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로 인한 불안과 긴장을 줄이고 함께 미래를 상상해보면 어떨까요? 독일의 민간 싱크탱크 Zukunftsinstitut가 발표한 보고서 <코로나 효과: 4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소개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 질서, 무역과 비즈니스, 기술 감시와 프라이버시, 연대와 공동체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예상되는 변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관은 ▲성공적인 관계 / 성공하지 못한 관계 (낙관적 / 비관적) ▲로컬 / 글로벌 (연결되지 못한 / 연결된) 두 개의 좌표축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4가지 미래 시나리오를 도출했습니다. (본문 그림 참조)
시나리오 1. 완전한 분리: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에 반한다 (비관적인+단절된)
시나리오 2. 시스템 충돌: 영구적인 위기 모드 (비관적인+연결된)
시나리오 3. 새로운 부족: 사적 영역으로의 후퇴 (긍정적인+단절된)
시나리오 4. 적응: 회복력 있는 사회 (긍정적인+연결된)
※ 원문: Zukunftsinstitut, 『The Corona Effect: Four Future Scenarios』, White Paper, 2020년 3월 15일
시나리오 1. 완전한 분리: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에 반한다 (Total isolation: Everyone against everyone)
처음 폐쇄(shutdown)가 있었고, 그리고나서 폐쇄는 사회 규범이 되었다. 지하철을 탈 때 손목에 있는 칩을 스캔하거나 첫 데이트 전에 서로 건강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은 일상적이다. 또한 출국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하고, EU 이외 국가에 가려면 비자를 발급받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일반적이다. 세계 무역은 대부분 과거의 일이다. 각 국가간 무역 협정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보장하지만 그 이상은 없다.
→ 슈퍼 안전 사회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회는 자신의 범위를 하나의 국가로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정의하고 있다. 안보 구역의 경계가 명확하게 정의되어야만 안보가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보가 우선이다. 모든 사람이 각자도생한다. 국가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이용한다. 비록 그것이 뿌리 깊은 공포를 부추기거나 인위적으로 식량을 희생하는 것을 의미하더라도 말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온갖 개방된 공간을 이용해 자신의 과일과 채소를 키운다. 암시장과 물물교환도 번성하고 있다.
→ 탈도시화(de-urbanization): 농촌이 힘을 얻고 있다. 도시를 떠난 사람들은 자급자족하고 도시 거주자들에게 식량을 공급하여 좋은 돈을 벌 수 있다. 싱글 라이프, 더 작은 아파트와 공동 생활, 대중교통, 글로벌 상품의 흐름에 대한 경향은 도시 인구를 의존하게 만들었다. 도시 힙스터들은 불안정한 계층이 되었다.
→ 세균공포증(germophobia)으로 인해 원료나 생산지를 명확히 추적할 수 없는 제품에 대한 불신이 꾸준히 증가해왔다. 과일과 채소는 먹기 전에 임상적으로 소독되고, 안전한 포장재 연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해외에서 들여온 제품을 통해 유입되는 세균에 대한 공포가 너무 커서 수입이 제한되었다. 이국적인 과일은 부족하다. 그러나 이전에 재배 불가능했던 많은 과일이 기후변화 덕분에 지금은 국내에서 재배될 수 있다. 농업과 제조업은 엄청난 상승을 경험했고, 인접국에 주는 아웃소싱이 진행되었다.
→ 1000명 이상 대형 행사를 취소하라는 권고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10명 이상 모이는 미팅 금지령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공공 문화생활은 거의 완전히 정지되었다. 콘서트나 스포츠 행사는 여전히 열리지만, 관객들은 그 행사를 집에 앉아서, 국가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본다. 사람들이 카페 같이 붐비는 제 3의 장소를 피하자 식당들은 유령 주방이 되었고, 고객들에게 최고의 위생 기준에 맞춰 식사를 제공하게 되었다. 일부 도시 거주자들의 사회적 접촉은 가상공간으로 옮겨갔다.
