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학교도서관에서 교육의 길을 묻다

학교도서관에서 교육의 길을 묻다
- 21세기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한 독서 교육의 중요성


  

사회디자인연구소는 2011년 4월 28일 라디오 21강당에서 "학교도서관에서 교육의 길을 묻는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주제 발표는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백화현 서울 봉원중학교 선생님이 담당했다. 백화현 선생님(이하 백선생님)은 1984년 교사 생활을 시작하여 1989년 전교조 가입으로 1994년 복직되었고, 이후 학교도서관을 통한 새로운 교육운동을 해 오고 있으며, 관련 저서로는 “책으로 크는 아이들”(2010), “학교도서관에서 책 읽기”(2005) 등이 있다.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들의 독서이력을 기록 · 관리하겠다면서 지난해에 개발한 온라인 시스템인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폐지운동을 하고 있다.

▣ 백화현 선생님의 발표 내용

1. 독서는 이제 ‘밥’의 문제다.

- 독서는 이제 교육의 차원의 넘어서 ‘밥’의 문제가 되었다. 즉 21세기 정보지식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 백선생님이 중등교사로 임용될 때는 서울에서 147명의 교사를 뽑았는데, 올해는 9명이다. 국어과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데, 사회과는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기자가 되는 것도, 대기업 취직하는 것도 예전보다 힘들어졌다. 이런 취업 현실이 아이들의 목을 죄고 있다.

- 그리고 대기업에서는 국내 대학을 나온 학생들보다는 외국에서 학위를 한 학생들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국내 대학을 나온 학생들이 창의적인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써, 기획서 하나 변변히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 고급 일거리는 외국에서 공부한 아이들에게 넘어가 버리고, 육체적인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곳은 제3세계 출신 이주 노동자들에게 빼앗겨 버렸다.

-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학교에서 길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즉 창의적인 인재를 기를 수 있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2. 우리의 교육 현실과 교과부가 만든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의 문제점

-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복수의) 교과서를 ‘선정’해서 학교로 통보하면, 교사들은 교사용 지도서를 보고 가르치고, 아이들은 그 교과서에 기술되어 있는 것에 맞는 정답을 찍는 공부를 하고 있다. 그리고 객관식 문제를 ‘지양’한다는 명목하에, 서술형 문제가 도입되고 있지만, 채점하는 과정에서 난리가 났다. 강남 같은 곳에서는 “내 아이가 쓴 답도 맞지 않냐?”고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항의를 한다. 그런 일이 있으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생각을 서술하는 서술형 문제를 내지 않는다. “위에서 찾아 쓰시오. 개념정의를 쓰시오”등등의 정답이 똑똑 떨어지는 ‘단답식 서술형’ 문제만 내게 된다.

- 독서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가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학생들의 독서 이력을 관리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인데, 학생들은 그 시스템에 접속해서 독서한 것을 입력한다. 그런데, 그 방식이 책의 주인공이나 줄거리의 핵심내용 등을 맞추면 그 책을 다 읽은 것으로 평가하는 그런 시스템이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그런 독서 이력들을 쌓아서, 대학 입시 때 입학사정관에게 제출하는 그런 목적의 시스템이다.

- 그런데, 저런 방식으로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해서 읽을 수가 없게 된다. 책이 또 하나의 교과서가 되는 것이다. 그보다 더 심한 문제는 사교육 시장에서 난리가 난다는 것이다. 대필자가 총출동할 것이다. 엄마들이 학생 아이디로 독서한 책을 입력할 것이고, 또한 학원들이 그렇게 할 것이다.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기만의 사회가 되어 버린다. 이 시스템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사기를 가르치는 반교육적인 시스템이다.

3. 달동네 학교인 난우 중학교에서의 예

- 달동네 아이들의 마음상태가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제일 먼저 ‘상처투성이’인 아이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우선 학생들이 ‘왜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지’를 파악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의 읽기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난우 중학교 학생들 다수는 초등학교 수준의 읽기 능력으로 중학교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수학의 기본이 안 되어 있으니, 수학 시간에도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선생님은 진도만 나간다. 읽기 능력이 부족하고, 기초학습은 되어 있지 않은데, 교과서는 설명문 투성이라서 재미가 없다. 그래서 공부에 흥미를 잃은 상태였다.

