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5일 일요일

2017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2017년 11월 1일~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7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아시아의 아침>
한국 시인이 아시아를 향해 부른 최초의 노래는 
<아시아의 밤>이었습니다. 
우리는 식민지와 전쟁, 분단과 독재 속에서 시를 배우고
무한경쟁 속에서도 사랑을 키웠습니다. 
이제 세계의 정신들과 손을 잡고
<아시아의 아침>을 노래하려 합니다.
수난과 상처를 극복하고 
자부심(Pride of Asia)으로 거듭나는 <아시아의 아침>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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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와 아시아 시의 친화는 이제부터입니다."
먼저 이곳 광주 아시아문화전당의 장소 정신을 무겁게 공유하고자 합니다.

이 전당이 선 곳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항쟁의 최후 근거지였습니다. 그 극한의 심야를 피로 물들인 군부의 잔악한 학살의 총검에 쓰러져간 수많은 민중 전사들 가운데서 하나의 시적 표상이던 청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 하나를 거명하는 것은 그와 함께 죽어간 여러 젊은 영령들의 혼백을 섬기는 당연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바로 윤상원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이곳이야말로 그가 묻혀 있는 망월동 민주영령 묘지에도 불구하고 생전의 미소와 절망 속의 순결한 용기가 머물러 있는 윤상원의 집이라고 감히 말합니다. 또한 이 전당은 광주항쟁으로부터 30여 년 뒤의 대통령 노무현의 공약이 실현됨으로서 광주의 숙련된 정치의식과 문화적 각성이야말로 한반도 서남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바야흐로 동아시아 또는 아시아 전체가 함께 공유할 고도의 보편적인 문화결집을 이루는 포부를 낳고 있습니다. 
과연 피의 기억이 한반도 남과 북 그리고 아시아와 아시아 동행의 세계 각지에서 참가한 시의 기억이 되는 계기가 이번 제1회 아시아전당 아시아국제문학축전의 뜻에 맞닿아 있습니다.

1920년 식민지 한반도의 시인 오상순은 독립만세를 외쳤던 전국의 3.1운동 직후의 현실을 ‘폐허’로 인식한 시 운동의 대열에서 시 <아시아의 밤>을 노래하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약 1세기 뒤의 오늘 1세기 전의 비탄을 승화시킴으로써 ‘아시아의 아침’을 지향합니다. 아시아의 시인과 아시아 옹호의 세계 시인의 우애가 이 첫 만남의 시적 감동을 담보할 것입니다.

아시아와 아시아 시의 친화는 이제부터입니다. 상당한 기간의 타자 아시아가 공동의 자아를 커다란 원(圓)으로 그려내는 아시아의 다원적인 미래를 전망합니다.

저 나이지리아의 위대한 시인이기도 한 월레 소잉카가 그 나라의 감옥에 갇혀 있었을 때 우리는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저 남아공의 위대한 시인 브라이튼 브라이튼바흐가 넬슨 만델라와 함께 7년간의 양심수로 갇혀 있을 때 그 고행을 우리는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스페인에서, 프랑스에서 시가 고난의 꽃이 되는 그 절실한 의식과 정서로부터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이란의 시 역시 다른 별의 일처럼 먼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도리어 동아시아 한반도에서, 아시아 각 지역의 치욕과 영광으로 점철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난 황홀한 시의 경지와 단절됨으로써 더 실증되었습니다.

이 같은 참담한 회고의 역설로서 아시아 각 지역의 시와 현실로부터 한국의 시혼이나 한국현대시가 타자의 차원에 갇힌 것 또한 당연했던 것입니다. 더구나 아프리카나 유럽 또는 아메리카에서 한국과 한국의 시는 전혀 실감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런 격리성으로부터 교감과 연대가 구현될 과제가 곧 이번의 축전 과제이기도 합니다.

