 곳도 있고 작가와 시민의 교류, 참여형 프로그램을 특징으로 한 곳들도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작성한 ‘국립근대문학관 조성 타당성 연구’(2013)를 보면 현재 국내에서는 ‘문학관’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문학을 중심으로 한 자료 수집과 보존, 연구, 교육 및 체험, 전시, 작가 레지던스 공간 등의 기능이 혼재돼 있다. 이 보고서는 일본 도쿄근대문학관·가나가와근대문학관, 중국 현대문학관, 국립대만문학관, 러시아 도스토옙스키박물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공립·사립 문학관이 660여개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꼽는 문학관은 도쿄에 있는 일본근대문학관이다. 이 문학관은 메이지유신 이후 100년이 넘는 근대문학 자료가 보존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으로 시작해 1963년 4월 문화계 인사들이 앞장서 설립했다. 당시 1만5000명이 자료를 기증하고 문학관 건립 비용을 기부했다. 현재 명작 원본을 포함해 120만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 문학관은 복각판 간행물을 연구자나 연구기관에 보급하고, 이를 통해 재정수입을 올린다. 공개강좌, 문학전, 사전 편찬 등 작가, 연구자, 시민들이 두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사설기관으로 재단법인이 민간출연금으로 운영한다.
1984년에는 가나가와현이 주도해 요코하마에 가나가와근대문학관을 지었다. 대중성이 강한 문학관으로 메이지유신 이후 현재까지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과 관련된 자료들이 연대별로 정리돼 있다. 이 문학관은 소장 자료 데이터베이스(DB)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근대문학 연구센터로 자리 잡았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국립현대문학관은 1985년 문을 열었다. 약 17만권의 책, 2100여종 9만여권의 잡지, 1만여점의 문학인 육필 원고와 8000여점의 사진, 7800여점의 편지 등 모두 3만여점의 수집품을 소장하고 있다. 문학박물관, 도서관, 문학자료 연구·교류센터 등의 기능을 한다. 정부가 건립을 추진한 이 문학관은 약 9만2500㎡(2만8000평) 규모에 1126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운영은 중국작가협회가 주도하고 있다. 문학관 옆에는 루쉰문학원이 있어 작가나 연구자들의 집필·연구공간으로 활용된다.
독일은 괴테국립박물관과 실러국립박물관이 대표적인 문학관이다. 이 중 실러국립박물관은 1903년 개관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실러의 작품 세계부터 취미 등 인간적인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책과 유품 등의 원본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2006년 문을 연 현대문학박물관이 있다. 카프카의 성적표, 브레히트의 그림처럼 20세기 중요 문학자료가 전시돼 있다. 문학관 인근에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어 연구자들이 장학금을 받으면서 4주~6개월간 머문다. 연구자들이 박물관·문학관 자료를 통해 학문적 재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 특징이다.
프랑스에서는 문학관 3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 중 프랑스아라공문학관은 문학관의 여러 기능을 복합적으로 실현하는 곳이다. 시인 루이 아라공이 1982년 작가의 집을 국가에 기증했고, 1995년 이를 문학관으로 개방했다. 지역관광거점, 보조교육기관, 근접문화공간, 연구지원공간, 문학박물관의 역할을 하고 있다.


3. [문학계 인사 10명의 제언]무엇을 넣을지 숙의, 작더라도 살아있는 문학관 만들어야

■정우영 시인 - 별도 기구 만들어 하드·소프트웨어 공론화
지금 문학관의 하드웨어만 논의되고, 그 안에 무엇을 넣을지 소프트웨어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부지 선정도 미뤄졌는데, 그사이 문학인들 사이에 공론화가 거의 없었다. 이제 설계가 이루어질 텐데, 건물 안에 무엇을 채울지 미리 건축가들에게 알려야 한다. 문체부 관료들로만 해서는 어렵다. 관료들은 문학관만 고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학관을 고민하고 추진하는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찌 보면 예술에 ‘국립’은 거추장스럽다. 하지만 많은 문인들이 개인의 문학성뿐 아니라, ‘한국문학’이라는 틀로 세계시민과 만나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기구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나. 결국 국립문학기구가 필요한 이유다. 용산에는 지금 중앙박물관, 한글박물관이 있다. 국립문학관까지 생기면 말과 얼이 용산에 집적돼 세계시민에게 보여질 수 있다. 삼각 공간의 가운데 문학관이 들어와 상징화될 수 있다고 본다.
■최원식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 자료 수집 넘어서는 ‘국민 만들기 작업’돼야

