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9일 일요일

눈 쌓인 산길을 40년지기 친구들과 온종일 걸었습니다.

눈 쌓인 산길을 40년지기 친구들과 온종일 걸었습니다. 송년회를 겸하여 하산주도 한잔 하였습니다. 너무 오래 산 것이거나, 이직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는 것이거나, 그런 이야기,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남겨놓고 헤어졌습니다. 또 한 해가 저뭅니다.

2019년 12월 27일 금요일

2010년대의 책들

2010년대의 책들ㅡ한겨레 책지성팀의 요청에 응하여, 짧게 메모한 것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2014)
<금요일에 돌아오렴-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2015)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에세이>(김종철, 2019)
<모두에게 기본소득을-21세기 지구를 뒤흔들 희망 프로젝트>(최광은, 2011)
<82년생 김지영>(조남주, 2016)

<금요일에 돌아오렴-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2015.) ‘세월호’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우리 사회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듯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와이즈베리, 2014). 지난 10년 경제는 발전하였고 국민소득은 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신자유주의 심화에 따른 불평등은 확대되었습니다. 형식적 민주주의를 넘어 내용적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상징하고 있는 책.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에세이>(김종철, 녹색평론사, 2019). 인간다운 삶과 지속 가능한 사회, 그리고 서구식 ‘근대’ 문명을 넘어서기 위한 사상적 토대는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일까?
<모두에게 기본소득을-21세기 지구를 뒤흔들 희망 프로젝트>(최광은, 박종철출판사, 2011)를 추천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데, 정작 사람들은 생존을 걱정합니다. ‘기본소득’ 논의와 운동은 일자리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딛고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청년수당이나 농민소득/농민수당 등으로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민음사, 2016)은 2010년대 대표적인 페미니즘 소설이지요. 고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해 유명해진 책이기도 합니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22303.html#csidx673c2a4edb1ec99b4d2613e5bab95b8 

2019년 12월 26일 목요일

영국, 2010년 이후 약 800개의 도서관 폐쇄(2019년 12월 6일, 가디언지)

영국, 2010년 이후 약 800개의 도서관 폐쇄(2019126, 가디언지)
 
Almost 800 libraries have closed since the Conservative-Lib Dem government implemented austerity in 2010, new figures reveal.
 
The Chartered Institute of Public Finance and Accountancy’s (Cipfa) annual survey of the UK’s libraries, excluding Northern Ireland, shows there are 3,583 library branches still open in the UK 35 fewer than last year. Since 2010, 773 have closed.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영국 도서관에 대한 차타드 공공재정회계연구소(Cipfa) 연례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는 3,583개의 도서관 지점이 남아 있는데 이는 작년보다 35개 적은 수치입니다. 2010년 이후 773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The closure of almost a fifth of the UK’s libraries over the last 10 years comes against a backdrop of a 29.6% decline in spend, said Cipfa. National spending on the service topped £1bn in 2009/10 but dropped to under £750m in the last year, which saw a 0.4% increase on the 2017/2018 spend.
 
지난 10년 동안 영국 도서관의 거의 5분의 1이 폐쇄되면서 지출이 2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에 대한 국가 지출은 2009/10에서 10억 파운드를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75천만 파운드로 감소
 
The number of paid librarians has also plummeted. In 2009/2010, the point marking the start of the Tory-led government’s austerity drive, there were 24,000 salaried staff working in libraries. Last year, there were 15,300 employees and more than 51,000 volunteers.
 
유급 사서 수도 급감했다. 2009/2010년에는 토리(보수당) 주도 정부의 긴축이 시작된 시점에서 24,000명의 직원이 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15,300명의 직원과 51,000명 이상의 자원 봉사자가 있었다.
 
As the number of branches and paid staff have declined, so have library visits: there were 226m visits to libraries over the last year, compared with 315m in 2009/2010.
 
Cipfa chief executive Rob Whiteman said that while spending had increased slightly in the last year, the figures showed a sustained trend where local councils on tight budgets had been forced to redirect funding to priority services such as social care.
 
“This is the shape of today’s local authorities. As the country prepares to go to the polls, candidates should be having honest conversations with the public about the role of local government, and the future of lower priority services such as libraries,” Whiteman said.
 