저 고대 이래의 지혜와 오뇌를 절묘하게 표현해온 인도, 중국, 페르시아의 시적 전통과 아시아 각 지역의 시들이 저마다 시의 기원적 명예를 계승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로부터 현대 아시아 시가 다른 지역의 시와 함께 이 행성의 희로애락이 빚어낸 결정(結晶)으로서의 시적 사명을 다해가고 있습니다.

결코 아시아는 세계의 객체가 아닌 것과 아시아 시가 세계의 시로부터 주변의 행위가 아닌 것으로부터 그 운명을 진행합니다. 서구 중심사관이나 서구 우월주의의 근대시 전범 역시 이제 새로운 인식을 통해서 반성하는 과제도 확인합니다. 또한 첨단의 4차 산업시대에서의 시가 어떤 행로를 선택할 것인가도 심각하게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시 축제에서 이런 문제들이 반영되기를 기대합니다. 

고은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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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세계의 문호들과 시민이 함께 하는 아시아 문학의 대제전이 <아시아의 아침>을 주제로 오는 11월 1일부터 4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펼쳐진다. 

이 행사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월레 소잉카를 비롯한 세계 거장 5인, 중국의 둬둬, 이란의 샴즈 랑루디 등 아시아 작가 5인, 한국의 고은, 현기영 등 30인이 아시아의 역사적 상처와 기억들을 치유하고 승화하는 새로운 시민 축제를 갖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방선규)은 아시아와 세계의 문학계를 잇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아시아 인문학의 실질적인 보고로서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 국제적 문학축제를 준비해왔다. 그를 위해 고은 시인을 조직위원장으로 하는 조직위원회와 자문위원회(자문위원장 한승원)를 구성하고, 아시아문학상을 제정·발표하며 세계의 지성과 예술이, 정신적 거장과 시민이 함께 하는 다양한 행사를 연다.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제1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작 발표(11월 4일)를 필두로 세계 거장들의 특별강연, 아시아 작가들이 함께 하는 포럼, 월레 소잉카와 고은의 특별대담, 시·노래·공연 등으로 이어진다. 또한 부대행사로 해외 초청 작가들의 소품 전시 및 포엠시네마 관람, 시민과 함께 하는 사랑방 환담 등을 운영한다. 축제가 펼쳐지는 4일 동안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주제는 <아시아의 아침>이다. 이는 암담한 식민지 시절 한국 시인이 아시아를 향해 부른 최초의 노래는 <아시아의 밤>이었다는데 근거하여 이제 희망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1920년 3.1운동 직후의 현실을 ‘폐허’로 인식한 시 운동의 대열에서 공초 오상순이 이 같이 노래한지 약 1세기 뒤에 한국 시인들이 앞장서서 새로운 아시아 정신을 구성한다는 의미가 담긴 축제이다. (행사 취지문 별첨)

역사적 수난과 상처를 공유하는 아시아 각지의 경험을 문학페스티벌로 승화하려는 행사이다. 조직위원장을 맡은 고은 시인은 불의에 항거하고 대동세상을 구현했던 5.18 정신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설립 정신임을 받들어 “(5.18의) 기억이 남과 북, 그리고 아시아와 아시아 동행의 세계 각지에서 참가한 시의 기억이 되는 계기”가 되도록 제1회 행사의 주제를 <아시아의 아침>으로 정하고, “아시아의 시인과 아시아 옹호의 세계 시인의 우애가 이 첫 만남의 시적 감동을 담보”할 것이라고 말한다.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공식 일정은 11월 1일 오후 2시 국립5.18민주묘지 방문으로 시작된다. 해외 초청작가 10명, 국내 초청작가 20명, 기타 내빈들이 동행하는 망월묘지 참배식에는 5.18에 대한 해설, 추모시 낭독, 주요 열사 묘소소개 등의 순서가 예정되어 있다. 이어서 오후 5시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투어가 있으며,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초청작가 환영리셉션이 진행된다.

