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도서관 푸어' 많은 대구
남구 겨우 1곳뿐 도서관도 양극화…성인 70% "공공도서관 이용 안 해"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가고,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요즘 같은 지식정보사회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공공도서관이야말로 지식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모든 시민에게 보장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문화를 이끌어가는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일찍부터 공공도서관을 '시민의 대학'으로 활용하는 이유다.
매일신문 기획취재팀은 대구지역 공공도서관 실태를 살펴보고, 지역의 미래를 공공도서관으로부터 만들어내고 있는 미국을 통해 우리 공공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을 5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넘쳐나는 도서관 푸어들
두 아들(고교생과 초등생)을 둔 양정희(47) 씨는 7년 전 대구 남구 대명동으로 이사 온 뒤 공공도서관을 한 번도 찾지 않았다. 남구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앞산 아래에 자리한 남부도서관 단 한 곳. 책 한 권을 보기 위해 양 씨는 버스를 30여 분 탄 뒤,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잠시 도서관에 들르려 해도 2시간은 잡아야 해요. 둘째 아들은 먼 거리 때문에 아직까지도 공공도서관에 가본 적이 없어요."
도서관 푸어의 양산에는 열악한 공공도서관 인프라가 한몫을 하고 있다. 이달 1일 현재 대구에 위치한 공`사립 공공도서관은 모두 30개다. 도서관 한 곳당 이용자 수가 무려 8만3천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공공도서관 접근성 확대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시민들의 접근성 편의를 돕기 위해 5개 시립도서관이 운영하던 이동도서관도 현재 폐쇄 방안이 논의 중이다.
◆사는 곳에 따라 다른 공공도서관
'도서관 푸어'의 빈도는 구군에 따라 다르다. '도서관 푸어'가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 남구다. 남구의 경우 현재 16만6천여 명의 주민이 남부도서관 한 곳만을 이용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상대적으로 많은 달서구(8개), 수성구(6개)와 접근성 차이가 갑절 이상이다. 공공도서관이 '공공재'임에도 불구하고 사는 지역에 따라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달라지는 것이다.
구`군별 편차는 시설뿐만 아니라 사서와 장서 수에서도 드러난다. 서구 어린이도서관의 경우 사서직이 한 명도 없지만, 수성구에 위치한 범어`용학도서관은 각각 21명, 16명의 사서가 있다. 장서 수 역시 범어`용학도서관은 10만 권을 넘는 데 비해 안심(동구)`본리(달서구)도서관은 5만여 권밖에 되지 않는다. 각 지역별 도서관 인프라의 양극화는 대구시가 공공도서관 건립을 중단한 2003년 이후 더욱 심해졌다.
김종성 계명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도서관은 정보 취약 계층이 많은 지역부터 체계적으로 제공되어야 하지만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에 따라 제각각 도서관이 세워지다 보니 도서관의 각 구군별 빈부격차가 생겨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서관 정책에 두 손 놓은 대구시
대표도서관으로 지정한 중앙도서관도 운영주체 이원화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현재 중앙도서관은 시교육청이 위탁운영하고 있어 중앙도서관에 대한 인사`예산권은 모두 시교육청이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도서관으로서 도서관 정책을 구상해도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선인식(RFID) 도서관리시스템 도입이 대표적이다. 중앙도서관은 대표도서관으로서 무선인식 시스템 확대설치를 제안했지만 대구시의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손영주 중앙도서관 관장은 "시가 준 대표도서관 운영비 5억원과 직원 2명이 지원의 전부"라며 "어쩔 수 없이 예산 범위 내에서 통합도서관 시스템 운영, 상호대차서비스. 전자도서관 구축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진 시장, 도서관 정책에 눈 떠야
전문가들은 공공도서관 생태계 정비에 대구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허경자 대구공공도서관 사서회 회장은 "대표도서관은 지역의 도서관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다. 하지만 교육청이 위탁운영하는 형태로는 한계가 있다"며 "대구도 다른 시`도처럼 직영 대표도서관을 새롭게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문필 교육청소년정책관 평생교육계 계장은 "늦었지만 대구시도 직영 대표도서관 설립, 권역별 1도서관 등 도서관 확충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출처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0550&yy=2014#axzz3JxiufS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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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도서관 키즈'의 나라 미국
공부만 하는 독서실 "NO" 삶의 질 업그레이드 "OK"
미국은 '도서관 키즈'(Kids)의 나라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빌 게이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대표 위인들의 유년 시절에는 항상 도서관이 있었다. 이들이 어릴 때, 도서관을 드나들었던 경험은 현재 미국을 이끄는 문화적 저력이 되고 있다. 미국도서관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의 94%는 '도서관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말했다. 본지 기획취재팀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한국인 가정을 만나 미국의 성장 동력이 된 도서관 문화를 살펴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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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중심에 놓인 도서관
지난달 13일 토요일 오전 9시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로어몰랜드 마을. 주말 아침부터 이창호(44) 씨 가족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은 이 씨 가족의 주간행사인 'Library day'(도서관 가는 날)다. 대구에서 살다 1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두 아들(고교생`중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이 씨 가족은 한 달에 2, 3번은 온 가족이 다 함께 도서관으로 향한다. 둘째 지섭(12) 군도 아침운동을 다녀와 도서관 가는 길에 동참했다.