Earlier this week, Boris Johnson was asked by the BBC’s Andrew Marr about library closures, with the prime minister appearing to offload the blame on to local authorities, who have undergone dramatic cuts over the past decade. This year, council leaders warned that one in five councils might have to impose drastic spending controls to avoid bankruptcy.
 
Johnson told Marr: “We want to be spending more. We want to be supporting local authorities. But some local authorities have been able to manage their finances so as to open libraries. I give you the example of my own borough of Hillingdon in west London, where they opened libraries I want to invest in libraries, but we can only do that when we get the economy really motoring.” The prime minister said this could be achieved by “getting Brexit done”.
 
Nick Poole, chief executive of librarian body Cilip, was harshly critical of Johnson’s comments, saying they include “three key misconceptions”. First, pointed out Poole, local library services are not the responsibility of local councils alone: the 1964 Public Libraries Act requires central government to oversee and improve public library services a responsibility, he said, that the previous Conservative government failed to implement.
 
“Secondly, while we are delighted that Mr Johnson’s local council has been able to invest in libraries, the fact that many cannot has less to do with sound financial management and more to do with the cuts of around 30-40% handed down to them by the previous Conservative government. This is why we have called for a fair funding settlement for local government, to reverse the emergence of library ‘haves and have-nots’ across the country,” said Poole.
 
“Finally, Mr Johnson appears to suggest that the country can only afford libraries when there has been an economic recovery. As we have commented time and again, this is a fundamentally misguided policy. By investing in libraries, you create opportunities for education and skills across the country, which in turn creates the conditions for future economic growth.”
 
사서 단체 Cilip의 최고 경영자인 닉 풀(Nick Poole)은 존슨(Johnson) 총리의 의견에는세 가지 주요 오해가 포함되어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첫째, 지역 도서관 서비스는 지방 의회의 책임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1964년 공공도서관법(Public Libraries Act)은 중앙 정부가 공공 도서관 서비스를 감독하고 개선할 것을 요구한다. 두 번째로, 우리는 Johnson의 지방 의회가 도서관에 투자 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건전한 재무 관리와 관련이 없으며 30-40%의 감축과 관련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전 보수 정부에 의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전국의 도서관 소지품과 소지품의 출현을 역전시키기 위해 지방 정부에 공정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마침내, 존슨 총리는 경제 회복이 있을 때만 도서관을 살 수 있다고 제안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몇 번이고 언급했듯이 이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정책입니다. 도서관에 투자함으로써 전국의 교육 및 기술 기회를 창출 할 수 있게 되며, 이는 미래의 경제 성장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줍니다.”
 
 

일본, 20대 이상 절반이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2019년 12월 23일자, 교토통신)

일본, 20대 이상 절반이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20191223일자, 교토통신)
 
일본의 국립청소년교육진흥기구(国立青少年教育振興機構)는 2019년 12월 23일 전국 20~60대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서습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 연령대를 걸쳐 한 달에 책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한 사람은 49.8%에 달했다.
2013년에 같은 조사의 28.1%에서 크게 증가했다. 전혀 읽지 않는다고 한 사람이 특히 늘어난 것은 20대에서 2013년 조사에 비해 25.1% 증가한 52.3%로 두 배 늘었고, 30대는 54.4%로 절반을 넘었다. 23.3%였던 60대도 44.1%까지 늘었다. 종이잡지에 대해서도 전혀 읽지 않는다고 한 것이 모든 연령대에서 60%를 넘어섰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종이책 이탈(紙の書籍離れ)이 진행되고 있는 경향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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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독서 활동의 효과에 관한 조사 연구보고>
子供の頃の読書活動の効果に関する調査研究報告

(일본 국립청소년교육진흥기구)
 
개요 gaiyouban (PDF : 718KB)
 
목차 mokuji (96kb)
1 장 조사의 개요 gaiyou (198kb)
2 장 교차 분석 결과 cross (162kb)
3 장 독서 매체를 통해 현재의 의식 · 비인지 능력의 차이 검토 baitaibetsu (270kb)
4 장 고찰 kousatsu (180kb)
5 장 결론 owarini (166kb)
조사표 chousahyou (272kb)
전체 버전 zentai (513kb)
 

독서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토크콘서트

독서동아리 활성화를 위한 토크콘서트(2019년12월26일 오후2시, 안산중앙도서관 시청각실) 안산의제21 도서관특별분과, 안산독서동아리네트워크, 안산작은도서관협의회 주최.

