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월롱초등학교, '책숲도서관'
돈보스코직업훈련원 북카페 '별마음방'
어느 사람이 매년 1천만원씩 저축을 한다.(금리는 전혀 계산하지 않기로 한다.) 10년이면 1억원이 모이고 100년이면 10억원, 1천년이면 100억원, 1만년이면 천억원이 모인다. 그렇게 1조원을 모으려면 10만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10조원을 모으려면 백만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20조원을 모으려면 2백만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20조원,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다.
만약 그 '어느 사람'이 요즘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88만원 세대'라서 매년 1백만원밖에 저축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20조원을 모으려면 2천만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람들이 백년도 살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2백만년이나 2천만년이나 실감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불과 며칠 사이에 학교도서관에 대한 토론에 두 번이나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내 머리 속에는 4대강 사업에 소요된다는 예산 22조원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전국 약 1만개 학교에 약 2천만원 정도의 급여를 주어야 하는 사서를 뽑아서 배치한다면, 2천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20조원이면 약 1만개의 학교에 사서를 100년 동안이나 고용할 수 있는 재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복지 부문의 전문연구자인 이태수(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얼마 전에 '22조원의 즐거운 상상'이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저출산 사회에서 육아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론되는 무상보육. 6세미만의 아동들을 전액 무료로 보육시설에 다닐 수 있도록 하자면 6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미 1930년대부터 서구국가가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아동의 사회적 양육 개념을 뿌리 내리게 한 아동수당 제도, OECD 주요국가에서 우리나라만이 외면하고 있는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12세미만의 아동 모두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한다고 할 때 8조원이 필요하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대학의 무상교육을 위해서 필요한 재원은 10조원이다.
--비수급빈곤층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확대. 보건복지가족부의 공식적인 발표에서도 인정한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빈곤선 이하이지만 수급권자가 되지 못하는 이들, 나아가 그 120% 수준인 차상위계층이지만 여전히 생활이 어려운 빈곤한 계층임에도 국가로부터 안정적인 급여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모두 410만명. 이들을 위해 적절한 보완책을 행하고 이로써 이들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에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기초생활보장 예산 만큼인 약 8조원이 있다면 된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어디 이뿐인가?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는 의료비의 보장수준이 평균 65%에 불과하여, 무상의료까지는 아니지만 선진국 수준인 80%의 보장성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추가 예산소요분은 2조원 정도이다.
--한때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제위기 하에 괜찮은 사회적 일자리(descent social job)를 창출하여 공공적 성격의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늘리자고 했을 때에도 100만원의 월급을 100만명에게 주기 위해 필요한 재원이 10조원이라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태수 교수는 이런 '즐거운 상상'의 끝이 공허하다고 말한다. 정말 공허하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4대강 사업에 소요될 예산 22조원의 재원 마련과 이 예산 때문에 조정될 수밖에 없는 각종 SOC 사업예산의 축소 때문에 말들이 많다.
나는 이런 논란들이 반갑다.
한 개인 1천만원씩 저금해서 2백만년이나 모아야 할 돈이 20조원. 우리들 개인은 앞으로 2백만년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상상해보아야 한다. 2백만년이라는 세월이면 인간의 진화에 큰 돌연변이가 생겨도 생길 시간이다. 나한테 그런 세월이 주어진다면 뭘 못하겠는가!
그렇듯, 우리 사회도 20조원의 재원이 있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할지 정말 진지한 논의를 해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냥 결정된 사업이라고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정말 어디에 써야 할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태수 교수는 "보편적인 복지국가의 확립이란 현실은 사실 그리 멀리 있지도 않은 것이 아닐까?"라고 묻고 있다. 정말 가깝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게 너무 멀다.
어린이책시민연대가 펴내고 있는 <어린이책과 삶>(2009년 7, 8월호, 제10호>을 훑어보았다. 지난 6월 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던 '학교도서관 정상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민주당 안민석 의원실, 학교도서관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주최)에 대한 글을 읽었다. 어린이책시민연대 당진지회의 박은희 씨가 쓴 글, '도서관 정책토론회 다녀와서'라는 제목의 글이다.