이 씨 가족이 이날 찾은 도서관은 마을 한가운데에 위치한 ‘헌팅턴 밸리’(Huntington Valley) 도서관이다. 1만3천 명의 주민이 이용하는 이곳 도서관은 학교, 소방서, 경찰서, 체육관 등 주요 공공기관들로 둘러싸여 있다. 부인 김경희(43) 씨는 "마을마다 도서관이 학교 등 주요 관공서를 끼고 마을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이용하기가 편리하다"고 자랑했다.
660㎡(200평 정도) 남짓한 도서관에 들어서자 은은한 커피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도서관 한구석에는 모든 이용자가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커피머신과 안락한 소파가 놓여 있었다. 부부가 즐겨 찾는 자리도 이곳 소파다. 아이들은 창가 쪽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 도서관처럼 1인용 칸막이 책상이나 열람실은 보이지 않았다. 이 씨는 "한국 도서관은 답답한 이미지가 떠올라 가기 싫어진다"며 "미국 도서관 분위기는 카페처럼 편안하다. 도서관이 먼저 책 읽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니까 더 자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서관이 키운 사람들
이 씨 가족은 도서관에서 각자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보거나, 신문이나 잡지를 찾아 읽는다. 집안 살림을 도맡고 있는 김 씨는 생활정보에 관심이 많다. 도서관 입구에는 도서관에서 하는 각종 프로그램 소개부터 부동산이나 의료 정보, 세금 안내문까지 각종 생활정보지가 진열되어 있다. 진열대를 천천히 살펴보던 김 씨가 '정원 관리법'을 소개한 도서관 프로그램 안내문 한 장을 집어들었다. "도서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주는 프로그램이 참 많아요. 계절이 바뀌면서 정원 관리 때문에 고민이 많았었는데 잘됐네요." 이처럼 도서관은 늘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한발 앞서 마련하고 있다.
이 도서관에는 도서를 포함해 DVD, 오디오북 등 7만5천여 개의 장서가 보관돼 있다. 필라델피아 합창단 예술감독을 하고 있는 이 씨는 음악 전문잡지와 CD를 즐겨 찾는다. 아이들도 도서관에서 평소 보고 싶었던 책을 읽거나, 퍼즐게임을 하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도서관 키즈 육성하는 미국 사회
두 아들 요셉(15)`지섭 군은 어렸을 적부터 도서관 혜택을 받고 자란 '도서관 키즈'다. 이 씨는 "퇴근 후에는 항상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갔었다"며 "도서관에는 동화구연부터 마술쇼, 여름 캠프 등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했다"고 말했다.
헌팅턴 밸리 도서관은 개에게 책 읽어주기, 핼러윈 파티 등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실에는 책뿐만 아니라 장난감이나 인형, 문구류 등을 비치해두고 있다. 헌팅턴 밸리 도서관 사서 테자나 씨는 "어렸을 때 만들어진 독서습관은 평생 이어진다. 어린이에게 책과 도서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우리의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이제 두 아들에게 도서관은 일상이 됐다. 특히 요셉 군은 학교수업이 끝나면 늘 이곳 도서관에서 2~3시간을 보낸다. "학교랑 가깝고 과제에 참고할만한 자료가 많아서 수업이 끝나면 도서관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요."
요셉 군의 학교과제는 여러 자료를 수집해서 발표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이번 과제는 1896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PT) 발표. 과제를 하려면 다양한 책을 참고해야 한다. 이 때문에 미국 대부분 학교는 주변에 도서관이 있다. 요셉 군 학교와 헌팅턴 밸리 도서관은 걸어서 3분 거리다.
