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9일 토요일

돈을 받고 자원봉사를 시킨다?


"자원봉사 원하면, 당장 돈 내라" 복지관 황당


SBS | 노유진 기자 | 입력 2013.01.19 08:18 | 수정 2013.01.19 09:10

<앵커>요즘 방학을 맞아서 자원봉사 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틈타 자원봉사를 하고 싶으면 돈부터 내라는 복지 단체가 있었습니다. 봉사의 참뜻이 뭔지는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노유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경기도에 있는 한 복지관. 중학생 자녀와 함께 자원봉사를 신청했던 한 학부모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유진/봉사활동 신청학생 학부모 : 아이한테 (복지관이) 전화해서 '지금 당장 돈을 가지고 와야 한다. 선착순이니까 오늘 당장 가져오지 않으면 너는 제외가 된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복지관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봉사활동 신청하러 왔는데요.) 참가비는 저 지금 주시고….]

봉사하는데 왜 돈을 내느냐고 묻자,

[(돈을 안 내면 등록은 안 되는 거예요?) 네. 방학 때 저희가 그냥 프로그램을 따로 만든 거예요.]

왜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날까? 중고생들은 재학기간에 자원봉사를 60시간 이상 채워야만 내신 점수로 인정받습니다. 평소엔 시간 채우기가 어려우니 방학 때 학생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봉사활동 참여 중학생 : 겨울방학 때 봉사활동을 몰아서 해서 봉사활동 구하기 어려웠어요.]

결국, 돈을 내고 자원봉사 활동 자리를 구하는 셈입니다. 복지관은 예산 부족을 탓합니다.

[복지관 관계자 : 저희 기관 같은 경우는 유료수익 프로그램 자체가 부족합니다. 또 지역에 넉넉하게 사시는 분들이 없다 보니까.]

지자체로부터 받는 연간 6억 원의 보조금과 재단 전입금 4천만 원으론 부족하단 주장입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한권우/관할 지자체 담당 과장 : 그 부분은 체크가 안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중고교생 봉사는) 순수한 그런 봉사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해 나가겠습니다.]

봉사 활동을 원하는 학생을 돈까지 받아가며 선착순으로 모집하는 현실. 상식과 원칙을 잃어버린 무의미한 봉사 현장입니다.

노유진 기자know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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