문학관을 만든다는 건 근대적인 사업이다. 근대국가와 근대문학의 성립은 함께하기 때문이다. 근대 영국은 셰익스피어, 근대 독일은 괴테, 근대 이탈리아는 단테, 근대 러시아는 푸시킨과 함께 성립했다. 문학관을 세우는 것은 ‘국민 만들기’ 작업과 분리될 수 없다. 지금 국립한국문학관은 고전문학까지 넣는다고 한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문학관의 수집 기능도 쉽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문화재로 지정된 데다 헌책방과 고서점이 붕괴해 자료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문학관이 자료를 모으는 건 당연하지만, 이미 민간이 소장한 것을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고 사려면 엄청난 예산이 든다. 한국문학관은 이를 넘어서는 기능을 해야 한다.
■김성달 소설가 - 고전 포함한 한국 문학 집대성 공간으로
지금 한국의 문학관이란 곳은 대개 비슷하다. 전시 내용도 그렇고 건물의 모양도 그렇다. 지역문학관이라고 하면 서정주든 김유정이든 특색을 살리고 새로운 전시물도 꾸며야 하는데, 늘 그대로다. 내실은 없으면서 건물은 또 크게 짓는다. 밀랍인형 세울 문학관이라면 지양해야 한다. 작더라도 살아있는, 작가의 특색을 살릴 문학관을 만들어야 한다. 고전문학까지 포함해 한국문학에 관한 것을 집대성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용산은 문학과 역사의 교접 지역으로서 순기능이 있다. 외세에 눌린 용산의 기운을 되찾기 위해 문학이 들어가면 좋을 것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 ‘관’ 냄새 대신에 작가의 온기 느껴지게
일본 삿포로에 있는 <실락원>의 작가 와타나베 준이치 문학관에 다녀온 적이 있다. 크지 않은 문학관이었지만 건축이 아름다운 데다 운영이 잘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작가의 온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관련 책자 전시, 집필실 재현, 작가에 대한 기록을 넘어, 와타나베작가의 사생활까지 알 수 있었다. 그의 만년필, 담배까지 전시돼 있었다. 왜 와타나베가 그런 작품을 썼는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눈에 들어왔다. 이후 와타나베의 작품에 아우라가 생겼고,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작가랑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문학관 역시 ‘관 냄새’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료를 모으고 여러 판본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면 안된다.
■장강명 소설가 - 작가·독자 만남 주선 등 수요자 중심으로
지금까지 문학을 포함한 예술지원책은 공급자 중심이었다. 문인에게 직접 창작기금을 지원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수요자, 독자를 지원하는 것 아닐까 한다. 한국문학관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지방도서관, 서점에선 시인이나 소설가를 만나려는 수요가 있고, 문인들도 독자를 만나려고 한다. 하지만 서로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한국문학관이 둘을 만나게 해주면 어떨까. 지금까지 지원 기능이 ‘상류’에 치우쳤다면, 이제 ‘하류’에도 미쳐야 한다는 뜻이다. 또 한국문학관이 정의하는 ‘문학’의 폭이 궁금하다. 웹소설, 일반 독자들의 서평, 독서동아리 등도 지원하면 좋겠다. 새로운 읽고 쓰기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
■이현식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장 - 문학사 서술 지원 등 학예기능 강화 절실
문학관의 기능에 전시, 교육, 자료 수집, 연구 중 어느 것을 넣고 뺄지 결정해야 한다. 이 결정에 따라 문학관의 규모, 직원과 학예사의 수, 사무공간 크기도 달라진다. 하드웨어만 생각하고 일단 지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긴다. 지금 한국문학은 제대로 된 이광수전집, 염상섭전집조차 없는 실정이다. 문학사도 1980년대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쓰여지지 않고 있다. 국립문학관이 문학사 서술 지원, 한 작가의 정본 전집 지원도 할 수 있을지 논의했으면 한다. 이런 기능을 포괄하려면 학예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자료 수집에 대해선 온라인 기능을 더해야 한다. 지금은 김소월의 <진달래꽃>, 한용운의 <님의 침묵> 초판본의 소장처조차 모호하다. 장기적으로는 자료 수집에 힘쓰되, 당장엔 국립문학관이 자료의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소장처에서도 책임의식을 가질 것이다. 또 책은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는 만큼, 원본을 스캔해서 온라인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염종선 창비 편집이사 - 이념적 편향과 작가별 ‘나눠먹기’ 없어야
근대 이후 한국문단만 봐도 이념에 따라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문인들이 많다. 참여적인 작가, 미학적인 작가 사이의 갈등도 크다. 한국문학관은 이념적인 편향이 없어야 하고, 작가별 ‘나눠먹기’를 해서도 안된다. 오직 문학 자체에 대한 엄정한 가치 평가를 해야 한다. 당대 한국문학을 대표하고, 민중의 삶과 생각을 잘 담아내는지 평가해야 한다. 문학성을 무시하고 정치적이고 기계적으로 안배하면 안된다. 지방의 문학관을 보면 건물만 번드르르하게 지어놓고 운영 프로그램은 엉망인 곳이 많다. 잘 운영되는 미술관, 박물관을 모델로 삼는 것이 좋겠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 한국 사회의 문학 인프라 구축으로 활용
누군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고 한국문학이 업그레이드된다고 할 수 없듯이, 국립한국문학관을 만든다고 문학이 진흥되는 건 아니다. 한국문학관이 한국 사회의 문학 인프라를 구축하는 쪽으로 활용됐으면 한다. 문학관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가난한 작가들을 지원하고 문학시장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중앙의 큰 문학관 못지않게, 문학 공동체의 인프라가 되는 전국의 작은 도서관, 독립서점도 중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작가들의 전시공간 못지 않게 시민들이 문학을 체험하고 문학의 공공성이 강화되는 일이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 한국 문학사 정립 위해서 오랜 숙의 필요
우리 문학사에는 ‘캐넌’(정전)이 확립돼 있지 않다. 당장 친일 경력이 있는 이광수, 김동인, 서정주를 어떻게 봐야 할지 문제다. 예를 들어 한국문학관에 ‘이광수의 방’을 만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문학은 정권을 뛰어넘어야 하기에, 한국문학사를 정립하기 위해선 오랜 숙의가 필요하다. 문학관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문학적 교류가 항상적으로 일어나는 공간이어야 한다. 한국문학에 관심있는 모든 시민들이 이곳에 오면 단행본이든, 논문이든, 문예지든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한국문학 종합정보센터’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더욱 장기적으로 보면 텍스트 연구를 넘어, 텍스트가 만드는 ‘잡음’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작가는 물론 작가의 비서, 가족, 친구, 편집자의 회고록을 만들어 아카이브화하는 것은 개인이 할 수 없고, 국가가 해야 한다. 민감한 내용은 말하지 않으려 할 테니, 국가가 보증하고 ‘사후 10년에 공개한다’는 식으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좋다.
■오창은 중앙대 교수 - 건물·인물 중심이 아닌 ‘라큐비엄’ 돼야
서구에서도 문학관의 트렌드는 변하고 있다. 박물관에 대한 우리의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이제 건물이나 인물 중심의 ‘기념비적 공간’이 아니라 도서관(라이브러리), 아카이브, 박물관(뮤지엄)이 결합된, 이른바 ‘라큐비엄’이 늘어나고 있다. 건물이나 자료 중심의 문학관은 라큐비엄과 반대다. 국립한국문학관이 한국문학 연구에 머물지 않고, 언어를 기반으로 한 정신적 근저를 탐색하는 원천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용산에 생태공원을 만들자고 주장하는 여론과도 배치되지 않을 것이다. 문학을 넘어 생태, 환경, 문화를 포괄하는 콘텐츠와 결합해야 한다.
원문보기: 
http://h2.khan.co.kr/201711211020001