- 그래서 독서의 기쁨을 느끼게 하고, 그 어떤 책이든 ‘글’에 익숙해 지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 처음에는 글을 A4 용지 반쪽 밖에 쓰지 못하고, 탐구 발표 같은 것은 할 수도 없었던 아이들이 독서를 하고, 토론 수업을 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에게 요리 책을 전해주니까, 그 책을 읽고 요리를 실습하고, 대회를 나가서 상을 받아오기 시작했다. 자기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그리고 꿈을 갖고 도전을 하기 시작했다.

4. 그동안의 독서 교육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

- 달동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니, 처음에는 주변의 동료 선생님들조차도 “실망할테니 너무 애쓰지 말라”고 우려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변화가 일어났다. 그런 변화의 원인이 어디 있었을까?

- 백선생님의 결론은 “지적 호기심은 인간의 본능이다”라는 것이다. 아이들이 배움의 기쁨을 알고 난 후에는 지속적으로 배우려고 했다.

- 달동네 아이들은 많은 상처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정서가 불안정 했다. 그런데, 사람이란 정서가 안정되면 사물을 똑바로 보는 눈이 생긴다. 그리고 꿈이 있으면 사람은 변한다. 그런데, 그 꿈은 허망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독서를 통해 그리고 토론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구체적인 꿈을 갖게 되었고, 그것이 변화의 요인이었던 것이다.

5.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의 교육관

- 미국이나 유럽 캐나다의 중등학교에는 교과서가 없다. 교과서가 주어진다고 해도 담당 선생님들이 안 쓴다. 선생님들은 자기 학급에서는 모든 것을 자기가 알아서 한다. 나라에서는 아이들이 도달해야하는 목표와 수준만 정해 주고, 텍스트 등 교육에 필요한 모든 것은 선생님들이 알아서 정한다. 그런 분위기하에서 선생님들은 독서를 통한 과제 풀기 방식으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학교에서부터 폭넓은 독서를 하게 된다.

- 미국 연수에서 만난 8명의 미국 교장선생님들이 거의 똑 같은 얘기를 했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심장이다. 학교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즉 첫 번째로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발견하고, 자기를 긍정하게 하는 것이며, 둘째로는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해 주는 것이다.”

- 한국의 교장 선생님들에게서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6. 선진국의 학교도서관과 우리 학교도서관의 현실

- 파리 근교의 ‘성마리학교’는 전체 학생 수가 600명인데, 거기 중앙도서관에는 사서 2명에 사서 교사가 2명이다. 미국 학교에도 학교에 따라 사서가 2~6명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국에 11,000여개가 되는 초중고가 있음에도, 사서교사 수는 전부 합쳐서 700명이 안 되고, 계약직 사서까지 다 보태도 4,500명이 될까 말까 한다.

- (프랑스에는) 어떻게 한 학교에 4명의 독서 전문 인력을 
  
◎ 나대준 관악구 교육지원과장
둘 수 있는지! 우리나라에서 ‘2008년에 새로 뽑은 사서교사 수가 9명이었으니, 이대로 간다면 학교에 둘은 고사하고 1명의 사서교사를 배치하는 데에도 1,000년이 넘게 걸리겠구나!’ 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멍해 지고 눈물이 났다.

- 프랑스 성마리학교 ‘사서교사’ 2명은 교과 선생님들과 협력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탐구 과제(=프로젝트 과제)를 도와준다. 어떤 사이트로 들어가야 하는지, 인용을 어떻게 하고, 출처를 어떻게 밝히는지 하나하나 가르쳐준다. 나머지 사서 2명은 대출 자료 등을 주제별로 각종 자료들을 스크랩해 두었다가, 학생들이 필요로 할 때 도와준다.

-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기술 과목 선생님이 도서관 전체를 관장하고 있었다. 거기에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선생님과 영어과 출신의 사서 선생님이 돕고 있었다. 기술과목 선생님이 도서관 전체를 관장하는 이유는 웹 사이트 발달 때문이다. 아이들이 자료를 잘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미국의 한 학교에는 컴퓨터실이 따로 없고 대신 노트북을 아이들 개개인에게 나누어 줬다. 그 노트북을 수리해 주는 곳이 학교에 별도로 존재한다. 뉴욕과 보스턴의 공공도서관도 둘러봤는데 지금은 책 자료보다 웹 자료 구입비가 더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기술 전공하는 사람들이 도서관에 많이 투입되는 선진국의 조류를 알게 되었다.