시나리오 2. 시스템 충돌: 영구적인 위기 모드 (System crash: Permanent crisis mode)
바이러스는 세상을 붕괴시켰고 계속 나아갈 수 없다. 국익에 대한 초점은 글로벌 협력에 대한 자신감을 크게 흔들었고,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더이상 불가능하다. 새로운 판데믹에 대한 공포는 아무리 작은 규모라고 해도 바이러스를 국지적으로 확산시켰고 국경 폐쇄에서 자원 방어에 이르기까지 과감한 조치의 계기를 만들었다. 국제협력에 대한 자신감 상실은 안정의 유지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래서 세계는 미래에 신경질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 다극적 세계질서의 마찰은 오늘날의 질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상호 대응, 공격적 위협과 신경질적 행동이 개방과 협력과 번갈아 나타난다. 신민족주의(neo-nationalism)가 팽배해 있고,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 국내 판매 시장을 보면, 인접국에 주는 아웃소싱이 정치적 이념의 전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국제무역 관계와 상품 흐름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하다. 두 가지 경향은 갑자기 그리고 영구적으로 함께 섞인다.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역시 서로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국내 시장과 국제 시장의 불일치를 표현한 것일 뿐이다. 글로벌 도시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장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금융, 서비스, 재화의 지역, 국가, 국제적 흐름 사이의 긴장이 끊임없이 느껴진다.
→ 빅데이터(big data)의 때가 왔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더 많은 분석이 요구된다.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일이 계속해서 유행하고 있다. 특히 위기 시나리오 시뮬레이션과 위기 통제를 위해 인공지능의 개발이 강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를 위한 사이버 범죄도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적인 경쟁자들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한다. 내부적으로, 국가는 모니터링을 위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예측 분석, 즉 인간의 행동에 대한 데이터 기반 예측은 영구적으로 불안정한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 프라이버시(privacy)가 위축되고 있다. 개인의 데이터 자유는 점점 더 제한되고 있고, 국가간 국제 교류와 자국의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프라이버시와 데이터 보호에 관한 법률은 대부분 폐지되었다. 보건 데이터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고, 국가의 의료 제공과 관리에 대한 신뢰가 오랫동안 시들해짐에 따라 국민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개인 건강 데이터를 정부의 데이터베이스에 공급하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개인의 건강 책임, 디지털 건강, 꾸준한 셀프 트래킹과 바이탈 신호 모니터링에 의존하고 있다.
시나리오 3. 새로운 부족: 사적 영역으로의 후퇴 (Neo-Tribes: The retreat into the private sphere)
코로나 위기 이후, 세계화된 사회는 더욱 로컬한 구조로 돌아갔다. 지역 상품에 대한 강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작은 커뮤니티들이 출현하고 통합되고 있으며, 다른 커뮤니티들과 신중히 구별되고 있다. 지속가능성과 공동체 문화(we-culture)는 중요한 가치지만, 이것들은 전 세계적으로가 아니라 국지적으로만 생각된다.
→ 사람들은 더이상 국가 행위자들와 초국가 연합들을 신뢰하지 않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신뢰하지도 않는다. 글로벌 세계 커뮤니티에서 관심을 거두는 것은 특정한 공동체 문화와 새로운 부족(neo-tribes)의 형성 증가로 이어진다. 코로나 위기 이후 포스트 개인화(post-individualization) 추세가 광범위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기 때문에 소규모 커뮤니티가 추구된다.
→ 감염의 공포는 사적 영역으로의 후퇴와 가정 생활의 재발견을 촉진했다. 더이상 실제 큰 행사는 없지만 스트리밍이 많다. 안전하고 편안한 집을 떠나지 않고 가상현실을 통해 대형 행사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웃의 도움은 최우선이고, 위기 속에서 서로를 돕는 고정된 구조들이 있다. 물자는 나누거나 교환하고, 노약자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또한 사람들은 점점 더 시골이나 소도시로 이주하고 있다. 발전된 지방은 절정에 도달했다.
→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신 자전거나 e-스쿠터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장거리 여행은 주변 지역이나 인접국 여행과는 달리 매력을 많이 잃었다. 대규모 탈관광은 오버투어리즘으로 피해를 입었던 전체적인 풍경과 이전 관광명소들이 회복할 수 있는 효과를 가져왔다. 여행은 더 이상 당연하게 여겨지지 않고, 다시 한번 특별한 것으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많은 예방과 계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광은 더욱 울림이 깊은 관광으로 전환하고 있다.
→ 글로벌 소매 체인의 실패와 특정 원산지에 대한 불신이 근본적인 지역화(re-regionalisation)로 이어지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람들이 로컬에서 구매를 하고 있고, 공유경제가 지역 네트워크 속에서 탄력을 받고 있고, 전통 수공예 기술이 르네상스를 경험하고 있다. 도시농업과 협동조합이 자본주의 소비 패턴을 대체하고 있으며, 자율적인 생태계를 갖춘 순환경제가 지역 커뮤니티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요람에서 요람으로 또는 포스트 성장(post-growth)과 같은 개념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내재되어 있다. 지역경제는 완전히 자율적으로 기능한다.
