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일 월요일

[한기호의 책통]출판 현장 최고의 화두, '연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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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통]출판 현장 최고의 화두, '연결성'

머니투데이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입력 : 2015.01.3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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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호의 책통]출판 현장 최고의 화두, '연결성'
작년 11월 21일부터 새로운 도서정가제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 이후 출판 시장은 가격 중심 마케팅에서 가치(콘텐츠) 중심 마케팅으로 출판 마케팅의 기조가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온라인서점이 처음 등장한 2000년 이후 할인에만 길들여졌던 대부분의 출판마케터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위기일 수 있지만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그러니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출판시장을 제대로 바라보자는 움직임이 없을 수 없다. 출판전문가 10여 명으로 발족한 ‘출판콘텐츠마케팅연구회’가 바로 그렇다. 이 모임은 지난 1월 27일 첫 월례 발표회를 갖고 ‘편집과 마케팅을 통합하는 새로운 사고의 출현’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발제를 맡은 장은수 민음사 고문은 최근 있었던 디지털북월드(DBW) 콘퍼런스에서 연설한 문학 인큐베이터 회사인 페이퍼랜턴릿의 창립자 렉사 힐리어의 “시장이 ‘용량’으로 재정의됨에 따라, 과거 20년 동안 출판 시장을 지배해 왔던 ‘트렌드 기반’ 모델은 더 ‘개방적인’ 모델로 대체되어 장르, 스타일, 스토리 등에서 예측 불가능한 시장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종의 산란효과를 가져와서 창조자들에게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자유를 부여하는 동시에 극도의 불안정성이 생길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했다.

출판 마케팅 전반이 모바일 친화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서 ‘극도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가능성을 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 고문은 하퍼콜린스가 약진한 사례를 제시했다. 할리퀸을 인수한 하퍼콜린스만의 장점을 전자책 서점을 전 세계에서 동시에 오픈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는 자사의 홈페이지를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재편했다. 저자가 블로그 등을 통해서 자신의 책을 홍보해서 자사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경우 2배의 인세를 지급하는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앞으로 저자와 독자를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는 출판기업은 도태될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의 경우는 어떨까? 다른 발제자인 이중호 미래출판전략연구소 소장의 “저자가 스스로 플랫폼이 되어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콘텐츠를 관리함으로써 책의 발견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출판사나 편집자는 이런 저자의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 출판사를 전전하는 ‘메뚜기형’ 저자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갈 것”이라는 발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장 고문은 “연결성의 확보를 통해 발견성을 책임지는 것은 서점이 아니라 출판사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출판이 계속 현재 같은 형태로 존립하려면, 저자나 책이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 이를 브랜드화하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연결성’이야말로 지금 출판 현장 최고의 화두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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