11월 2일(목)에는 주로 강연 및 포럼이 펼쳐진다. 오후 2시부터 세계 거장 특별강연 “낮은 목소리 큰 질문”의 순서로 세 개의 강연이 이어진다. 스페인의 안토니오 꼴리나스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과거>에는 인도네시아의 아유 우타미와 한국의 이택광이 패널로 참여하고, 남아공의 시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현재>에는 몽골의 우리앙카이, 한국의 조진태가 패널로 참여하며, 프랑스의 끌로드 무샤르가 연사로 나서는 <혼돈의 세계를 뚫고 가는 시–미래>에는 이란의 샴즈 랑루디와 한국의 신현림이 패널로 나선다. 참여 작가들은 대안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모든 대안의 한계가 발견된 시대에 다시 시가 어떻게 세계와 맞서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당일(11월2일) 오후 7시부터는 “동아시아의 문학이 서구의 시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한 미국 서부의 대표시인 잭 로고우의 발제로 중국의 둬둬, 일본의 사가와 아키, 한국의 정철훈 등이 참여하는 포럼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일본 사가와 아키의 추가 발제로 그간 아시아가 몰랐던 아시아 시의 저력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오후 8시부터 특별공연 고은과 나윤선이 펼치는 시와 노래의 하모니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가 준비되어 있다.

11월3일(금)은 국내외 작가들의 교류와 소통을 위한 날로서 한국탐방 및 문화교류를 위한 전라도 기행이 실행된다. 초청 작가들은 이날 종일 무등산 서석대, 소쇄원, 죽녹원 등을 탐방할 것이다.

행사 마지막 날인 11월4일(토)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본 대회인 <아시아의 아침>이 막을 올린다. 고은의 대회사와 함께 문체부 장관 도종환 시인의 <아시아의 아침을 위한 축시>, 월레 소잉카의 메시지, 중국 둬둬의 아시아작가 메시지, 아시아문학상 시상식·수상소감·축하공연 등이 펼쳐진다.

당일(11월4일) 오후 2시30분부터 “해돋이가 당신의 등불을 끄게 하라”라는 제목으로‘검은 대륙을 고발한 흑인문학의 승리’를 가져온 월레 소잉카와 “폐허의 주검 사이에서/피 묻은 모국어가 살아남았다”고 노래했던 고은시인의 특별대담이 진행된다. 그리고 오후 4시30분부터 초청작가와 한국 언론의 대화 “세계·아시아 작가와의 프레스 컨퍼런스”를 가진 다음, 5시30분부터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한 작가들이 “아시아의 아침, 민주·인권·평화의 진전을 위하여”를 토론하고 선언문을 채택, 발표하는 것으로 행사의 대미를 맺는다.

부대행사로서, 아시아문화전당 트래블라운지에서 펼쳐지는 한국작가들의 문학콘서트‘크로스 낭독 공감’, 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 문학과 관련된 세계명작영화를 상영하는 ‘포엠시네마’, 또 초청 작가들의 작품, 소품, 사진, 영상을 전시하는‘아시아 문학촌’, 다과 및 수제 맥주 등을 마시며 작가들과 환담하는‘아시아문학 사랑방’이 준비되어 축제 기간 내내 시민들을 맞이한다.

이번 행사의 초청자들은 대부분 세계적 문호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각자의 국가 현실에서 민주, 인권, 평화의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또 몸소 실천해온 작가들이다. 다들 한국에 닫는 순간 분단의 고통과 시련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지대한 관심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 초청작가로는 노벨문학상(1986년) 수상 작가이며 아프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Wole Soyinka, 모든 상반된 것의 갈등을 넘어 통합과 조화의 공간을 창조하는 스페인의 안토니오 꼴리나스 Antonio Colinas, 남아공의 인종 차별정책에 저항해온 시인이며 화가인 브레이튼 브레이튼바흐 Breyten Breytenbach, 전후 프랑스의 사회운동에 참해해온 시인이며 파리8대학 명예교수인 끌로드 무샤르Claude Mouchard, 자유분방하고, 저항적이며, 생태주의적인 비트 제너레이션(The Beat generation)의 정신과 분위기를 계승하고 미국 서부를 대표하는 시인 잭 로고우 Zack Rogow 등이 있다. 

