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구수연 교수의 북스타트 연구

구수연 교수(군산대학교 생활과학부 아동가족학)와 최예린 강사(백석문화대학교 유아교육과)가 <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2009년 제40권 제1호)에 발표한 논문, <영아 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 연구- 천안시 문헌정보관을 중심으로 ->(A Qualitative Research on the Bookstart for Infants and Toddlers: Focusing on the Bookstart of Public Library in Cheonan)의 결론 부분 인용(주석 생략).

 

첫째, 영아 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사회적 양육 지원 체계로서 기능할 수 있다. 부모들은 영아 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하여 영아들과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의 제공받고, 육아정보를 교류하며, 교육의 장에 참여한다. 핵가족 시대에 부모들은 양육에 관한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제공받지만, 부모들이 아이들과 활동할 수 있는 물적, 인적 환경과 더불어 양육의 실제적인 지원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본 연구 결과 문헌정보관의 이용에 있어 크고 작은 불만과 어려움이 제기되었으나, 궁극적으로 부모들은 영아 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에서 혜택을 받았다. 이는 도서관에서 어머니와 자녀는 그림책을 매개로 책 보기 경험을 하고,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각종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유아들은 읽기와 여러 가지 놀이를 경험하고 바람직한 사회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연구와 일치한다. 또한 어머니들은 책에 대해 즐거움을 갖고, 정보를 얻으며, 자녀에게 책임감과 문해를 가르치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 한다는 목적과도 부합된다.


둘째, 영아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역동적인 영아의 특성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은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현대 도서관이 문화적 역할과 교육적 기능, 정보제공적 기능을 요구받지만, 일반인에게 도서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조용히 해야 하는 곳'이다. 이러한 조용함은 영유아들의 움직이려는 특성과 상반된다. 끊임없이 탐색하려는 특성을 가진 영아들은 몸을 움직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탐색하고,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고, 공간,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관계성을 인식한다. 영아의 입장에서 도서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얼마만큼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인지, 탐색의 자유가 보장되는지를 탐색하는 것과 그 결과로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문헌정보관에서 제공되는 책놀이, 뮤직가튼, 식스센스 등을 통해 영아들은 감각적 탐색과 움직임의 욕구를 실현할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였다. 이를 통해 영아들은 책을 탐색하다가도 수시로 주의를 돌리며, 소란한 움직임 속에서 책과 친밀감을 형성해가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문헌정보관은 공간, 시간, 자료들의 배치가 영아들의 발달적 특성에 맞게끔 영아들과 부모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구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영아 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관계를 매개한다.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책 중심이기는 하지만, 영아 대상 북스타트에서 책은 풍요로운 인간 관계를 매개해주는 역할로써의 기능이 더 크다. 영아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책을 중심으로 책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는 것보다는 책을 가지고 ‘활동'함으로써 활동의 주체들 간에 공통의 관심사와 만족감을 갖게 된다. 프로그램의 내용에 따라 영유아와 부모, 영유아와 사서, 영유아와 친구, 사서, 보조직원, 자원봉사자들 간의 관계형성 혹은 지역사회의 노인과 영유아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인간관계를 매개하고 있음을 선행연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이는 영유아들에게 최선의 정신적 건강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관계중심과 상호작용의 네트워크를 중요시해야 한다.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부모의 사회적 관계망을 위해 정서적․도구적 지지를 해주는 역할을 하며, 자녀양육에 대한 조언과 기타 정보적 지원을 해주고 부모의 양육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선행연구의 맥락에서 볼 때, 부모의 사회관계망의 확대를 통해 영아에게 혜택을 가져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아에게 있어 영아 대상 북스타트 프로그램에서 책이나 놀잇감은 학습의 대상이기 보다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영아는 책의 내용을 전달하고 받기 보다는,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목소리를 통해 따뜻함과 관심을 제공받고, 강사를 통해 생기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접하면서 타인을 인식하고, 가정과는 다른 환경에 놓여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영아들은 다양한 목소리의 톤, 억양, 길이 등을 통해 다양한 감각적 자극을 받고 그 소리의 근원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러한 사람과 사람과의 매개는 이용자인 부모와 영아만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들의 개별적인 역할 수행에서 욕구를 충족시켜주며 사회적인 역할에 대한 만족감을 주고, 이들과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에도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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