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2일 화요일

백무산 시인과 함께

*사진 왼쪽부터 정우영, 백무산, 황규관, 안찬수(촬영: 신영호)

 

장작불  

                  -백무산

 

우리는 장작불 같은거야

먼저 불이 붙은 토막은 불씨가 되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늦게 붙은 놈은 마른 놈 곁에

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서

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몸을 맞대어야 세게 타오르지

마른 놈은 단단한 놈을 도와야 해

단단한 놈일수록 늦게 붙으나

옮겨 붙기만 하면 불의 중심이 되어

탈 거야 그때는 젖은 놈도 타기 시작하지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몇 개 장작만으로는 불꽃을 만들지 못해

장작은 장작끼리 여러 몸을 맞대지 않으면

절대 불꽃을 피우지 못해

여러 놈이 엉겨 붙지 않으면

쓸모없는 그을음만 날 뿐이야

죽어서도 잿더미만 클 뿐이야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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