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7일 월요일

소금꽃 김진숙

2011년 6월 27일 아침, 사무처에 도착해서 메일함을 열어보니, 7월 9일 2차 '희망버스'를 지지하는 김근, 김민정, 김선우, 김지유, 김현, 박시하, 박준, 성기완, 신용목, 심보선, 안현미, 유채림, 윤이형, 이영광, 이영주, 이진희, 정은경, 조해진, 진은영 등이 연명해서 보낸 편지가 도착해 있다. 그 가운데 한 대목.

저 낮은 곳에서 저 높은 곳까지 문학은 간신히 희망과……놀 것이다
  
 
"제가 해고된,
그 나이 스물여섯.
그날 이후 저는 단 하루도 청춘을 지녀 보질 못했습니다.
차라리 쉰이었다면,
훌쩍 예순이라도 됐다면
그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그냥저냥 삭이며 포기할 수 있었을까요?
마흔일곱에도 해고자로 남아 있는 제가
20년 세월의 무력감과 죄스러움을
눙치기 위해 스물일곱의 신규 해고자에게
어느 날 물었습니다.
‘봄이 오면 뭐가 제일 하고 싶으세요?’
내게도 저토록 빛나는 청춘이 하루라도 있었다면…
볼 때마다 꿈꾸게 되는
맑은 영혼이 천연덕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원피스 입고 삼랑진 딸기밭에 가고 싶어요.’
적개심도 아니고 이데올로기도 아닌,
그 순결한 꿈이 이루어지는 봄이길.
부디 저 고운 영혼들이 꽃보다 먼저
환해지는 봄이길.
그런 봄이 부디 저들의 것이길 간절히 바랍니다.”
  
* 김진숙씨의 『소금 꽃나무』 중 「비정규직은 비정규직의 미래다」에서.

보도에 따르면, 김진숙 위원은 크레인에서 “여러분 이게 뭔지 아십니까.제가 173일동안 움켜쥐고 자던 쇠파이프입니다. 여러분 우리 살려주십시오. 우리 살고싶습니다.”라고 말했다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