도서관 사서는 요셉 군의 또 다른 선생님이다. 도서관 사서들은 학교를 통해 수업용 자료를 미리 파악해 준비해둔다.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제공 가능하다. 학교도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두 아들의 엄마인 김 씨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학년마다 도서관 이용법과 중요성에 대해 배우는 도서관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학교와 도서관이 협력 망을 구축해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도서관 샤론 관장은 "우리 도서관의 목표는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거나 무언가를 탐구할 때, 찾는 첫 번째 장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 가족은 "한국에서는 도서관을 독서실처럼 혼자 공부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는데, 사실 도서관은 굉장히 즐거운 공간”이라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 이용의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글 사진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출처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1919&yy=2014#axzz3JxiufS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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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모두를 위한 '시애틀 공공도서관'
덩치만 키운 도서관?…관광객 몰고 오는 '시애틀의 심장'
2004년 5월 모두를 위한 프로젝트의 하나로 재건축된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건축물’로 꼽힐 만큼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 |
더글래스 트루스 분관에서 사람들이 숙제 도우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뒤에 있는 서재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콜렉션’이다. | |
시애틀 중앙도서관 7층 인포데스크에 있던 사서가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 |
도서관에는 코너마다 사서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데스크가 마련되어 있다. 한 이용자가 사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
도서관은 어떤 공간이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해 ‘도서관은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답을 내린 곳이 있다. 미국 북서부 중심도시, 시애틀이다. 시애틀은 1998년 ‘모두를 위한 도서관’을 목표로 2천900여억원을 투입한 ‘도서관 혁명’에 도전했다. 당시 시애틀에는 1890년 문을 연 중앙도서관과 22개의 분관이 있었지만 1990년대 경제부흥과 함께 끓어오른 시민들의 문화적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시애틀시는 시민투표를 통해 새로운 중앙도서관 건립을 포함한 대대적인 도서관 체계 재정비를 결정했다.
도서관 혁명을 시작한 지 16년이 흐른 지금, 인구 65만 명의 시애틀은 대구시(250만 명)에 비하면 작은 도시이지만 중앙도서관을 포함한 27개(대구 모두 30개)의 촘촘한 도서관 체계망을 구축하고 있다. 중앙도서관이 모든 시민의 지적 욕구를 파악해 충족시키는 도서관이라면, 26개의 분관은 지역민의 생활을 밀착 지원하는 마을 도서관이다.
◆누구나 가보고 싶은 도서관
지난달 찾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시 1000번지. 도심 한가운데에 온통 유리로 덮인 한 건물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시애틀 중앙도서관이다. 총 11층의 건물면적만 3천400㎡의 대규모 중앙도서관은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가 설계해 지난 2004년 5월 문을 열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건축물’로도 꼽힌 이곳 도서관은 어느덧 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불러모으는 시애틀의 랜드마크가 됐다.
실제로 문을 열기도 전에 도착한 중앙도서관 입구 앞에는 도서관을 구경하러 온 다수의 관광객이 보였다, 영국에서 왔다는 마이클 로리(30) 씨는 “시애틀 관광책자에 도서관이 소개되어 있어서 생뚱맞다고 생각했는데 와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직접 본 중앙도서관은 종이를 아무렇게나 구겨 접은 듯한 독특한 외관만으로도 ‘가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5번가와 연결된 3층 입구로 들어가자 눈앞에 펼쳐진 도서관 실내 모습은 호기심을 이내 ‘이용해보고 싶다’는 설렘으로 바꾸었다. 15m 높이의 탁 트인 천장과 널찍한 공간, 비스듬히 누운 유리창 벽면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 그리고 그 아래 놓여 있는 편안한 의자와 은은한 조명은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전시회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쪽에는 소설과 DVD`신문 등 가볍게 살펴볼 수 있는 장서들이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책이나 신문을 읽는 사람도 있었고, 도서관에 마련된 체스나 보드게임을 하며 한낮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중앙도서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들이 4개 층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중앙도서관 사서 짐(Jim) 씨는 “도서관은 책과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창의적인 생각이나 호기심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설`장서`사서 3박자 고루 갖춰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모두를 위한 도서관’이라는 프로젝트 이름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도서관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그래서인지 중앙도서관은 공간마다 도서관에 꼭 필요한 시설`장서`사서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었다.
