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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5일 수요일

이사하야만 간척산업, 시화호, 새만금, 4대강 사업


일본판 새만금사업인 이사하야만 간척사업,
항소심에서 수문개방 명령!
- 정부의 공공사업, 특히 대규모 간척사업의 피해를 인정한 것으로 새만금사업과 대부분의 국민이 우려하고 있는 4대강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한국정부도 교훈으로 삼아야

지난 2010년 12월 6일(월), 일본 후쿠오카 고등법원은 방조제의 철거와 수문 개발을 요구한 아리아케해(有名海) 어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으로 완공된 방조제의 수문 개방을 명령한 1심 판결에 불복한 정부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우리는 방조제 건설과 갯벌 매립 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방조제 철거와 수문개방 운동을 펼쳐온 일본의 습지운동가들과 양심적인 학자와 변호사그룹 그리고 아리아케해 연안 어민들에게 진심어린 축하와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이번 판결은 간척 사업과 방조제 완성이 아리아케해의 어업 환경을 악화시켜 주민들의 생활에 피해를 주었다는 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방재상의 대체 공사에 필요한 3년간의 유예기간 뒤 5년 간 수문을 상시 개방할 것을 국가에 명한 2008년 6월 일본 사가 지방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1심 판결은 아리아케해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이사하야 항구와 근처에서어선어업이나 조개 잡이, 양식 어업 환경을 악화시켰다고 판단하였으며, 대규모 공공사업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어민들 스스로가 밝히기 어렵기 때문에 5년동안 상시 수문을 개방하고 동시에 정부가 나서서 환경변화의 인과관계를 밝힐 것을 명령하였다.

1989년 착공하여 2007년 완공된 방조제를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법원이 방조제의 수문을 열고 정부로 하여금 환경 악화의 원인을 찾으라고 명령한 것은 정부 주도의 무분별한 대규모 공공사업로 인한 환경파괴와 주민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획기적인 판결이다.

농지를 조성하기 위해 일본 최대 규모의 갯벌을 매립한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은 새만금 간척사업의 모델이 된 곳이다. 새만금에서도 2006년 4월에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이후 이사하야만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환경재앙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정부는 대부분의 국민과 국제사회의 우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국토의 근간을 바꾸는 4대강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대규모 공공사업으로 인한 환경영향은 장기간 지속될 것이고 역사가 이를 기록하고 심판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환경 소송은 그 영향이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사 중일 때는 공사중지 신청 등이 기각되는 경우가 많다. 새만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공사가 끝난 후에는 예상되었던 피해가 어김없이 나타나 사후대책을 마련하곤 한다.

새만금, 시화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민이 반대하는 가운데 강행되고 있는 4대강사업도 이번 일본 법원의 판결을 교훈삼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일본 후쿠오카고등법원의 현명한 판결과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온 모든 분들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내며, 이번 판결이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이루는 큰 초석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이다.

*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은 일본 농림수산성이 수해 등의 방지와 농지 조성을 목적으로 1989년에 착공해 약 7km의 방조제를 막아 이사하야만의 3,550ha 간척지를 조성하는 계획으로 총사업비는 2,533억엔으로, 2007년에 완공했다. 갯벌면적 672ha경작지가로 바뀌어 2008년 4월부터 영농이 시작되었다. 새만금사업의 모델이 된 사업으로 일본의 새만금사업으로 국내에 알려졌으며, 새만금 사업보다 일찍 시작된 주민들의 보존운동이 한국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2010년 12월 9일(목)
한국습지NGO 네트워크 (KWNN)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즐거운 상상

어느 사람이 매년 1천만원씩 저축을 한다.(금리는 전혀 계산하지 않기로 한다.) 10년이면 1억원이 모이고 100년이면 10억원, 1천년이면 100억원, 1만년이면 천억원이 모인다. 그렇게 1조원을 모으려면 10만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10조원을 모으려면 백만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20조원을 모으려면 2백만년이라는 세월이 필요하다. 20조원,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다.

 

만약 그 '어느 사람'이 요즘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88만원 세대'라서 매년 1백만원밖에 저축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20조원을 모으려면 2천만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람들이 백년도 살기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2백만년이나 2천만년이나 실감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불과 며칠 사이에 학교도서관에 대한 토론에 두 번이나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때마다 내 머리 속에는 4대강 사업에 소요된다는 예산 22조원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전국 약 1만개 학교에 약 2천만원 정도의 급여를 주어야 하는 사서를 뽑아서 배치한다면, 2천억원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20조원이면 약 1만개의 학교에 사서를 100년 동안이나 고용할 수 있는 재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림출처: blog.daum.net

 

복지 부문의 전문연구자인 이태수(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 교수)는 얼마 전에 '22조원의 즐거운 상상'이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저출산 사회에서 육아부담을 줄이기 위해 거론되는 무상보육. 6세미만의 아동들을 전액 무료로 보육시설에 다닐 수 있도록 하자면 6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미 1930년대부터 서구국가가 본격적으로 도입하여 아동의 사회적 양육 개념을 뿌리 내리게 한 아동수당 제도, OECD 주요국가에서 우리나라만이 외면하고 있는 이 제도의 도입을 위해 필요한 재원은, 12세미만의 아동 모두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한다고 할 때 8조원이 필요하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대학의 무상교육을 위해서 필요한 재원은 10조원이다.

--비수급빈곤층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의 확대. 보건복지가족부의 공식적인 발표에서도 인정한대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빈곤선 이하이지만 수급권자가 되지 못하는 이들, 나아가 그 120% 수준인 차상위계층이지만 여전히 생활이 어려운 빈곤한 계층임에도 국가로부터 안정적인 급여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모두 410만명. 이들을 위해 적절한 보완책을 행하고 이로써 이들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에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 기초생활보장 예산 만큼인 약 8조원이 있다면 된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어디 이뿐인가?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는 의료비의 보장수준이 평균 65%에 불과하여, 무상의료까지는 아니지만 선진국 수준인 80%의 보장성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정부의 추가 예산소요분은 2조원 정도이다.

--한때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제위기 하에 괜찮은 사회적 일자리(descent social job)를 창출하여 공공적 성격의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늘리자고 했을 때에도 100만원의 월급을 100만명에게 주기 위해 필요한 재원이 10조원이라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태수 교수는 이런 '즐거운 상상'의 끝이 공허하다고 말한다. 정말 공허하기만 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4대강 사업에 소요될 예산 22조원의 재원 마련과 이 예산 때문에 조정될 수밖에 없는 각종 SOC 사업예산의 축소 때문에 말들이 많다.

 

나는 이런 논란들이 반갑다.

 

한 개인 1천만원씩 저금해서 2백만년이나 모아야 할 돈이 20조원. 우리들 개인은 앞으로 2백만년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상상해보아야 한다. 2백만년이라는 세월이면 인간의 진화에 큰 돌연변이가 생겨도 생길 시간이다. 나한테 그런 세월이 주어진다면 뭘 못하겠는가!

 

그렇듯, 우리 사회도 20조원의 재원이 있다면 과연 무엇을 해야 할지 정말 진지한 논의를 해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냥 결정된 사업이라고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정말 어디에 써야 할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태수 교수는 "보편적인 복지국가의 확립이란 현실은 사실 그리 멀리 있지도 않은 것이 아닐까?"라고 묻고 있다. 정말 가깝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게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