전주시 사립작은도서관 운영자 워크숍



  • 2017-11-21 15:19



  • 도시재생 비장의 카드, 일본 츠치우라시립도서관土浦市立図書館 2017년 11월 27일 개관

    JR 츠치우라 역 서쪽 출구 북쪽 지역의 재개발로 '역전 재생의 마지막 비장의 카드駅前再生の最後の切り札'인 츠치우라시립도서관이 2017년 11월 27일 개관. 도시 역전駅前 공동화의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이바라키현의 시립도서관 가운데 최대 규모. 재작년 시청 이전과 더불어, 중심 시가지 활성화의 대표적인 사례. 빌딩은 철골 3층 구조. 총면적 13000평방미터. 1층은 시민갤러리 2~4 층은 도서관, 옥상은 광장. 사업비는 약 75억엔.

    11월 27일, 개관을 기념하여 인상파의 거장 모네의 '폴 = 도모와의 동굴'이 특별 전시된다. 

    참고: 츠치우라시립도서관 공식사이트 https://www.t-lib.jp/ 참고: https://newstsukuba.jp/?p=1461
    참고: 기사 http://www.tokyo-np.co.jp/article/ibaraki/list/201711/CK2017112102000157.html
    참고: 기사 http://www.tokyo-np.co.jp/article/ibaraki/list/201705/CK2017052102000147.html
    참고: 혼다 군의 도서관 일기 http://library2011.seesaa.net/
    참고: 일본 위키피디아 https://goo.gl/DxaYzZ

    인터뷰_ 신임 박구용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은 인문사회연구본부의 사업 관리 및 평가에 관한 사항, 사업 기획과 예산배분·집행에 관한 사항, 사업 성과활용 촉진에 관한 사항, 분야별 연구수요, 기술예측, 연구동향 등 조사·분석 등에 대한 사항을 총괄·조정하는 자리다. 임기는 2년이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가 이 자리에 새롭게 투입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그간 인문한국(HK)사업으로 학계로부터 질책을 당해왔다. 박구용 본부장의 투입은 이런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기대만큼 부담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박 본부장은 전남대를 졸업하고 독일 뷔르츠부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5·18기념재단 기획위원장과 <사회와철학연구회> 편집위원장을 지냈으며, 광주시민자유대학 이사장으로 있다. 지은 책에는 『부정의 역사철학: 역사상실에 맞선 철학적 도전』, 『우리 안의 타자: 인권과 인정의 철학적 담론』 등이 있으며, 논문에는 「예술공간의 미메시스적 재구성」, 「사회비판의 은유적 개념으로서 자연」, 「학문횡단형 문제찾기 교양교육의 이념」 등 다수가 있다.

    최익현 기자 bukhak64@kyosu.net 

    △ 7월에 ‘인문사회연구본부장’ 초빙 공고가 있었다. 연구재단은 학계와 깊은 관계에 있다. 본부장에 응모하게 된 동기는?

    “세 가지를 실현하고 싶었다. 나는 무엇보다 한국연구재단이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젊은 학자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공립 대학보다 사립대학이 많은 한국적 상황에서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학자들은 소외를 넘어 억압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적 관점에서 이 분야의 학자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배부른 돼지’가 판치는 세상일 것이다. 그런데 인문, 사회, 예술 분야에 대한 연구재단의 지원 규모가 커질수록 학문적 담론의 중심이어야 할 학회가 외소해지는 경향이 있다. 학자란 모름지기 학문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 학자란 무엇보다 학회에 참석해서 적극적으로 담론을 펼치는 과정에서 동료 학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학자들은 연구재단이 요구하는 성과물로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서 학회를 이용할 뿐이다. 한 마디로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학회들이 초토화되고 있다. 나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학문적 담론이 대학의 안팎을 넘나들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나는 대학이 더 이상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새로운 지식을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장소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분권의 시대다. 학문도 예외일 수 없다. 이런 정황 속에서 나는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에 관한 법률’(약칭: 인문학법) 시행에 따른 글로컬 인문학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싶다.”


