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0일 일요일

트럼프 선언, 팔레스타인인들만 안됐다/ 홍미정 단국대 중동학과 교수

올해는 ‘팔레스타인에 유대민족고향 창설을 목표’로 내세운 세계시온주의자기구(World Zionist Organization, WZO)  창설(1897) 120년, 영국이 ‘팔레스타인에 유대민족고향 창설’를 지지한 밸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 1917) 100년, 유엔이 ‘팔레스타인을 유대국가, 아랍국가, 예루살렘 국제지구로 분할에 합의’한 유엔총회 181호 결의(1947) 70년,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켜서 동예루살렘, 서안, 가자지구를 불법점령(1967)한 지 50년이 된다.

100년 전인 1917년 11월, 영국 외상 밸푸어(Arthur Balfour, 1848-1930)는 밸푸어 선언을 통하여, 팔레스타인에 유대국가 건설을 허락하였다. 올해 2017년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는 세계를 놀라게 하는 선언을 하였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국가를 건설한 시온주의 운동의 핵심지역이다. 시온주의의 목표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지역에 유대 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현재 예루살렘은 서예루살렘과 동예루살렘으로 나뉘어져 있다. 기독교 성지들과 이슬람 성지들, 유대인들이 기도하는 통곡의 벽은 모두 동예루살렘에 있다.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 국가 영역이고, 동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으로 불법 점령한 영역이다. 동예루살렘은 국제법상으로 불법적인 이스라엘 점령지고, 유엔 안보리 결의들은 동예루살렘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완전한 철수를 요구한다.

동예루살렘에는 성묘교회(예수 무덤교회)를 비롯한 기독교 성지들, 알-아크사 사원을 비롯한 이슬람 성지들이 있으나, 유대인들이 주장하는 유대교 성지는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이스라엘 문화재로 결정한 알-아크사 사원 서쪽 벽은(일명 통곡의 벽)은 1930년 12월 영국 조사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 재산이다.

1947년 11월 29일 팔레스타인 분할 계획으로, 유엔 총회 결의안 181호가 통과되었다. 이 결의안은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을 특별히 유엔 통치를 받는 ‘독립적인 도시국가’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 결의 이후에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유엔 결의는 없다. 이 결의안은 현재도 유효하지만,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 1967년 11월 22일 유엔 안보리 결의 242호는 이스라엘에게 동예루살렘을 포함하는 1967년 전쟁에서 점령한 영토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1980년 이스라엘 의회는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공포하였다. 1980년 유엔 안보리 결의 476호, 1980년 478호는 이스라엘의 점령 종결을 요구하고, 1980년 제정된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기본법 무효’를 선언하였다. 이와 같이 유엔은 이스라엘의 동 예루살렘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예루살렘 성지의 특성과 지위를 변경시켜온 모든 조치와 행위들을 무효’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 현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António Manuel de Oliveira Guterres, 68)도 긴급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주장은 1947년 제 4차 제네바 협정 등 국제법과 1947년 이후 유엔 총회결의, 안보리 결의 등을 위반하는 내용이다. 이/팔 분쟁에 관해서 유엔결의들만 100번이 넘는다. 그러나 트럼프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모든 결의들을 무시해왔다. 국제사회와 국제법, 유엔결의안은 아무 힘이 없다. 이팔분쟁 해결안은 이미 100번이 넘는 유엔 결의안에 다 나와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 유엔 결의들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대부분 모든 결정을 한다. 따라서 이/팔 분쟁에서 미국은 공정한 중재자가 아니라, 전통적으로 시종 일관 이스라엘 편향이다. 이것은 민주당 정부나 공화당 정부나, 클린턴이나 트럼프나 차이가 없다. 1995년 클린턴도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그러나 미국의회가 법으로는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고 1995년에 이미 정했다. 국제사회는 실효성 있는 대책 없이, 당분간 말로만 미국을 비난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통적으로 일관된 미국의 정책에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책 자체가 친이스라엘 성향이다. 사실 이스라엘 국가는 시온주의에 토대를 두고 건설이 되었는데, 시온주의의 핵심이 예루살렘이다. 그중에서도 동예루살렘을 포함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스라엘로서는 자기네들의 정체성 때문에 그 예루살렘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이스라엘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동 정책은 미국의 경제적 이익 등 국익과 직결된다. 중동에 무기 판매와 천연가스자원 개발-판매망 구축 사업과 관련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지중해변에 위치한 중동 아랍 국가들로 이어지는 관문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변 동지중해 연안에서 천연 가스전이 대거 발견되었다. 이 천연 가스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회사들은 미국회사들이다.

현재 이·팔 분쟁의 주요한 원천은 UN의 결정을 무시하는 미국과 역내 국가들의 개입이다. 예를 들면, 이슬람 두 성지들, 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하면서, 팔레스타인 정치인들에게 미국의 주장을 따르라고 압박한다. 아랍이나 이슬람 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위해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없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미국의 결정을 따라 간다.

팔레스타인인들만 안됐다. 대책이 없다. 중동 아랍 국가들 차원에서는 별 다른 대책이 없다. 사우디, 요르단, 이집트 등 주변 아랍 국가들은 모두 미국에 기댄 친미-친이스라엘 정권이다. 현실적으로 미디어 활동을 통해서 자신들한테 어떤 대중적인 인기를 확보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자꾸 ‘지옥문이 열렸다’ 둥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다. 사실 사우디나 요르단이나 이집트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조차도 트럼프가 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미 합의를 해줬다. 사실은 트럼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도록 이 아랍 국가들이 이미 합의를 해준 연후에 트럼프가 이것을 발표했다.

사우디는 이미 지난 달 6일에 압바스(Mahmoud Abbas, 82)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리야드로 초청했을 때 “미국의 계획을 따르던지, 수반자리에서 내려와라, 팔레스타인 국가의 수도를 예루살렘 인근 아부 디스로 옮겨라” 등을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니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서 압바스가 지금 대단히 뭔가를 항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건 하나의 쇼하는 거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적극 대항할만한 중동 국가들은 거의 없다. 팔레스타인인들만 불쌍하다. 정부 차원에서는 별 정책이 있을 것 같지 않고, 정부 반대파들이 동원한 대중들이 거리에서 팔레스타인지지 시위하는 정도다. 이제 민중 봉기를 주장하는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가 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을 받을 것 같다. 그 이유는 하마스의 저항을 핑계로, 이스라엘이 가자를 완전히 장악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영주권자들에 대한 추방정책이 실행될 것 같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점을 매우 두려워한다.

출처 : 드림투게더(Dream Together)(http://www.thedreamtogether.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