박은희 씨는 "어이없고 기가 찼다"고 말하고 있다. 장소는 국회였고, 정책을 다루는 토론회였지만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것과 관련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요상한 토톤회가 되고 말았다고 탄식하고 있다. '인력'이라는 말의 문제점을 지적한 다음과 같은 대목은 거듭 곱씹어 보며 생각할 대목이다.
발제를 담당한 교수 한 분도 학교 도서관에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사서들을 배치해야 한다면서 '사서 교사들을 키웠으면 잘 써먹어야 한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대로 방치하는 건 국가적인 낭비다. 학교 도서관이 제대로 되려면 전문 인력을 잘 써먹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을 기계부품처럼, 상품처럼 대하는 것 같아 발제를 듣는 내내 기분이 찜찜했다. 사람을 지나치게 가벼이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자원의 개념이 되어버린 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요,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다. 하지만 도서관 운동의 핵심은 사람을 살리는 운동이라는 다른 발제자의 말이 자꾸 떠올랐다. '학교도서관 정책에는 학교 도서관의 교육적 원리와 지향, 학교도서관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인간상이 기본 철학과 이념으로' 녹아 있어야 한다. '사람이 살아있는, 사람을 살리는 도서관이 되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려하게 꾸며놓고 책만 빼곡이 들여 놓아도 의미가 없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결국 그 '공간을 지배하는 것은 인간 정신이며, 돈이나 행정적 권력이나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주의가 아닌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있는 인간 정신이어야' 하는 것이다. 도서관이 살아난다는 것은 아이들의 꿈꾸는 책읽기가 가능해진다는 것이고, 그러한 책읽기를 통해 더 살맛나는 세상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박은희, '도서관 정책토론회 다녀와서', <어린이책과 삶>(2009.7-8호, 통권 제10호, 39쪽에서.
2009년 6월 9일 오전 9시30분, 부천교육청의 대강당에서 부천 지역의 학교도서관과 작은도서관 활동가 교육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부천교육청의 평생교육체육과의 학교도서관 담당이신 박치성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참석하게 된 자리였습니다.
강당을 가득 메운 학교도서관 학부모 도우미들, 그리고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도서관 활동의 의의와 중요성에 대한 어줍지 않은 저의 말씀을 경청해 주셨습니다.
권선우 부천교육청 교육장님께서 바쁘신 가운데서도 강의 시간 이전에 녹차 한 잔을 대접해 주셨고, 강의 시작 전에 인사 말씀까지 해주셨습니다. 박치성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작년부터 부천교육청 차원에서 학교도서관 학부모 도우미 어머님들과 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을 위한 교육과 연수의 자리를 만들어오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기도부천교육청 건물 현관에 세워져 있는 연수 안내판
*권선우 부천교육청 교육장님의 인사 말씀. 권선우 교육장님의 이름은 '선할 선 자와 소 우 자' 즉 선한 소였습니다. 이런 이름, 참 드문 이름입니다.
*부천교육청에서 학교도서관 지원 담당을 맡고 있는 박치성 선생님이 사회를 맡아 진행을 해주셨습니다.
*대강당을 가득 메운 학교도서관 작은도서관 도우미 어머님들. 빈자리를 없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입구에 놓여 있는 등록 원부를 보니 일련번호가 116번까지 있는데, 명부에 없는 분들까지 참석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2009년 5월 20일 오후 2시. 전라북도 군산시 개정면 발산초등학교의 학교마을도서관 개관식에 다녀왔습니다. 이 날 저의 역할은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마을주민과 교사 분들을 위해 '책과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해 짧은 시간 강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이 날은 긴 시간 준비해온 '다윈 탄생 200주년 기념 특강'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해서 무리였습니다만, 오래 전에 김명희 님(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사무국장)의 요청을 흔쾌히 허락했던 터라, 아니 갈 수 없었습니다. 일정이 겹쳤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라는 사단법인체의 지도부와 실무진이 올초에 완전히 새롭게 교체되었습니다. 작년까지 김수연 목사라는 분이 이 단체를 이끌었지만 올초부터 이사진과 사무국의 면모가 정말 완전히 일신되었습니다. 무슨 까닭이 있었던 것이겠죠.