# 백선생님이 학교, 가정, 교사들,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독서토론회의 조직 내용과 그 상세한 독서토론회 운영기법에 대해서 길게 말씀하셨는데, 그 내용은 생략합니다.


▣ 홍인기 좋은교사모임 정책위원장의 지정 토론

1. 독서 및 학교 도서관의 중요성과 우리의 도서관 실태

- 도서관에 대해 처음 충격 받았던 것은 15년 전에 미국 용산기지에 간 경험이다. 그 곳에 제대로 된 도서관과 독서 시스템이 있었다. ‘미국은 (용산 같이) 조그만 시골동네에도, 완벽한 도서 시스템 갖추고 있구나. 이게 미국의 힘이구나’라고 느꼈다.

- 교육부 장관이 부총리급으로 바뀌고난 후 처음 실시한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관계 기관 회의의 주제가 학교도서관 사업이었다. 학교도서관이 시설면에서는 많이 좋아졌는데, 건물 등을 잘 지어놓고, 유지관리나 잘 하려고 하지, 책을 더럽히거나 아이들이 떠드는 것을 싫어한다. 즉 건물만 만들어놓고, 그 건물을 잠가 놓고 있는 상황이다.

- 2009년에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란 조직에서 ‘영어사교육포럼’ 연구원으로 연구하며 수도권 영어캠프를 참관했다. 그 때 내린 결론이 ‘우리 현실에 맞는 영어 교육 방법은 다독’이라는 것이다. 독서는 외국어를 배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영어 교육이 듣기와 말하기가 아니라, 읽기 중심으로 가야 한다.

- 미국에는 학년별로 읽어야 될 책의 리스트가 있다. 그에 따르면 “해리 포터”는 고등학교 1학년 정도가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 나라에는 그런 리스트가 없다.

2. 수가타 미트라의 “스스로를 교육하는 법에 대한 새로운 실험”

- 홈스쿨 운동의 창시자 중 한 명인 샬롯 메이슨(Charlotte Mason)도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 책 “샬롯 메이슨 교육법”을 간단하게 소개한 주소 -http://mall.godpeople.com/?G=9788992107112 

- TED 강의 중에 수가타 미트라의 연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교육학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인도 뉴델리 슬럼가의 벽에 지상 1m 높이의 구멍을 뚫고 거기에 컴퓨터를 설치해 놓았다. 컴퓨터를 처음 보는 아이들도 단 시간 내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법을 알고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이탈리아에서의 예를 보면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공룡은 왜 사라졌나?” 같은 영어로 된 과제를 내 주어도, 단 시간 내에 그것을 해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토론자가 프리젠테이션을 함)

- 자기 주도 학습(self organizing system)의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4명으로 한 팀을 구성하고, 그들에게 과제와 ‘컴퓨터 1대’를 준 다음, 교사는 뒤에서 격려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교사는 세무사여도 되고 할머니여도 된다. 교사의 역할은 “어 정말 잘했다. 어떻게 이렇게 했지. 다시 해 보렴 ” 같은 칭찬과 격려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검색과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인도에서 실험을 했다. 타밀어를 쓰는 빈민가 아이들에게 컴퓨터를 주고 ‘생명과학 분야’의 그룹 학습을 시켰더니, 대도시 명문 학교에서 그 분야의 선생님께 교육 받은 학생들과 점수가 같았다.

- 이런 수가타 미트라의 실험을 통해서 교육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앞으로의 학교 교육이 ‘함께 읽기, 상호 배우기, 토론하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이 도서관과 접목이 될 때, OECD가 말하는 ‘미래 역량’을 키일 수 있을 것이다.

# 수가타 미트라의 “스스로를 교육하는 법에 대한 새로운 실험” 17분 짜리 TED 강의 영상 주소 - http://www.ted.com/talks/lang/kor/sugata_mitra_the_child_driven_education.html아주 재미 있고, 새롭게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으며, 학교 교육의 방식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강의다. 핵심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주고, 컴퓨터 1대를 여러 명이 사용하게 해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기’를 통해 탐구하고 학습하게 한다면, 학생들이 풀지 못하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 그 외 토론자들의 발언

- 시민사회단체에서 학교도서관 사업 하는 데에는 
  
◎ 진광현 경남지사 정무보좌관
어려운 점이 많다. 학교 도서관 사업이 ‘고용’의 측면이냐, ‘교육’의 측면이냐를 두고 논란이 분분한데, 시민사회단체에서 거기에 개입하는 것이 난감하기 때문이다.