    △ 인문사회연구본부는 산하에 인문학 단장을 비롯해 58명의 부서원이 배치된 거대 조직이다. 한편에선 이들의 노하우를 살려 잘 활용해야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선 ‘노회하게’ 관료화된 학술정책 공무원들의 입김을 조절해야 하는 역할도 있는 것 같다. 본부장으로서 향후 운영에 관한 기본 생각이 궁금하다.

    “선도 악도 디테일에 있다.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은 미지 권력과 담론에 섬세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큰 말하기 좋아하는 지휘자는 작은 일에 흥분하기 십상이다. 그만큼 쉽게 휘둘린다. 본부장은 직책일 뿐이다. 그 속에는 어떤 위계적 권위나 인격이 결부돼서는 안 된다. 모든 구성원은 동등한 인격을 가지고 있다. 함께 하는 모든 분들이 나와 함께 자존심, 자신감, 자부심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선은 인격적 소통과 합리적 설득과 소통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단호하게 결정하고 무한책임을 져야한다. 그러나 나는 어떤 순간에도 낭만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꺼이 몰락할 각오부터 하고 있다.” 


    △ 한국 인문학의 현재 모습은 산토끼만 쫓다가 집토끼가 다 도망가는 형국이다. 인문학  고유의 논의보다는 융합 내지 통섭 류의 시장 담론에 의해 인문학이 너무 끌려 다니는 경향이 있다. 물론 권력과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에 인문학이 본래 기본적으로 충실하게 해야 할 연구와 논의의 장은 갈수록  축소 내지 왜곡되고 있다. 이를 지켜주는 것이 연구재단의 기본 소임이라고 본다. 예컨대 4차 산업혁명과 인문학의 관계 설정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전형적인 동원인문학의 한 사례일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담론의 장에 가면 인문학은 없고 기술들만 나부낀다. 인문학 고유의 연구 토대의 구축과 보존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나는 양자택일적 이분법에 반대한다. 동원인문학은 반대하지만 동행인문학은 필요하다. 인문학은 융·복합이나 통섭 담론에 포섭돼선 안 되지만 불참해서도 안 된다.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학문이 시장의 교환가치에 휘둘려선 안 된다. 그렇다고 시장의 교환을 폄하해서도 안 된다.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학문은 교환될 수 없는 가치 때문에 교환되는 지식체계다. 따라서 시장과 행정체계에 의해서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학문이 식민화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장의 업무를 초과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정책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 인문 연구 정책의 선진화와 관련해서, 한국은 서구의 선진국과 비교해서 국가와 시장의 간섭이 심하다는 비판이 있다. 단적으로, 국가와 자본이 요구하는 ‘동원’ 인문학을 연구재단이 주도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를 극복하는 정책 내지 원칙이 있다면?
    “인문학만이 아니라 대학과 학문이 모두 국가와 시장, 행정과 자본에 의해서 동원되고 있다. 여기에 연구재단은 중대한 책임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국가와 자본의 요구를 대학과 학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거꾸로 대학과 학자들의 요구를 국가와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소홀히 했다. 나는 무엇보다 연구재단이 두 방향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매개자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우선은 대학 안팎의 연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방식부터 찾아야 한다. 나는 구체적으로 인문, 사회, 예술 분야를 대표하는 단체들과 모임을 갖고자 한다. 인문, 사회, 예술 대학 학장 협의회와 학술단체 협의회가 한국연구재단의 방향을 정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동원하지 않고 동행할 수 있다.”


    △ 연구 지원과 관련된 예산의 계획과 배정과 관련해서 현장의 목소리는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 기재부나 교육부의 공무원 몇 사람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궁금하다.
    “한국연구재단의 정책결정이 대학과 학술단체를 대표하는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면 예산배정과 계획에서도 현장을 목소리를 담을 수 있다고 믿는다. 기재부와 교육부의 공무원들은 법률 체계와 제도의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반대로 학술단체와 대학을 대표하는 분들은 학문공동체의 관점에서 의견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 연구재단은 교차로에서 체계와 학문공동체가 소통하며 협의하고 합의한 결과를 수행하면 된다.”

    △ 연구재단의 과제 선정과 평가가 과거에 비해 매우 투명해진 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각종 연구 지원 사업들의 응모와 심사 방식에 대한 비판이 있다. 특히 논문 실적 평가와 같은 부분은 ‘형식적 심사’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투명성 제고에 이어, 실질적인 평가 문화의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 관리의 선진화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결과물 중심의 결과 관리를 특징으로 하는 서구 선진국의 관리 방식을 참조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절차적 민주주의자다. 하지만 나는 연구계획서보다 그전에 축적한 선행연구와 더불어 최종 연구결과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계획서만 잘 쓰는 연구자들에게 연구재단이 휘둘려선 안 된다. 연구 과정에 평가만큼 출발점과 종착점에서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공정성의 핵심은 공개성에 있다. 나는 가능한 모든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

    2017년 11월 20일 월요일

    정진구 목수

    [더,오래] 67세에 목수가 된 치과의사 
    치과의사와 목수. 얼핏 듣기엔 전혀 연결고리가 없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치과의사는 치아를, 목수는 나무를 정교하게 깎기도, 다듬기도 한다는 점에서 통하는 부분이 있겠다 싶기도 하다. "치과의사는 섬세한 작업을 많이 하고, 기계를 많이 다뤄서 인지 목공일에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로컬라이프](4)
    퇴직 10년 전부터 서서히 시작
    생산적인 활동 매력적
    "힘 빼고 그냥 즐길 것"


      











    정진구 원장은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치과보철과 전문의로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강의하다 귀국했다. 귀국 이후 이태원동에 정진구 치과를 개원했는데, 당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기업인부터 이름만대면 알만한 정재계 사람들의 치아를 담당했다.   
      
