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5일 화요일

논설: 도서관 설립을 축하함(賀圖書舘之設立, 황성신문皇城新聞 1906년 2월 15일)

논설: 도서관 설립을 축하함(賀圖書舘之設立, 황성신문皇城新聞 1906215)

*엉터리 번역을 해보았나이다.


論 說 賀圖書舘之設立 

논설 도서관 설립을 축하함 

지구상 세계열강이 교육을 위한 시설을 갖추는 바가 꼼꼼하고 치밀하다. 오늘날과 같은 경쟁시대에 우승열패는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국력을 키우려면 먼저 인민이 지혜를 깨달아야 하고, 인민이 지혜를 깨달으려면 교육밖에 방법이 없기에 강대국이 교육을 주목하는 것이다. 교육을 위한 기관 설비는 끝이 없다. 교육기관은 학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인민의 소질과 미덕은 책으로 길러지며, 인민의 지혜와 지식은 책으로 발달하므로, 책은 교육의 근본이다.

배우는 자는 학교에서 배울 때 교과서가 있어서 일반이든 전문이든 교과서로 배운다 하지만, 졸업 이후에는 세계의 서적이 무궁하며 고대와 현대의 문자가 가득하니, 많이 읽고 찾아보지 못한다면 지식을 향상시킬 수 없으며, 그리하면 고루하다는 조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나이 먹은 선생이라고 하더라도 평생 멀리할 수 없는 것이 책이라는 좋은 친구다. 그러나 책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요, 아무나 보관할 수 없는 것이며, 비록 읽고 싶다고 해도 쉽게 구하기 힘든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열강이 이를 대비하여 도서관(圖書舘)과 서적고(書籍庫) 등을 설립하여 대도시와 지방에 즐비하니, 정부에서 관립으로 설립한 것도 있으며 인민이 사립으로 설립한 것도 있다. 고금의 각종 서적 도서와 신문 잡지 등을 모두 갖추어, 읽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학교에도 별도로 책을 갖춘 곳이 있어서 사람들이 찾아 읽을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많은 책을 갖추다 보니 책값도 경쟁을 하게 되니 이 얼마나 교육 설비가 완전하며 주도면밀한가.

슬프다. 우리 한국은 예부터 규장각 홍문관 융문루 등 장서를 갖춘 곳이 있었으나 이는 황실의 것으로 궁궐을 드나드는 신하가 아니면 그 장서를 볼 수가 없었다. 그 외에 귀족과 부자의 집에 서적을 쌓아 놓은 곳이 있지만 이 또한 창고에 쌓여 있는 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백 년이 지나도 한 번 볼 수 있을 뿐이며 악습이 쌓여서 읽고자 하는 사람이 있어도 허락되지 않으니 형주(荆州)의 꾸짖음을 빌릴 지경이 되어 인민의 어리석음을 어디에서 계발할 수 있으랴.

최근 뜻 있는 신사(紳士)들이 이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발기하여 열강의 서고도관(書庫圖舘)의 제도를 모방하여 장차 도서관을 설립하려 하니, 우리들은 이 아름다운 일에 대하여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칭송하니, 이것은 우리 한국에서 큰 행사다. 이 도서관이 만약 성립하면 문명 개도의 공로가 어찌 학교 한두 곳을 여는 것과 같겠는가. 그러나 우리 한국의 습관이 매번 처음은 많으나 끝은 드물다는 것이 병이다. 어떤 사업이든지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오로지 바라는 바, 뜻 있는 여러분은 이런 습관을 따라하지 말고 반드시 열심히 하여 도서관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설립할 것을 경축하노라.