2019년 12월 22일 일요일

고 양상현.

고 양상현.
양상현(1964~2015) 교수는 문청이었습니다. 대학 시절 자필 원고를 묶어놓은 그의 시집이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을까요? 1985년인가, 서로 의기투합하여 대학교의 여러 문학회를 묶어서 채광석 시인을 모시고 4.19문학제를 조직하던 때가 기억납니다. 수유리에 있던 누님의 아틀리에에서 시와 미술과 건축에 대하여 난상토론을 벌이던 일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자형인 조각가 전국광(1945-1990)의 추상적인 적(積) 연작과 누님인 양화선(1947~)께서 돌과 청동으로 빚은 산과 나무와 물의 조각이 어울려 있던 남양주 화도의 작업실도.......
2006년과 2007년 전국 방방곡곡 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을 재단장할 때 양상현 교수는 ‘민건협’을 중심으로 젊은 건축가를 모아서 학교도서관에 건축적 아이디어를 결합해 내었습니다. 그런 노력은 십여 년이 지난 오늘, 아이들이 공부하고 노는 곳을 새롭게 하는 작업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이가 세상을 떠난 지 4년.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눈빛)이 출간되었습니다. 손현순 교수님, 고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의식 강용상 님과 함께
1. ‘그리피스 컬렉션’ 봉인 풀던 순간 남편 표정 잊지 못해요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21382.html
2. 착한 건축, 착한 세상 꿈꾸던 착한 사람(2015년 8월, 윤의식 교수의 추모사)
http://www.hani.co.kr/arti/society/obituary/706600.html
3.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학교도서관’ (<건축문화> 2007년 4월호 특집)
http://bitly.kr/zLUfEMm
http://www.ancbook.com/contents/anc/2007/04/07.htm
4. 아산 송남초 솔향글누리도서관 기사(한겨레 권복기 기자)
http://www.hani.co.kr/a…/society/society_general/166930.html
6. 희망의 작은도서관 만들기--학교도서관(동영상)
*고 양상현 교수가 충남 아산 송남초등학교 교정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https://www.youtube.com/watch?v=VDluWt0plCc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그리피스 컬렉션’ 봉인 풀던 순간(한겨레 김경애 기자, 2019년 12월 19일)

“그날 처음 ‘그리피스 컬렉션’의 봉인을 풀던 순간 남편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마지막날까지 밤새워 ‘사진집’ 출간을 준비하며 즐거워하던 그 모습도 생생하고요.”

지난 5일 고 양상현 순천향대 교수 이름으로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눈빛)을 펴낸 손현순 차의과학대 교수는 남편의 4주기를 맞아 유작을 마무리해낸 이유를 이렇게 얘기했다. 

‘그날’은 2008년 안식년 연수중이던 남편과 함께 미국 뉴저지 주립 럿거스대학의 수장고에 묻혀 있던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 자료 상자를 열었던 날이다. ‘마지막 날’은 그로부터 7년 뒤인 2015년 8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별세하기 전날이다.

2008년 미국 럿거스대 도서관 수장고
사진 500여장 등 ‘한국자료’ 모두 찍어와
남편 양 교수 2014년말 첫 학회 발표
이듬해 책 편집 작업중 불의의 사고사
4년만에 재미 유영미 교수와 함께 출간

미국 뉴저지주립 럿거스대학의 도서관에서 소장중인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 관련 사진들. 지난 2008년 양상현 교수 일행이 처음 상자를 열었을 때 모습이다. 사진 손현순 교수 제공
미국 뉴저지주립 럿거스대학의 도서관에서 소장중인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 관련 사진들. 지난 2008년 양상현 교수 일행이 처음 상자를 열었을 때 모습이다. 사진 손현순 교수 제공

‘그리피스 컬렉션’은 <은자의 나라 한국>(1882)의 저자인 미국의 동양학자 윌리엄 엘리엇 그리피스(1843~1928)가 평생토록 외교사절과 선교사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다. 1927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조선과 만주를 한달 동안 방문하기도 했던 그의 방대한 자료는 이듬해 작고한 뒤 모교인 뉴저지 주립 럿거스대학 도서관에 기증됐다. 원고만 250상자에, 수천장의 사진·지도·문서·희귀서 등이 포함됐다. 그의 컬렉션에 한국 자료도 많다는 사실은 럿거스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유영미 교수가 1999년 우연히 발견해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로 자료 상자를 열어 한국 자료를 모두 확인한 것은 2008년 양 교수 일행이 처음이었다.