이전에 김수연 목사라는 분이 이끌 때의 사업에 대해서는 하도 말들이 많아서 혹여 민간 영역에서 펼쳐나가는 도서관 사업에 대해 사회적으로 큰 오해가 생겨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것이 어린이도서관문화재단에서 잠시 일하던 김명희 씨가 사무국을 맡아서 이끌게 되었다고 하여 반가웠습니다. 이제 뭔가 일이 차근차근 진행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저의 동행은 김명희 씨의 일솜씨를 잠시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던 셈입니다. 또한 공군사관학교 교장, 공군작전사령관(중장)과 외무부 레바논 대사를 역임한 바 있는 이기현 대표님의 온화하면서도 세심한 면모를 옆에서 뵐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현재 여러 사회단체들이 학교도서관을 비롯해서 도서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차였습니다. 각 기관, 단체는 개개의 필요에 의해서 도서관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만, 계기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 상호 보완하면서 협력을 해나감으로써 수혜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고 단체 간의 관계도 상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제 그럴 단계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인 것이죠. 그런 면에서 하루 동안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저로서는 무척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오후 늦게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지만, 관계자들은 21일에는 남원의 인월초등학교, 22일에는 장수초등학교의 개관식 때문에 긴 일정을 객지에서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원의 인월초등학교 학교마을도서관 개관식 때부터는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중심이 되는 '책잔치'를 열기 위해 광주의 아이숲어린이도서관과 초롱이네도서관의 자원활동가 분들이 협력한다고 했습니다. 좋은 성과를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제 똑딱이 사진기로 찍은 사진을 몇 장 올려봅니다.
*군산시 개정면 발산초등학교 전경. 학생수가 모두 84명인 학교입니다만, 현재의 문원태 교장 선생님과 군산교육청의 문원익 교육장은 형제지간이라고 주민들께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교육감도 배출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작지만 자부심이 가득한 학교였습니다. 작은학교이지만 교육환경은 꽤 좋았습니다. 학교운동장에 '책읽는버스(찾아가는도서관 용)'가 서 있습니다. 발산초등학교 누리집 http://www.ks-balsan.es.kr/ 참조.
*'책읽는버스'의 내부 모습입니다. 김명희 사무국장은 현재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운영하는 버스 가운데 1대를 전면 리모델링 작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여러 학교도서관 재단장을 감당했던 임학성 씨가 그 일을 맡았다고 하는데, 어떤 모습으로 리모델링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왼쪽이 김명희 사무국장, 오른쪽은 아마도 황병위 교감 선생님인 듯싶습니다만, 저와 인사를 나누지 못해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개관식 순서를 의논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개관식이 열리고 있는 학교의 강당 모습입니다. 가운데 서 계신 분이 이기현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입니다. 여느 축사와 달리 어린 학생들과 호흡을 주고받으며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가 문제를 낼게. 이 사람이 누구지?" "그래 빌 게이츠는 잘 알지만, 그 옆에 있는 이 사람은 누구지?"
