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정원 정책을 중심으로
작성자 : 대학교육연구소 작성일 : 2022.01.18.
연 구 요 약
1. 문제 제기
○ 대학 입학정원은 2003년 65만여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구조조정 정책을 거치면서 2021년 47만여 명으로 줄었다. 정원 감축은 대학 경쟁력보다는 대학이 위치한 지역, 규모 등 사회적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대학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도권 중심이 심화하고, 지방대학 위기가 가중되었다.
○ 문제는 앞으로다. 만 18세 학령인구는 2020년 51만 명에서, 2024년 43만 명, 2040년엔 현재의 절반인 28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향후 구조조정 정책은 학생 수 감축을 넘어, 수도권과 지방대학이 공존하며 고등교육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방향에서 수립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여 년 동안 실시된 정부 구조조정 정책을 검토하고, 수도권과 지방대학이 공존하며, 고등교육 질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2. 대학 현황
○ 2021년 우리나라 대학은 총 325교다. 사립 278교(85.5%), 국·공립 47교(14.5%)로 전형적인 사립대학 중심체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115교(35.4%), 지방 210교(64.6%)인데, 특히 비광역시에 가장 많은 144교(44.3%)가 분포해 있다.
○ 입학정원은 총 47만 2천 명으로 국·공립 7만 6천 명(16.0%), 사립 39만 7천 명(84.0%)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8만 7천 명(18.5%), 경기·인천 9만 8천 명(20.7%)으로 수도권 입학정원이 약 40%(18만 5천 명)를 차지한다. 지방은 광역시 11만 6천 명(24.5%), 비광역시 17만 2천 명(36.3%)으로 약 60%(28만 7천 명)다.
○ 2021년 4년제 대학 신입생 충원율(정원 내)은 94.9%로, 국·공립대(97.7%)가 사립대(94.0%)보다 높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99.5% → 경기·인천 98.5% → 광역시 95.1% → 비광역시 90.6%로 지역별 양상이 뚜렷하다. 전문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84.4%로 4년제 대학보다 10p% 낮고, 미충원 인원 또한 2만 4천 명으로 4년제 대학보다 많다.
3. 역대 정부 구조조정 정책 진단
○ 노무현정부는 2004년 12월 ‘대학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국립대학은 교육여건 개선 등을 목표로 2009년까지 입학정원 15%를 감축하고, 사립대학은 연차별 전임교원확보 준수 목표를 설정해 2009년 이후 기준 미달 대학은 정원 감축을 추진키로 했다. 또한 ‘구조개혁 선도대학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입학정원을 10% 감축하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했다. 이 시기, 입학정원은 7만 1천 명 감소(-10.9%)했는데, 지방에서 6만 명(-14.0%) 감소하고, 수도권에서 1만 명(-4.8%) 감소했다.
○ 이명박정부는 평가를 통한 하위대학 퇴출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전문대학, 사립대학, 지방대학 중심으로 정원이 감축됐다. 이 시기 4년제 대학은 입학정원이 2천 명(-0.6%) 감소한 반면, 전문대학은 3만 4천 명(-14.6%)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지방대학 감소율이 7.6%로, 수도권 감소율 3.7%의 2배를 상회했다.
○ 박근혜정부는 2015년 1주기 구조개혁 평가를 시행하고, 5개 등급별로 입학정원 감축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정부재정지원사업 평가에 정원 감축 계획(실적)을 반영했다. 입학정원은 6만 1천 명(-11.2%) 줄었는데, 4년제 대학이 2만 9천 명 줄어 감소율 8.4%를 보인 반면, 전문대학은 3만 2천 명 줄어 감소율이 16.1%였다. 지역별로는 수도권(-7.0%) 보다 지방(-13.6%) 감소율이 높았다.