이번 행사의 주인공들인 아시아의 작가들로는 ‘오랑캐’ 부족 명을 필명으로 쓰며 몽골의 젊은이들에게 현자(賢者)로 존경받는 시인 담딘수렌 우리앙카이 Damdinsuren Uriankhai, 언어와 문화 전체에 대한 광적인 도전으로 중국 당대 시가의 내용과 표현력을 크게 제고시켰다고 평가받는 중국의 둬둬 Duo Duo, 시인, 문학사가, 대학교수, 편집자, 유명배우이기도 하며 우리에게 너무 먼 나라 이란이 숨겨놓은 샴즈 랑루디Shams Langeroodi, 일본에서는 드문 사회파 문인이며 전쟁, 재해로 신음하는 아시아 여러 나라 피해자들의 고통을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일본의 사가와 아키 Sagawa Aki, 수하르토 퇴진에 적극 참여했고 이후, 신세대 인도네시아 예술가를 대표하는 작가 아유 우타미Ayu Utami 등이 온다.

또 주빈 역할을 할 한국의 작가들로는 제주 4.3의 참혹함을 고발해 온 소설가 현기영, 현재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최원식, 진보적 한국 시단의 파수꾼 역할을 해 온 이시영, 강원도 대표 시인 이상국, 그 밖에도 시인 이동순, 시인 허영선. 시인 정철훈,시인 안도현, 소설가 이대환, 시인 안상학, 시인 신현림, 시인 이대흠, 소설가 정지아, 시인 김해자, 시인 손세실리아, 시인 송경동, 시인 박소란 등이 참여한다.

이번 문학페스티벌 행사 중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나윤선 고은의 노래와 시의 하모니> 공연은 2만원이며, 이밖에 포럼, 강연, 낭송회, 영화상연 등은 온라인 사전신청, 현장 신청 접수(선착순)하여 무료로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ACC 홈페이지(www.acc.go.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행사 취지문>
한국 시인이 아시아를 향해 부른 최초의 노래는 <아시아의 밤>이었습니다. 국경 너머를 깜깜한 어둠으로 생각하는 저 옛날 한국인들의 감정은 친구도 이웃도 보이지 않는 식민지를 겪으며 습득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과 분단과 독재 속에서 시를 배우고, 무한경쟁으로 가득 찬 문명과 제도 속에서 사랑을 키우며, 억압과 폭력으로 얼룩진 현대이념의 감옥을 박차고 나온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정신들과 손을 잡고자 꿈꾸어왔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분단의 고통 속에서 바로 인간이 저지른 지구적 재앙의 커다란 원인인 핵과 환경파괴의 볼모가 된 현실을 직시하며, 시는 천상이 아니라 지옥에 발을 딛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생명의 다른 이름인 이 시가, 세상의 약자들이 살길을 찾아 떠나지만 결국은 발붙일 곳이 없어서 다시 유랑민이 되고 마는 가슴 아픈 대지의 풀포기들과 함께 춤추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를 읽는 소리가 오늘도 언덕을 넘는 개미떼들과 함께 힘겨운 생애를 건너가는 지상의 모든 아픈 이들의 귀에 닿기를 소망합니다.

