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군 1인당 도서구입비 1800원, 사서 3.8명 불과
전체 회원수 50만명 고양시 16개 도서관 평균치 가장 열악
경기도의 각 지자체가 공공도서관 건물은 번지르르하게 지었지만 정작 도서 구입과 사서 인력 충원에는 소홀해 도서관이 제구실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경기도의회 이재준 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2)이 경기도에서 받은 2015년 31개 시·군의 도서관 운영 현황을 보면, 지난해 경기도의 1인당 도서구입비는 연간 1800원으로 나타났다. 1인당 장서 수는 2.1권으로 경기도 목표치인 2.5권에 못 미쳤다.
특히 사서 수는 총 228개관에서 859명이 근무해 1관당 평균 3.8명으로, 적정인원(5000명)의 1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시·군은 법정 최소인원(3명)에도 못 미쳤다.
도서관법 시행령에는 330㎡ 규모 이하 도서관은 사서 3명을 둬야 하며, 초과하는 330㎡마다 사서 1명을 추가로 두고, 장서 6000권마다 사서 1명을 충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군별로는 고양시가 가장 열악했다. 고양시는 공공도서관 수가 16개로 수원(22개)에 이어 도내에서 두번째로 많지만 연간 도서구입비는 1인당 1200원으로 의정부, 안성(각 1000원)에 이어 가장 적었다. 사서 수도 고양시는 2.9명으로 성남, 의정부(각 6.0명)의 절반꼴로, 독서 지도나 책 안내 등 양질의 서비스는커녕 도서 대출·반납 업무만 하기에도 빠듯한 셈이다. 고양시의 도서관 회원 수는 50만6087명으로 용인, 수원에 이어 세번째로 많았다.
고양시의 한 도서관장은 “시에서는 예산에만 의존하지 말고 헌책을 기증받으라고 하는데 장서로서 가치있는 도서를 기증받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신간 도서나 희망 도서를 갖추지 못해 이용객들로부터 불만의 소리를 들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석재복 고양시 도서관센터 소장은 “아무리 건물이 좋아도 내용물인 도서가 충분치 않으면 껍데기에 불과하다. 눈에 보이는 효율성이 낮다는 이유로 예산 배정 때 후순위로 미루지 말고 의지를 가지고 도서관 예산을 현재보다 2배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준 의원은 “고양이나 안산, 시흥, 오산시와 같이 재정력이 충분한 지자체들의 도서관 운영 실태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경기도는 도서관법을 위반하고 치적 홍보용으로 도서관 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지자체에 대해 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내에서 도서구입비와 사서 인력이 가장 많은 곳은 과천시(1인당 4700원, 1관당 9.3명)로 조사됐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