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5일 월요일

안철수 후보의 광주선언(?)


2012년 11월 5일.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됩니다’라는 안철수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의 강연이 전남대학교에서 있었습니다. 저는 어떤 후보의 지지자가 아니지만, 이 강연록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후보의 광주선언'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시대적 과제를 껴안고자 하는 진정성이 읽혀집니다. 여기에 옮겨놓고 함께 읽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출마 선언 이후 48일째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입니다. 90일 대장정의 절반을 왔습니다. 국민께서 함께 해주셔서 외롭지 않았습니다. 힘들지 않았습니다. 출마 선언한 직후에 진도의 한 할머니께서 편지를 한 통 주셨습니다. 어르신이 당신의 영혼을 듬뿍 담아서 제 출마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문을 여셨습니다. 그 동안 여섯 일곱 살 두 손녀 딸 있는데 평소에 시집가지 말라고 교육시켰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마음이 시집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행히 돌아가시기 전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라져서 지금 아주 행복하다는, 그런 사연을 담아 제게 전해주셨습니다. 그 편지 읽으면서 제가 출마선언 한 며칠 후 현장에서, 수원 못골시장에서 거친 손으로 저한테 꼭 주면서 전해주시는데, 그 내용 보면서 저도 모르게 제 마음에 큰 덩어리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뭔가 따뜻하고 몸도 움직이는 마음, 다 아시죠?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사실 오랜 기간 고민을 했습니다. 대선 출마 결심까지. 그 동안 제가 걸어온 길을 완전히 버리고 새 세상에 발을 디딘 겁니다. 잘할 수 있을까, 기대에 못 미치지 않을까 하는 그런 두려움으로 오랜 시간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진도의 어르신이 정말 큰 격려의 말씀을 저한테 해주신 겁니다. 정말 따뜻한 위로도 해주셨습니다. 그 이후로도 많은 분들 만났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아닌데 대통령후보 손을 잡고 간절하게 희망을 말씀하시는 많은 분들 만났습니다.

그리고 정말 힘든 시대의 숙제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정말로 잘한 일이라고 거의 매 순간. 지금도 느낍니다. 당장 제가 답을 드리지 못하는 문제들도 많았는데 오히려 많은 분들이 제게 그러시는 겁니다. ‘기다리겠다. 참을 수 있다, 그러니까 희망을 만들어 달라, 힘을 달라’고 그렇게 격려해주시는 겁니다. 국민 속에 답이 있다는 말, 그냥 말만으로 그치는 것 아니라 그것이 정말이라는 확신이 생기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분들 한 분 한 분 정말 억울하고 힘들고 외로운 시간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고 계신 많은 분들, 그리고 또 반면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정치, 그런 것들 보면서 절망하는 분들이 제게 희망을 본다고 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저는 출마 선언 이전.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국민의 뜻을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정치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뜻이 단순히 정치에 대한 대중의 환멸이라고 그렇게 비하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됩니다. 저는 새로운 변화를 원하는 국민의 뜻이 시대정신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의 정치 변화 요구에 충실히 따를 것입니다. 정도를 벗어난 그런 정치를 보며 절망했고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었다는 그 할머니, 이렇게 답을 내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기본을 지키고 정도 걸으면 대한민국은 아주 괜찮은 나라가 될 거라고. 국민이 바라는 게 그럴 것 같습니다. 거창한 약속이 아닌 것 같습니다. 기본을 지키고 정도를 걸으면 희망이 보이는 나라, 반칙과 특권이 아닌 상식과 정의가 살아나는 나라, 그게 다입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바라는 겁니다. 아주 상식적인 내용인데, 저는 그런 국민의 바람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국민이 힘들고 외롭고 불안한 세상에서 절망할 때 정치가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문제를 만들어내는 정치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특권 누리면서 책임지지 않고 일자리 만들지 않고 기회를 박탈하는 정치, 우리 아이의 미래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없고 그런 것이 늘어나는 사회 격차, 이대로는 안 되죠. 지금 바꾸지 않으면 미래로 나갈 수 없습니다. 억울하고 힘들고 불안한 국민에게 정치가 답을 내야 합니다.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며 과거에 머물려는 정치가 미래로 가려는 국민에게 순응해야 합니다.

