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6일 사북, 고한 지역의 도서관문화를 탐방하는 가운데 사북공공도서관의 직원 분이 방금 도착한 '도서관운동의 역사 그리고 미래'의 포스터를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2008년 10월 1일 오후 2시. 사북공공도서관에서는 '고한, 사북, 남면지역 북스타트 발족식'이 열렸다.
고한, 사북, 남면 지역의 영유아(생후 24개월 미만) 220명에게 일일이 초대장을 발송하여 초대하고, 전날 새벽 1시까지 자원활동가들이 풍선아트로 도서관을 꾸미고, 그림으로 만든 정말 정성어린 포스터를 벽면마다 붙이고, 열람실을 아가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을 위한 다과회장으로 꾸미고, 또 어떤 자원활동가 분은 다과회에 쓸 과자를 그냥 가게에서 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직접 한과를 만들어 내오고, 오미자차를 끓이고, 식혜를 만들고....
세심하고 꼼꼼한 준비는 사북공공도서관을 방문한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앞치마를 직접 디자인하고 곱게 차려입은 자원활동가들의 환한 웃음! 또한 제천의 산골산골을 직접 찾아다니며 '찾아가는 북스타트'를 펼쳐온 이소영 등의 자원활동가들의 아주 알찬 시연과 책 읽어주기, 책놀이 활동의 모습은 영상으로 담아놓지 못한 것이 아쉬울 지경이었다.
이 날 발족식 중간에는 하이원리조트사회공헌위원회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삼척, 태백, 정선, 영월 지역의 북스타트'를 실시하는 데 서로 힘을 모으기로 했던 약속을 협약의 형식을 갖추어 세상에 알렸다.
하이원리조트 실무자 분들께서 말씀하셨듯이, '삼척, 태백, 정선, 영월 지역의 북스타트'는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먼저 찾아가서 사업을 제안한 것이 아니라, 하이원리조트 측이 어떤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할 것인가를 외부 컨설팅을 받은 뒤 북스타트를 실시해야겠다는 결정하고 책읽는사회를 찾아옴으로써 시작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지역 분들의 이야기다.
아래에 사진들을 편집하여 올려놓는다.
2008년 10월 1일. '고한 사북 남면지역 북스타트 발족식'에 참석하는 길. 정선의 민둥산, 그 산길 입구의 민둥산 억새축제 장터를 지나게 되었다. 마침 점심 시간. 사북에 들어가 먹으려던 점심을 축제 장터에서 먹기로 했다. 김유리 간사는 곤드레밥, 나는 산채비빕밥. 거기에 메밀전병을 더했다. 평일이라 축제 장터를 찾은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장터 한쪽에서는 엿장수가 흥을 돋우고 있었다. 엿장수 젓가락 소리를 들으며 점심을 먹은 셈이다.
가을날 갈대나 억새를 만나면, 사람들은 쓸쓸함이라는 정서에 물들게 마련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나 억새는 손을 흔들고 있는 듯이 보인다. 떠나는 것은 세월이고, 젊음이고, 기억이다. 한 해 또 한 해의 사람살이를 잠시잠깐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 참 많은 일들이 스쳐지나간다.
갈대와 억새를 확연하게 구별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아주 옛 일이다. 산길을 걸으며 "이 갈대 좀 봐라"고 했을 때, 옆에서 함께 걷던 선배가 "그건 갈대가 아니라 억새야"라고 지적해서 얼굴이 화끈거리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갈대와 억새,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엄연하게 다르다. 그 다름에 대한 무지는 그냥 무지가 아니라, 우리 땅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에 대한 무지였다. 그건 앎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 대한 애정의 문제였다. 갈대와 억새를 구별하기 위해 식물분류학을 굳이 거론할 필요는 없다. 산에는 갈대가 자라지 않는다. 산에는 억새가 자란다.
명성산 억새밭을 걸어가 본 적은 있지만, 민둥산 억새밭은 아직 못 걸어봤다.
언제 걸어볼 기회가 올 것인가?
김유리 간사와 함께 점심을 먹고 한 오 분 정도 축제의 장을 둘러보았다. 한쪽에 억새로 엮은 달집을 세워놓았고, 그 달집에는 '나의 소망'을 패로 만들어 달아놓았다. 그 가운데 한 가지 소망이 눈에 들어온다. "철도 민영화 반대, 나 로또 1등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