    그랬던 그도 이제는 의사 가운보다는 목수 작업복이 익숙하다. 15년 전부터 목공을 위해 진료를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10년 전부터는 거의 목공에 전념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올해 82세인 그는 67세부터 목수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본격적인 목수의 삶을 살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가일리에 1500평 규모의 부지에 목공 작업을 위한 3동의 목공 작업실도 꾸몄다. 그저 취미라기엔 웬만한 목공예 작업실 수준을 뛰어넘는다. 지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건 오롯이 목수의 삶을 살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지낼 때였는데, 어느 날 친구가 나무 프레임 액자를 만들어 선물했어요. '이걸 직접 만들었냐'라고 물었더니 아버지 따라서 대학생 때부터 해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미국에서는 남자들이 집 차고(garage) 같은 데서 자신만의 작업실을 갖고 목공을 하는 게 당연한 풍경이었어요. 그때부터 나도 언젠가 목공을 배워야겠다고 막연한 꿈을 갖기 시작했죠." 
      
    개원의에게 정년퇴직이 있겠느냐마는 그는 은퇴를 염두에 두고 목수의 삶을 조금씩 준비해 나가기 시작했다.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러스틱 가구(rustic furniture) 스쿨에서 매년 여름 한 달씩 수련하며 목공 기술을 익히며 막연한 꿈을 실천에 옮겨 나갔다. 그가 주로 다루는 러스틱 가구는 나무의 테두리를 다듬지 않고 원형 그대로의 모양을 이용해서 만드는 가구를 말한다. 나무 원형 그대로를 살리다 보니 그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배울수록 재미가 있고 욕심도 났다. 지금도 꾸준히 목공과 관련한 책과 영상을 보며 기술을 익힌다. 여전히 나무며, 목공 장비들을 사다 모으기 바쁘다. "사실 전 좀 욕심을 내서 장비를 좀 거창하게 갖췄어요.(웃음) 목공이 이른바 '비싼취미'라는 인식이 있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는 톱, 망치, 대패, 끌 등의 장비만 갖춰도 손쉽게 시작할 수 있죠." 
      
    그는 마음속으로 목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그냥 즐길 것(Just Enjoy)'을 당부한다. "퇴직 10년 전부터 조금씩, 서서히, 가볍게 시작하세요. 지금에 와서 그림을 그린다고 피카소가 되겠어요?(웃음) 거창하고 대단한 작품을 만들다기 보다 그냥 힘 빼고 즐기세요." 
      
    그에게 목공의 매력이 뭐냐 물었더니 자연과 벗 삼을 수 있다는 점, 생산적인 활동이라는 점, 머리보다 몸을 쓸 수 있는 작업이라는 점 등을 꼽았다.  
      
    "머리 쓰느라 스트레스 많이 받는 분들한테 추천해요. 나무를 옮기고, 자르고, 다듬고 하면서 몸을 쓰다 보면 잡생각도 사라져요. 목공은 최소한의 결과물을 만나볼 수 있어요. 그냥 땔감으로 쓰이고 말 수도 있는 나무로 의자, 테이블, 우편함처럼 집안에서 쓸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만들어 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는 집안의 플라스틱을 나무로 만들어 가는 작업에서부터 시작해 오래된 가구를 리폼해서 새로운 형태로 바꿔 나가기도 한다. "목공은 무엇보다 생산적인 작업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에요. 은퇴하고 많은 남성이 산으로 가는데 건강에는 좋겠지만, 그저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일 때가 많아 안타깝죠. 아직도 무언가 생산을 해낼 수 있다는 게 큰 보람이자 자랑입니다. 일단 한번 시작해 보세요. 너무 좋아서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22127717

    “기회조차 ‘상업화’한 미국”…“한국은 그런 미국을 모방”

    ‘사회 불평등 어떻게 할까’ 신광영·그러스키 교수 대담

    학자로서 발 딛고 선 땅도, 구사하는 언어도 달랐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오랜 동지처럼 대화를 주고받았다. 삼십년 넘게 불평등 연구의 ‘외길’을 걸어온 사회학자들의 진한 공감과 연대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저 둘 다 1980년대 후반 위스콘신 매디슨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학연’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 터였다.

    지난 14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에서 연세대 사회학과 BK21플러스 ‘사회적 연대와 공존’ 사업단 초청으로 방한한 데이비드 그러스키 스탠퍼드대 교수와 신광영 중앙대 교수가 만났다. 두 사람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의 역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대한 전망, 사회 이동성의 중요성과 미국식 모델의 미래에 대한 논의까지 서로의 사유를 발전시켜나갔다.

    ■ 불평등은 정책의 결과 

    신광영 교수(이하 신광영) = 우선 미국이나 선진국, 동아시아에서 사회 불평등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서 논해보자.

    데이비드 그러스키 교수(이하 그러스키) = 미국의 소득불평등 증가를 두고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잘못된 오해다. 사실은 미국이 경제나 노동시장을 조직화하는 방식과 제도가 소득불평등을 증가시켰다. 구체적으로 미국이 수십년 동안 최저임금의 실질가치를 인상하지 않고 노조 조직화를 어렵게 만들면서 소득분위상 하위에 있는 사람들의 소득이 줄어들었다. 동시에 소득분위 상위층이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결정이 내려졌다. 두가지 층위의 결정이 결합되면서 불평등이 증가했다.

