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일 화요일

벅민스터 풀러의 세계지도

아래는 우리가 흔히 보는 세계지도입니다. 하지만 지구는 구에 가까운 입체 형태이기 때문에 평면으로 나타냈을 시 왜곡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가 이제까지 익숙하게 보아왔던 세계지도는 시작부터 항해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지면의 형태와 면적이 왜곡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지구를 온전하게 나타내고자 세계지도를 다시 디자인한 사람이 있었는데요, 미국의 건축가이자 발명가, 디자이너인 벅민스터 풀러(Buckminster Fuller, 1895~1983)입니다.


그는 '21세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불릴만큼 뛰어난 발명들을 해낸 인물인데요, 사상 최초로 왜곡되지 않은 진짜 세계지도 - 다이맥션 맵(Dymaxion Map)을 만들었습니다. 이 지도는 1943년 미국 주간 사진 잡지 <LIFE>를 통해서 발표되었는데요, 3D인 지구를 최초로 평면화(2D)시킨 지도입니다. 구 형태의 지구를 20면체로 재구성하고, 전개해서 봤을 땐 지구의 전 육지가 하나의 거대한 섬처럼 바다 위에 떠 있게 한 것이죠.




전개도를 보니 바다의 실제 면적이 가늠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의 세계지도가 얼마나 왜곡됐었는지 알 수 있는 것 같죠? 한편, 이렇게 해놓으니까 나라 구분에 혼란이 오는 것 같은데요, 한국을 한번 찾아볼까요? 왼쪽 하단 아슬아슬하게 잘려있는 경계에 있네요^^

미국의 벅민스터 풀러 연구소(Buckmister Fuller Institute)에서는 다이맥션 맵의 다양한 해석을 위한 영감을 받고자 첫 공모전을 열었는데요, 그 경쟁이 꽤나 치열했나봅니다. 총 42개국에서 300여 개의 작품이 접수되었고, 그중 세계 삼림 밀도를 목판으로 표현한 팀 - 니콜 투치(Nicole Santucci) X 우드컷 맵스(Woodcut Maps)의 '다이맥션 우드오션 월드(Dymaxion Woodocean World)'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나무색이 진할수록 대륙 면적대비 삼림밀도가 높은 거고요, 청록색 나무는 바다를 나타낸 것입니다. 남미 브라질의 아마존, 아프리카의 콩고, 북유럽, 동남아시아 일대, 일본 등이 삼림밀도가 높게 나타나네요. 이들이 1단계라고 하면 한국은 아쉽지만 3단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입상작으로는 가엘 아미(Anne-Gaelle Amiot)의 '구름 다이맥션 맵(Clouds Dymaxion Map)'이 있었는데요, 대륙과 바다의 구분을 넘어서 상공 어디에든지 존재하는 구름을 단독으로 지도에 나타냈다고 합니다.


그 외 수상작으로 약 75,000년 전 인류의 이동을 나타낸 지도로 'Map of Family(인류 지도)'인데요, 전 대륙을 이어진 다이맥션 맵의 구성을 유용하게 활용한 지도입니다. 바다 건너가 아닌 대륙을 따라 움직였던 인류의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까지의 세계지도보다 인류이동의 원리가 더 쉽게 이해가 되는 것 같죠? 이 공모전의 심사위원도 유용성이 제일 높은 지도라고 평가했다고 하네요.


다른 또 하나는 물부족 국가를 나타낸 지도인데요, 아프리카 및 아시아 지역이 대부분 물부족 상태에 처해있네요. 우리나라도 한정된(Limited) 단계입니다. 거의 없는 상태(Scarce) 직전이네요.

벅민스터 연구소는 이번 첫 공모전에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모여들어 지속적으로 있을 이 공모전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고 합니다. 다이맥스 맵 해석에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릴 것을 기대하는 것이겠죠. 더이상 왜곡된 세계지도가 아닌 진짜 세계지도로 자연스럽게 세상을 바라볼 날이 올지, 저도 기대가 됩니다.

by 고래 발자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