“남편은 그때 미정리 자료 상자 10여개에 흩어져 있던 한국 사진 수백장을 찾아 꼬박 일주일간 카메라로 찍고, 뒷면에 적힌 그리피스의 손글씨 메모까지 하나하나 기록했어요. 귀국해서는 사진을 주제별로 분류하는 데도 꽤 오랫동안 공을 들였죠.”

2008년 미 럿거스대학 방문교수 시절 뉴저지주 블루마운틴의 호수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던 양상현(오른쪽)·손현순(왼쪽) 교수 부부.
2008년 미 럿거스대학 방문교수 시절 뉴저지주 블루마운틴의 호수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던 양상현(오른쪽)·손현순(왼쪽) 교수 부부.

마침내 2014년 12월 양 교수는 한국근현대사학회에서 ‘그리피스 컬렉션’에 관한 첫 논문을 발표했다. 네이티브 영어 강사와 대학원 연구생들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한국 사진은 모두 586장이었고, 그 가운데 351장은 미공개 희귀 자료였다.

“그리피스가 1876년부터 1917년까지의 사진을 모아놓았으니 거의 100년 만에 근대 조선의 모습이 세상에 공개된 셈이죠. 맨 처음 눈길을 끈 1884년 무렵 남산에서 찍은 한양 도성의 전경 사진부터 한장 한장 의미를 확인할 때마다 짜릿한 전율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어요.”

그때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80년 만에 봉인을 풀던 순간’을 전율이라고 표현했던 양 교수는 이듬해 다시 안식년을 맞아 컬렉션의 한국 사진과 자료들을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명성황후의 초기 가묘와 국장 사진을 비롯해 1887년 무렵 초기 태극기 사진, 서재필·박영효·김옥균 등 개화파 3인의 단발하기 이전 모습이 담긴 채색 사진 등등 발표 때마다 학계는 물론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책의 표지로 내건 ‘녹두장군 전봉준 압송 사진’은 가장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의 돌연한 사고사 이후 ‘컬렉션’은 또다시 서재에서 봉인 아닌 봉인의 시간에 잠겨야 했다.

“약대를 나와 근무하던 제약회사의 동료(훗날 시누이) 소개로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했어요. 둘 다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남편이 먼저 대학에 자리를 잡았고, 저는 남매를 키우느라 늦어졌죠. 마침 2015년 3월 교수로 임용돼 정신없던 와중에 남편마저 떠나니, 말 그대로 ‘멘붕 상태’에 빠졌어요.”

그나마 아이들이 차례로 대학에 진학하면서 안정을 찾은 그에게 남편의 유작은 ‘묵은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 지난해 남편을 대신해 책 편집을 결심한 것은 이번에도 미국에서 보내온 유 교수의 제안과 조력 덕분이었다. 다행히 양 교수 생전에 출판 계약을 진행했던 눈빛출판사에서도 동의를 해줬다. 유 교수는 방학 때면 한국에 건너와 직접 편집작업을 도와 ‘공저자’로 출간이 가능했다. 지난 8월 유 교수가 럿거스대학에서 마련한 ‘그리피스 컬렉션 워크숍’에 초청받은 그는 책의 ‘가제본’ 30여권을 들고 참석해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미흡한 부분은 후학들 보완해주길”
새해 1월29일 출간기념회 겸 추모모임

손현순(왼쪽) 교수는 지난 8월말께 미국 럿거스대학에서 유영미(오른쪽) 교수가 마련한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 워크숍에 참석해 가제본된 책을 소개했다. 사진 손현순 교수 제공
손현순(왼쪽) 교수는 지난 8월말께 미국 럿거스대학에서 유영미(오른쪽) 교수가 마련한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 워크숍에 참석해 가제본된 책을 소개했다. 사진 손현순 교수 제공

지난 8월말 미 럿거스대학의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 워크숍에 참석한 한국학 연구자들이 유영미(앞줄 오른쪽 다섯째)·손현순(앞줄 오른쪽 네째) 교수와 함께 했다. 사진 손현순 교수 제공
지난 8월말 미 럿거스대학의 ‘그리피스 컬렉션의 한국사진’ 워크숍에 참석한 한국학 연구자들이 유영미(앞줄 오른쪽 다섯째)·손현순(앞줄 오른쪽 네째) 교수와 함께 했다. 사진 손현순 교수 제공