    신광영 = 불평등을 야기한 주된 원인을 정책 결정에서 찾는 시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책은 불평등의 수준을 높일 수도 낮출 수도 있다.

    그러스키 = 우리가 실행하는 정책이 두 가지 효과를 낳는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우선 아주 명확하고 의도적인 효과로써 노조 조직화를 수월하게 만드는 정책을 펴면 하층민의 역량을 증대해 소득불평등이 줄어든다. 그런데 많은 정책들은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결정짓는다. 미국에는 부자는 부자끼리, 가난한 사람들은 그들끼리 모여 살도록 분리를 야기하는 여러 정책이 있는데, 사람들이 비슷한 사회계급 내에서 만나 결혼하면서 소득불평등이 악화된다.

    신광영 = 맞다. 한국의 불평등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 정부는 지니 계수로 나타나는 불평등을 줄이고 싶어한다. 정부는 대개 단기적, 즉각적 효과를 낳는 정책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장기적이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지속가능한 수준의 평등에 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합리적이고 적절한 경제·사회정책을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다. 또 자본주의 경제는 상승과 하강 국면이 있는데, 불평등을 조장하는 경제적 변동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도 문제다.

    그러스키 = 큰 결정을 내려야 한다. 먼저 소득불평등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불평등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논의는 많이 나왔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불법적 불평등을 뿌리 뽑는 것으로 부패나 지대추구행위와 같은 ‘달콤한 거래’, 최고경영자(CEO)들에 대한 과도한 보상 제도가 이에 속한다. 경제 전체의 산출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나쁜 불평등’ 근절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둘째로는 분배 이전(선분배)은 건드리지 않고 분배 이후(후분배)에 개입하는 것이다. 즉 세제 구조 개혁이라는 단순하고도 직접적인 방식으로 재분배하는 것이다. 최상위층이 지대를 많이 얻으니까 세금을 많이 물리면 된다.

    신광영 = 한국 경제는 재벌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족벌경영이나 독점화된 경제가 나쁜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주범이지만, 재벌의 영향력 때문에 체제를 바꾸기가 어렵다.

    ■ 빈곤과 불평등 해법은

    신광영 = 불평등과 빈곤의 관계도 중요하다. 토마 피케티가 말했듯이 상위 1%가 대부분의 몫을 가져가면 중산층이 소득을 유지하더라도 불평등이 늘어나고, 반대로 소득분위 하위계층이 점점 소득을 빼앗겨도 불평등이 커진다. 빈곤 해결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나.

    그러스키 = 현재 우리는 어떤 접근이 효과적인지 아닌지를 알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일례로 생애주기에서 가난한 사람들과 잘 사는 사람들 사이에 매우 다른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지점을 찾아내 개입하는 것이다. 태아 상태에서부터 가난한 사람들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역량이 부자들에 비해 크게 부족하므로, 가정방문이나 출산 지원 프로그램 실시와 양질의 유아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서머스쿨이나 진로 정보와 같이 제도권 학교 바깥에서 일어나는 불평등을 평준화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최적의 효과를 내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근거 중심 정책이 필요하다.

    신광영 = 빈곤 해소를 위해 생애주기 접근이야말로 지난 30년간 사회과학자들이 이뤄낸 가장 훌륭한 성취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사회과학분야에서도 어린 시기에, 생애주기 접근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다. 워킹푸어 문제를 다루는 해법을 논해보자. 하나는 미국, 한국, 일본이 채택하고 있는 최저임금제도이고, 다른 하나는 북유럽 국가들처럼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저임금제도가 있는 경우 워킹푸어 문제가 심각하다.

    그러스키 = 최저임금은 매우 중요한 개입방법이다. 미국에서는 연방정부 차원의 근로장려세제(EITC)가 워킹푸어의 소득을 늘리는데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진짜 문제는 워킹푸어보다 일하지 않는 빈곤층이다. 복지 개혁으로 일하지 않는 빈곤층 집단이 줄어들었다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신광영 = 한국도 미국을 따라서 EITC를 도입했다. 일하지 않는 빈곤층은 한국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특히 노인층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 5~6배나 높은 세계 최고치 수준으로 비극적인 상황이다. 젠더 불평등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은 OECD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약 38%로 가장 크다. 미국에서도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 차별시정조치 등 여러 정책적 개입이 있었다.

    그러스키 = 우선 언급해야 할 것은 당면한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우리가 간과한다는 점이다. 빈곤과 불평등, 젠더 불평등 문제는 우리 사회 제도 안에 이미 깊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적은 재정을 투입해 추진하는 프로그램만으로 협소하게 대응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현재 투입의 10배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아주 중요한 법률인 차별금지법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 여성에게 온전히 부담이 전가되는 보육 문제를 좀 더 평등하게 만드는 것 등도 필요하다.

    신광영 = 한국에서 젠더 불평등 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지만, 남성의 여성 차별은 사회 모든 시스템에 넓게 퍼져있다. 아들 대신 딸을 선호하는 문화라든지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는 있다. 하지만 대학, 관료제, 가족 내 등 모든 면에서 가부장제가 너무 심각하고 생명력이 질기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 임금 격차도 이십년 넘게 아무 변화가 없었다.

    그러스키 = 미국도 마찬가지다.

    ■ 트럼프 정부에 대한 전망

    신광영 =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는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불평등 문제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나. 트럼프는 미국 기업들이 미국 본토에 투자를 늘리는 것에 관심이 많아 보이는데, 세계화 기조와는 반대되는 흐름이자 경제 민족주의처럼 보인다.

