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6일 월요일

풀뿌리 독서모임 6-대구 독서문화 버팀목 두 단체, 대구독서포럼과 지구인

"디지털 시대라 더 소중한 독서의 힘"…대구 독서문화 버팀목 두 단체

젊은 세대가 급속도로 책과 멀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안에 세상 모든 것이 들어있는 듯 이를 하루 종일 붙들고 있다. 재미있는 게임, 자극적이고 충동적인 영상에 반응하는 속도는 빠르다. 뇌는 자연스레 생각과 기억을 거부하게 된다.


이런 시대 흐름을 거스르려는 '구닥다리'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아날로그 세대는 여전히 책을 사랑하고, 디지털 세대를 향해 책을 가까이 할 것을 주문한다. (사)대구독서포럼을 이끌고 있는 조동택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요즘 대중교통 수단이나 고속버스, KTX 등을 타면 책을 들고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책 사랑과 독서 문화를 전파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구 독서 문화 확산의 최첨병 역할을 하고있는 모범적인 두 단체를 찾아봤다. 이들 두 단체는 독서의 힘을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으며, 젊은 세대에게 독서 문화 확산이라는 메세지를 깊이 있게 던지고 있었다. 출근 전 아침 일찍, 퇴근 후 저녁 일찍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있는 두 단체를 소개한다.

◆유명저자 초청, (사)대구독서포럼

올해 '잘가요 엄마'를 출간한 소설가 김주영이 이달 5일 (사)대구독서포럼이 주최하는 저자 특강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소설가는 1시간 30분 동안 자신의 책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포럼 회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그는 "책을 사랑하는 포럼 몇몇 회원들 간의 각별한 인연도 있어 기꺼이 먼 길을 달려왔다"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의 저자인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소장이 저자 특강을 한다.

(사)대구독서포럼은 깊이 있는 독서와 사색을 목표로 2005년 시작됐다. 처음엔 대구경영자독서모임으로 출발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경영자에 국한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명칭을 대구독서포럼으로 바꾸고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이 포럼의 회원들은 기업인을 비롯해 의사, 교수, 공무원,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으며, 일반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도 가입돼 있다. 특히 이 포럼은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모임'을 자주 가져, 가정 화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 모임 회원인 이순동 판사는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많은 모임이 있지만 이 독서모임 만큼 유익한 모임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매월 2권의 책을 골라 저자로부터 직접 강의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좋다"고 말했다.

이 포럼의 창립멤버인 전진문 운영위원장(경일약품 이사)은 "이 포럼이 독서의 동반자로서 정신적 영양 공급원이 되고, 좋은 커뮤니티로 발전해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009년 5월 100권 독파 기념식을 가졌으며, 내년 초 200권 독파를 앞두고 있다. 2010년에는 소설가 이문열과의 '저자와의 만남'도 가졌다. 053)761-4828.  
        
◆출근 전 독서모임, 지구인 독서토론회

오전 7시∼8시 30분. 회사 사무실로 출근하기 전에 독서로 아침을 깨우는 모임이 있다.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 아침이면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임 장소인 강의실을 채운다. 김밥`샌드위치 등 간단한 아침이 제공된다. 대개의 회사원들이라면 이런 독서를 위한 만남이 귀찮겠지만 이 모임의 회원들은 정반대다. 독서모임이 있는 주간에는 수요일 저녁에 일찍 귀가하며, 다른 회원들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에 대해 귀를 쫑끗 세운다.

산학연구원과 지역경제연구회가 주관하는 이 아침 독서모임은 지구인(智求人, 지혜`지식을 구하는 인간) 독서토론회다. 2009년 10월 부터 매월 둘째, 넷째주 목요일이면 모여서 건전한 독서 문화를 이끄는데 앞장서고 있다. 회비는 매번 모임 때 1만원씩 거둬 간단한 아침 식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남으면 다음 번엔 거두지 않는다.

이 모임을 태동시킨 제1대 지구인 회장 김지욱(대구흥사단 사무처장) 산학연구원 대외협력센터 소장은 "아침 독서모임인 만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회원들의 지속적인 참여로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제2대 회장은 문종상 한국섬유개발원 경영본부장이 이어 받았으며, 현 제3대 회장은 황병우 대구은행 컨설팅센터장이 맡고 있다.

회원은 40여 명이며 모임 때마다 20여 명이 참석해 각자 순서를 정해서 2, 3주 전 발표되는 지정된 책을 읽고, 직접 요약해 프리젠테이션 형태로 발표한다. 이런 방식 때문에 혹시 책을 읽지 않고 참석한 회원들도 발표자의 정리된 요약을 듣고,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 지구인 독서토론회는 '리더십과 자기기만'을 시작으로 3년여 동안 73회째 독서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053)959-2861.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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