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3일 화요일

2. 기억한다

기억한다

기억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기억하는가, 기억은 괴롭다, 괴롭다, 괴롭다
막다른 골목에서 우리는 울었다
선배, 우리는 울었다, 그리고

어제였다, 문득 문상을 가서
우리는 술 한 잔을 올리면서
스무해던가 서른해던가
그런 세월의 무시무시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영안실

죽음은 붙잡을 수 없다
그렇지 아니한가, 이런 쓸데없는 질문들
통곡할 때가 있다, 울지 않을 때가 있다
흩어질 때가 있다, 모여서 울어야 할 때가 있다

우리는 삶에 빚을 졌다
우리는 죽음에 빚을 졌다
내일 우리는 다시 빚을 지리라
산다는 것이 너무 무겁다

독배를 마시자
이 잔은 쓴 잔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도 좋다
다만 살아 있다면

살아 있으라
아, 정신이여
살아 있으라
젊은 정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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