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21일 화요일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 김범수, 최은영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1)



김범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최은영 (고려대학교 경제연구소 연구교수)


고령자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주는 효과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은퇴는 고령자의 건강 및 전반적인 삶의 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은퇴 이후 건강상태 만족도는 약 10.9% 감소하고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약 5.1%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또한은퇴가 직접적으로 주관적 건강상태를 약 19.3% 나빠질 가능성을 확인하였다이와 같은 결과는 고령자 은퇴와 건강과의 상호관련성 및 노동환경적 요인들을 고려한 인구고령화 정책이 요구됨을 시사한다.


은퇴는 노동력 상실,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자원의 감소로 인해 은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퇴직, 은퇴 후 준비 부족, 사회복지제도 미비 등으로 노동시장에서의 은퇴는 고령자의 건강 및 삶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Dave et al.(2006)은 은퇴가 질병상태와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효과가 있으며, 은퇴 후 질병상태는 5∼6% 증가하고 정신건강상태는 6∼9% 감소한다고 주장하였으며, Behncke, S.(2012)도 은퇴가 만성질환으로 진단받을 위험을 10% 증가시킨다고 하였다. 그리고 비자발적 은퇴는 경제적․심리적인 요인 등에서 은퇴만족도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반면, Jokela et al.,(2010)은 은퇴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며, 법적은퇴와 조기 자발적 은퇴는 건강상태 및 신체적 기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은퇴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한 연구들에 따르면, 은퇴로 인해 사람들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건강을 위하여 시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퇴가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은퇴 후 삶의 만족도를 분석한 Charles(2002)는 전통적 견해에서는 은퇴가 삶의 만족도를 감소시키나, 은퇴와 삶의 만족도는 동시적 관계에 있으므로 오히려 은퇴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결과를 밝혔다. 그리고 von Solinge and Henkens(2007)는 자발적 은퇴의 경우 경제적 준비 및 심리적 적응과 밀접한 관련해 은퇴만족도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으나 정년퇴직, 조기퇴직을 비롯한 정리해고 등의 비자발적 은퇴는 경제적․심리적 요인 등에서 은퇴만족도에 부정적인 효과를 발견하였다.

한국의 고령자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주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본 연구는 고령화연구패널조사(KLoSA) 1차(2006년)와 5차(2014년)를 이용한다. 실험군(treatment group)은 2006년 고용상태였다가 2014년 은퇴한 자로 경제활동상태의 변화를 경험한 고령자 집단이며, 대조군(control group)은 2006년과 2014년 모두 고용상태로 경제활동상태의 변화를 경험하지 않은 집단을 선택하였다.

<그림 1>은 4개의 그래프로 구성되는데 2006년에 고용상태였다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은퇴시기가 다른 개인들의 건강상태 만족도 값을 평균과 표준오차로 나타낸 것이다. 고용상태인 근로자의 건강상태 만족도는 평균 59.1~62.3이며, 은퇴자의 건강상태 만족도는 평균 52.4~57.5이다. 이와 같이 건강상태 만족도는 근로자가 은퇴자보다 항상 높게 나타난다. 그리고 은퇴직후의 건강상태 만족도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림 2>에서 고용상태인 근로자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평균 60.8~67.4이며, 은퇴자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평균 58.3~61.9이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은퇴직후에 가파르게 감소하며, 은퇴한 이후에도 감소추세가 이어지다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고령자 은퇴여부에 따른 건강 및 삶의 만족도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이중차이(Difference-in –Differences; DID)분석을 적용한 다중회귀분석을 시행한다. 이중차이(DID)분석에 투입할 변수들의 기초통계량은 <표 1>에 나타나 있으며, 추정결과는 <표 2>와 <표 3>에서 보여준다.

은퇴가 고령자 건강상태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는 모형(1)에서 -6.299로 나타나 약 10.9% 감소할 확률을 보였다2). 이는 고령자 건강상태 만족도에 대한 노동공급의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노동시장에서 고령자 은퇴가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 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고령자 은퇴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는 모형(3)에서 -3.192로 약 5.1% 감소할 확률을 보였다3). 이 확률은 은퇴가 건강상태 만족도에 미치는 효과(약 10.9% 감소)보다 감소율이 낮으며, 은퇴가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부정적인 효과가 존재함을 밝힌다.

<표 2>에서 은퇴가 주관적 건강상태에 미치는 효과는 모형(1)에서 –0.065로 약 19.3% 감소할 확률을 나타낸다4). 이와 같은 결과는 은퇴자의 건강상태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노동시장에서 은퇴 후 건강상태 만족도는 약 10.9% 감소하며,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는 약 5.1%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은퇴 후 사회활동참여의 감소, 건강상태 악화 등으로 건강에 대한 삶의 만족도가 감소하고, 경제활동 및 사회적 네트워크가 줄어들어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도 감소함을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은퇴는 직접적으로 고령자의 주관적 건강상태를 약 19.3% 악화시킨다. 이는 Dave at al.(2006)에서 은퇴 후 질병상태는 5∼6%, 정신건강상태는 6~9% 나빠지는 확률보다 더 높은 수치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은퇴가 건강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을 밝힌다.

인구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노동시장에서는 과거와는 다른 노동공급 패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최근에는 은퇴 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노령자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은퇴는 사라지고 있으며, 명예퇴직, 조기은퇴 등 은퇴시기도 선택할 수 없어졌다. 뿐만 아니라 연금 등 노후소득 확보로 자발적 은퇴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은퇴와 비자발적 은퇴를 경험하는 비율이 높으며 은퇴 후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받지 못한 경우 개인 의료비 지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개인들의 건강상태 증진에 대한 투자비용의 발생은 사회·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국내의 노동시장 환경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대부분 자발적 은퇴가 발생하며, 이러한 자발적 은퇴와 고령자 건강 및 인지력 간에 상호 인관관계를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고령자 고용환경 변화에 따른 고용 유연화 정책과 임금피크제에 대한 논의 등 안정적인 고용정책으로 은퇴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과 건강증진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요구된다.


1) 본 연구는 한국노동연구원(KLI) 노동정책연구 제17권 제1호에 게재된 “은퇴가 건강 및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김범수․최은영) 논문을 요약한 내용임.
2) 회귀계수 값 6.299에서 실험군의 건강상태 만족도 평균값(58.054)을 나눠 10.850%를 계산한다.
3) 회귀계수 값 3.192에서 실험군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평균값(62.935)을 나눠 5.072%를 계산한다.
4) 회귀계수 값 0.065에서 실험군의 주관적 건강상태 평균값(0.336)을 나눠 19.345%를 계산한다.


[참고문헌]

Behncke, S.(2012) “Does retirement trigger ill health?.” Health Economics, 21 (3), 282~300.
Charles, K. K.(2002) Is Retirement Depressing?: Labor Force Inactivity and Psychological Well-being in Later Life (No. w9033).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Dave, D., Rashad, I., & Spasojevic, J.(2006) The Effects of Retirement on Physical and Mental Health Outcomes (No. w12123).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Jokela, Markus, et al.(2010) "From midlife to early old age: health trajectories associated with retirement." Epidemiology(Cambridge, Mass.) 21(3), 284.
Von Solinge, Hanna and Kene Henkens.(2007) "Involuntary Retirement: The Role of Restrictive Circumstances, Timing, and Social Embeddedness,"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Psychological Sciences and Social Sciences 62(5), S295~S303.




출처 : 서울시50플러스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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