    그러스키 = 일단 당선되기 위해서 사용하는 레토릭이나 정책, 당선된 이후의 것들을 구별해야 한다. 당선 전의 레토릭은 분명히 불평등 반대 레토릭이었다. 트럼프는 미국 사회에서 상처받고 패배하는 이들이 있음을 인식했고, 이를 바로잡으려 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는 공화당 후보였고, 공화당의 ‘친-불평등’ 접근에 완전히 포섭됐다. 상위층에게 자본을 이전시키는 세금 정책은 그 포섭의 결과이고, 결과적으로 레토릭은 공허하게 들린다.

    신광영 = 트럼프는 실업자나 러스트벨트 주민들의 포퓰리즘을 활용했다. 극우 포퓰리즘 정치인들이 사람들의 좌절을 이용해서 표를 얻고, 자기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여러 나라에서 흔한 풍경이다.

    그러스키 = 민주당도 신자유주의 정당이 되었다는 비판이 있지만, 공화당이 신자유주의의 강력한 지지자로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를 또 하나의 선거 승리로 바꿔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누가 이걸 해냈는지는 몰라도 정치적으로 뛰어난 솜씨였다. 어디로 갈지는 지켜봐야 한다. 현재로서는 두 가지 핵심 정책인 세금정책과 의료보험이 노동자를 해치는 ‘친-불평등’ 정책이다.

    ■ 흔들리는 아메리칸 드림

    신광영 = 사회이동성 이야기를 해볼까. 한국은 급격한 산업화로 절대적 사회이동성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제 급성장기는 끝났고, 1997년 외환 위기와 이후의 광범위한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인해 계급 이동 사다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평균 은퇴연령이 54세로 매우 낮다는 점은 생애주기 면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중산층의 50대 남성은 자녀들이 아직 대학생, 고등학생인데 벌써 은퇴를 걱정해야 한다. 미국은 어떤가.

    그러스키 = 정말 우려스럽다. 그동안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으로 상징되는 공정한 기회와 높은 사회이동성이 보장되는 사회였다. 하지만 절대적 소득 이동성을 긴 기간에 걸쳐 살펴보면, 부모보다 많이 버는 자녀들이 급감하고 있다. 아이들은 어린시절 노출된 환경을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고, 부모의 삶에 못 미치면 아주 심각한 실패로 간주한다. 이전보다 줄어든 경제 성장의 열매가 점점 더 상위층에만 가고 있는데, 인구 전체에 몫이 골고루 나눠져야만 자녀들이 부모를 따라잡을 수 있다. 지금처럼 불평등이 높은 사회를 유지한다면 이동성 저하 비용이 초래된다.

    신광영 = 다른 사회와 비교하면 미국은 불평등은 높지만 이동성도 높은 사회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불평등은 높고 이동성은 낮은 사회다. 한국 사회와 학계의 아이러니는 미국을 고도로 선진화된 바람직한 사회 시스템의 모델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 정책을 모델로 하고, 미국 스타일을 전파한다.

    그러스키 = 미국의 이야기는 원래 ‘그래, 우리가 불평등하지만, 공정하고 열린 경쟁의 결과이고, 낙오자들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생산적인 불평등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회 자체가 시장에 있기 때문에 경쟁이 공정하지 않다. 잘사는 부모는 시장에 가서 아이들을 위해 기회를 산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겼는데, 이제는 기회도 시장에서 구매하고 있다. 시장은 희소한 자원 분배에는 아주 훌륭한 도구이지만, 기회만큼은 신성한 것으로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한다.

    ■ 한국과 미국의 미래

    신광영 = 당신이 사용하는 ‘기회의 상업화(commodification ofopportunity)’라는 개념에 동의한다. 나는 ‘미국의 남미화’에 주목하고 싶다. 중국도 불평등이 급증하면서 유사한 궤적을 밟고 있다. 세계 경제규모 1, 2위인 미국과 중국 모두 불평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자본주의 체제에 암울한 사실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하향경쟁(race to the bottom)이 일반화됐다. 미국 시스템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러스키 =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미국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불평등 수준이 낮을 때 경제대국이 됐다. 따라서 이제는 불평등이 이렇게 높은데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남는다. 과연 기회가 시장에서 팔리고, 불법적이고 부패한 불평등이 만연한 상황에서도 가능할 것인지. 사람들이 포퓰리즘 환상에 넘어갈 것인지, 또 아메리칸 드림을 저버릴지 우리는 모른다. 미국의 미래에 대해서 나는 사실 굉장히 낙관적이다.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하는 포로다.(웃음) 미국은 거대한 문제 앞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발명해왔다. 노예제나 민권운동 등 시스템이 위기에 빠지고 평등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가치가 흔들리던 시기에도 우리는 실질적인 개혁을 취했다. 미국인의 DNA 안에 자신을 새롭게 발명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불평등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

    신광영 = 미국의 오랜 역사적 경험은 한국이 좋은 정책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실행하는 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지난 20년간 한국에서 서민들의 경제 지위는 과거에 비해 심각하게 나빠졌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 민주정부가 탄생했다. 그런데 한국의 민주정부는 남아공이나 대만에서 새로운 민주정부가 그랬듯이 신자유주의 개혁을 실행했고, 장기적으로 심각한 노동시장 문제, 불평등 급증이 일어났다. 지금 정부는 과거의 정책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있다. 알다시피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의 촛불시위는 엄청난 피플파워를 보여줬고, 정치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새 역사와 새 정책, 특히 경제나 세금 정책의 방향을 바꿨다. 나 역시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 매우 낙관적이다. 더 나아가 한국의 사례는 정치변화가 어떻게 경제·사회 변화를 이뤄내고, 불평등과 빈곤을 줄이고 복지를 증대할 것인지에 관한 상징적 사례이자 중요한 실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스키 = 전적으로 동의한다. 불평등이 높게 나타나지만, 우리는 민주적 시스템에 살고 있다. 이론대로라면 사람들이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시스템이 효과적이지 않으면 저항할 수 있다. 내 낙관주의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평등이 높기 때문에 상위층의 목소리만 확대되어 들리다보니 거버넌스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권력이 없는 사람들의 대응 역량이 쪼그라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순간과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으므로 지금 행동해야 한다.



