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3일 금요일

전체 청소년 713만 명 중 학교 밖 청소년 28만 명(4%)/ 헤럴드 경제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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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학’ 당한 28만 청소년, 관리 사각지대…사회불만세력, 범죄자 양산
기사입력 2015-01-31 08:57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이른바 문제아로 낙인찍혀 학교 밖으로 쫓겨난 청소년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아직은 사회와 가정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이지만, ‘착한 양’만 지켜려는 교육행정 편의주의와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에 제도권 교육의 울타리에서 쫓겨나 격리된 28만여명의 청소년들은 사회에 대한 분노를 키우며 잠재적ㆍ위협적 범죄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퇴학당한 제도권 밖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가 위험 수위임에도 이들에 대한 범 국가적ㆍ사회적 통합 관리가 미흡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아로 낙인찍혀 학교 밖으로 쫓겨난 28만명의 청소년들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들은 어른들의 무관심속에 사회에 대한 분노를 키우며 잠재적ㆍ위협적 범죄자로 전락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김명섭 기자/msiron@]


▶제도권 교육이 외면한 청소년 28만명…은둔형 외톨이로 전락 =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학교 밖 청소년’은 전체 청소년 713만 명 가운데 4%인 28만명 수준이다. 

초ㆍ중ㆍ고교 재학생 672만명을 비롯해 대안학교 재학생, 장기 입원자, 소년원 수감생, 조기 유학생 등을 제외한 숫자다. 

전문가들은 이 중 약 4만명 정도를 은둔형 외톨이로 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게임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의존하며 철저히 현실을 도피하는 실정이다. 

배주미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도 여러 유형이 있지만 어떤 유형이든 간에 최근 유독 은둔형 외톨이의 숫자가 느는 추세”라면서 “사회적 욕구를 게임이나 인터넷을 통해 충족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일 불과 70여명이던 김 군의 트위터 팔로어 수는 불과 6일 만에 8배가 증가했다. 대부분은 10대~20대로 이들 중 일부는 자신의 트위터에 “IS에 가입하고 싶다”는 글을 남기기도 해 우려를 사고 있다.

▶끔찍한 범죄로 사회 분노 표출 = 학교 밖 청소년 중 상당수는 폭력 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에는 10대 청소년들이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만큼의 잔혹한 폭력행위가 벌어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따르면 고교를 자퇴한 A(16ㆍ여고 자퇴)양과 그의 남자친구 B군(16ㆍ고교 자퇴)은 아파트 옥상 바닥에 침을 뱉은 후 피해자인 친구 C양에게 핥게 하고 심지어 대변까지 먹게 했다. 또한 담배꽁초를 삼키게 하고 버스정류장에서 구걸을 시켜 돈을 갈취하는가 하면 유사성행위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에서 벌어지는 10대 총기 난사 사고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장 과정에서 제대로 된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청소년들이 폭력적인 게임 등을 통해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가 결국 극단적인 행동까지 벌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인터넷 등을 탐닉함에 따른 여러 유형의 범죄로 학교 밖 청소년들에 의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월28일부터 7월28일까지 인터넷 성인용품쇼핑몰 등 영세하고 보안이 취약한 사이트에 대해 해킹을 시도하고 해당업체 경영진을 위협하며 금품을 요구한 10대 청소년이 붙잡히기도 했다. 이 청소년은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후 인터넷 등을 통해 해킹 방법을 습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4% 불과한 학교밖 청소년 범죄, 전체의 40% 달해=실제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의 범죄율은 높은 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 7월말까지 4년7개월간 검거된 청소년 범죄자 42만4611명 중 학교 밖 청소년이 17만1127명으로 전체의 40.3%에 달했다. 전체의 4%에 불과한 학교밖 청소년이 전체 범죄의 40%를 차지하는 구조다.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미약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이같은 현상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야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아직도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일원화된 관리 체계는 마련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배 팀장은 “밥만 먹인다고 애들이 무럭무럭 자라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떠받들며 키우라는 게 아니라 적절한 대화를 통해 아이가 힘든 것은 무엇인지, 또 어떤 식으로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관심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해당 가정에서는 자녀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치’로 생각하며 감추는 데 급급하다. 

제도권 내 청소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학교 폭력 노출은 물론 학업 스트레스와 가족간의 대화 단절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겉보기엔 멀쩡하지만 속으론 시커멓게 멍들고 있다.



김태윤 열린의사회 팀장은 “위기를 겪고 있는 많은 청소년들을 들여다보면 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과의 절대적 대화 시간이 적은 경우가 많다”면서 “심적 고독에서 학교 폭력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비롯되는 만큼 아이들과의 대화 시간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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