*이기현 대표님은 개관식에 참석한 학부모님들에게,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 그러니까 어른들이 하는 행동을 본받게 되어 있다는 것을 사진 자료와 함께 말씀해주셨습니다. 여느 개관식의 축사와는 다른 이기현 대표님의 연륜이 느껴지는 축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발산초등학교의 '디지털도서관'의 한 모습입니다. 이 도서관은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2007년 디지털도서관으로 재단장한 바 있는 도서관입니다. 서가는 세광교구의 것으로 생각되엇습니다. 바닥을 공사하였고, 사서데스크 등의 가구, 도서구입. 그리고 모듭학습 공간을 만드는 일에 활성화 사업비가 소요되었던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개관식의 마무리 모습입니다. 주민들과 학부모님들께서 다과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모듬학습 공간에서 저의 강의가 있었습니다. 학교도서관이자 마을도서관으로 잘 이용되고 있는 꾸리찌바 시의 '지혜의 등대' 영상(제작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을 보여주었고, 도서관 만드는 일이 돌멩이국 끓이기라는 것, 그리고 그림책 <점>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의 성장을 우리 어른들이 "한참 동안" 들여다보아 주어야 한다는 것 등등을 조심스럽게 말씀 드렸습니다. 자막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겠지만, 세밀히 들여다보면, 2007년에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했다는 것과 함께 이번에 전라북도 도청에서 1천여 만원의 대응투자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투자비는 마을주민들이 방과 후에 이용할 때 교실 쪽 문을 개폐할 수 있도록 새롭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번에 새롭게 발산초등학교 도서관에 들어간 책의 모습과 그 책에 붙인 스티커, 그리고 현판의 모습입니다. 3천권의 신간 도서들이 지원되었다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전의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의 활동과 크게 달라진 것이 바로 이 도서의 '질'일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도서 가운데 30% 정도를 주민과 학부모 용의 도서를 수서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학교마을도서관 사업의 특징은 도교육청, 도청, 시청 등과 협력사업으로 진행한다는 점인데 현판에 그런 내용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전라북도 도청에도 문화체육관광국--문화예술과(과장 이지영)--도서관진흥담당(강일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저녁 식사 시간에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광역 단위에 도서관 정책 담당이 있는 곳은 이제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라북도도 있는 것입니다. 도서관진흥담당은 2008년 8월부터 생겼다고 합니다.
*개관식에 참석한 주민들에게 나누어준 면가방. "책 읽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가방은 네이버에서 지원한다고 합니다.
*발산초등학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이 학교에 '보물'이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뒷마당에는 '발산리 5층석탑'(보물 276호)과 발산리 석등(보물234호)이 있습니다.
*보물들이 있는 작은 학교숲은 생명의 숲, 산림청, 유한킴벌리가 지원해서 만든 것이라는 명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석탑과 석등은 원래 이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학교 터를 자신의 농장부지로 이용하던 '시마따니 야소야'라는 일본인이 원근에서 문화재를 약탈해서 자신의 농장에 가져다 놓은 것이라 합니다. 일본 제국의 식민지 수탈의 한 창구로 개발되었던 군산항의 아픈 모습이 이 학교에 남아 있는 셈입니다.
*이 학교 뒷마당 한쪽에는 '발산리 금고'라는 기이한 건물이 있는데, 현재는 문화재청이 지정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기도 합니다. 설명문을 읽어보니, 시마따니라는 '일본놈'이 약탈한 문화재를 보관하던 금고라고 합니다. 그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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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된다."
오늘 내 눈에 띤 한마디다. 이 말은 2009년 4월 23일자 경남일보에 실린, 경남도교육위원이자 경남일보 객원논설위원인 박종훈 씨의 칼럼 제목이기도 하다.
몇 해 전 '독서인증제'와 관련된 논란이 뜨거웠던 적이 있었다. 나도 독서인증제 반대 논의를 펼쳤다.
아이들에게 독서를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책읽기를 '강제'하고자 하는 어른들의 생각은 무척 단순하다. "어떻게 해서라도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게 되면 좋은 거 아니냐"는 것이다. 무척 속편한 입장이다. 그런데 당시 많은 이들이 이런 주장을 펴는 것에 나는 놀랐다. 특히 교육부나 교육청 관계자 분들께서는 '교육'이란 '강제적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전제하는 데 더욱 놀랐다. 교육철학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독서인증제란 철저하게 기능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책을 읽도록 하겠다'는 생각이 너무 앞서서는 안된다. 또한 '어떻게 해서라도'라는 방법이 갖고 있는 무자비함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일선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독서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분들의 이구동성을 요약하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주고, 그런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이상의 독서지도는 없다고 말한다. 계기적으로 적절하게 선생님들이 조금씩 조금씩 정말 '살얼음판 위를 걷듯' 아이들이 책의 세계로 이끌려 들어 오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정말 세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면에서 독서인증제는 '책으로 아이들을 때리는 일'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말이 길어졌다. '일제고사'가 여전히 우리 교육현실의 문제일 터인데--일전에 경기도의 한 학교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교장 선생님의 표현을 옮기면, 일제고사는 학교 현장에 터진 핵폭탄이다-- 나는 일제고사(一齊考査)라는 말 자체가 싫다. '일제'란 곡식을 거두고 가지런하게 한다는 말인다. 이런 말을 하면서 21세기에 요구되는 창의력과 표현력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창의력과 표현력은 불쑥불쑥 나오는 것이다. 가지런해지지 않는 것이다. '고사'란 말은 쓸 만한 재목이 될 나무를 고르는 일이다. 그러니까 쓸 데 없는 것은 버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제고사는 전혀 이 시대의 정신과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일제고사니 인증이니 하는 따위의 말부터 걷어치워야 한다.