특히 도서관 6층부터 9층까지 4개 층을 하나로 연결한 회전형 서고는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도 아무런 불편 없이 서재를 둘러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서고에는 소설을 제외한 비소설과 참고문서 84만여 권, 정부문서`잡지 등이 보관되어 있다. 서고 바닥에는 듀이십진법에 따라 000부터 999에 이르는 분류번호가 크게 붙어 있어 원하는 장서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회전 서고 각 층에 있는 안내데스크에는 사람들의 장서 이용을 도와줄 전문 사서가 항상 있었다. 이들 사서들은 도서 추천은 물론 해당 층 주제와 관련한 추천도서 목록 작성과 프로그램 기획을 맡고 있다고 했다. 8층 예술과 음악, 문학 담당 부서의 사서 엘리자베스 윈서 씨는 “최근에는 지역 디자인회사와 함께하는 디자인 강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관련 도서를 도서관에 전시했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보관된 장서를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사서라는 통로를 통해 장서와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회전형 서고뿐만 아니라 중앙도서관에는 어린이실`청소년실`세계언어실`시애틀 역사관 등 코너마다 안내데스크와 사서가 마련돼 있다. 장애인실에는 수화가 가능한 사서까지 있었다. 장애인 전담 사서 타일러 보스마 씨는 “도서관 이용법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필요할 땐 수화로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 한 명 한 명을 위한 도서관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중앙도서관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연간 방문객 수만 18만 명을 넘을 정도. 1998년부터 도서관에서 하는 문학 프로그램에 줄곧 참여하고 있다는 라우라 맥라네(70) 씨는 도서관의 인기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앙도서관은 우리 시애틀의 상징이에요. 모든 시민들이 지적인 호기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또 그러한 호기심을 풀 수 있도록 도와주죠. 도서관이 있어 시애틀 시민들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어요."
◆분관은 지역 맞춤형 지식 창고
시애틀에는 우리나라의 구립도서관과 같은 26개의 분관이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중 하나인 더글래스 트루스 분관은 중앙도서관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이곳 도서관의 나이는 올해로 100살이다. 이곳 역시 ‘모두를 위한 도서관’ 프로젝트의 하나로 재건축되어 2006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곳 도서관은 시애틀의 빈민층에 속하는 아프리칸계 미국인(흑인)이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그래서 도서관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하 1층에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콜렉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8천625권의 관련 도서가 보관되어 있다. 이곳 사서 마이니크 아담스 씨는 “도서관은 이용자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여기는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가 많아 거기에 맞게 프로그램과 장서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이 제공하는 지역 맞춤형 서비스의 또 하나는 ‘숙제 도우미’ 프로그램이다. 시애틀은 도서관 프로그램의 하나로 11개 분관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어린이와 학생들의 숙제를 도와주고 있다. 더글래스 트루스 분관도 그중 하나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도서관에서는 숙제 도우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부모와 함께 온 아이도 있었고, 학교 수업을 마친 뒤 혼자 도서관에 온 아이도 있었다. 2년째 숙제 도우미를 하고 있다는 마리 콜러(71) 씨는 “이 지역은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에서 이민 온 가족이 많은데 부모들이 영어가 능숙하지 못해 아이들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도서관은 이들이 미국 시민으로 잘 성장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끌어주고 도와주는 존재"라고 말했다. 도서관을 통해 ‘시민의 힘’을 키우는 미국의 도서관 문화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미국 시애틀에서 글`사진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출처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3346&yy=2014#axzz3JxiufS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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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시민들의 대학, 뉴욕 공공도서관
누구에게나 '지식창고'로 개방…연구주제 따라 16개 공간 나눠
1911년 개관한 뉴욕 공공도서관은 도심 한가운데에 우뚝 세워져 있다. | |
1층 지도실. 사람들이 도서관에 있는 지도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좌) 드윗 월리스 정기간행물실. 128개국에서 온 22개 언어로 된 1만여 개의 정기간행물이 보관되어 있다.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창간한 드윗 월리스는 이곳에서 잡지 창간의 꿈을 키웠다. | |
1층에서 열리고 있던 1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전시회. 도서관은 1년 내내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 |
‘아는 것이 힘이다.’