유 교수는 책의 서문에서 “지난 10여년간 ‘그리피스 컬렉션’의 정리되지 않은 방대한 자료들은 연구자들에게 마치 광산에서 숨겨진 원석을 발굴하는 것처럼 열정과 동기를 부여해왔다”며 “1차 자료인 ‘그리피스 컬렉션’을 통하여 학문의 재미는 교과서 틀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성’에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남편이 부록에 남긴 글들은 미완의 상태 그대로 출간을 했다”는 손 교수는 “가제본을 보고 성곽길문화연구소 최철호 소장을 비롯해 관심있는 전문가들이 오류를 지적해준 덕분에 책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지만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많아 후학들이 보완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제본 나온 날 꿈에서 남편의 목소리를 듣고 실컷 울었다. 이제는 그를 편안히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도움 준 여러 분들과 함께 양 교수를 추모하고자 새해 1월29일 출간기념회를 연다고 전했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21382.html#csidxf9e28ea83691869b718bb32ad9271b8 

“교도소 책 반입 금지, 수용자 정보 접근권 침해” 헌법소원 (한겨레 강재구 기자, 2019년 12월 18일)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인 씨는 지난달 27일 여옥 전쟁없는세상 활동가가 교도소 안으로 넣어주려던 도서 5권을 받으려다 교도소로부터 반입 불허 조처를 당했다. 지난달 11일부터 법무부가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해 우송·차입 방식의 도서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직접 도서를 구입하는 것만 허용하는 지침을 전면 실시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단독] “교도소로 책 넣어주는 것 금지영치금 구매만 된다는 법무부)
 
씨가 반입을 허가받지 못한 책엔 <82년생 김지영>과 종교서적, 절판된 여성학 도서 등이 있었다. 군산교도소에 수감중인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역시 여옥 활동가가 지난달 8<병역거부-변화를 위한 안내서>를 넣어주려 했지만 교도소 쪽에서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교도소 쪽에선 불허 이유에 대해 교정시설이 선정한 서점을 통해 책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민변)와 공익변호사단체 두루 등은 1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씨와 씨를 대리해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 지침이 수용자의 알 권리와 정보 접근권 등을 보장하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소송 대리를 맡은 박한희 민변 변호사는 형집행법 제472항은 도서구독을 원하는 경우에는 유해 간행물을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도서구독을 허가하고 예외적으로 불허한다법무부 지침은 법률 근거 없이 우송·차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는 헌법상 법률유보원칙 위배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지침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으로 수용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소송대리인단은 법무부는 도서를 통해 담배 등과 같은 금지물품이 들어온다고 하지만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서뿐만 아니라 편지, 우황청심환 등을 통해서도 (금지물품이) 들어온다도서를 금지하면 금지물품 반입이 해결될 것처럼 하는 건 지나치게 과도한 제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옥 활동가는 영치금을 통한 도서 구매만 가능해지면서 수용자들이 영치금을 요구할 수밖에 없어 주변 사람들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도서접근권 제한도 문제이지만 본인과 본인의 가족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지우는 가혹한 처사라는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이동해 헌법소원 청구서를 접수했다.
 
·사진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21269.html?_fr=mt2#csidxbfead37df97de17906cea4042ebe6da 

2019년 12월 18일 수요일

청소년을 도서관에 오게 하려면...

청소년을 도서관에 오게 하려면...
http://bitly.kr/UHlTsfm

2019년의 ‘작은도서관’에 대하여(서울신문 김기중 기자, 2019년 12월 17일)

2019년의 작은도서관에 대하여(서울신문 김기중 기자, 20191217)
 
학교가 끝나면 학생들이 도서관에 갑니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도 오셔서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그저 책만 빌려주는 곳이 아니라, 그야말로 사랑방이었어요. 우리 작은도서관도 그렇게 만들고 싶습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20191211일 마포의 해오름작은도서관 방문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해오름작은도서관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0년 전 영국 유학시절을 회상했다. 박 장관은 작은도서관은 사랑방이자 문화의 모세혈관이라면서 연말 일정이 많았지만 여기는 내가 오고 싶어 왔다고 강조했다.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는 작은도서관 개선 해법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작은도서관 20093355, 20196330/ 10년 동안 2배 증가
 
작은도서관은 19943도서관 및 독서진흥법과 시행령에 따라 건물면적 33이상, 열람석 6석 이상, 자료 1000권 이상의 최소 기준을 갖춘 소규모 도서관을 가리킨다. 그해 12500가구 이상 공동주택단지에 의무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설치하는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숫자가 늘기 시작했다. 20093355개였던 작은도서관은 올해 6330개로 10년 동안 2배로 늘었다.
 