말했듯이 저는 90일 대장정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돌아보면 긴 시간은 아닌데 보십시오.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났죠. 저는 정치 경험도 없고 조직, 세력도 없는 제가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매일이 기적입니다. 마치 거대한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윗이 결국은 골리앗을 이겼듯이 큰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현실이 됐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3가지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그 철옹성 같던 박근혜 대세론이 깨졌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진심을 다하면 승리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한 가지이고. 두 번째로는 선거 역사상 생각해보면, 처음으로 정치 혁신, 정당 혁신의 과제가 본격적으로 선거 의제가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런 적 없었습니다. 정치, 시대를 바꾸라는 요구가 정치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정치혁신 논의가 더 진전되고 실질적 변화 보여줄 수 있을 때 정치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정권교체도 가능합니다. 세 번째로는 네거티브 흑색선전, 아직도 여전합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위력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새롭지 않다는 주장이라든지, 새로운 변화는 가짜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그런 흑색선전들이 여전히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서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 대신 국민 여러분께서 저 대신 나서서 싸워주셨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믿음으로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이러한 이미 일어난 커다란 변화, 이것만 해도 제 도전은 값진 것이 되었습니다. 제가 출마선언에서 말한 대로 아무리 힘들어도 네거티브하지 않겠다, 정책 선거 치르겠다는 말씀 지난 40여일 간 지켰습니다. 앞으로도 지킬 겁니다. 여기서 좀 더 나간다면 우선 저라도 포지티브선거, 정책 선거 치러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제게 기대하신 변화의 열망, 희망이 작은 싹을 틔우고 자라나고 있습니다. 국민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모두들 느끼고 있습니다. 변화는 제가 말씀 드린 3가지뿐만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고 이미 현실로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변화가 진정한 우리 미래가 될 것인지 앞으로 남은 기간 40여일이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1997년 우리 국민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택했던 이유, 바로 변화였습니다. 50년 만에 여야 간의 정권교체,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는 낡은 사회의 유산을 딛고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꽃피는 시기에 저도 그 꿈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벤처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었던 이유도 정부가 IT, 벤처사업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고 민주주의 속에서 창의가 싹텄기 때문입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IMF 환란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또 기초생활 보장제도 등 복지국가 틀을 만들었고 의료보험 통합으로 우리나라 국민이 누구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중요한 일들을 하셨습니다. 따라서 저를 포함한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그분께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또 다시 낡은 체제에 발목 잡혀 있습니다. 자칫하면 오히려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따라서 우리 지금 2012년에는 1997년도 같은 새로운 변화가 다시 재현되기를 바랍니다.

낡은 체제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가야 합니다. 절망을 딛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저처럼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제의 본질은 격차입니다. 격차.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격차가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빈부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자영업자 간의 격차, 도시와 지방간의 격차, 남녀 격차, 교육 격차, 우리 경제와 사회 곳곳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격차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입니다. 이것이 아마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젊은 청년 분들도 노력해도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희망을 빼앗고 있는 거다. 격차. 어디서 어떤 부모 밑에서 살아가느냐가 자기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 기회가 없는 사회는, 대한민국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손을 잡고 말하셨습니다. 희망을 만들어 달라고 말입니다. 기본 지키고 정도 걸으면 희망이 보이는 나라, 반칙과 특권을 벌을 받고 상식과 정의가 피어나는 나라, 상식적인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다시 한 번 변할 것인가,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새누리당 집권 지난 5년,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민생이 파탄 나고 평화가 위협받은 거꾸로 가는 5년이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이 지난 5년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는 것, 본 적이 있으신가?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두려워서 이름을 바꾸고 색깔을 바꾸고 정책을 바꿨는데요, 그분들이 말하는 변화는 진짜 변화일 수가 없는, 그러한 이유입니다.