아래는 박종훈 위원의 칼럼이다. 원문출처: http://www.gnnews.co.kr/?section=KNJI&flag=detail&code=21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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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된다 박종훈(객원논설위원, 경남도교육위원)
최근 경남도교육청이 학생들의 창의력 및 표현력 교육을 강화하고, 종합적 사고 능력을 함양하기 위하여, 교육감 지시 사항으로 도내 전체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이른바 ‘독서인증제’를 시행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 경남은 지난해 전국 학교 도서관 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비롯하여 전체 15개 중 반 이상의 상을 휩쓴 곳이다. 반면 통계 수치를 보면 경남은 전국의 평균을 밑돈다. 이런 여건에서 이렇게 상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학교와 교사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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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3일 오전 9시30분. 서울 은평구에 있는 불광초등학교 학교도서관인 '참새들의방앗간'에 갔습니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한국어린이도서관협회의 상임이사를 맡아 일하던, 은평구 대조동의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이미경 관장이 중심이 되어 펼치는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 사업이 있는데, 그 사업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학교도서관 자원활동가 연수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펼침막의 오자, 4월 7일 서정오 작가가 아니라 서정홍 씨가라고 합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어떤 곳인가. 2008년 12월 12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작은도서관 활동가 집단회'가 열렸을 때 이미경 관장이 발표한 자료 '지역주민들의 도서관만들기--대조동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보면 도서관이 개관하기까지의 과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조금 길지만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이미경 꿈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
2005년 6월, 40평의 공간을 새롭게 마련한 꿈나무 어린이도서관은 대조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의 자원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이다.
2000년 은평구에는 구립 도서관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도 없을 때였다.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할 때 동사무소가 지역주민들의 문화복지공간으로 전환된다라는 소식을 접한 대조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역에 작은 도서관 필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치센터 내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서를 만들어 동사무소 동장을 찾아갔다. 당시 동장이 선뜻 주민의 제안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다용도로 사용예정이었던 6평의 공간을 도서실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대조동 자치센터는 2001년 새롭게 신축하였고 그 과정에서 6평의 공간 예정이었던 도서실이 10평의 공간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책을 읽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이라면 기존의 수없이 사라졌던 문고들과 별 차이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지역의 시민단체인 “열린사회은평시민회”의 지원을 받아 적극적인 엄마들과 “열린어머니회”를 구성하고 신축기간 1년 동안 준비활동을 하였다.
파랑새어린이도서관, 은평사랑어린이도서관 등 기존의 어린이도서관을 방문하고 각동의 지역정보센터마다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창원지역의 정보센터를 답사하는 등 월1회모여 구입도서 목록을 정하고 이후 운영에 대한 연구 활동과 외부인사 초청 지역주민 강연회 등을 전개하였다. 개관 후 운영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자원봉사를 중심으로 운영하되 사서지원을 요구하기로 하고 현재 자원봉사 책임자가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조건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하였다 .
2001년 12월에 완공된 자치센터 3층에 10평 공간으로 자리잡게 된 어린이도서관은 공간이 협소하였고 3층이라 어린이 출입이 불편하여 대안을 모색하던 중 MBC기적의도서관 프로그램이 TV에 방영되었다. 기적의 도서관 유치를 위해 책읽는 사회만들기 운동본부 관계자를 만나고 그 내용을 근거로 구청 공무원들을 설득해 나갔다.