19세기 중반 미국 뉴욕 사회를 뒤흔들었던 말이다. 당시 세계 주요도시로 급부상하던 뉴욕은, 성장에 박차를 가할 새로운 추진력이 필요했다. 그 추진력으로 떠오른 것은 '공공도서관'이었다. 모든 시민들이 지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그것이 곧 도시 전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마침 뉴욕 전 주지사였던 사무엘 틸턴이 뉴욕 시내에 무료 도서관을 설립해달라며 240만달러(한화 24억여원)의 유산을 남겼다. 이 돈을 바탕으로 1911년 뉴욕 도심에는 시를 대표할 새로운 공공도서관이 설립됐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도서관
지난달 찾은 미국 뉴욕시 맨해튼 41번가. 'Library way'(도서관 길)를 따라 한 블록을 올라가자 높은 빌딩 숲에 둘러싸인 흰색 대리석 건물이 눈에 띄었다. 세 개의 거대한 아치형 문 위에 쓰인 명패는 'THE NEW YORK PUBLIC LIBRARY'(뉴욕 공공도서관). 건물 양쪽에는 도서관의 상징이기도 한 두 마리 '사자상'이 마치 도서관의 호위 무사처럼 서 있었다.
개관 10분 전 도착한 도서관 1층 정문 앞. 비가 오는 평일 아침이었지만 이미 30~40명의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뉴욕과 차로 2시간 거리인 필라델피아에서 왔다는 한나 켈드만(26) 씨는 “유대 종교와 성(Sex)에 대한 자료를 찾고 있는데, 이곳 도서관에는 대학도서관에서도 구하기 힘든 자료 등이 많아 시간을 내서 왔다”고 말했다.
도대체 공공도서관이 얼마나 특별하기에 필라델피아에서 여기까지 왔을까. 궁금증을 안고 들어간 도서관 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온통 대리석으로 장식된 중앙홀의 첫인상은 고대 궁전이나 신전을 떠올리게 했다. 11m 높이의 아치형 천장, 도서관을 양쪽에서 감싸고 있는 계단, 실내를 비추는 촛불 모양 전등 등. 탄성이 절로 흘러나올 만큼 환상적이었다.
놀라움은 건축물의 아름다움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곳 도서관은 한국의 여느 공공도서관처럼 듀이십진법(000~999번)에 따라 도서를 나누지 않고 예술과 건축, 유대인, 희귀본, 지도 등 16가지 연구주제에 따라 공간이 나누어져 있었다. 각 공간에는 일반 공공도서관에서 보기 어려운 고급 장서가 다량 보유되어 있는데, 책뿐만 아니라 필사본, 그림, 마이크로필름 등도 있었다.
이날 도서관 안내를 도와준 유희권 사서(러시아 자료 담당)는 “우리 도서관에는 토머스 제퍼슨의 독립기념서 초고,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알린 첫 번째 편지, 조지 워싱턴의 고별사 친필본 등 귀중한 장서가 많다”며 “이러한 자료를 보기 위해 세계 각국의 석박사들도 우리 도서관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건물 3층에 전시된 구텐베르크 성서 초판본도 이곳 도서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현재 이곳 도서관에 보관된 장서 수는 1천500만 개. 이는 지난해 대구지역 전체 공립도서관 소장 장서 수(300여만 개)의 5배다. 92개 뉴욕 공공도서관 전체 장서 수는 5천100만 개다. 세계 5대 도서관의 하나로 꼽히는 뉴욕 공공도서관은 그 자체만으로 뉴욕 시민들의 자부심이었다.
◆시민의 대학으로 자리매김
이곳 도서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글귀가 있다. '뉴욕시는 이 빌딩을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무료 도서관으로 영원히 유지하겠다.' 이 문구처럼 이곳 도서관은 연구도서관이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구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은 이용대상을 나이나 특정 자격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이곳 도서관은 관광객 등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 카드도 뉴욕에서 살거나, 일하거나, 학교에 다니면 현장에서 바로 발급이 가능하다. 뉴욕 방문객에게도 임시로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으며, 도서관 카드가 없어도 일부 장서는 열람할 수 있다. 다만 연구도서관인 만큼 방문 당일 도서관 내에서만 자료를 볼 수 있다.