제가 선거과정에서부터 새로운 정치를 실천해 나가고자 말씀 드렸습니다. 정말 민생 살리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 여야가 합의해서 법안을 통과시키면 됩니다. 양쪽 의원 합하면 바로 법안이 통과됩니다. 그리고 특히 국회 과반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지금이라도 각자 공약을 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재벌 개혁, 반값 등록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산재한 민생 과제들 하나도 해결 못하고 있는 책임은 누구보다 다수당이, 투표시간 연장도 사실 박근혜 후보가 결심하면 바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안 하고 나중에 선거 끝나고 하겠다는 말을 믿을 수 있습니까? 가짜가 진짜를 이기는 시대, 이제 더 이상은 안 됩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선거 때만 국민 찾고 온갖 약속만 늘어놓는 거짓의 정치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저는 새누리당의 집권 연장에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 잘 알고 있습니다. 정권교체,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정권교체는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과거로 돌아가려는 기득권 세력들은 똘똘 뭉쳐 있습니다. 그 장벽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 그래서 새 미래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답을 찾아야 합니다.

제가 9월 19일 출마 결심한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국민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주셨습니다. 4월 총선에서 패배한 이유,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의 열망만으로는 시대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인가, 실의와 절망에 빠진 분들이 제게 시대의 숙제를 풀어내라고 요구했습니다. 대세론은 깨졌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은 여전히 강력합니다. 이대로 가면 70년대 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많은 국민이 걱정, 근심한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과제를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낼 수는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로 바꾸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합니다. 국민이 마음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를 향해 국민이 손을 맞잡고 힘을 합쳐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거대한 기득권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저는 정치의 근본적인 쇄신과 변화가 정권교체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씀 드립니다.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기득권의 장벽을 넘어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변화하고 있고 변화를 실천하고 있다는 믿음을 국민에게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지난 시기 개혁이 실패한 이유에 대한 분명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 때도 개혁의 구호는 있었지만 결과는 재벌공화국, 검찰공화국, 극심한 양극화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뼈를 깎는 각오와 결심이 필요합니다. 저는 출마하면서 많은 이들과 힘을 합치는 데는 정치혁신과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지금 정치 혁신이 충분한지, 국민의 동의하는 것인지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또 계속 여쭤볼 것입니다.

이런 과정과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변화의 모습이 없이 어떻게 국민에게 새누리당 심판해 달라, 정권교체 해달라, 우리가 미래고 희망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정치를 새롭게 하는 정권교체, 중산층과 서민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에 희망이 있을 때 국민과 함께 정권을 바꾸고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야권이 손을 잡고 힘을 모아도 기득권 세력의 벽은 높습니다. 오만하지 않고 마음을 모아서 겸손하게 가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당선된다면 대통령부터 권력을 내려놓고 국회와 수시로 대화하겠으니, 국회도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통령부터 독점적, 절대적 권력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누구나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하면서도 법에 보장된 인사권 이상을 행사해온 나쁜 관행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제가 대통령 인사권 축소하자고 제안했을 때 여당은 침묵했고 야당은 개혁이 어려워질 것이라 얘기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저는 선거의 전리품으로 자리를 나누지 않을 것입니다. 법에 정해진 인사권만 행사한다면 낙하산 인사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 것입니다. 청와대가 과거처럼 인사를 하는 월권을 더 이상하지 않으면, ‘눈치 보기, 줄대기’라는 말이 없어질 것입니다. 대통령부터 법을 지키고 상식을 따를 때 새로운 정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국회, 정당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권만 있고 책임은 지지 않는 정치, 편을 갈라서 싸우는 정치에 국민은 절망합니다. 반성과 희생이 없는 정치로는 미래가 없습니다. 기득권을 유지한 채로 개혁의 구호만 외쳐서는 개혁을 할 수도, 산적한 민생 현안을 풀 수도 없습니다. 모두 진실해야 합니다.

국회에서 여야 정당이 편을 갈라서 전쟁하듯 일사 분란하게 싸우는 것, 그게 정당입니까? 국회법이 보장하는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른 표결,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국회법을 무시하는 강제 당론이라는 것, 어떻게 국회의원에게 족쇄가 되고 있습니까? 다 공천권 때문입니다. 강제 당론 폐지하겠다는 제 제안에 여야 모두 침묵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죠.

