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0일 화요일

책벌레 만드는 공공도서관

 


*그림출처: LA 중앙도서관. blog.aia.org

 

또 미국 이야기인가 싶다.

하지만...

 

 

 

 

 

 

 책벌레 만드는 공공도서관 

영상보기: http://news.kbs.co.kr/article/world/200901/20090118/1706796.html


 

<앵커 멘트>
위기의 시대일수록 책을 통해 지식을 쌓고 미래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미래가 어둡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 바로 도서관입니다. 지역 마다 산재해 있는 미국의 공공 도서관들은 주민들이 보다 편하고 저렴하게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하도록 만들고 있는데요. 이 도서관의 힘을 믿는 미국은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도서관 예산만큼은 줄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동채 특파원이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제2의 도시 로스앤젤레스. 도심 곳곳에 우뚝 솟은 빌딩들이 가득합니다. 그 아래 아담한 정원과 어우러진 다소곳한 휴식 공간이 있습니다. 가벼운 옷차림에 여유로운 발걸음들. LA가 자랑하는 중앙 도서관입니다.

<인터뷰>브렌다 브로엑스(LA 중앙 도서관) : "아이들, 청소년, 어른을 위한 다양한 책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LA의 보물이라는 애칭도 있습니다."

2백60만 권이 넘는 책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독자를 기다리고 있고, 1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일시적인 책 주인이 됩니다. 예전과 달라진 점은 책과 함께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컴퓨터. 도서관마다 적게는 100여 대, 많게는 2천 대 넘는 컴퓨터를 언제든지 2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바루(도서관 이용객) : "아름답고 공부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환경도 좋고, 참고할 책도 많습니다."

도서관 한쪽의 또 다른 공간. 책이 아니라 온통 DVD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부터 영화까지, 게다가 요청할 경우 어떤 DVD든 며칠 안에 가져다 놓고 연락합니다.

<인터뷰>월머(도서관 이용객) : "책 뿐만 아니라 음반, 영화 같은 공부에 도움되는 모든 것을 빌립니다."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 목소리에 힘과 함께 사랑이 실려있습니다. 알듯 말듯 하지만 어린이들 역시 쫑긋~ 귀를 세우고 듣습니다. 미국 도서관 어디에서나 하루 한 번 넘게 볼 수 있는 동화 듣기 시간입니다.

<인터뷰>크리다(책읽기 교사) : "아이들이 책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활동적으로 만들어 주기위해 노력합니다. 하루 책 5권, 노래 5곡 정도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평생 책과 친구 되기' 프로그램의 첫 단계인 셈입니다.

<인터뷰>테리(도서관 이용객) : "아이에게 책을 고르라고 하는데, 오늘은 아이가 분홍빛 책만 고르네요. 밤 마다 아이와 책을 읽어요."

이렇게 미국의 모든 도서관에는 어린이와 유아들을 위한 공간이 그것도 좋은 위치에 반드시 마련돼 있습니다. 숲 속에 온 듯한 느낌과 자연의 소리. 게다가 대형 수족관을 보고 나면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찾게 됩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은 공공 도서관의 주인입니다. 책상에서 부터 책꽂이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어 책과의 거리를 더욱 좁히려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읽은 부분을 직접 눈으로 보게 해 주는 연극은 그 다음 단계입니다. 주로 주말이면 도서관마다 재미있는 동화를 무대에 올리는데 온 정성을 쏟아 붓습니다.

<인터뷰>조에나(도서관 연극 교사) : "가족들이 같이 참여하여 즐기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요. (연극을 통해) 새로운 책도 소개해 주려고 합니다."

책에서 연극으로, 그리고 다시 책으로, '책벌레 만들기' 선순환을 노리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어린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책을 늘 옆에 두고 살아가게 됩니다.

<인터뷰>이나 파커(도서관 이용객) : "우선 TV를 덜 보게 되어서 좋아요. 아이의 상상력과 어휘력을 키워주고, 호기심도 자극해 줘서 너무 좋습니다."

이민자들의 나라 미국인 만큼 도서관을 통한 이민자들에 대한 배려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LA 한인타운에는 아예 한국의 도서관 같은 공공 도서관이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 책과 신문, 잡지 뿐아니라 각종 문화 강좌도 제공됩니다.

<인터뷰>박환희 : "한지 공예 같은 재미있는 과정도 여기에서 배운 적이 있습니다."

영어에 미숙한 동양계 출신들을 위한 영어 회화 강좌도 이어집니다. 미국 공공 도서관의 또 다른 특징은 이용의 편리성과 접근성입니다.

<인터뷰>여직원 : "등록하려면 ID와 주소만 있으면 됩니다. 하루에 50명 정도씩 등록을 합니다."

이 역시 책을 대출해 나가기 위한 절차일 뿐 공공 도서관의 시설과 행사를 이용하는데 어떤 제약도 없습니다.

<인터뷰>린다 어린이 도서관 사서 : "어떤, 어떤 행사들이 있는데 돈도 필요 없고, 예약도 필요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 시, 군 넓이 정도인 카운티마다 많게는 70여 개의 공공 도서관이 그야말로 산재해 있습니다. 어린이부터 노약자에 이르기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공공 도서관의 설립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미키 피오 피코 도서관장 : "모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이용 가능하죠"

아무리 공익적 목적이 강한 공공 도서관이라고 해도 경제 불황에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미국의 몇몇 카운티에서는 이용객 숫자가 적은 공공 도서관을 매각하는 것이 어떠냐는 논의도 있지만, 그래도 도서관에 대한 예산 만큼은 최후의 보루입니다.

<인터뷰>조재길(세리토스 시의원) : "우리라고 예산 문제가 없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도서관 예산은 줄이지 않으려고 시 의원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공공 도서관이야말로 미국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이 책을 벗 삼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엔 카널(LA중앙도서관장) : "도서관에서 책 읽는 수준을 높이면서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서도 배워갑니다. 이런 습관은 평생을 따라 가는 것이죠."

1776년 미국이 독립하기 이미 150년 전 1620년 버지니아에서 탄생한 공공 도서관. 빽빽한 도심 빌딩 속에서부터 3천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에까지 공공 도서관이 없는 마을은 미국에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공공 도서관은 모든 주민들이 쉽고, 재밌게 이용하도록 무료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책벌레들이 미국의 힘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 때문입니다.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공격이 그야말로 무자별적입니다. 유엔시설과 언론인까지 표적으로 삼는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지구촌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지만 그저 쇠귀에 경 읽기와 마찬가지 형국인데요 한결같은 그들의 독단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특파원 현장보고 오늘순서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국제] 이동채 기자
입력시간 : 2009.01.18 (08:35) / 수정시간 : 2009.01.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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