한국현대사의 억압과 차별에 저항해온 도시 광주에서 우리는 새로운 <아시아의 아침>을 꿈꾸며 문명의 폐허에 피어난 꽃처럼 인류의 정신사적 전통과 희망을 간직한 선생님의 시 읽는 소리를 듣고자 합니다. 광주는 한국어로 빛의 고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도 늘 깨어 있는 전통을 가진 이 빛의 도시에서 마련한 문학축제의 자리에 선생님이 함께 해 주실 것을 간곡히 청해 올립니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출처 http://www.mtong.kr/read.php3?aid=150884467315482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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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학상 수상자 제1회아시아문학페스티벌 환영리셉션에서 발표
제1회수상자는 몽골시인 담딘수렌 우리앙카이, 시상식은 11월 4일 본행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전당장 직무대리 방선규, 이하 ACC),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고은, 이하 조직위원회)은 11월 1일(수) 열린 아시아문학페스티벌 환영리셉션에서 제1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자로 몽골의 시인 담딘수렌 우리앙카이(Damdinsuren Uriankhai, 이하 우리앙카이)를 선정하였다고 발표했다. 고은, 월레 소잉카 등 4인이 참여한 심사위원회는 우리앙카이가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전통과 현대를 잃지 않고 장년의 지혜와 청년의 열정을 놓지 않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 우리앙카이는 1940년에 태어나 1977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몽골 시인으로 “몽골 문학에 직관과 통찰의 영토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제1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작가 담딘수렌 우리앙카이
“몽골 문학에 직관과 통찰의 영토를 개척했다”는 평
아시아문학상은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페스티벌의 준비과정을 통해 후보작가가 추천되고 심사되었다. 심사위원으로는 고은 조직위원장,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월레 소잉카, 시인이며 파리8대학명예교수인 끌로드 무샤르, 한국문학번역원장 김성곤 등 4인이 위촉되었다. 아시아문학상 수상작가에게는 한화 2,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11월 4일 오전 11시 아시아문학페스티벌 본 행사 <아시아의 아침> 시간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콘퍼런스홀에서 열린다.
조직위원회는 이 상의 제정 취지를“아시아의 작가들이 남을 흉내 내지 않고도, 자신의 언어로 소통의 국경을 넘는 모범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아시아문학상은 아시아 출신 작가의 영광을 위해서 제정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문학의 미학적 지평을 높이는데 기여한 작품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는 이 상의 제정 의의를 “‘세계문학을 유럽이 편집했던 시대’가 가고 인류의 문학이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가는 시대에 아시아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하는 과정에서‘아시아문학의 장’을 기획하게 된 것”이라고 평했다.
향후, 아시아문학상은 “아시아 각국의 ‘숨은 거장’들을 찾아내어 인류의 독서시장에 제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학이 국경을 넘는 시대의 새로운 출구로서 세계 도서시장에 편입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문학이 세계시장경제체제 안에서 각 대륙의 권역별 불균형에 대처하는‘아시아 공동의 장’을 구축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상 통해 아시아의‘숨은 거장’찾아 인류문학의 새로운 출구 열 것
조직위원회는“유럽문학이 근대문명 속에서 끝없이 은폐되어가던 인간 존재의 총체 상을 되찾는 일에 선구적 기여를 해왔다면, 그곳에서 문명을 배워온 아시아문학은 다시 인간을, 인간이 애초에 떠나왔던 대지의 일부로 되돌려 보내는 시대를 선도해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아시아문학상 심사는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조직위에서 수합한 휴틴(베트남), 슈차이(중국), 둬둬(중국), 사가와 아키(일본), 아유 우타미(인도네시아), 우리앙카이(몽골), 샴즈 랑루디(이란) 추천 작가 7인을 대상으로 심사하였으며, 최종 3인으로 아유 우타미(인도네시아), 우리앙카이(몽골), 샴즈 랑루디(이란)로 압축한 뒤, 세 후보에 대한 심의자료를 한국 심사위원들(심사위원장 고은(조직위원장),김성곤(한국문학번역원장))이 검토하였다. 이후, 한국 심사위원의 참고 의견을 첨부하여 특별 초청 심사위원 월레 소잉카(노벨상 수상작가), 끌로드 무샤르(시인, 파리 8대학 명예교수)의 의견을 수렴한 절차를 거쳐 우리앙카이를 최종 작가로 선정했다.
한국의 고은, 노벨문학 수상작가 월레 소잉카 등 심사위원 참여
우리앙카이는 1959년에서 1964년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국가공무원을 지냈으며, 1977년부터 고리키문학연구소에서 고등교육 과정을 밟으며, 시, 소설, 희곡, 에세이 등 다양한 방면의 글쓰기를 해왔다.
우리앙카이는 동서고금의 철학과 종교에 편견을 갖지 않은 인문학자로 알려졌다. 급격한 변화의 물결이 쓸고 가는 사회에서 전통과 현대를 잃지 않고, 장년의 지혜와 젊음의 문화를 함께 누리는‘열린 지식인상(像)’을 지켜온 작가이다. 그는 대중을 열광시키기보다 후학들에게 존경받고 비평가들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는‘몽골 대표 시인’으로 꼽힌다.
