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6일 화요일

김해기적의도서관--정기용

"나는 '책읽는도시'란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책을 통해 가꾸어보자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김해기적의도서관'을 설계했습니다. 김해는 역사와 신화의 땅이며, 또 김해는 생태와 환경의 도시가 되고자 합니다.

 

생태와 환경이 중심이 되면서, 신화와 역사가 중심이 되는 어린이도서관의 건립은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김해 장유면 율하지구에는 높이 솟아 있는 아파트가 빼곡하게 차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도서관은 낮게 엎드려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창문은 그냥 창문이 아니라, 태양열 전지입니다. 옥상에는 어린이들이 올라가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옥상정원이 있습니다.

 

지난번에 시민들께 '기적의도서관'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그때 시민들의 열정에 크게 감동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적의도서관'을 건립한 것은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엇이냐 하면, 건축가가 단독으로 구상하고 상상해서 만들어내는 건축이 아니라, 도정일 선생님, 시장님, 그리고 시민들이 협력해서 설계한 결과인 것입니다. 거버넌스 공간생산의 대표적인 사례가 '기적의도서관'인 것입니다. 건축가가 혼자 잘났다고 하면서 만들어내는 건축이 아니라, 정말로 어린이를 보살피고, 삶을 보살피고, 사람을 보살피는 건축, 그런 도서관을 가질 만한 때가 되지 않았는가. 그리하여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가 펼쳐질 것이고, '기적의도서관'이 건립될 것입니다.

 

교육개혁은 교육부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을 꺼내들고 그 책을 읽을 때, 교육이 개혁이 되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책을 읽으면, 그 엄마들이 읽을 것이고, 엄마들이 읽으면 아빠들이 읽게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읽게 됩니다. 제가 설계한 순천, 진해, 서귀포, 제주, 정읍 도서관들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적의도서관'에서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린이도서관에서 가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그것은 '혁명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 다음, 다음, 또 그 다음의 대통령도 나오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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