    ▲ 신광영 교수 =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 불평등과 계층, 계급 문제에 천착해 왔다. 세계화와 동아시아 불평등체제, 북유럽 복지모델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대표 저서로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후마니타스), <한국의 계급과 불평등>(을유문화사), <스웨덴 사회민주주의>(한울아카데미)가 있다.

    ▲ 데이비드 그러스키 교수 =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스탠퍼드 빈곤과 불평등 연구센터(CPI)의 디렉터이다. 소득불평등과 빈곤, 사회 이동성, 빈곤 문제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지난 4월 ‘사이언스’에 미국 센서스 자료를 토대로 지난 40년간 절대적 소득 이동성이 급감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리 |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출처 https://goo.gl/Y7w268

    北京, 首都图书馆联盟, Capital Library Alliance

    2012年3月,首都图书馆联盟正式成立,并推出十项惠民举措,市民有望仅凭一张读者卡,在北京市60家图书馆通借通还,并且可以实时收看其他图书馆举办的讲座转播等。北京大学图书馆馆长在成立大会上宣布34高校图书馆向社会公众开放。

    1. 
    2012年3月12日,首都图书馆联盟成立。首都图书馆联盟由位于北京行政区域内的国家图书馆、党校系统图书馆、科研院所图书馆、高等院校图书馆以及医院部队、中小学图书馆和北京市公共图书馆共110余家图书馆,自愿联合发起成立。首都市民今后有望仅凭一张读书卡来浏览百余家图书馆的文献资源。

    2. 
    为了充分服务读者,首都图书馆联盟十大惠民服务措施的同时启动。
    1.在全市60家图书馆实 现图书通借通还,使北京地区的图书文献无障碍流转,满足读者阅读需求。2.在国家图书馆与首都图书馆之间实现读者证相互认证,实现授权数字资源的共享,逐步实现文献的通借通还,方便市民借阅图书。3.在高等院校图书馆逐步实现面向社会免费开放,通过办理借阅证使读者共享图书资源。4.开通“首都图书馆联盟”网站,集中发布联盟资讯,加大对北京地区图书馆的统一宣传推介力度,让市民广泛深入了解图书馆服务信息。5.联盟成员之间开展网络互联,实现馆际授权数字资源的共享。搭建联合参考咨询服务平台,集合联盟成员专家人才优势,免费为读者进行实时咨询服务。6.联盟成员开展讲座、展览等文化惠民服务合作,方便市民参与公共文化活动,并开展针对外来务工人员的服务。7.联盟成员利用流动图书车等方式,深入社区、中小学、农村、工地,开展图书馆流动服务。8.联盟成员合作,每年举办一届市民图书交换活动,让市民家中的图书流动起来。9.联盟成员将部分复本图书集中起来共同建立调剂书库,基层图书馆可在调剂书库内挑选图书,补充文献资源。联盟选定若干家成员单位与出版发行机构合作,在图书馆设立新版图书展架,让读者优惠购买图书。10.联盟确定每年9月的第一周为“首都读者周”。读者周期间,联盟成员向市民讲解利用图书馆、计算机检索、图书馆功能、读者权益等知识,让市民走进图书馆,了解图书馆,利用图书馆。

    3. 
    “近期我们起码有六项目标要达到”,鲁炜将联盟惠民举措简洁地概括为六点,即“一馆办证、各馆通用”、“一卡借阅、就近还书”、“一馆藏书、各馆共享”、“一馆讲座,各馆转播”、“一馆咨询、多馆服务”、“与出版机构合作,推出优惠图书”。他表示,各个图书馆在社会进步中发挥了不可替代的作用,此外各个图书馆的讲座非常优秀,今后媒体可以提前对讲座信息予以报道,让更多的市民了解和参与进来.

    출처 https://goo.gl/2jeN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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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brary alliance set up in Beijing

    Updated: 2012-03-12 17:13

    (Xinhua)

    Readers in Beijing will need just one library card to borrow books from more than 110 libraries, including regional or community libraries, university, high school and primary school libraries, and hospital and army libraries, a spokesman with the alliance said at the inaugural meeting.
    Libraries will also offer videos of various kinds of forums held in other libraries, enabling visitors to any library to enjoy these forums.
    Moreover, the alliance is planning to hold book exchange activities and a "Capital Readers Week" every year.
    The general public had previously not been allowed into university libraries, but now some will be able to visit, said Zhu Qiang, vice-chairman of the alliance, adding that 30 to 40 universities in Beijing have already entered into the alliance.
    After joining the alliance, university libraries will make efforts to improve their services and systems, perfect relevant facilities, and gradually open to the public, said Zhu, also chief of the library of Peking University.
    출처 http://www.chinadaily.com.cn/china/2012-03/12/content_14816503.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