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불황 속 출혈 경쟁 온라인 서점도 죽어간다
출판 불황 속 출혈 경쟁 온라인 서점도 죽어간다
21일 온라인 서점 5위 대교리브로가 다음달 31일자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동네 서점에 이어 온라인 서점마저 도미노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서점은 1997년 등장한 이후 할인ㆍ적립금 제도를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면서 오프라인 서점을 잠식했다. 그러나 출판 불황이 이어지면서 2010년부터 성장률이 둔화되다가 지난해 아예 판매수익률 0%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서점 매출을 앞서는 등(표) 겉으로는 화려했으나 출혈경쟁 등으로 고전했다. 실제 대교리브로는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으나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리브로뿐 아니라 4대 온라인 서점(예스24·교보문고·인터파크·알라딘)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가량 줄어드는 등 위기감이 크다. 최근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서점인 교보문고는 자사 메인 홈페이지 핫트랙스 코너를 통해 향수, 화장품, 다이어리 등을 선전하는 등 자구책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서점들이 '화제의 책' 코너 등에서 출판사로부터 돈을 받고 책을 소개했다며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온라인 서점마저 고전하는 상황에 대해 출판 전문가들은 한국 출판 현실이 벼랑 끝에 서있는 형국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정해운 회장은 "택배비 무료 등 과당경쟁으로 인해 책 판매 자체가 적자로 돌아선 지 오래라 온라인서점들이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라며 "리브로 사태는 온라인 서점 역시 정리단계에 들어갔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서점과 출판사와 독자가 공존할 수 있는 게임을 해야 하는데 온라인서점들이 할인 경쟁을 하며 폭주해 온 게 사실"이라며 "나머지 온라인 빅4 역시 어디가 먼저 망하느냐만 남았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서점이 책 값을 내리면서 거꾸로 출판사는 할인 폭을 감안해 책 값을 올리는 등 조삼모사식 행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도서정가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출판계 위기는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최근 부쩍 출판인들의 궐기대회와 발언이 많아지는 등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출판계는 모든 도서를 마일리지 포함해 19%까지 할인 가능한 현행 도서 할인판매 범위를 수정한 강력한 도서정가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에 따르면 최근 8년 간 동네 서점 수는 29.3%가 줄었고, 전국 대표 지역 서점들 역시 줄 도산 상황이다. 판로가 좁아지고 책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출판사들 역시 내년을 점치기 어렵다고 울상이다. 올해 한국출판인회의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유통실태조사를 보면 2010년에는 책 판매 부수가 전년 대비 8.5%가 줄었고, 지난해에는 7.8%가 감소했다. 올해 8월까지의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감소하는 등 출판계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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