장년의 지혜와 청년의 열정으로 아시아문학의 미학적 지평 넓힌 몽골 대표 시인
몽골의 문학적 환경은 소비에트 해체 이후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대한 환멸과 함께 시작된 급격한 변화의 물결에 사로잡히며, 거의 모든 시인이 유목민적 서정성에 기초한 전통적 시가 경향과 도시생활 중심의 모더니즘 문학에 대한 과도한 경사에 참여하여 서로 충돌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우리앙카이는 유목문학만이 최고라고 고집을 피우거나 서양의 모더니즘 조류를 무조건 따라가지 않고 오직 현대 몽골의 영혼으로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했다는 평을 듣는다.
나일환 기자  knbsnews@hanmail.net
출처 http://www.knb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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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서 허영선, 송경동, 이대흠 시인이 말하는 ‘겨울’을 느낄 시에 대한 이야기
[뉴스페이퍼 = 박도형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진행 중인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초청 작가들을 통한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과 함께 전시, 상설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다채로운 문학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크로스 낭독 공감 ‘서로를 읽다’”가 11월 3일 오후 6시에 허영선, 송경동, 이대흠 시인과 함께하는 마지막 낭독회를 진행했다. 
“크로스 낭독 공감 ‘서로를 읽다’”에 초청된 허영선 시인은 1980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해 문단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가 있다. 함께 초청된 송경동 시인은 2001년 “내일을 여는 작가”와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해 문단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등이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대흠 시인은 여는 인사를 통해 “시는 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시라는 것은 언어인데, 수없이 섞어진 언어에서 알짜만 골라낸다”며 이 모습을 통해 시인이 마술사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시인에게는 수많은 연습과 고통, 인내가 있다”며 시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 있는 시인들의 노력을 청중에게 전했다. 
이어서 이대흠 시인은 이날 낭독회가 ‘겨울’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소개하며 두 시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겨울의 감성을 함께 즐길 수 있을 거라 전했다. 첫 낭송은 허영선 시인의 “무명천 할머니”로 진행됐다. 시인은 낭송 이후에 시의 배경에 대해 “광주와 같은 제주 4.3에서 총탄에 의해 피해를 입으신 할머니를 뵙고 쓰인 시”라고 소개하며 “겨울과 같은 역사를 지닌 광주와 제주인데, 오늘 이 시를 이곳에서 낭독하게 됐다”며 의미를 청중에게 전달했다.
          용산4가 철거민 참사 현장
          점거해 들어온 빈집 구석에서 시를 쓴다
          생각해보니 작년엔 가리봉동 기륭전자 앞
          노상 컨테이너에서 무단으로 살았다 
          (중략) 
          허가받을 수 없는 인생 
          그런 내 삶처럼
          내 시도 영영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누구나 들어와 살 수 있는
          이 세상 전체가
          무허가였으면 좋겠다
                                               - 송경동 시인의 “무허가” 일부 
또한 송경동 시인은 자신의 시 “무허가”를 낭송하고 “용산참사 당시 범국민 대책위 일을 하며 썼던 시”라고 소개하며 “광주에서 말했던 꿈과 과제를 살아가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통해 기득권과 특권자들이 있는 나라 안에서 평등이나 자유를 노래하고 있다며 시와 자신을 소개했다.
송경동, 허영선, 이대흠 시인은 계속해서 “해녀들은 묵은 것들의 힘을 믿는다”, “혜화 경찰서에서”, “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 “늙음에게” 등을 낭송하며 화려한 한국 사회의 이면에 쌓인 어둡고 추운 이야기, 제주의 이야기를 청중에게 전했다. 
낭송회를 끝내는 자리에서 이대흠 시인은 송경동 시인의 참여시, 허영선 시인의 제주의 시, 자신의 연애시를 통해 “특정한 가면을 쓰고 시인은 세계를 노래한다”며 이는 “어떤 다른 얼굴들을 가지고 시적 발언을 하는 것인데 어떤 시를 썼다 해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만은 아니다”는 말을 통해 최근 이슈가 되기도 했던 블랙리스트처럼 정치적 행위로써 사람을 재단하는 사회적 폭력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모든 시를 낭송한 이후 김영록 마술사의 마술공연을 청중들과 함께 즐기며 낭송회를 마무리했다.
박도형 기자  pdh@news-paper.co.kr
출처 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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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레 소잉카 "절망하지 않기 위해 문학에 기댄다"

