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2일 목요일

'서울도서관재단'에 대한 토론

                                                  *사진출처: http://blog.seoul.go.kr/

 

2009년 10월 21일 오후2시,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는 '서울특별시 공공도서관 정책토론회'가 서울특별시의 주최로 열렸습니다.

 

엄연숙 과장(서울특별시 문화국 문화예술과)과 남영준 교수(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가 발제를 하였고, 안찬수 사무처장(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이상복(대진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임승빈(명지대학교 행정학)  신동엽(연세대학교 경영학) 교수가 토론자였으며, 정동렬 교수(이화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 가 사회자였습니다.

 

2시에 시작된 토론회는 거의 4시간이나 계속되어 토론회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어둠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석하여 이날 토론의 의제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토론회가 끝난 뒤, 토론문을 원시는 분들이 계셔서 여기에 저의 토론문을 첨부해 놓겠습니다. (혹 퍼가시는 분들께서는 아래에 짤막한 메모라도 남겨주시길.)

 

이 토론회가 끝난 뒤, 집으로 돌아오면서 엄연숙 과장께 이런 식의 질문을 마지막으로 꼭 던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엄연숙 과장님, 과장님은 행정가입니다. 그런 행정가의 입장에서, 제가 드리는 질문에 답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질문은 이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오늘 토론회를 개최하는 곳이 국립중앙도서관입니다. 이 도서관을 <도서관법>에서는 국가대표도서관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가정을 해보죠!

 

이 국가대표도서관이 아직 개관하지 않은 상태이고, 내년, 혹은 내후년쯤 개관을 목표로 한창 공사중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중앙정부에서는 국가대표도서관의 개관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이니까 당연히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그 운영을 위해서 어떤 조직이 필요한가, 얼마나 예산이 투여되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럴 때 어떤 분이 이렇게 제안합니다. --"재단'을 만듭시다. 지금 총정원제 때문에  법정 기준에 맞추어 사서 인력을 배치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가공무원이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보다 민간이 훨씬 창의적으로 전문성을 가지고 운영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지금 광역시도에 지역대표도서관을 설립하거나 지정하여 운영하라고 법에서는 규정해놓았지만 광역시도는 그 대표도서관들을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물론 이것도 가정입니다만 서울특별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재단의 사례를 모형으로 16개시도의 지역대표도서관이 모두 민간위탁되어 있다고 가정하죠. 오늘 토론회에서도 이상복 교수님이나 남영준 교수님은 그런 우려를 표명하신 것이니까요.) 그것도 큰 문제 아닙니까? 그러니까 국가 차원에서 '재단'을 만들어서 광역시도가 위탁하고 있는 도서관들도 중앙정부와 광역시도와 협의하에 이 재단에 맡기도록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재단의 명칭은 '한국도서관재단'이라고 하죠." 그래서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내놓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재단 이사장은 대통령이 임면하고, 재단의 대표이사가 국가대표도서관의 관장이 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질문1: 만약 이런 식으로 국가대표도서관, 또 '재단'이 설립된다고 하면 엄과장님께서 행정가로서 적극 찬성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반대하시겠습니까?

 

질문2: 제가 가정한 것과 같은 '재단'이 만들어지면 서울특별시대표도서관의 운영을 이 '재단'에 맡길 의향이 있습니까? 아니면 그게 무슨 소리냐. 서울특별시의 대표도서관은 당연히 서울시가 운영해야지, 이렇게 말하겠습니까?

 

질문3: 그리고 이 '재단'의 추진과정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어느 대학생이 묻습니다. "저는 그 대표도서관에서 일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대표도서관을 국가에서 직영하는 것이 아니라 '재단'을 만든다고 하면 과연 그 재단의 직원이 되었을 때 안정성이 있습니까? 국가공무원이 되는 것이 더 안정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그 '재단'을 추진하고자 하는 중앙정부의 공무원이 이렇게 답변합니다. "아닙니다. 그 안정성을 위해서 '재단'을 만드는 것입니다." 엄과장님은 국가공무원과 재단 직원 가운데 어느 쪽이 '안정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엄연숙 과장은 행정가로서 질문1에 대해 '반대해야'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런 식으로 국가대표도서관이 재단에 의해 운영된다면, 많은 혼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현재 국가대표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입니다만, 국가대표도서관이 재단의 소속이 되어서, 관장 위에 장관이 있는 게 아니라 관장 위에 이사장이 있는 꼴이 될 터이니까요. 그런데 이 날 토론회에서 엄연숙 과장은 질문1에 대해 적극 찬성의 입장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질문2에 대해서도 엄과장은 분명 서울시는 서울시의 대표도서관을 운영할 것이라고 답변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서울시의 자치구들도 '서울도서관재단'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자치구의 구립도서관들을 '서울도서관재단'에 맡기지는 않고 자치구는 자치구대로 도서관을 운영할 것입니다. 질문3에 대해서도 당연히 국가공무원이 재단 직원보다 훨씬 안정성이 있다는 것이 상식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이 날 정책토론회에서는 반대로 이야기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상식적인 질문에 대해 비상식적인 답변이 거듭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도대체 왜? 그런 의문을 품고 토론회에 참석했던 것인데 이 날 토론회를 통해서 아무런 의문을 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도대체 왜, 서울특별시는 '서울도서관재단'을 만들고자 하는 것일까?

 

                                                *사진출처: http://www.lafent.com

 

공사개요
■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중구 태평로1가 31번지
■ 대지면적 : 12,709㎡
■ 규모 : 지하5층, 지상13층
■연면적 : 90,788㎡
  - 본관동 : 18,977㎡
  - 증축동 : 71,811㎡
■ 구조 : 철골철근콘크리트조
■ 외부마감 : 로이 복층유리, ETFE (불소수지 투명판)
■ 삼성물산 컨소시엄
  - 건설사 : 삼성물산(주), 에스케이건설(주), 쌍용건설(주)
  - 설계사 :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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