참고 

<황성신문>의 기사와 광고로 찾아본, 도서관, 서적관, 도서실, 문고 등의 용어 9. 1906년

http://transpoet-textcube.blogspot.com/2023/04/9-1906.html

論 說 賀圖書舘之設立◎今地球上世界列强이 凡爲敎育而設備者ㅣ可謂周到詳至矣라 盖當此競爭之時代야 優勝劣敗 理勢之必然故로 欲其國力之發達인 必先民智之開明이오 欲其民智之開明인 捨敎育以外 無他道焉이라 由是로 列强之所以孜孜講究於敎育之術야 爲敎育而設備機關을 靡不窮極而完全者ㅣ此也니 敎育之機關은 不特在學校而已라 凡人民之才德을 必從書籍而養成며 人民之智識을 必資書籍而發達故로 書籍者 敎育之根本也라 學者ㅣ受業於學校之時에 自有敎科之書야 毋論普通與專門고 講習於當科之書어니와 及其卒業以後 世界之書籍이 無窮고 古今之文字가 充汗니 苟不能博覽而廣搜면 無以增進其知見而難免孤陋之譏리니 雖老生宿師라도 終身莫離者 豈非書籍之良友乎아 然而書籍을 不可人人求得이오 亦不可人人貯置者니 雖有志閱覽이라도 其於難購難得에 何哉오 是以로 現今列强이 爲此凖備야 有圖書舘書籍庫等之設立야 凡大都府郡之間에 鱗次而櫛比焉니 或有政府之官立者며 或有人民之私立者야 世界古今의 各種書籍圖畵와 及新聞雜誌之屬을 無不貯蓄야 以需有志之借求縱覽고 又於學校之內에도 別有書籍等陳列之所야 有時許人閱覽焉故로 以貯書之多로 亦爲競爭其聲價니 此其敎育之設備가 豈不完全而周精者乎아 噫라 我韓은 自前으로 有奎章閣弘文舘隆文樓等藏書之所로 是 帝室之圖史所貯也니 非翰閣 經筵之臣이면 無得以窺其藏이오 其外世家鉅室과 豪富貴族之家에 頗多書籍之藏이나 亦皆貯置於庫樓之中야 付之塵煤蠧敗之物고 閱百歲而不一展覽더러 借癡之惡習이 成痼야 亦不許有志之求借故로 至有借荆州之誚니 民智之愚昧를 從何以啓發哉아 近日有志紳士諸人이 慨然遺憾於此야 業已發起고 倣列强諸國의 書庫圖舘之制야 將經紀圖書舘之設立니 吾輩 對此美舉야 不勝感賀而攅頌노니 此乃我韓剏有之盛事也라 此舘이 若成立이면 其於開導文明之功이 豈下於一二學校之設立哉아 然而我韓之習이 每多有初鮮終之患야 毋論何件事業고 未免此等痼獘니 惟願有志諸君子 毋蹈此習고 必要熱心注力야 期速完全而成立을 區區擎祝也노라

"賀圖書舘之設立", 황성신문[皇城新聞], 19060215


 *황성신문: 1898년 9월 5일 사장 남궁 억(南宮檍), 총무원 나수연(羅壽淵) 등이 국민지식의 계발과 외세침입에 대한 항쟁의 기치 아래 지금의 서울 광화문에서 창간하였다. 이 신문의 초기 주필로는 유근(柳瑾)·박은식(朴殷植) 등이 활약하였으며 얼마 뒤 장지연(張志淵)도 합류하였다. 창간 때부터 1902년 8월까지 만 4년간 사장직을 맡은 남궁 억은 재임 중 두 번이나 구속되었다. 1905년 11월 20일자 <시일야방성대곡 是日也放聲大哭> 기사로 정간을 당하고, 당시 사장 장지연을 비롯하여 10여 명의 직원이 체포되었다. 이듬해인 1906년 1월 24일 장지연이 석방되고 발행정지도 동시에 해제되었으나 장기 정간으로 재정난이 악화되어 2월 12일에야 겨우 속간할 수가 있었다.(인용 및 졸역한, 이 기사는 1906년 2월 15일자 기사다.) 이후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방이 강행되자 신문제호가 강제로 ≪한성신문 漢城新聞≫으로 바뀌어 8월 30일자부터 9월 14일(제3470호)까지 발행되다가 결국 문을 닫았다.

**마지막 문장이 문제적임: "도서관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설립할 것을 경축하노라."(期速完全而成立을 區區擎祝也ᄒᆞ노라)이라고 번역하였으나, 이것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도서관을) 설립한 것(성립한 것)을 경축하노라."라고 완료형으로 번역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 분명치 않기에 '설립할 것을 경축하노라'라고 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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