자치센터 옆에 관리되지 않고 있는 (구) 파출소 건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파출소가 동별로 축소되면서 유휴 건물로 남아있었기에 그 공간을 어린이도서실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40여평의 작은 공간이었지만 동사무소 옆이었고 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이 이용하기엔 안성마춤이었다. 그 공간을 어린이도서실로 만들기 위해 대조, 대은 초등학교의 협조를 받아 “어린이도서실 유치를 위한 종이학 접기와 가장 긴 엽서 만들기”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활동의 결과로 (구)파출소 건물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하였으나 건축비 문제로 기적의 도서관 유치는 무산되었다.
그러나 (구)파출소 건물을 어린이도서실로 사용하기로 결정된 상황이었기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도서실 리모델링을 위한 프로젝트’를 제출하였고 5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구청과 서울시의 예산지원을 이루어지면서 꿈나무 어린이도서실이 탄생하게 되었다. 2005년 6월 작지만 깔끔하고 예쁜 도서실로 어린이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공간을 확보하고 리모델링 허가, 예산확보 그리고 신축 이 모든 과정이 4년 걸렸다. 어린이도서실이 내 사는 지역, 가까운 거리에 있었으면 하는 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 사업이나 그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도서관 자원활동가 연수를 펼치게 된 것도 이런 꿈과 열정과 노력 때문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올해 불광초, 구산초, 갈현초, 역촌초, 응암초, 연은초 등 모두 6개 학교의 학교도서관과 연계하여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이 주최가 되어 사서 선생님들의 연수--사서 선생님들(비정규직)은 사서교사와 달리 연수를 받을 기회가 없습니다--와 함께 학부모 자원활동가들의 교육, 중학교 학생들까지 함께하는 독서캠프, 그리고 학교의 안마당에 펼쳐질 책잔치 등 4가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저의 관심을 크게 끌었던 부분은 6개 학교에는 사서교사 2곳, 사서가 4곳에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는데, 이분들의 급여는 은평구청의 교육비 예산의 일부로 감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서부교육청, 은평구청, 그리고 지역에 뿌리내린 작은도서관이 함께 힘을 모아 각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보조사서, 학부모 교육, 독서캠프, 책잔치를 펼치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어린이, 책, 도서관이 함께하는 학교와 마을 만들기"의 가능성을 열어나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교육청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의 풀뿌리 활동가가 마을도서관, 어린이도서관,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펼쳐나가는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사례는 다른 지역에도 좀 더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놓은 뒤, 서둘러 집안 일을 정리하고 학교도서관의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학부모님들. 문진희, 박순자, 이수정, 김미숙, 정혜원, 이진숙, 양선순, 오방진 등등의 학부모님들이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저의 어눌한 말을 경청해주신 학부모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점심 급식을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과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불광초등학교의 학교도서관 '참새들의방앗간'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사진 몇 장 붙여둡니다.
*보조사서로 일하고 계신 배희경 선생님께서 도서관 이용 방법을 교육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 뒤, 이미경 관장께서 사서교사와 사서의 배치와 관련하여 수치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이를 2009년 4월 22일 오전에 수정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은미. 당찬 여성이다. 심지가 깊고, 성격은 괄괄하다. '머스마' 같은 구석도 있다.
한때 '기적의도서관' 실무를 맡아 밤낮 없이 일하던 도서관학도다. 대학 졸업식을 하기도 전에 새로운 도서관문화를 만들어내고자 시민단체에 몸담아 일하다 대안학교로 훌쩍 떠났다. 2년 정도 기숙사 사감 선생님으로 일하다 올해부터는 학교도서관 담당 선생과 행정실 일을 함께 보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반갑게도 오늘 이 당찬 여성이 학교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쓴 글을 만났다.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소식지 <학도넷> 2009년 봄호에 '학교도서관을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꼭지에 제천간디학교도서관 담당교사로서 글을 실었다.
제목도 재미있다. '나무밥 짓는 영혼의 부엌을 꿈꾸며'. 학교도서관의 이름이 '나무밥'이라서 그런 것일까? '영혼의 부엌'이라는 단어에서는 역시 숨겨져 있는 여성스러움(이 단어에 무슨 성차별적인 생각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이 묻어난다. '머스마' 같은 구석이 있었을 뿐이지, 그이의 마음속에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영혼을 보살피고자 하는 여성 특유의 모성적 면모가 숨겨져 있었던 것일 터이다.
