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30일 화요일

한국 도서관이 처한 현실

<도서관문화> 2010년 4월호에 실린 글 가운데 정우섭 교수(위스콘신 주립 밀워키대학교 정보학과)의 글 '작은도서관에 관한 단상'을 읽었다. 이 단상을 읽으니 왠지 '뜨악하다'는 느낌이 든다. 정우섭 교수는 "도서관이 더 발전하려면 진정으로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는 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 단상의 출발이 한국 도서관이 처한 현실이라기보다는 미국 도서관이 처한 현실이라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다. 정우섭 교수의 도서관에 대한 논의 그 자체가 우리 도서관이 처한 현실의 한 단면일 것이다.  

 

종이책의 배달이 번거롭다면 전자책의 이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미 미국의 공공도서관에서는 아마존(Amazon.com)의 전자책단말기(E-book reader)인 킨들(Kindle)을 다량 구입하고 전자책들을 구입하여 이를 저장해 놓고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종이책 대신에 대출을 해주고 있음을 볼 때 우리나라도 가까운 미래에는 전자책단말기를 종이책 대신에 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도서관 방문은 필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우선 도서관이 더 발전하려면 진정으로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그 현실이라 함은 필요성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도서관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물음에서 출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부자 동네들”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그 동네의 공공도서관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왜냐하면, 괜히 세금을 내면서 본인들이 사용하지도 않는 도서관을 멋지게 만들기 보다는 차라리 대형서점의 체인점이 그 동네에 들어오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딱딱한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무선인터넷도 즐기면서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신간을 마음껏 훑어보다가 집에 돌아가 필요한 책은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도서관들은 분주히 그 존재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도서관 폐지에 대항하여 끝까지 도서관을 “방어”하고 있는 것이 무시할 수 없는 현실임을 우리 도서관계에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강조는 인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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