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도서관의 미래가 곧 시민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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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도서관이 곧 시민들의 미래"
2014년 11월 26일 (수) 09:27:02 호수:199호  11면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이권우 교수 초청
칠암도서관 지난 23일 사서·시민 강좌

"도서관의 미래가 곧 시민의 미래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1시, 칠암도서관에서 '생각하는 도서관, 꿈꾸는 책읽기' 강좌가 열렸다. 도서관문화비평가인 이용훈 서울도서관장, 도서평론가로 활동 중인 이권우 한양대학교 특임교수가 강사로 초빙됐다. 이 관장은 '도서관의 본질과 기능,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이 교수는 '책읽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날 강좌에는 김해지역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 및 작은도서관의 사서들과 시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용훈 관장은 "도서관 관장으로서 많이 접하는 민원이 '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 어느 도서관이든 책이 다 있는 도서관은 있을 수가 없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이 관장은 "도서관은 특정 책을 제공할 수는 없어도,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는 목적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에게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다. 도서관은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책과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도서관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자료를 축적하고 있으며, 전 세계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기 책을 들고 와 종일 공부를 하는 곳은 도서관이 아니다. 그런 도서관은 없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시험공부를 하는 독서실 같은 도서관에서는 더이상 미래를 찾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
 
이 관장은 "1년에 신간도서만 4만~5만 권이 쏟아진다. 그 많은 책들을 도서관이 다 구비할 수는 없다. 베스트셀러 같은 책은 개인이 구입해 보고, 도서관은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 있는 책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도서관은 시민들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가를 알아보고,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책과 연계해서 지속적으로 진행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서관마다 백화점 문화센터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프로그램은 책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붓글씨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반드시 서예책과 연계해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시민들에게 당장 도서관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책을 더 사달라', '학습공간을 늘려달라'는 의견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도서관의 미래가 될 수 없다. 시민들이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도서관의 미래는 곧 시민의 미래이다. 지역의 변화, 인구의 변화도 살펴야 한다. 도서관 안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도서관 밖에서 바라보라"고 요구했다.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사람들이 있는 도서관은 결코 디지털이 대체할 수 없다"는 그는 "도서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서의 역량이다. 시민과 함께 도서관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우 교수는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은 공감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공감은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이지만 남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그것이 없는 조직도, 국가도 위기에 봉착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사서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서들에게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지치지 말라"며 "계속해서 독서모임을 만들고, 사서들 간의 유대를 통해 끊임없이 힘을 주고 받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갈밭이라 생각하면 씨를 뿌리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밭을 보지 말고 꾸준히 씨를 뿌려야 한다. 그러는 동안 싹이 자란다. 그것이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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