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26일 금요일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 기획좌담, 0차산업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894520&code=13150000&sid1=eco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 “독서가 곧 소통 촉매·창조 밑거름… CEO 역할 막중”

연중 기획 시리즈를 마치며-특별좌담

입력 2014-12-26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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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 “독서가 곧 소통 촉매·창조 밑거름… CEO 역할 막중” 기사의 사진
국민일보가 6월부터 진행해온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 캠페인을 종료하면서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그 의미와 성과를 점검하는 전문가 좌담을 가졌다. 왼쪽부터 유경환 ㈜애경 회계팀 과장(주니어보드 의장),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정책관,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이병주 기자
국민일보가 6월 2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진행한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이하 책 읽는 직장)' 캠페인은 '독서 경영' '인문학 경영'의 모범이 되는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본보는 '책 읽는 직장' 시리즈를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독서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특별 좌담의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국민일보 본사에서 손영옥 선임기자의 사회로 이뤄졌다.

<참석자>

·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정책관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유경환 ㈜애경 회계팀 과장(주니어보드 의장)

-총 26회 분량으로 ‘책 읽는 직장’ 시리즈가 막을 내리게 됐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이하 백 연구원)=일반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하면서 대표성 있는 직장을 시리즈를 통해 다루면서 살아 있는 사례를 잘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직장 독서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고 아직 참여하지 않은 직장들을 자극하는 좋은 시도였다.

△최보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정책관(이하 최 정책관)=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따져보면 하루 10시간 이상이다. 독서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직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사를 통해 정부보다 훨씬 참신한 아이디어로 책 읽기를 실천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직장 내 CEO의 열정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독서의 필요성엔 모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책읽기가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 실태는 외국과 비교해 어떤가.

△백 연구원=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권이라도 책을 읽는 15세 이상의 비율(연간 독서율)은 73%였다. EU 평균 68%보다는 높지만 스웨덴(90%)과는 꽤 차이가 난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도 9.2권에 불과한데 이는 2011년에 비해 0.7권 줄었다. 독서에 영향을 주는 출판시장의 크기는 일본의 10분의 1 수준밖에 안 되고 책 읽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골고루 있지 못하고 특정 직업군에만 집중된다는 문제점도 있다. 정부는 독서문화진흥 5개년 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연간 독서율 8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기조 안에도 독서 문화 확산이라는 코드가 담겨 있다.

-‘책 읽는 직장’이 되는 것과 문화융성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 정책관=애플사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창조는 소통”이라고 했다. 이미 있는 것을 연결시키고 그 연결고리끼리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책을 읽는 행위는 이 소통을 촉진시키는 촉매제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소통하고, 과거와 소통하고,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창의력과 창조성이 생긴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경직된 조직문화가 자유로운 독서를 방해하는 측면은 없나.

△유경환 ㈜애경 회계팀 과장(이하 유 과장)=수직적 구조이다 보니 시키는 일을 빠른 시간에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직무 관련 도서를 읽어도 조직장이 봤을 땐 업무 외 활동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인식이 무서워 책을 읽고 싶지만 피하게 되는 분위기가 있다. 독서문화 정착기에는 CEO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시리즈를 진행해보니 CEO가 권하는 책 장르로 여전히 경제경영 분야가 대다수였다. 생산성을 늘리고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려고 하는 등 기능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인문서를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IT산업이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된다는 의미로 소위 0차 산업이라 부른다. 모든 산업에 IT 기능이 포함되는 시대다. 자동차, 비행기, 건설 등 빠지는 곳이 없다. 이 0차 산업의 특징은 연결과 소통, 공감이다. 이 가치가 실물경제와 산업을 지배하게 됐다는 거다. 인문서는 그래서 중요하다. 추상적인 소통과 공감이 아닌 실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데 기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책 읽는 직장’ 문화를 꾸준히 이어가려면.

△백 연구원=독서가 주는 기능이 오락과 성찰, 학습이다. 직장에서 책을 읽을 때 학습 목적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찾아온다. 어릴 때 독서를 멀리하게 되는 이유도 비슷하다. 기업에서 직원들의 독서 참여를 독려하면서도 학습 기능만을 강조한다면 수동성이 제거되지 않을 것이다. 세 가지 기능을 골고루 강조해야 한다.

-향후 독서 경영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까.

△최 정책관=직장인들로부터 시작된 독서문화 확산이 국민 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게 도서관의 역할이다. 공공도서관 865개, 작은 도서관 5000개 이상을 짓고 내실화하기 위해 기업들이 도서관 이용 문화에 앞장서면 좋겠다. 직장과 도서관이 짝꿍이 돼 서로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유 과장=직장 도서관을 공부하는 독서실 개념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도서관이 문화공간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놀이터에 가는 것처럼 손잡고 도서관에 가는 풍경이 그려져야 할 것이다. 기업이 한 마을의 도서관을 짓고 지원하고 책임지는 사업을 발굴해도 좋겠다.

△백 연구원=직장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서가 상주하면서 책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대여할 수 있는 곳은 구성원들의 이용률을 따지기도 편하고 책을 추천받을 수도 있는 등 확실히 다르다. 직장 도서관이 구성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문을 연다면 지역 공동체와 좋은 상호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독서 경영과 관련해 실태조사가 전혀 돼 있지 않다. 정부 쪽이든 기업 쪽이든 정기적으로 조사를 한다면 독서문화를 확산시키고 직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리=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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