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12일 화요일

당신의 변곡점을 기록하라

내 이야기를 글로 써낼 수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 가져볼 만한 꿈이다. ‘나만의 자서전’을 만들어 보는 일은 분명 색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젓는 이들이 속출한다. 글을 써본 경험이 거의 없어서다. 뭘 써야 할지도 모르겠고,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사람들이 선뜻 펜을 들지 못하는 이유다.

소설가 강진과 글쓰기 강사 백승권. 소설가로서, 글쓰기 전문 강사로서 ‘자서전 쓰기 특강’을 진행해온 두 저자는 ‘손바닥 자서전’ 쓰기를 제안한다. ‘손바닥’은 손바닥넓이 분량의 짤막한 글을 뜻한다. 소소한 일들을 몇줄 기록하는 것에서 자서전 쓰기를 시작하라는 거다. 시간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15분이면 충분하다.

그렇다고 글쓰기가 쉽다는 건 아니다. 문법은 틀리기 일쑤고, 문맥도 어색하게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글로 쓸만한 ‘글감’을 찾는 작업이 익숙지 않아서다. 저자는 “잘 안 되더라도 조금씩 계속 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몇줄의 문장이 모이면 또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힘들다면 자기 인생의 첫 ‘변곡점’부터 쓰는 게 좋다. 변곡점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행동을 바뀐 인생의 전환점을 뜻한다. 어떤 사건일 수도 있고, 우연히 접한 책 한권, 영화 대사일 수도 있다. 글에 변곡점이 담기면 내용이 깊어지고 감동이 더해진다. 글감을 찾는 것도 더 쉬워진다. 기억과 추억이 선명해지고 변곡점과 연관된 추억들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렇게 공을 들여 자신의 삶을 직접 기록하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삶을 기록하려면 자신의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속에는 화려한 모습뿐만 아니라 들추고 싶지 않았던 모습도 담겨 있을 테다. 그런 모습을 가감 없이 글로 담아내면서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이 과정을 제주도 성산일출봉 등반에 비유한다. 거대하게 솟은 성산일출봉은 멀리서 봐도 선명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진짜 묘미는 직접 정상에 올라섰을 때다. 정상에선 제주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펼쳐진다. 산 아래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아름다움이다. 이는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삶을 기록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과거를 깊게 들여다보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하는 건 분명 가치가 있는 일이다.

자! 오늘부터 펜을 들어 일상을 기록해 보자. 사소한 내용이라도 좋다. 일단은 써보는 게 중요하다. 잊고 있었던 자신의 추억에도 흠뻑 빠져보자. 그렇게 써내려가다 보면 손바닥만 했던 이야기들이 모여 어느덧 ‘○○○의 일생’이란 자서전 한편이 완성될 거다. 


출처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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