→ 코로나 위기는 놀라운 원동력으로 유연성이 강화된 근무 경향을 이끌었다. 직장에서의 유연성이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해졌다는 사실은 근무 문화를 영구적으로 변화시켰다. 재택근무는 이제 모든 기업 문화에서 필수적인 부분이고, 국제적인 기업들은 VR 컨퍼런스에서 회의를 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계약을 체결한다. 디지털 건강 어플리케이션은 개인 비즈니스 미팅에 앞서 잠재적 위험을 미리 계산한다. 이는 보통은 권장되지 않는다.
시나리오 4. 적응: 회복력 있는 사회 (Adaption: The resilient society)
세계 사회는 위기에서 배우고 탄력적이고 적응적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위기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던 포스트 성장, 공동체 문화, 글로컬리제이션, 포스트 개인화를 향한 깊은 사회적 흐름은 우리의 집단적인 코로나 경험에 의해 틈새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왔다.
→ 코로나바이러스는 시장의 자정 작용을 촉발했다. 상품의 원료나 생산지에 대한 집단적인 반성은 새로운 소비 패턴을 촉진했다. 생산과 행동의 글로벌 체인 붕괴는 국내 대안의 재발견으로 이어졌다. 고정 무역(stationary trade), 지역 상품, 공급 체인은 상승세를 경험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합리적인 균형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글로벌 소매 체인에 대한 현명한 접근, 지역 무역과 글로벌 무역 간의 균형, 직접 무역 플랫폼의 번영이 달성되었다. 그 후 주간 시장과 지역 생산자, 지역 온라인 상점들이 호황을 누렸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같은 온라인 소매 업체들의 독과점 지위는 글로벌 생산 체인에 덜 의존하고 지역에서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몇몇 소규모 업체들에게 녹아들었다. 사회는 더 건강한 경제 시스템을 향해 대량 소비와 일회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 코로나는 건강의 이해에 대한 새로운 통합적인 비전을 만들었다. 건강을 더이상 개인의 신체와 행동에만 관계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전체적인 관점으로 건강을 본다. 환경, 도시, 정치, 글로벌 커뮤니티 등 모든 요소들이 인간의 건강에 중요하다. 세계 보건과 개인의 건강은 전체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사고방식은 전체 의료 시스템을 뒤집어 놓고 있다. 정부, 도시계획자, 기업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건강 데이터를 익명으로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위해 디지털 건강 앱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건강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진 덕분에, 전염병의 가능성에 대해 정확한 예측이 이루어질 수 있다. 개인의 건강은 더이상 환경과 사회로부터 분리시켜 볼 수 없다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자명하다.
→ 글로벌 리스크는 세계적으로 결합된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 초국가적 행위자들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위기는 새로운 가중치를 부여하기 위한 정치적인 힘을 주었다. 국가는 관련성을 상실했지만, 도시와 초국가적 기구는 점점 중요해지고, 글로컬리제이션의 의미가 재조직되고 있다. 로컬 수준(도시, 지자체, 시장 등)은 글로벌 기구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지역 문제를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글로벌 리스크를 보다 빨리 파악해 협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판데믹 이후 인류는 스스로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글로벌 커뮤니티로 더욱 강하게 인식했다. 전염병도 기후 위기도 국경에서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차원의 연대와 공동체 문화 같은 가치관의 근본적인 변화로 뒷받침되는 세계적인 정체성이 출연했다.
→ 코로나 위기는 빅데이터의 초국가적인 처리, 예측 분석, 조기 경보 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교훈을 주었다. 현재 인공지능은 더욱 건설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초기 단계에 전염병을 억제하고,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나드는 모든 글로벌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모든 사람들이 건강 추적 장치를 갖추고 있다. 최신 건강 데이터의 전 세계적인 교환이 조기에 리스크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네트워크에서 상호 학습을 이어가는 것은 글로벌한 회복탄력성을 만든다. 또한 이 새로운 정신은 미디어의 풍경을 만든다. 건설적인 저널리즘은 기우와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대신에 해결방안에 집중한다. 이는 위기를 생산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아는 탄력적이고 적응적인 사회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Zukunftsinstitut
1998년 설립된 독일의 민간 싱크탱크. 조직 미션은 사회경제 변화 패턴을 규정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설립 초기에는 트렌드와 미래 연구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현재 비즈니스와 사회 발전을 컨설팅하고 있다. 다양한 학문의 전문가와 연구자 네트워크로서 검증된 방법론과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통찰을 가지고 일한다. 이들은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하고, 미래에 기회가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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