그렇지만 이런 비민주적인, 법률을 뛰어넘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국회는 끊임없이 편을 갈라 싸우는 전쟁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생을 중심에 놓고 대화와 타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다수당은 숫자를 앞세워 밀어붙이고 소수당은 몸으로 막아서는 악순환을 풀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작 필요한 논의는 지금 아직도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정당의 지도부가 국민이 선출한 의원들을 통제하고 지휘하는 국회 관행도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국고 보조금 제대로 나눠지고 쓰이는지, 무엇이 진정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일인지, 약하고 힘없는 국민 대변하는 정치 본연의 길인지 심사숙고해 답을 내야 합니다.

그것이 국회를 정상화하고 정치를 살리는 일입니다.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각종 특권들, 정치인 스스로 돌아보고 내려놓아야 합니다. 특권 무엇이 있는지 혹시 아시나? 인터넷 찾아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몇 개나 되는지 한번 세어보십시오. 그런데 그런 특권을 정치인 스스로 내려놓아야 그 다음에 대기업, 검찰 등 우리 사회 곳곳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 그로 인해 끊임없이 확대되는 기득권 독점 구조를 깰 수 있습니다. 그래야 국민에게 그 다음으로 본인들이 먼저 내려놓은 다음에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호소할 수 있고 경제민주화, 사법 개혁, 내년 이후 경제 위기에 대한 대처도 가능해집니다.

정권교체, 쉬운 일 아닙니다. 그냥 저쪽에 문제가 있으니 우리에게 정권 달라, 그렇게 말씀하시면 오히려 국민이 물어볼 것입니다. 그럼 당신들은 자격 있느냐고. 4.11 총선 기억하실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야권이 먼저 정치개혁 선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겠다고 손잡고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정치혁신에 대해서 몇 가지 말씀을 드렸는데, 그 지금까지 제가 얘기한 정치혁신 제안의 본질은 정치를 정상화하자는 것이고 기득권을 내려놓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민의가 반영되는 새 정치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 다 옳다고 생각한 적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합쳐서 국민이 ‘진정성이 있구나’하고 생각할 때 표를 주십시오. 그리고 그럴 때 ‘바꾸겠습니다’라고 정권교체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개혁세력이 힘을 모아 같이 나설 때 그 때만이 정권교체가 가능하고 정권교체 이후에도 원만한 개혁을 이루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권교체 위해서는 야권 단일화가 필요하고 단일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염원하는 정치세력으로 거듭나는, 새 정치를 향한 국민 연대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격차를 해소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집권세력으로 다수인 국민에게 지지와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뜻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정권교체를 통해 이뤄진 새 정부는 미래 정부여야 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정부는 인사, 예산, 지역 개발 모든 면에서 대 탕평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지역, 학벌에 따른 편중된 인사는 결코 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지역의 정권, 패권, 그런 말 대한민국 미래에는 결코 나와서는 안 됩니다.

선거에 이기고 나서 스스로 분열하고 스스로 자멸하는 오류, 두 번 다시 나와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정권 잡은 다음에 기득권에 매몰되는 실패한 개혁의 길로 가서는 결코 안 됩니다. 그래서 오늘 광주에서 문재인 후보께 제안을 드립니다.

각자의 공약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화 방식과 형식만 따지면 진정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단일화의 담론도 사라지고, 1 더하기 1이 2가 되기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문재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대해서 합의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뜻을 모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1 더하기 1을 3으로 만들어내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중요한 3가지 말씀 드리면 첫째,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 있는 단일화, 둘째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셋째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가 변하는 정권교체, 국민의 삶이 바뀌는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문재인 후보와 철학이 이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이번에는 모든 국민이 인정하는 박수와 축복을 받는 단일화를 이루고 마침내 정권교체를 이루는데 하나가 되어 주십시오. 광주가 그 씨앗이 되어 주시고 그 중심이 되어 주십시오.

광주는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가진 변화의 정신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은 우리 정치사에서 늘 스스로를 혁신하며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의 길을 지켜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 하에서 두 번의 집권이 가능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현 집권 세력의 연장을 막아내고 70년대의 역사로 퇴행하는 것을 막아내고 미래로 나갈 때입니다. 광주학생의거의 정신이 다시 5.18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졌듯이 광주가 변화를 만들어주십시오. 변화의 중심이 되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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