(광주=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시인 두 명이 마주 앉았다. 고은(84) 시인과 나이지리아 시인 겸 극작가 월레 소잉카(83)가 4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콘퍼런스홀에서 특별 대담을 했다. 제1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행사였다.
고은과 소잉카는 독재정권에 저항하다가 옥고를 치렀고, 그 투쟁 경험을 문학작품으로 남긴 공통점이 있다. 소잉카는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방송을 하고, 내전 중단을 촉구하는 글을 썼다가 2년 가까이 투옥됐다. 감옥에 있는 동안 쓴 글을 나중에 '감옥으로부터의 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1986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소잉카는 대담에 앞서 한 기조강연에서 "시는 권력의 안티 테제이자 경계선의 부정"이라며 비판적 지식인으로서 작가의 소명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상공 전역에 전쟁의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이 시점에 최초의 아시아 문학축제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아주 시기적절하다"며 "역사적 상흔이 개선되고 역사와 유산, 정체성의 회복을 통해 긍정적 변화로 바뀌고 있음을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고은과 소잉카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 실례를 무릅쓰고 소잉카 선생의 인상에 대해 말하고 싶다. 깊은 산중 절간의 한쪽은 청산, 다른 한쪽은 흰 구름이다. 청산은 움직이지 않으니까 승려들이 살고, 흰 구름 쪽에는 나그네가 머문다. 둘이 합해서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가 이뤄진다. 청산은 변함이 없고 백운은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구름이다. 소잉카 선생은 구름을 머리에 이고 있는, 세상을 초월한 듯한 인상이다.(고은)
▲ 우리가 서로 교류한 지 벌써 수년이 됐다. 고은 선생 같은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건 기쁨이다. 문학도 구름과 비슷하다. 구름이 대지에서 수분을 흡수하듯, 문학도 땅으로부터 흡수하는 것이다. 우리는 구름이 어디로 사라지는지 알고 있다. 산 너머로 사라지는 것이다. 자연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의 공통 기반이 될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자축하고 기념하는 것이다. 문학은 자연과 인간을 분리해서 보지 않는다. 인간의 감성에 자연을 통합시켜서 접근한다. 그것은 한국 시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이자, 아프리카 시인들의 작품에서도 나타나는 경향이다. 아프리카는 전통유산을 많이 약탈당했다. 한국이 과거 유산을 보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 보고 아프리카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월레 소잉카)
-- 서구문학이 늘 이야기하는 보편성은 동일성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유럽의 공간은 구별되기 힘들다. 피레네 산맥부터 우랄 산맥까지 말을 달릴 수 있는 대평원이다. 유럽의 모든 도시는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모든 곳이 똑같은 체제다. 반면 아시아는 복잡하다. 종교와 사상이 얼마나 많은가. 신이 몇백만인지 모른다. 언어와 인종도 다양하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곳이 아시아다. 아시아문학을 서구문학처럼 말할 수 없다. 피카소는 아프리카 원시미술에서 강력한 영감을 받아 작품을 만들었다. 앞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문학이 덜 성숙한 곳에서 문학성이 발화해 미래 세계문학의 가능성이 만들어질 것이다. 영광은 반드시 흥망성쇠가 있다는 얘기다.(고은)