- 경상남도 전체에 사서교사가 한 명 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게다가 그 유일한 사서교사가 체육선생님이었다. 그런 현실을 지적하면서 ‘사서교사’의 확보를 강조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학교도서관 운동은 진행되지 않는다. 당장 전교조부터 반대한다. 국가공무원 정원의 문제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 책을 읽는다는 것이 외국어 학습에도 기반이 되겠지만 모든 사고의 기반이 된다. 독서는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지적인 사고 프레임을 만들어 준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수원에 축성하기 위해 기중기를 썼는데, 그 분은 이과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그것을 학습할 수 있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지적인 프레임을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 총 평

1. 학교 도서관에 관한 주제였는데, 토론회의 주된 내용은 “독서의 중요성”이었다.

2. 그러나, 백선생님의 발표는 현장의 경험이 생생하게 묻어나오는 것이어서, 구체성을 갖고 있었다. 자세하고 지엽적인 것이라, 발표 요약문에 싣지 않은 백선생님의 다양한 독서지도 기법들이 있다. 그 기법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그리고 독서 교육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에게 널리 홍보되면 독서지도의 훌륭한 모범 사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 학교도서관을 ‘건물’이 아니라 독서 중심의 교육을 위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중요한 것이고, 그것을 관장할 수 있는 인력이 중요한 것이다. 능력 있고 헌신적인 사서 또는 독서 지도 교사의 확보가 중요하다. 지금은 그 절대수조차 부족한 형편이니, 그 인력 충원을 위한 예산 확도 등이 시급하다.

4. 독서 위주의 교육을 지향해야 하나, 현재의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 방식과 관행에서는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도 독서할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정규 수업 외에 암기식 수업 위주인 보충 수업을 받고, 자율 학습이란 명목하에 타율 학습을 다 받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밤 11시가 넘어간다.

그리고 백선생님이 국어 과목 교사이기 때문에 독서를 통한 수업을 더 잘 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이나 물리 같은 과학 교과목의 수준이 너무 높다. 수학의 인수분해와 미분 같은 것은 독서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다. 수학 교육 내용을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푸는 방식에서 수학적인 논리와 사고력을 기르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서 고차원적인 수학 문제 풀이에 대한 부담을 줄었을 때, 학생들이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이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5. 총평의 총평

-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할 때는 초중등 교육의 목표가 그것에 필요한 필수 지식을 갖추는 것으로 한정될 수 있었다.

-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지식 검색 사이트들이 발달되어 있는 지금, 학교 교사도 지식 전달자가 아닌 다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수가타 미트라의 말처럼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선생님은 없어도 된다.”

-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중등교육이나 심지어 대학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도 평생을 갈 수가 없다. 배움과 공부는 평생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 중 고등학교 교육의 목표는 백선생님께서 만난 미국 고등학교 교장들의 말처럼,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학생들에게 길러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 평생학습의 기반을 마련하는데는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러나 그 독서의 방법이 선생님이 책을 정해주고 그 책을 통독하는 방식에 머물러서는 안 될 것이다.

- 21세기에 맞는 독서교육의 방법은 ‘글쓰기의 수단’으로서의 독서다. 즉, 선생님은 ‘글쓰기 과제’를 학생들에게 부여하고, 학생 스스로가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자료와 책을 찾아서 읽는 ‘독서’가 되어야 한다. 그 때 책은 궁극적인 목표인 자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서의 가치를 가진다. 선생님은 글쓰기를 통해서 드러난 아이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해야 한다는 것도 하나의 편견이다. 21세기에는 쏟아지는 정보를 선별해서 활용하는 능력이 요구되고, 그것에 맞는 교육방식은 글쓰기를 위한 ‘발췌 독서’가 가장 적합하다. 그리고 수가타 미트라의 인터넷과 그룹을 활용한 ‘자기 조직 학습법’을 부분적으로라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대에 가장 맞는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 독서, 학교도서관, 21세기 지식 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교육, 평생 학습 능력, 자기주도학습 같은 키워드를 고민해 본 3시간 동안의 토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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