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과 11월2일 경기도 파주 출판도시에서 제7회 국제출판포럼과 제8회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이 잇따라 열린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사장 이기웅)이 주최하는 이 연례 행사에는 올해도 많은 국내외 출판 종사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강연과 토론을 벌인다.
국제출판포럼의 올해 주제는 ‘새로운 것이 있는가, 이야기와 캐릭터’다. ‘글로벌 출판시장과 문화 한류
가능성’을 주제로 한 지난해 포럼에 비해 콘텐츠 산업화 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포럼의 1세션 ‘이야기 속 상상력의 방향’의 기조강연
연사는 도정일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학장이다. 그는 ‘오래된 것들의 도전-이야기는 어떻게 끊임없이 만들어지는가’란 제목의 원고에서 죽음과
섹스 같은 오래되고 진부한 경험으로부터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비밀을 설파한다. “오래된 경험은 그 자체로는 이야기 생산의 비결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 비결은 오래된 경험을 마치 새것처럼 바꾸어내고 변형시키는 어떤 ‘주사약’에 있다. 이 주사약은 쉽게 말해 ‘드라마틱한 것의
주입’이다. … 죽음이라는 진부한 경험을 마치 새로운 경험인 양 바꾸어내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사약이다. 모순이라는 주사를 찔러넣는 순간
죽음의 경험은 이상한 모순의 경험으로 변모한다. …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이런 드라마의 주입으로 오래된 것들을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1세션 연사로는 철학자 강신주씨, 미국 펭귄그룹 자회사(G.P.Putnam’s Sons) 대표 이반 헬드,
장영우 동국대 문예창작학과 교수가 나온다. 이반 헬드는 뱀파이어와의 사랑을 그린 스테프니 메이어의 베스트셀러 연작소설
<트와일라이트>의 흥행이 펭귄 고전 시리즈 중 하나인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흥행으로 연결되는 미묘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2세션 ‘이야기가 콘텐츠로 구현되는 방안’의 기조강연자는 고은 시인이다. 그는 “끊임없이 변주되고
덧붙여지고 개작됨으로써 오랜 옛이야기가 전혀 다른 오늘의 새로운 이야기로 창작”되게 하는 서사적 상상의 의미와 사명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2세션 발제는 미국 다크호스코믹스 부사장 랜디 스트래들리와 모바일게임 ‘앵그리 버드’ 개발회사인 핀란드 로비오의 아시아 부사장 헨리
호움이 맡는다.
‘동아시아 문자의 원형’을 주제로 삼은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은 한중일 3국 문자의 시각적·조형적
특징을 집중 탐구한다. 리더긍 중국 칭화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일본 그래픽 디자이너 나가하라 야스히토, 정병규 정디자인 대표가 연사로 나선다.
정병규 대표는 “20세기 책 디자인이 이미지 중심의 그래픽 디자인이었다면, 21세기엔 문자 중심 타이포그래피가 대안으로 떠오른 게 가장 큰
변화”라며 “한·중·일 3국의 문자에 대한 시각적·형상적 연구들을 처음 조명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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