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7일 일요일

이현주의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작은것이아름답다, 2009.12.15)를 넘겨본다. "제 나이 올해로 꽉 채운 예순다섯이니 바야흐로 이 나라의 법이 정한 늙은이'가 되었다는 이현주는 교회 없는 목사다. 어린이의 질문 앞에 '할아버지'가 되어 답을 하는 것이 이 책의 구성이다. 바우 황대권은 "존경하는 이현주 목사님께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멘토가 될 만한 책"을 내었다고 추천하고 있다.

 

어린이의 질문 가운데 하나. 247쪽에 나오는 질문이다. "할아버지 세상에는 수많은 법이 있고 계속 법을 만들고 있다고 들었어요. 우리가 살아가는 데 법은 꼭 필요한 걸까요? 할아버지, 법이 있으면 세상이 더 나아질까요?"

 

법이 왜 필요하냐고? 법이 꼭 있어야 하느냐고? 법이 있으면 세상이 더 나아지겠느냐고? 평소에 별로 생각해보지 않은 걸 묻는구나.

 

자전(글자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설명하는 책)을 찾아보니, 법(法)은 물 수(水)를 합해서 만든 글자더구나. 물은 언제 어디서나 수평(水平)을 유지하지. 높은 데와 낮은 데가 따로 있지 않고 항상 평평한 게 물이거든. 그러니까 뭐든지 공평하게 저울질해서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을 없앤다는 뜻으로, 물 수(水)에 갈 거(去)를 보태어 법(法)이라는 말을 만들었다는 설명이야. 거(去)에는 덜어 낸다는 뜻도 있거든. 높은 것을 덜고 낮은 것은 채우고, 그렇게 해서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그게 법이라는 얘기다.

 

 

 

댓글 1개:

  1. 제가 지금 지방의 한 연수원에 강의를 하러 갑니다. 그 주제가 학교도서관 관련 법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도 법 이야기를 할 때마다 늘 법이 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법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도대체 법은 누구 편이냐? 뭐... 그런 생각이 안 들 수 없는 시절이죠. 좋은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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