오늘의 한 대목은 신은미 '샘'의 글에서 뽑았다.
도서위원들과 분주함과 설렘으로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또 대안학교라는 이름 때문에 얻게 되는 외부의 궁금증을 대하면서 왜, 뭘,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등 책 읽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동시에 도서관 이름이 '나무밥'인 이유도 다시금 곱씹었다. 밥 먹듯이--일상적으로, 꾸준하게, 편안하게, 맛있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왜, 무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답이 될 것도 같다.
낡고 춥고 어설픈 도서관이지만, 어디선가 고소한 영혼의 밥 냄새가 난다. 화목한 식구들의 웃음소리도 들린다. 밥 먹으러 가야겟다. 도서관으로......
*사진 출처: http://gandhischool.org/
그런대 신 '샘'. 진짜로 왜 도서관 이름이 '나무밥'인거유?
어느 학교도서관 개관식이었던가? 제천간디학교의 양희창 선생이 작사한 "꿈꾸지 않으면"을 함께 불렀던 기억이 소록소록 난다. 그런데 그 학교가 어디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참 기억이란 건.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이번 통권 245호를 보니, '경쟁교육사회와 학교도서관'이 특집이다. 안승문(전 서울시 교육위원, 현 스웨덴 웁살라대학 객원연구원), 우석훈, 한기호, 이영주(묵동초), 이덕주(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대표, 송곡여고 사서교사), 김문기(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1학년), 안지선(서울영락고 1학년) 등이 그 필자다. 이번 특집의 글에서 한기호 소장은 대학 개혁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이제는 그냥 출판계 소식지만으로 한정되기를 마다할 모양인가? 한기호 소장은 '학도넷'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그 특집 글 가운데 이영주 선생의 '학교는 삶의 공간이다'라는 글의 첫대목을 오늘의 한 대목으로 골랐다.
'슈퍼액션 히어로'는 요즘 학생들이 즐기는 휴대전화 게임 중 하나다. 게임의 단순함이 요즘 아이들의 복잡한 머리를 잠시나마 쉬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쉬는 시간이나 학원으로 가는 이동시간에 잠깐 짬을 내 하다가 바로 꺼버려도 별로 아까울 것 없는 그 시시함이, 아이들의 바쁜 일상에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전진하며 벽만 깨면 된다. 문제는 밀려오는 벽의 속도보다 벽을 깨는 속도가 빨라야 한다는 것. 내가 미처 벽을 깨지 못하면 벽이 나를 밀어내고 나는 떨어져 죽으면서 게임 오버. 정신없이 버튼을 눌러대는 중3학생에게 물었다. 이 게임이 그렇게 재밌냐고. 그 학생은 선문답을 했다. "샘, 딱 우리나라 교육 같잖아요.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벽만 깨다가 그 벽에 갇혀 죽는 것까지......"
이 땅은 노동자에게만 힘든 삶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는 교육시장화를 통해 이미 우리 학생들의 삶까지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다.
나 자신, '슈퍼액션 히어로'라는 게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 그랬더니 이 게임은 2005년에 개발된 모바일 게임이라 소개되어 있다. 게임의 종류에는 "느껴줘, 버텨줘, 내려가줘, 혼내줘, 달려줘, 모아줘, 지켜줘, 올라가줘, 부셔줘, 막아줘, 이겨줘"가 있다고 한다.
"느껴줘, 버텨줘, 내려가줘, 혼내줘, 달려줘, 모아줘, 지켜줘, 올라가줘, 부셔줘, 막아줘, 이겨줘...."
2009년 4월 10일 오후 7시, 경상남도 진주시 예하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린 '희망의 학교도서관' 순회교육을 다녀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3시가 되는 일정이었습니다만, 무척 보람 있는 날이었습니다.