○ 문재인정부는 2018년 2주기 대학 기본역량진단을 실시하고, 자율개선대학은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에만 정원 감축을 권고했다. 정원 감축 규모는 1만 2천 명에 그쳤다. 교육부는 2021년 5월,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발표하고, 수도권대학 정원 감축 유도, 교육·재정 여건이 부실한 대학 3단계 관리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 역대 정부 구조조정 정책은 고등교육개혁 청사진 없이 학령인구 감소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으로 추진됐다. 정책 추진이 손쉬운 국립대 중심의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하고, 재정지원 사업과 무리하게 연계해 대학에 혼란을 야기했다. 평가에 따른 정원 감축으로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이 구조조정 정책의 주 대상이 됐고, 정부 재정지원이 확대되지 않아 교육여건 개선은 미진했다. 개혁 청사진 없는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해, 학령인구 감소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사학중심 체제, 고등교육 불균형 심화, 대학 재정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게 남았다.
4.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수입 감소 전망
○ 대학 입학가능인원(정원 내) 추계 결과 1차 감소기인 2020∼2024년 7만 1천 명(-15.3%) 감소할 전망이다. 2021년 대학 입학정원(47만 2,496명)을 유지한다면 미충원 규모는 2021년 4만 명에서 2024년 8만 명으로, 2배 늘어난다. 유지기인 2025~2031년에는 입학가능인원이 40만 명 선에서 소폭 증감을 보이다가, 2032년부터 2차 감소기가 시작되면서 2040년 28만 3천 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입학가능인원은 4년제 대학보다는 전문대학, 국·공립보다는 사립대학, 수도권보다는 지방대학, 대규모보다는 중·소규모대학 중심으로 더 많이 감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20년 사립대학 학부 등록금수입은 총 10조 2,953억 원 이었다. 학생 수가 감소함에 따라 등록금수입도 2024년 8조 9,981억 원(-12.6%), 2040년 6조 8,186억 원(-33.8%)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등록금수입은 수도권보다는 지방대학, 대규모보다는 중소규모대학 감소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5. 대학 구조조정 정책 제안
1) 정책 기조
○ 대학 구조조정 정책은 양적 팽창을 부추긴 정부 정책의 과오를 바로잡고, 우리 대학이 적정 규모로, 경쟁력을 갖춰 운영할 수 있도록 재구조화하는 작업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중심주의로 인해 지방의 인적토대를 완전히 상실할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하고, 고등교육이 국가균형발전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회생시켜야 한다.
○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정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방대학과 전문대학을 정원 감축의 주 대상으로 삼았던 방식에서 탈피해 균형을 복원하기 위한 단기적,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학생 수 감소가 대학 재정 수입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체 대학의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정원 감축이 교육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 정책 방안
○ 학령인구 감소 규모를 고려하고,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전체 대학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 일례로 전체 대학이 입학정원 10%를 감축한다면, 전체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감축 전 83.3%에서 감축 후 92.6%로 호전된다.
○ ‘정원 외’ 입학 관련 정책도 보완이 필요하다. 2021학년도 ‘정원 외’ 입학자 수는 6만 7천 명으로 ‘정원 내’ 입학자 수 43만 2천 명의 15.6%에 달한다. ‘정원 외’를 단계적으로 ‘정원 내’로 전환하되, 사회적배려대상자의 대학 진학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 전체 대학 정원 감축을 추진하더라도 학령인구 감소 규모가 워낙 커 정상 운영이 어려운 ‘위기(부실)대학’이 늘어날 것이다. 재정위험대학 평가와 관련된 세부지표에는 다양한 대학의 위기를 진단하고, 종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아야 한다.
○ 마지막으로 정부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고등교육재정을 ‘GDP 대비 1%’로 확대한다면 19조 3,315억 원으로 현재(14조 9,957억 원)보다 4조 3천억 원 증액된다. ‘1.1%’로 확대한다면 고등교육재정은 21조 2,647억 원으로 늘어, 6조 3천억 원 증액된다. 증액한 고등교육재정은 일반재정지원 방식으로 지원하고, 고등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고등교육재정지원특별법」 등의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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