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9일 토요일

도산 안창호, 조선학회의 설립과 농촌 도제문고(徒弟文庫) 발행, 동아일보 1936년 1월 1일 기사(칼럼/논단)

사회교육

조선학회의 설립과 농촌 도제문고(徒弟文庫) 발행

도산 안창호

나로서 지금 어떠한 의견을 발표하기는 매우 곤난한 일이다. 첫째 나의 발표한 의견이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이 없고 따라서 나의 의견이 과연 조선 현실에 적합한가 의문이다. 둘재로는 귀사의 설문에 대하야 구체적으로 대답하여야 할 터인바 아즉도 요양 중에 잇는 몸이라 충분히 생각할 머리를 갖지 못하엿다.-- 이렇게 말하기를 주저하시는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 씨는 사담(私談)의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엿다. 

나는 일상 생각하기를 조선문화의 원동력이 될 최고기관을 하나 세웟으면 한다. 

1. 그 기관 이름은 조선학원(朝鮮學院) 혹은 조선학회(朝鮮學會)라 하고 각계를 강라(綱羅)하야 구성할 것인데 특히 현재 교육계에 잇는 분들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에 찬동하는 이라는 누구거나 참가할 수 잇도록 할 것이다. 

2. 그래서 귀사의 설문한 바의 농촌문고(農村文庫) 또는 도제문고(徒弟文庫)를 굵은 활자(活字)와 싼값으로 발행하야 널리 읽히게 할 것이고 과거의 우리 찬연한 모든 문화를 연구조사하야 책으로 만들어내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문화를 수립하는 데에 원동력이 되게 할 것이다. 과학은 물론, 문예, 미술, 음악, 영화은 물론이오 조선어사전(朝鮮語辭典)’ 편찬까지도 이 기관에서 맡어할 것이고 또한 발명에 뜻을 두엇으나 돈이 없어 성공하지 못하는 청년에게는 보조(補助)를 하야 진흥시킬 것이다. 

3. 이러한 큰 문화사업(文化事業)을 일으키자면 자금이 잇어야 할 것인데 유지(有志) 잇어 이러한 문화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첫재 중앙지대인 경성(京城)에 회관을 하나 건축하야 조선 사람의 왼 정신이 이를 목표로 하야 나아가게 하엿으면 한다. 

이것은 내가 늘 추상적으로 생각하엿을 뿐이오 구체적으로는 아직 생각하지 안하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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