진주 예하초등학교는 2006년에 한겨레, 삼성과 함께 펼쳤던 '희망의 학교도서관 만들기' 사업의 대상이 되어 '글새암도서관'을 개관했던 학교입니다. 올 초부터 이 사업의 후속지원의 일환으로 도서와 비도서의 지원뿐만 아니라 교육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교육의 경우 몇 가지 주제를 제시하고 그 가운데 하나를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나 학교도서관 담당선생님께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주제 가운데 '학교도서관과 지역사회'라는 주제를 선택한 학교는 예하초등학교가 유일했습니다. 담당 간사님께서 저보고 이 학교를 꼭 다녀와야 하겠다고 하여, 조금 무리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먼 길에 나섰던 것입니다.
*경상남도 진주시 예하초등학교의 모습. 학교 정문으로 오르는 길 양쪽에 벗꽃이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뭔가 달라도 달랐습니다. 올 3월 1일부로 부임하셨다는 김윤경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수 73명의 작은 학교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어놓으신 듯했습니다. 우선 교장실부터 달랐습니다. 2층에 있던 교장실을 '배려와 섬김방, 운영위원회 회의실'로 만들어 교사들의 휴게 공간으로도 사용하도록 하고, 교장실은 1층으로 옮겼는데, 교장실이 마치 찻집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권위주의적인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습니다"라고 김윤경 교장 선생님은 말씀하셨습니다. 김 교장 선생님은 정년 퇴임은 2년여를 남겨놓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2층에서 1층으로 옮긴 교장실. 다탁 위에 다기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전에 근무했던 학교의 교사들이 생일 때 선물했다는 감사패가 교장실 한쪽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발효차를 내놓으시면서 '배려와 섬김' 속에서 아이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는 존중받고, 교사는 긍지를 지니고, 학부모는 함께하고, 교장은 책임을 지는 교육. 그리고 학교 현황 자료를 몇 가지 챙겨주셨는데, '글새암'을 활용한 책 읽기 생활화를 위해 노력하려고 계획을 짜놓으셨습니다. 지난 3월 24일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도 낮에 열지 않고 오후 늦게 열어서 학부모 54세대 가운데 42세대가 참석하였다고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정말 작은 학교만이 가능한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졌습니다. 김윤경 교장 선생님께서 파악하신 바로는, 학원에 다니고 있던 아이들이 모두 50명인데, 월 760만원이 소요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1년 단위로 계산하면 불과 73명이 다니는 학교의 사교육비가 총 9,120만원이나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김윤경 교장 선생님은 방과후 학교--다도, 연극, 컴퓨터, 진주 팔검무를 강화하고, 기초학습이 부진한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께서 교과를 보충할 수 있도록 해서 사교육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경남일보 2009년 4월 6일자 20면에 보도된 '색다른 공교육 실현 일환--김윤경 예하초등학교 교장'
김윤경 교장 선생님과 함께 '글새암 도서관'을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주 좋은 컨셉으로 만들어진 도서관이라고 하시면서도 두어 가지 더 개선할 점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도 적극 공감했습니다. 첫번째는 도서관 앞 창틀도 함께 디자인해서 시공했었다면 더욱 좋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의 시선이 창밖으로 빼앗기지 않고 자연스레 도서관으로 향하게 할 수 있었겠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다락방의 난간이 스테인레스로 되어 있는데 나무였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것입니다. 차가움보다는 따뜻함의 느낌, 온화함의 느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옳으신 말씀입니다.
*진주예하초등학교 글새암도서관 전경
*도서관 입구 반대쪽의 창틀을 가리키며 김윤경 교장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고 계십시다.
*오목공간과 다락방의 모습이 보입니다. 난간을 나무로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말씀.
*사서 데스크.
*희망의 학교도서관 명판.
저는 방과 후에 늦게까지 남아 계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2시간 30분 가량 말씀을 드렸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경청해주신 선생님과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거듭 드립니다.
*저의 주제는 '학교도서관과 지역사회(책-도서관-사람)'이었습니다.
*급식실에서 다과를 드시면서 학부모님들께서 늦은 시간까지... 교장 선생님께서 인사 말씀을 하시는 동안 똑딱이 카메라로 찰칵. 몹시 흔들렸습니다.
참고: 예하초등학교 누리집 http://www.yeha.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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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하초등학교 하재설 선생님께서 사진은 몇 장 찍어서 보내 주셨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