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3일 목요일

시민 누구나 독서하는 ‘기쁨의 도시’ 만들자--인천 2015 세계 책의수도 시민공청회

시민 누구나 독서하는 ‘기쁨의 도시’ 만들자--인천 2015 세계 책의수도 시민공청회

앞으로 1년, 인천은 세계 책의 수도가 된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2015년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은 그 위상에 걸맞은 책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조판했던 강화도가 위치해 있으며, 1890년대 근대에 벌써 근대적 활판인쇄물로 전국 신문이 발행됐던 도시다. 또 시각장애인들의 세종대왕으로 일컫는 송암 박두성 선생을 배출한 고장이다.

이 같은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토대로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가 되기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 출발점에서 인천시는 지난 7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출판·인쇄·도서 등의 분야 전문가를 초청, 시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세계 책의 수도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다양한 고민들을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 주>

  
 
▶이희수 부평구립 부개도서관장=책 읽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효과는 개인 삶을 넘어서서 사회적으로 사람 간의 관계를 확장시켜 사회적 기반으로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세계는 지금 범국가적으로 ‘독서운동’을 전개하는데다 2015 세계 책의 수도로 선정된 인천시도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 독서운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2000년대 초부터 미국 전역으로 확산된 ‘One Book’운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도시가 한 책을 읽는 과정에는 ‘책 선정-독서 릴레이-독서 토론-책 문화 사업’이 수반된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은 책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독서 분위기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과 단체, 개인들이 파트너십을 구축해 동반자 역할을 해야만 지역사회의 통합과 협력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대중독서운동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존재해야 한다.

인천에는 지역 곳곳에 위치한 공공도서관이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부평구는 부개도서관을 중심으로 지역 6개 공공도서관들과 유관기관 17곳에 협력해 ‘책 읽는 부평’사업을 전개, 지역 특성에 걸맞은 독서 활성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모델을 기초로 인천시 소재 도서관 간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한 대중독서운동을 전개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중현 도서출판 지식노마드 대표=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이 주제발표에서 지적한 대로 인천의 전문 출판사는 10~20곳으로 추정될 정도로 열악한 출판환경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출판계 전반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독서인구의 감소, 디지털 매체의 발달에 따른 독서인구의 위축 등으로 미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책의 수도 인천’이 지역 출판계의 활성화를 꾀한다면 인천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유통시키기에 적합한 다양한 형식을 찾아가는 순서로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근대 문명이 들어오는 관문이었던 ‘인천’의 특성을 살리고 동시에 지역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차원에서 출판 활성화를 논의해야 한다. 또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 위에 지역 콘텐츠를 집중,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기에 이 관장이 제시한 1인 출판단지 조성이나 전자출판 체험센터, 전문서점 창업 등 다양한 경로로 시민들이 책과 만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민들에게 인상적인 독서 경험을 전하는 것은 책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병수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인천시가 3천500만 원이라는 적은 예산으로 문화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책의 수도’를 유치했다는 것은 큰 성과다. 하지만 불과 1년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용역비 1억 원을 포함해 4억6천만 원의 예산밖에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인프라를 갖추기에도 모자란 시간과 올해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인천시가 책의 수도를 위해 어느 정도의 역량을 투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짧은 기간 안에 출판·문화 활성화를 통한 문화창조도시 인천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인천대·인하대에 출판학과 신설을 통한 전문인력 배출 등 2015년 이후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한다고 본다.

또 노동·아동·생태·일러스트 등 특정 분야의 문학에 집중한 작가 발굴 레지던스 시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중심의 출판문화단지 지정, 특수도서관 설립 등도 시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기존 도서관정책팀과 책의수도팀만으로는 소정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만큼 최소한 ‘책의수도과’ 내지는 ‘문화창조도시과’를 조직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
  
 
 ▲ 유네스코 '2015 세계 책의 수도' 세계 책의 수도 성공적 추진을 위한 공청회가 7일 인천시 남동구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리고 있다./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 
 

▶이승환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인천시의 책의 수도 선정은 아시안게임 유치보다 장기적으로 도시에 더 큰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지금의 과제는 어떻게 인천이 상상력을 발휘해 책의 수도 사업을 문화도시 개발로 활용할 수 있느냐이다.

인천발전연구원이 발표한 ‘책의 수도 비전전략 수립 기본방향’을 보면 시민들이 체감하는 책의 수도 사업 전개나 책 읽는 문화의 생활화, 독서 소외현상 해소, 지역 출판 활성화 등 각각의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이 적극적으로 제안돼 있다.

여기서 주목해 봐야 할 것은 책의 미래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큰 전자책과 관련된 사업들이다. 물론 지금은 디지털북 관계자들이 인천을 주목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싹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어 인천이 이번에 선정된 콘텐츠 코리아랩 사업(전국 4개 도시 선정)이 제물포스마트타운을 활용할 계획인데 이곳을 전자책 시민교육 프로그램, 창업 프로그램 등으로 활용한다면 지속성장이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키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일반적인 출판문화산업 전략으로는 서울 집중현상을 돌파하기 쉽지 않은 만큼 인천만의 특화전략으로 ‘국제 어린이 책의 생산·유통의 중심지’ 조성을 제안 드린다.

▶권지연 인천동구노인문화센터장=인천이 책의 수도로 가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독서문화 활성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발표 때 배은주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지적한 대로 인천은 최근 꾸준한 노력으로 1개 도서관당 인구수, 사서 1인당 인구수 등 하드웨어적 지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도서관당 이용자 수·대출 건수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지표는 낙후돼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 입장에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은 자신이 책을 쓰는 것이다. 단순히 ‘책’이라는 완성물을 만들어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존감 향상과 독서문화 향상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동구노인문화센터에서는 최근 2년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서전 쓰기’로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은 물론, 심리·정서적 치료효과까지 거뒀다. 이를 노년에 국한하지 않고 이를 청소년·중년층에게도 확대한다면 인생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민 책 쓰기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기관의 강좌 개설을 통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양질의 강사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램 운영예산을 확보해 지역 곳곳에서 시민들이 책을 쓰고 출간한다면 저조한 출판업계에도 작게나마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출처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5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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