*공립 1433(22.6%), 사립 4897(77.4%)
1관 평균 운영비 공립 2900만원, 사립 700만원
 
설치 기준이 낮은 데다가, 문체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재정적 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부실을 피할 수 없었다. 전체 6330곳 가운데 공립이 1433(22.6%)이고 사립이 4897(77.4%)인데, 1관당 연평균 운영비가 공립 2900만원, 사립 700만원 정도다. 사립은 1년에 700만원으로 책도 사고 사람도 써야 하고 시설 관리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서 625(9.9%)
시간제 근로자가 있는 도서관 3289(52.0%)
자원봉사자 운영 1744(27.6%)
운영 인력이 없는 곳 627(9.9%)
 
그러니 인력 배치가 열악할 수밖에 없다. 6330곳 가운데 사서가 있는 곳이 고작 625(9.9%)에 불과하다. 상근 혹은 시간제 근로자가 있는 도서관이 3289(52.0%), 자원봉사자만으로 운영하는 곳이 1744(27.6%), 운영 인력이 아예 없는 곳이 672(9.9%)이나 된다. 그나마 자원봉사자들도 점차 등을 돌리는 추세다.
 
서울 관악구 남현동 작은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안인경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4시간씩 자원봉사를 한다. 도서관에 기본적인 탕비시설이 없는 데다가 음식을 먹을 공간도 없다. 이용자 책상에서 점심, 저녁을 먹거나 그냥 굶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생각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우리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컨테이너 가건물에 책만 덜렁 있는 사례도 많다. 도서관이 편해야 다시 찾아올 텐데, 이용자가 또 찾아오고 싶겠나?”라고 되물었다.
 
*2016년부터 20199월 말까지 휴폐관 2435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받은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작은도서관 2435곳이 휴·폐관했다. 지원이 부실하고 자원봉사자도 돌아서고 이용자도 급감하면서 휴·폐관이 줄을 잇는 게 당연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은 현재 도서관에 관한 무비판적인 지원보다 우선 실태조사와 관리 강화부터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변현주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사무처장은 도서관 규모를 더 키우기보다 서비스의 향상을 꾀해야 한다. 지역 내 다른 도서관과 함께 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어린이와작은도서관 사무총장은 양적 팽창을 넘어 이제는 내실을 기해야 할 때다. 지원을 강화할 것이냐 자율을 강화할 것이냐, 도서관이냐 마을공동체냐, 책의 양이냐 프로그램이냐를 잘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진 마포중앙도서관장도 현재 작은도서관에 관해 냉정한 평가가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도서관 지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는 것”, “양적 팽창이 능사가 아니다
 
박 장관은 이런 의견들에 관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지원책을 내고 작은도서관의 성격을 규제할 수는 없다. 작은도서관 스스로 지역 사정에 맞춰 문화공동체가 될 것인지, 독서동아리를 운영할 것인지 등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작은도서관 지원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는 의미다. “분명한 것은 무작정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작은도서관 순회 사서, 201953, 13억 원 예산, 2020270, 72억 원 예산
 
문체부는 우선 내년부터 실태조사와 함께 여러 작은도서관을 도는 순회 사서를 늘릴 예정이다. 올해 13억원인 지원 예산을 72억원으로 확대 편성해 53명이던 순회 사서를 270명으로 5배 늘린다. 장기적으로는 설치 기준을 상향해 질 낮은 작은도서관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공동주택단지 내 작은도서관 운영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예산을 늘리면서 지역 대표도서관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양우 장관의 편지 공약
 
박 장관은 문체부의 이런 정책들에 관해 모든 정책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되는 게 없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거친다면서 자신부터 문제의식을 항상 염두에 두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1시간 30분 정도 작은도서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박 장관은 우선 전국 지자체장들께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또 다른 수신인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국 교육감, 초중고교 교장들이다. 편지의 효력을 떠나 일단 편지 공약은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