도서관 1층 지도실(Map Division)에 들어가 도서관 장서를 이용해봤다. 여기에는 전 세계에서 모은 50만 개 이상의 지도와 관련 도서가 보관되어 있었다. 기자가 사서에게 '한국 조선시대 지도를 볼 수 있냐'고 물어보자, 사서는 5분 후 조선시대와 관련된 지도 3장을 보여줬다. 조선 후기에 만들어졌다는 ‘동국팔도대총도’ 등 이날 본 지도는 한눈에 보기에도 진귀한 자료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지도를 보고 있던 독일 유학생 샤일롯 로트(22) 씨는 “18세기 뉴욕시에 관해 조사 중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귀한 자료가 많아 다행"이라며 "이러한 자료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점이 더욱 놀랍다”고 만족했다.
뉴욕 공공도서관 콜렉션 헤드(장서 부장) 데니스 히베이 씨는 “도서관은 민주주의를 반영한 곳”이라며 “학자나 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도 도서관 자료를 통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서관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시민들의 지식 창구
아무리 양질의 장서가 많다 하더라도 이용하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뉴욕 공공도서관은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장서가 서재 속 장식물로만 남지 않고, 시민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1년 내내 열리는 다양한 전시회도 시민들과 호흡하려는 도서관의 노력 중 하나다. 기자가 도서관을 방문한 날에는 ‘1차 세계대전’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1층에서 열리고 있었다. 이런 전시회는 도서관의 특정부서 사서와 직원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데, 이번 전시회는 ‘희귀본 부서’에서 주최했다.
올해로 15년차인 유희권 사서는 지금까지 이 도서관에서 4번의 전시회를 열었다고 했다. 그는 “2003년에 했던 전시회는 1453년부터 1825년까지 러시아와 세계의 관계를 주제로 했는데, 관련 장서 1만여 개 중 230개를 골라 전시했다”며 "장서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사서다. 이곳 사서들은 장서를 활용한 강연과 전시회를 열어 사람들이 장서의 진가를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 속에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도서관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대학’으로 뉴욕 도심에 우뚝 서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미국 뉴욕에서 글`사진 신선화 기자 freshgirl@msnet.co.kr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4793&yy=2014#axzz3JxiufS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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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첫 취업 도와준 미드맨해튼 공공도서관
미든맨해튼 분관 1층에 놓인 프로그램 전단지 진열대. | |
미국 도서관은 이미 세상을 바꾸는 한 축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서관은 영어가 서툰 이민자에게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컴퓨터가 익숙지 않은 사람에겐 컴퓨터 활용 능력을 알려준다. 심지어 도서관이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직장을 찾아준 곳도 뉴욕시의 미드맨해튼 공공도서관이었다. 오바마는 대학 졸업 후 이곳 도서관 직업정보센터의 도움을 받아 시카고의 한 지역단체에 취업했다.
오바마의 첫 취업을 도와준 미드맨해튼 분관이 어떻게 주민들의 생활을 바꾸고 있는지 살펴봤다. 도서관 1층에 들어가자 입구 쪽에 반원으로 된 커다란 진열대가 보였다. 진열대에는 도서관에서 하는 각종 프로그램 소개 전단지가 꽂혀 있었다. 건강보험 상담, 주택거래에 관한 법률상식, 시민권을 얻는 방법, 육아교육, 음식재료 고르는 법, 이력서 작성법 등 주민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도서관 프로그램 중에는 컴퓨터 수업이 가장 많다. 마우스 사용법, 이메일 쓰는 법, SNS 등 컴퓨터 교육만 29개다. 수강자는 주로 정보 취약 계층에 속하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곳 도서관 사서 헝윤 창(Hung Yun Chang) 씨는 “정보 격차는 우리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라며 “도서관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컴퓨터 수업 등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은 도서관이 당연히 해야 할 수많은 일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6214&yy=2014#axzz3JxiufS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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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끝> 세상을 바꾸는 도서관 ‘광진정보도서관’ | ||||||||||||||||||||||||
도서관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과감히 ‘Yes’를 외친 사람이 있다. 서울시 광진정보도서관을 대한민국 도서관의 모범사례로 이끈 오지은(44) 관장이다. 오 관장은 올해로 사서 경력 21년 차다. 이곳에서 관장을 맡은 지도 벌써 6년이 됐다.
그가 광진정보도서관장을 맡고 난 뒤, 광진구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이 도서관으로 모여들었고, 이웃 간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도서관으로 인해 광진구가 ‘살맛 나는 동네’로 바뀌기 시작한 것.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광진정보도서관은 올해 전국 도서관 평가에서 최우수 공공도서관으로 뽑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는 지난 2011년 ‘대통령상’, 지난 2012년 ‘특별상’에 이은 세 번째 수상이다. 지난 9월 26일 이곳 도서관에서 오 관장을 만나 ‘광진구를 변화시킨 도서관의 힘’에 대해 들어봤다.