▲ 아프리카 대륙에서 젊은 여성 작가들이 대두하고 있다. 굉장히 반가운 변화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문학에 기대는 이유는 절망하지 않기 위해서다. 정치적 지형의 어지러움으로 인해 문학에 더 의존하는 것 같다. 반면, 문학이 부상하면서 비판과 반대가 나오기도 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몇 년 전부터 종교적 근본주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보코하람을 직역하면 '책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창의적인 동력이 발현되는 가운데 작가와 독자들에게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 문학의 생산성이 증대된 데 대한 반작용이다.(소잉카)
-- 지금이 세계문학의 황금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예언자적 발언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문학은 우리 문화현상에서 가장 먼저 설정된 개념이다. 지금은 미디어에서도 문학을 다른 분야보다 중요하지 않게 여긴다. 이런 것이 시가 얼마나 멀어져가는지를 증명한다. 1934년 이미 영국에서 '시는 끝나리라'라는 예언이 나왔다. 그런데 아직 시가 죽을 이유가 없다. 시는 항구적인 별처럼 존재한다. 우주 전체의 운율과 파동, 파도와 바람이 모두 시적인 것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춤을 잘 추는 것도 우주의 율동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임과 떠난 임, 물과 술, 희로애락이 있는 한 시는 사라질 리가 없다. 소잉카와 더불어 시를 확신하자.(고은)
▲ 두려움의 존재가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하나의 예술 형식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 말이다. 영화가 생겼을 때 연극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문학이 계속되고 있다. 경계는 필요하다. 경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의 두뇌가 도전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경계를 강화해 창의력을 말살시킬 때 문제가 된다. '종교적 경계 안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은 말살되도 상관없다' 이런 관점은 우리가 맞서 싸워야 한다. 경계가 있는 건 당연하지만, 그 경계를 뚫고 나아가야 한다. 여러 문화적 경계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노력이 가능해진다.(소잉카)
-- 특수성과 보편성 모두 맹신해서는 안 된다. 서구 작가들이 더러 '한국 문학이 세계적 보편성에 더 접근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는 이런 말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올더스 헉슬리가 '보편성은 어린애와 같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보편성은 문학에 중요한 가치이지만, 세계를 점령하고자 하는 보편성이 되면 안 된다. 서로 차이가 있으니까 만나서 우애를 맺고 연대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보편성에서 새로운 특수성을 끄집어내야 한다. 어떤 보편성도 특수성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게 오래되면 보편성이 된다.(고은)
▲ 보편성이 때로는 허구일 수 있다. 사고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기 위한 조작의 기제일 수 있다. 특수성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출발해 언어로 표출될 때 보편적인 중요성을 가지는 것이다. 근본주의적 사고방식은 세계를 하나의 축으로 보고 나누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는 지배에 대한 욕구에서 나오는 것 같다. 남북한의 상황을 보면, 북한도 스스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 작가들이 비판적 사고를 유지하고 계속 쓰기 바란다.(소잉카)
dada@yna.co.kr
출처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04/0200000000AKR201711040508000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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