◆도서관에서 공동체의 복원을
오 관장을 만나 댓바람에 ‘광진정보도서관의 인기비결’을 물었다. 그러자 기자에게 ‘잠시 따라와보라’고 했다. 그가 기자를 데려간 곳은 생뚱맞게도 도서관 옥상이었다. 도서관 옥상이라면 보통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는 공간으로 예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마주한 옥상 풍경은 예상과 달랐다. 눈앞에 펼쳐진 건 330㎡ 규모의 텃밭이었다. 텃밭에는 가을 수확을 기다리는 배추와 무 등이 한가득 심어져 있었다. ‘쭌은찬네 텃밭’ 등 구역표시를 한 푯말도 군데군데 세워져 있었다. 오 관장은 “지난해부터 도서관 옥상에서 도시농업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한 달에 두세 차례 도서관 강의실에서 농사짓는 법을 배우고 실습도 한다”고 소개했다.
오 관장은 ‘도서관과 도시농업학교’라는 이색적인 조합의 배경을 ‘공동체의 복원’이라고 설명했다.
“도시화에 따라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있잖아요. 끊어진 이웃 간의 정(情)을 도시농업을 통해 연결하고 싶었어요.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로컬푸드의 중요성도 알리고 싶었죠.”
올해 이 도시농업학교 참가 주민은 70명. 지난해에는 65명이었다. 할아버지 세대부터 어린이 세대까지 뒤섞여 있는 참가자들은 서로를 ‘식구’라고 부른다.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농사 비법을 알려주고, 한 달에 1번은 도시농업학교 1기 졸업생과 2기 재학생이 도서관 옥상에 모여 텃밭에서 거둔 수확물로 마을잔치를 벌인다.
왜 도시농업학교가 ‘도서관’에서 이뤄져야 할까 궁금했다. 오 관장은 “도서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그는 “도서관은 모든 사람들이 모일 수 있으면서 주말에도 문을 여는 유일한 공공기관”이라며 “무엇보다 농업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책들이 무수히 많다. 도서관이 책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도시농업학교를 시작한 후 도서관은 농업이 포함된 기술사회과학 분야 도서가 대출 1순위가 됐다. 도서관도 농업 바람에 힘을 불어넣고자 농업 관련 책을 눈에 잘 띄는 공간에 따로 비치해뒀다. 더불어 도시농업학교 참가자들은 ‘책을 품은 텃밭’이라는 온라인 모임을 형성해 스스로 농업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도서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
3년째 진행 중인 ‘시니어 자서전 쓰기’가 대표적이다. 65세 이상 지역 어르신들이 자서전을 쓸 수 있도록 돕는 도서관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여러 도서관에서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첫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광진정보도서관이다. 지금까지 발매된 자서전은 모두 21권. 비매품이지만 또 하나의 도서로 도서관 한쪽에 보관되어 있다.
30개나 되는 생애주기별 독서회도 이곳 도서관의 명물(名物)이다. 대구에서 지난해 독서회를 가장 많이 운영한 도서관은 달서구 본리도서관으로 모두 9개 독서회인데, 1개를 제외한 8개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태아부터 유아, 청소년, 주부, 직장인 등 대상을 세분화해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독서회마다 도서관 사서들을 참여시켜 독서회의 질을 높이고 있다.
시니어 독서회 참여를 비롯해 일주일에 두세 번 도서관을 찾고 있다는 진주순(61) 씨는 “독서회를 하면서 동네에 살고 있는 또래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됐다. 도서관이 이웃 간 유대감을 형성해 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며 “물론 이런 모임은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지만 도서관 모임은 자기 발전으로까지 연결되는 것 같아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곳 도서관 취재를 마친 후 다시 찾은 사무실에서 오 관장은 음료수 한 병을 기자에게 건넸다. 방금 주민 한 명이 찾아와 주고 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언제부턴가 주민들이 도서관 사무실을 편하게 드나들고 있다”며 “김장철엔 사무실에 주민들이 가져다준 김치가 한가득”이라고 자랑했다. 광진정보도서관에는 어쩐지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풍기는 것 같았다.
출처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6213&yy=2014#axzz3JxiufSlp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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